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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약혼녀의 화려한 재출발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111 - チャプター 120

392 チャプター

제111화

하니는 승오가 분노하고 있다는 것도, 자신을 모욕하려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그녀는 손을 꽉 움켜쥐었다가 이내 억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어 승오와 악수했다.“강 대표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지금 나한테 대표님이라고 한 거야?”“하니야, 너...”승오가 성을 빼고 이름을 부른 게 얼마 만인지. 연애할 때 승오는 항상 그녀를 ‘하니야’라고 다정하게 불렀었다.하지만 나중에 다정한 목소리가 딱딱해졌고, 달콤한 호칭은 성까지 붙여 거리감이 더해졌다. 가끔 남 앞에서 연기할 때나 ‘자기야’ 혹은 ‘하니야’라고 불렀지, 그 외에는 그런 적이 없었다.그런데 이런 다정한 목소리로 이토록 애틋하게 부르는 호칭이라니, 하니는 우습게만 느껴졌다.심지어 승오에게 따져 묻고 싶었다. 대체 무슨 낯짝으로 자기를 찾아온 거냐고.진혁은 즉시 이상함을 눈치챘다.‘두 사람 혹시 아는 사이인가?’“강 대표님, 이제 미팅 시작할까요?”진혁이 바로 끼어들었다.그는 하니 앞을 가로막아 승오의 시선을 차단하며 하니에게 슬쩍 눈짓했다.하지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세면대에 얼굴을 파묻듯 숙이고 찬물 세수를 한 뒤, 고개를 들어 거울 속 자신을 바라봤다.예전과 똑같았다. 변한 건 조금도 없다.그녀는 여전히 이하니다. 다만 강승오를 마주했을 때 가슴이 뜀박질하던 하니는 이미 죽었다.“하니야, 자기야. 왜 나 모른 척해?”고개를 돌리자, 남자가 이미 문 앞에 서서 눈을 둥그렇게 뜬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사람을 보내 H시에서 네 행적을 찾았어. 그런데 이미 이사 갔다더라. 믿기지 않아서 직접 찾으려고 온 거야. 이것 봐, 우리 역시 인연이 있는 거 맞지?”“내가 H시에 오자마자 만났잖아. 우리는 헤어질 운명이 아니라는 뜻이야.”“헤어질 운명이 아니라...”하니는 입술을 깨물며 헛웃음을 터뜨렸다.“난 너랑 헤어지고 싶어.”차가움으로 가득한 하니의 눈빛을 마주하자, 승오의 눈에 보기 드문 당황스러움이 스쳤다.“하니야, 날 버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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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그때 승오의 표정은 지금과 똑같았다.그때도 승오는 모든 걸 알아서 잘 처리하겠다고 했다.하지만 처리한 결과가 어땠더라?사람들은 더 이상 그녀 앞에서 대놓고 모욕하거나 헐뜯지 않았다.그러나 뒤에서는 변한 게 아무것도 없었다. 승오는 늘 그랬다. 그는 항상 이렇듯 무심했다.물론 사랑도 존재했었다.다만 사랑과 비방이 공존해 하니를 더 만신창이로 만들었다.“강 대표님, 결혼식에 초대하고 싶은 거라면 청첩장이라도 주세요. 축의금 두둑하게 넣어 축하해주러 갈 테니까.”“그런데 제가 알기로 두 분 이미 결혼식을 올리셨죠? 그때 B시 정, 재계 내로라하는 분들을 모두 불러 모았던 거로 기억하는데. 저도 그 자리에 있었거든요. 강 대표님은 못 보셨겠지만.”승오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하니야, 내가 다 설명할게. 그건 그냥 임시방편이었어!”“임시방편은 무슨. 백권아의 배가 더 커지면 웨딩드레스가 안 예쁠까 봐 그랬나요? 아니면 백권아가 강 대표님을 협박이라도 한 건가?”“맞아. 백권아가 협박했어. 배 속의 아이로 나를 협박했어.”하니의 눈에 비웃음이 가득했다.‘이렇게 억지스러운 거짓말을 누가 믿을 거라고 생각하나?’문득 예전의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 ‘왜 강승오와 무려 6년이나 만나다가 이제야 헤어졌을까? 왜 그동안 고통받았을까?’