제헌은 그토록 힘을 쏟아붓고도, 결국 자신은 하준 좋은 일만 시켜 준 꼴이 된 셈이었다.제헌은 이 모든 걸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는 눈가가 붉어진 채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너 일부러 나 속이려는 거지? 말해!”지후는 미간을 좁혔다.“이람 씨가 나한테 끝내자고 했는데, 내가 형을 뭘로 속이겠어요? 형, 너무 흥분하지 마세요. 지금 같은 결말은 형도 어느 정도 예상하셨어야죠.”와장창-제헌은 테이블 위에 놓인 물건들을 모조리 쓸어버렸다. 삽시간에 호흡이 거칠어졌다. 지금 제헌의 머릿속에는 하준에게서 이람과 아이들을 다시 빼앗아 와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내 아이들이야! 내 아이!’‘서하준이 어떻게 내 자리를 대신할 수 있어?!’그 소란에 강운국이 안에서 나왔다.강운국은 마당에서 거실로 들어오다가 바닥에 널브러진 난장판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왜 그래?”제헌은 자기 아버지를 노려봤다. 문득 웃음이 나올 것 같기도 했고, 동시에 견딜 수 없을 만큼 미웠다.“아버지, 다 아버지가 만든 일이잖아요!”제헌은 한 단어 한 단어를 이를 갈아가며 내뱉었다. 어깨까지 잘게 떨리고 있었다.“왜요? 왜 이 세상에 서하준 같은 사람이 있어야 해요? 왜 엄마를 배신하셨어요? 왜!”제헌은 강운국이 죽도록 싫었다.이 세상에 하준만 없었어도, 자기 인생은 분명 지금과 달랐을 거라고 믿었다. 적어도 이렇게 우스꽝스럽고 엉망인 꼴은 아니었을 거라고.이제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모든 게 망가졌다.이람을 잃었고, 아이들마저 잃었다.이 파국이 정말 전부 제헌의 잘못이기만 한가?강운국이 욕망 하나 제대로 못 다스려서 서주연과 얽히지만 않았어도, 그래서 서주연이 하준을 낳지만 않았어도,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텐데...이제 제헌의 눈엔, 세상에 있는 인간들이 전부 다 원망스러웠다.정말 단 한 가지도 자기 뜻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강운국은 완전히 무너진 제헌을 보며 마음 깊은 곳에서 죄책감과 미안함을 느꼈다.“일단 진정해.”제헌은 점점 더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