“하니야, 날 믿어줘. 그 여자가 날 유혹한 거야. 다 그 불여우가 꼬리 쳤어. 내 마음은 처음부터 끝까지 너 하나뿐이었어.”하니는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승오를 차가운 눈으로 응시했다.그녀의 눈동자에 더 이상 어떠한 온기도 느껴지지 않았다.승오는 일순 가슴이 미어졌다. 하니의 이런 모습을 보니 불안감이 커졌다.문득 하니를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그때도 하니는 그를 차갑게 대했고, 거리를 두며 멀리했다.그러다 나중에 그 눈빛은 따뜻하고 다정하게 변했다. 사랑 가득한눈으로 자신을 응시하는 하니를 볼 때면 그는 마음이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승오는 손을 꽉 움켜쥐었다.“하니야, 이제 정말 날 사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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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하니는 가늘고 긴 팔을 뻗어 건빈의 목을 감싸안았다.건빈의 품에 얼굴을 폭 파묻은 모습은 결단코 평범한 사이처럼 보이지 않았다.특히 하니가 건빈과 부쩍 가깝게 닿아 있다는 게 참 거슬렸다.돌이켜 보면, 지난 6년 동안 하니가 의지하는 사람은 오직 승오뿐이었다. 그는 하니의 생활 속 모든 것을 장악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하니가 다른 남자 품에 안겨 있다.이 사실에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억눌렀던 분노가 활화산처럼 타오라 펑 터졌고, 거친 욕설이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 나왓다.“하니야, 이 자식이 네가 새로 만나는 내연남이야? 이 자식이 나랑 곧 결혼할 너를 꼬드겨서 H시로 데리고 도망친 거지?”“하니야, 이 자식 가진 거라곤 개뿔도 없어. 빈터리라고. 이 자식이 나보다 잘난 게 뭐야? 나 B시 강오그룹 황태자야!”“넌 내 곁에서 편히 지내면 돼. 돈을 원하면 돈을 줄 수 있고, 유명세를 원하면 내가 돈 들여서 네 그림 홍보해 줄 수 있어!”하니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왜 아직도 모르는 거지?’‘신분을 거들먹거리며 나를 모욕하는 건 변함없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게 이런 건데.’오히려 다행스러웠다. 만약 모르는 척 상대의 바람을 눈감아 주고 승오와 결혼했다면, 그녀의 인생은 결코 편하지 않았을 거다.결혼 후에는 새장 안에 갇혀 사는 카나리아가 되어, 강승오 손에 잡혀 사는 것도 모자라, 바람피우는 상대를 지켜봐야 했을 거다.그 시각, 승오에게 빈털터리라는 모욕을 받은 건빈의 얼굴은 차갑게 가라앉았다.솔직히 말해서, H시에서 부씨 가문을 빈털터리라고 하거나, 건빈에게 인신공격을 퍼부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건빈은 마치 쓰레기 보듯 승오를 흘긋 봤다.“꺼져.”짧고도 힘 있는 한마디였다.경고를 날린 건빈은 하니를 품에 안은 채 뒤돌아섰다.승오는 떠나려는 건빈을 막으려 했지만, 진혁이 어느새 경호원을 데려와 경고했다.“강 대표님, 부진그룹 직원을 괴롭히지 마세요. 경고를 무시하면, 부진그룹 법무팀이 보낸 고소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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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건빈의 얼굴에는 어떤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칠흑 같은 눈동자는 하니를 단단히 가두고 있었다.하니의 모습은 마치 애처로우 흰토끼 같았다.커다란 늑대의 표적이 되어 두려움에 떨고 있던 흰토끼.토끼는 무서운 나머지 흑표범을 찾아와 보호막이 되어달라고 도움을 청했다. 그랬던 토끼가 이제 와서 도망치려 하고 있다.노리고 있던 사냥감이 제 발로 찾아왔는데, 흑표범이 쉽게 놓아줄 리가 있을까?“강승오가 하니 씨를 찾으려 한다면, 하니 씨가 지구 끝까지 도망쳐도 찾아낼 거예요.”건빈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차라리 솔직히 어디 있는지 말하는 건 어때요? 말해도 데려가지 못할 거에요, 하니 씨도 더 이상 강승오 곁에서 비굴하게 지낼 필요도 없고요.”“말하라고요?”하니는 어리둥절했다.솔직히 말하라니?만약 솔직히 말했다면, 이미 승오에게 잡혀 감금당했을 거다.지금 승오가 H시 전체를 이 잡듯 뒤지고 있는 건, 그녀를 데려가려는 게 틀림없다.하니는 승오가 보기 싫어 도망치려는 거다.“난 더 이상 강승오 얼굴 보기 싫어요.”하니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그럼 보지 마요.”건빈이 손을 들어 하니의 입술을 살짝 건드렸다. 입술을 그만 괴롭히게 하려고 떼어내려던 거였지만, 이미 늦어 입술에 핏자국이 남고 말았다.건빈의 눈에 일순 안타까움이 드리웠다.“하니 씨만 괜찮다면 계속 여기서 지내요. 강승오는 하니 씨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못할 거예요.”하니는 멍하니 서 있었다.“왜 자꾸만 나를 도와주는 거예요?”그녀는 상대가 왜 아무 이유 없이 자기를 도와주는지 알 수 없었다. 보육원 일만 해도 그렇다. 보육원에 도움을 준 건 다름 아닌 건빈이었으니까.‘건빈 씨는 나를 계속 도와주기만 했네.’하니는 착각하고 싶지 않았다. 오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가끔 보면 건빈이 일부러 오해하도록 행동하는 것 같았다.“하니 씨, 난 하니 씨를 돕는 게 아니에요. 단지...”건빈은 잠시 뜸을 들였다.“단지 누군가 내 곁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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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아니. 그냥 부딪혀 보려고.”하니의 이 대답 때문에, 라연은 밤새도록 잠을 설쳤다. 이튿날, 날이 밝자마자 H시로 향하는 티켓을 끊었는데, 하필이면 공항에서 불여우 같은 백권아와 딱 맞닥뜨렸다.상대를 보자마자 라연은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권아의 목을 조르고 욕지거리를 퍼붓고 싶었다.‘이 인간들이 미쳤나? 왜 우리 하니를 자꾸 괴롭히는 거야?’‘하니가 뭘 잘못했다고? 그 불쌍한 애를 왜 못살게 굴어?’오히려 권아가 날 선 눈빛으로 라연을 노려봤다.목소리는 심지어 기고만장이기까지 했다.“나 지금 바람 현장 잡으러 H시에 가는 중이거든. 강승오는 내 거야. 우리 곧 혼인신고 할 거거든!”이 일을 언급하니, 라연은 화딱지가 치밀었다.“본인 남자는 본인이 잘 단속해야지. 설마 지금 우리 하니를 탓하는 건가? 하니가 가지라고 양보한 남자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해서 이 꼴이라니. 어쩜 남자 마음 하나 다잡지 못해서, 그 인간이 또 하니한테 매달리게 한 거야?”“보아하니 강승오한테 넌 아무것도 아닌가 봐. 애인은 무슨. 게다가 뭐, 혼인신고? 몇 달 전부터 신고한다더니, 왜 아직도 안 끝난 거지?”권아의 마음은 원망으로 그득찼다. 특히 가장 숨기고 싶던 처참한 모습이 들통났다는 사실에, 당장이라도 라연의 입을 짖어버리고 싶었다.‘저게 지금 일부러 날 괴롭게 하려는 게 틀림없어!’권아는 손을 꽉 그러쥐었다.H시에 도착하자마자 권아는 승오에게 전화하고 곧장 호텔로 향했다.방에 들어섰더니, 술에 찌든 승오가 소파에 퇴폐하게 앉아 있었다. 참 초라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다.“오빠, 우리 집에 가자. 응?”권아는 화를 꾹 눌러 참으며 승오 옆에 다가가 그를 잡아끌었다. 하지만 승오는 끝까지 일어나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를 원망하듯 날카로운 눈빛을 보냈다.“백권아, 누가 너더러 오라고 했어? 당장 B시로 돌아가!”권아의 몸이 흠칫 떨렸다.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승오를 원망스럽게 바라봤다.“오빠 때문이잖아! 오빠가 전 여자 친구 만나러 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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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하지만 얼마 뒤, 권아가 불룩한 배를 감싸 쥔 채 부진그룹 회사 문 앞에 등장했다.기세등등하게 안으로 쳐들어오려는 그녀를 프런트 데스크 직원이 막아섰다.“당장 이하니 불러내!”권아는 화가 치밀어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하니를 찢어발기고 싶었다.‘이하니가 강승오를 꼬드겨 H시로 불러낸 게 틀림없어.’‘강승오가 이렇게 변한 건, 분명 이하니 때문일 거야.’상황이 난감해진 프런트 직원은 어쩔 수 없이 진혁에게 전화했다.상황을 전해 들은 진혁은 눈썹을 치켜올렸다.“경비 불러요!”권아의 욕설이 점점 심해지자, 주위에 어느새 사람들이 몰려들었다.그때 하필이면 하니가 밥을 사 들고 돌아왔다.그렇게 두 사람은 딱 맞닥뜨리고 말았다.입에 담기도 어려운 욕설을 하니는 똑똑히 들었다.하니의 표정은 여전히 차가웠다. 그녀는 음식을 옆에 있는 동료의 손에 넘기고 소매를 걷어 올렸다.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 권아 앞에 멈춰 선 하니는, 두말없이 권아의 뺨을 후려갈겼다.“이제 입 다물 수 있겠어?”권아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이게 지금 날 때렸어?’‘지가 뭔데 나를 때려? 내가 누군 줄 알고!’‘내 뱃속에 강씨 가문 보배둥이가 있는데, 어디서 감히!’“이하니. 본인이 발못했으면서 감히 나를 때려?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뻔뻔해?”“뻔뻔?”하니는 눈썹을 치켜올렸다.“한 번만 더 지껄여 봐. 지금 누구더러 뻔뻔하다는 거야?”“너 말이야, 너! 네가 뻔뻔...”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니의 손바닥이 바람을 휙 가르며 권아의 얼굴 옆에 멈췄다.“다시 한번 일깨워 줘야 하나? 다시 내 앞에 찾아와서 소란 피우면, 당장 강승오 찾아가는 수가 있어. 그러면 네가 계속 강오그룹 사모님 자리 꿰찰 수 있을까?”권아의 목이 한껏 움츠러들었다.하니는 지금 전과 완전히 달랐다. 전에는 이것저것 걸리는 게 있었다면, 지금은 완전히 자아를 해방한 모양이었다.“지금 나 협박하는 거야?”권아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나 강승오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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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나랑 오빠 사이에 사랑의 결정체까지 생겼어. 난 오빠 아이를 가졌는데, 넌 왜 못 가졌을까? 왜 그런지 생각해 본 적 없어?”권아는 으쓱한 듯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마치 아이를 낳는 게 뭐 대단한 일인 양 으스대는 모습이었다.“넌 워낙 뭐든 잘 훔치잖아.”그 말이 나오자마자, 권아의 얼굴빛이 파리해졌다.“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하니는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네가 한 짓이 까발려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 말 가려서 해.”권아는 이를 악물었다.“너 대체 뭘 알고 있는 거야?”“따라와.”하니는 담담하게 권아를 훑고는 그녀를 데리고 회의실로 향했다.권아는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하니가 뭔가 알고 있는 것만 같았다.‘아니야. 내가 신분을 얼마나 완벽하게 숨겼는데...’‘내가 한 짓도 절대 빝틈이 없어. 이하니가 알아낼 리 없어.”하지만 애석하게도 하는 알고 있었다. 그녀가 평온한 표정으로 내뱉은 말은, 권아에게 충격을 안겨주기 충분했다.“네 명문가 신분이 가짜라는 거 다 알아.”“네 배 속의 아이도 강승오 아이가 아니잖아.”“너 같은 부류는 얌전하게 강승오 곁에서 안주할 위인이 못 돼.”“사람 함부로 모함하지 마”권아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내가 명문가 출신인지 아닌지, 네까짓 게 뭘 안다고 지껄여? 그리고 내 배 속의 아니는 강씨 가문 핏줄이야!”“백재강이라고, 오빠가 하난 있지? 경찰서에서 일하고 있고.”“하지만 두 사람 남매가 아니라, 부부잖아.”“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백권아, 네가 제일 잘 알잖아.”하니의 눈빛은 경고로 가득했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부류와 얽히고 싶지도 않았다.하지만 상대가 자꾸만 먼저 건드리고 심지어 죽이려고 달려드는데, 참아줄 필요는 없다.백권아와 강승오는 본질적으로 같은 부류다.“너...”권아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본인이 남자 마음을 붙잡지 못한 거면서 나를 탓하지 마. 네가 무능해서 그런 거니까. 남 탓할 일 아니야.”“네가 네 남자 제대로 꽉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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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친구?”승오가 멈칫했다.“그게 무슨 뜻이야?”“좋은 소식이 하나 있어.”권아는 승오에게 바짝 다가갔다.“무슨 소식? 지금 내 꼴 비웃으러 왔어?”승오는 눈살을 팍 구겼다. 눈 밑에 짜증이 가득했다.“이하니한테 남자 친구 생겼더라고. 두 사람 곧 결혼도 할 모양이야. 이게 좋은 소식 아니야?”“그럴 리 없어!”승오는 무거운 목소리로 반박했다.“하니가 남자 친구를 찾을 리가 없어! 백권아, 거짓말도 좀 그럴싸하게 해. 이런 되지도 않는 거짓말에 안 속아!”권아는 설핏 웃음을 흘렸다.“이하니가 직접 말한 거야. 사귀는 사람 있다고. 그 사람이... 부건빈이래.”익숙한 이름이다. 하지만 어디서 들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지 않앙ㅆ다.“설마, 그 얼굴 반반하던 그놈 말하는 거야?”권아가 그대로 굳어버렸다.‘이미 만난 모양이네.’‘그럼 호텔방에서 술이 떡이 되어 있었던 것도, 이하니를 데려오지 못해서였나?’“두 사람 진지하게 만나는 모양이었어. 이하니가 그 부건빈이라는 남자를 진짜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 두 사람 같은 회사 다니는 걸 보니, 동료인 것 같았어.”“나랑 오빠도 그랬잖아. 오빠도 나한테 첫눈에 반했었잖아.”권아는 천천히 승오에게 다가갔다.달콤하게 속삭이는 목소리는 승오를 아름다운 추억으로 끌고 갈 것만 같았다.하지만 승오는 이번에 빠져들고 싶지 않았다.그는 권아의 목을 움켜잡았다.“누가 너한테 첫눈에 반했다는 거야? 네가 팔자 좀 고쳐 보려고 의도적으로 나한테 접근한 거잖아.”“너 같은 여자 많이 봤어. 내 돈과 강씨 가문이란 백을 보고 접근하지 않은 사람은 하니뿐이야. 나라는 사람을 사랑해 준 사람은 하니뿐이라고.”“그런데 이하니 마음은 다른 남자에게고 옮겨졌어.”권아는 애써 설득했다.“권아가 오빠를 배신하고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어. 두 사람 이미 동거했을지도 몰라.”“오빠. 오빠는 연애할 때 결벽증이 있잖아. 다른 남자랑 동거한 여자한테 아직도 마음이 남아 있는 거야?”“하지만 난 달라. 난 처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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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백권아, 네 말이 맞아.”승오는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켰다.“내가 그동안 하니한테 너무 오냐오냐했어. 그래서 이하니가 나한테서 도망친 거야.”승오의 시선에 권아의 배에 머물렀다. 그 속에 그와 권아의 아이가 배어 있다.하지만 이 아이는 그와 하니의 아이가 아니다. 그것만 생각하면 승오는 머리가 아팠다. 심지어는 고통스러웠다.‘만약 나랑 하니 사이에 아기가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그렇다면 아이를 빌미로 하니를 붙잡아둘 수 있을 텐데.’“오빠, 우리 아이 한번 만져볼래?”권아는 얼굴을 붉힌 채, 눈을 내리깔고 승오를 바라봤다.승오를 유혹하기 위해 일부러 임산부 복장을 입은 탓에, 불룩한 배와 매혹적인 몸매가 그대로 드러났다. 게다가 정교하게 한 화장 덕에, 남자라면 누구나 지켜주고 싶을 만큼 가련하기까지 했다.하지만 승오는 권아를 한번 흘겨보고는 그녀의 배에 손을 얹었다.“아이는 낳아. 받아줄게.”승오는 은혜를 베풀듯 말했다.“하지만 내가 아이를 남겨두는 목적은 단 하나야. 하니가 고생하는 게 보기 싫어서. 이 아이는 나중에 나랑 하니가 기를 거야.”“하니는 강씨 가문에서 대접받으며 사모님으로 지낼 거야. 그러니 넌 돈만 받고 떠나.”권아는 그대로 얼어붙었다.비록 승오의 말이 잔인하긴 했지만, 승오를 거역하는 순간, 아무것도 건질 수 없다는 걸 권아는 잘 알고 있었다.이럴 땐 승오의 말에 순응하는 편이 나았다. 때문에 권아는 고분고분한 태도로 말을 이었다.“만약 태어난 아이가 남자면, 이하니 씨는 아이를 낳을 필요가 없겠네.”“하니 씨는 참 행복하겠다. 오빠 같은 남자를 만났으면 고마운 줄 알아야 하는데.”‘맞아. 나 같은 남자 만난 거 고마운 줄 알아야지!’‘이 세상에서 나보다 더 잘해주는 남자가 어디 있다고?’‘부건빈? 얼굴만 반반한 놈이 뭐가 좋다고? 그 자식이 편한 생활을 누리게 해줄 수 있어? 6년 동안 만난 우리 감정을 대체할 수 있어?’‘그 자식은 그냥 비검한 자식일뿐이야. 우리 사이가 멀어진 틈에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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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그 말은 권아의 뜻에 딱 들어맞았다.그녀는 승오가 한시라도 빨리 자기와 혼인신고 하기를 바랐다.혼인신고를 하지 못한다면, 모든 건 헛수고니까.‘혼인신고는 무조건 해야 해. 이하니는 내가 정식으로 강오그룹 사모님이 된 다음 처리해도 늦지 않아.’...그 시각, 본가 저택에 있던 주금자는 아픈 이마를 짚고 고통에 몸부림쳤다. 머리가 당장이라도 깨질 멋만 같아 미칠 지경이었다.“약은? 전에 처방받았던 한약은?”주금자의 어조는 다소 다급했다. 옆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시어머니를 보는 심주영도 얼굴에 걱정이 가득했다.그때 강씨 가문 본가 저택에서 오랫동안 가사도우미로 일해온 장경옥이 다가와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어르신, 약은 이미 다 드셔서 남아 있는 게 없습니다.”“없으면 다시 지어오면 될 거 아니에요!”심주영이 낮게 윽박질렀다.“어머님이 괴로워하시는 거 안 보여요?”장경옥은 갑자기 주눅이 팍 들어 조심스럽게 말했다.“그 약은 이하니 씨가 가져온 거였어요. 고향에 있는 한의사한테서 처방받아 온 약이라고 들었는데, 어르신께서 효과가 좋다고 하셔서 지금까지 드셨던 거예요.”“그런데 지금은 이하니 씨가 떠나서... 그 약을 어디서 처방받는지 아는 건 이하니 씨뿐이에요. 다른 사람은 아무도 몰라요.”그 말에 심주영이 그대로 얼어붙었다.주금자 역시 넋을 잃었다.“이 약을 처방받아 온 게 그 아이였다고?”주금자는 그동안 두통이 낫지 않아 수많은 약을 시도해 봤다.서의, 한의 가릴 것 없이 처방받은 약만 해도 백 가지는 족히 된다.다만 그중에서 효과가 있었던 약은 하나도 없었다.그러다가 유일하게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약을 찾았다 싶었는데, 그게 하니가 지어온 약이라니.주금자는 살짝 멍해졌다.“그럼 다른 방도는 없는 건가?”장경옥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이하니 씨가 그 한의사의 행방을 알려주지 않는 이상, 같은 처방을 찾기는 어렵습니다.”주금자는 다리를 탁 내리쳤다. 얼굴은 어느새 울상이 된 채 잔뜩 구겨졌다.“그럼 내 두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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