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약혼녀의 화려한 재출발의 모든 챕터: 챕터 131 - 챕터 140

392 챕터

제131화

건빈은 심각한 위병을 앓고 있다. 젊었을 때 술자리가 잦아 위천공까지 생겼을 정도다.나중에는 심지어 여러 차례 입원했고, 술을 더 마시면 위를 절단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하지만 하니의 주량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오죽하면 알코올 쓰레기라고 불릴 정도다.자기 자신을 너무 잘 알았기에, 하니는 조바심이 났다. ‘어떡하지?’그때 안철수가 술잔을 들어 올렸다.“한잔해요.그가 술을 권한 상대는 하니였다.지금 이 자리는 어쨌든 접대 자리였기에, 하니는 무의식적으로 술잔을 들어 올렸다.술 접대 자리에서 술을 마시는 건 당연했다.하지만 건빈이 갑자기 그녀의 술잔을 빼앗더니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술은 제가 대신할게요. 이 비서는 운전해야 해서요.”“부 대표님, 여직원을 참 아끼시네요. 이런 미인이 취하면 얼마나 재밌는데요.”안 대표의 시선은 여전히 진득하게 하니를 훑었다.참다 못한 하니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저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말을 마친 그녀는 쏜살같이 화장실로 도망쳤다.하니가 화장실에서 나와 밖으로 나가려던 찰나, 안철수 대표의 비서 진소이가 갑자기 앞으로 다가왔다.그녀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하니를 훑으며 비아냥거렸다.“능력 좋던데요. 어떻게 부대표님을 꼬드겼길래, 대신 술까지 막아주는 거예요?”여자의 말에 질투가 가득 섞여 있었다.자기는 안철수 같은 배불뚝이 늙은이를 모셔야 하는데, 하니는 그럴 필요도 없이 젊고 잘생긴 건빈을 곁에서 모실 수 있다는 게 배 아팠다.건빈 같은 젊은 대표를 싫어할 여자가 세상에 있을까?소이는 될 수만 있다면 대표를 바꾸고 싶었다. 어디 한번 하니가 안철수한테 당하는 꼴을 보고 싶었다.“무슨 말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하니는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설마 부 대표님이 저를 좋아한다는 말인가요?”“그거 자의식 과잉이에요. 그런 남자가 당신 같은 여자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요!”소이는 피식 냉소하더니, 한발 먼저 떠나갔다.하니가 돌아왔을 때, 그녀의 자리를 어느새 소이가 차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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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하니가 그렇게 메말라갈 무렵, 한 소녀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소녀의 이름은 애화였다.과거의 기억에서 빠져나와 정신을 차려 보니, 옆에서 비명과 애원의 목소리가 들렸다.아직 상황 파악이 되지 않은 하니의 머리 위로 외투가 씌워졌다.건빈은 차가운 눈빛으로 바닥에 넘어진 안철수를 훑었다.“쯧. 대표라고 대우해 줬더니, 아주 기어오르네. 어디다 함부로 손을 대지?”그 말에 안철수는 몸을 흠칫 떨었다.“부 대표님, 우리 오랜 파트너였잖아요.”“파트너 관계는 오늘부로 끝입니다. 당신 같은 쓰레기는 언젠가 부진그룹을 함정에 밀어 넣을 것 같거든.”건빈은 담담하게 대꾸했다.안철수는 그 말에 그대로 얼어붙었다.‘고작 비서 하나 건드려 보려던 건데, 부건빈 대표 여자였어?’“부 대표님, 잠깐만요. 소이는 제가 동생으로 삼은 애인데, 애가 워낙 예쁘장하고 성격이 좋아 말도 잘 들을 겁니다. 데려가시면 아마 이 여자보다 더 마음에 드실 거예요.”그 말에 소이는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건빈을 향해 매혹적인 눈빛을 보냈다.건빈의 입가에 순간 냉소가 번졌다.“더럽게.”그는 짤막한 한 마디를 내뱉고는 하니의 손을 잡고 룸을 나갔다.하니는 초롱초롱한눈빛으로 제 손을 잡고 성큼성큼 걷는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러다 남자가 제 얼굴을 톡톡 두드리자,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놀랐어요?”하니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요.”처음에는 무서웠지만, 건빈이 나서서 지켜준 순간 두려움이 싹 사라졌다.건빈의 눈빛은 죄책감으로 물들었다.“그냥 평범한 술자리인 줄 알았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어요. 내 탓이에요. 미안해요, 하니 씨.”히끅-하니는 갑자기 딸꾹질했다. 술을 마신 탓이었다.사실 많이 마신 건 아니었다. 다만 어쨌든 접대 자리였으니, 상대 체면을 세워줘야 하기에 술을 아예 입에 대지 않을 수는 없었다.차가운 밤바람이 불어오자, 갑자기 눈앞이 핑 돌면서 하니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건빈의 품속으로 넘어졌다.건빈은 외투로 하니를 꽁꽁 감싸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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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동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승오가 모를 리 없다.고작 몇 달 만에 다른 놈이 자기 것을 더럽혔다는 뜻이다.‘이대로 계속 B시에 남아 있는다면, 앞으로 하니를 영영 되찾아오지 못할지도 몰라.’...“강승오가 아직도 블루 스카이에 있어요?”권아는 눈살을 팍 찌푸리고 눈앞의 여자를 바라봤다.“블루 스카이에서 좀 밖으로 유인할 수는 없어요? 적어도 내 앞에 데려와야죠.”만약 하니가 이 자리에 있었다면, 권아의 눈앞에 있는 안경 쓴 여자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았을 거다.상대는 강오그룹 재무팀 사무보조, 장미령이다.하니에게 익숙한 사람은 아니지만, 승오의 같은 반 동기였다. 그것도 경제학을 전공했던 동기.대학교 시절, 미령과 승오는 한때 사귀었다.물론 나중에 헤어졌지만, 미령은 승오에 대해 꽤 잘 알고 있다. 심지어 권아에게 지도를 해줄 정도다.미령은 미간을 지푸렸다.“이하니가 강승오 곁에서 유일하게 6년을 있은 여자라는 건 알아요? 심지어 강승오가 마음을 다답고 결혼하려고 했던 유일한 여자예요. 강승오 마음속에 이하니는 특별해요. 그러니 강승오 마음을 되돌리는 거 쉽지 않을 거예요.”“정말 방법이 없어요?”권아는 이를 갈았다.“계속 이러면 끌려다니기만 할 거예요. 강씨 집안 사람도 나를 못마땅해하는데, 강승오까지 날 돕지 않으면 돈은 어떻게 뜯어내요?”미령은 피식 낮게 비웃었다.“그거라면 간단해요. 강승오는 마음가짐이 나쁜 여자를 싫어거든요. 게다가 자기 게 남의 손을 타 더러워지는 걸 제일 싫어해요.”“그러니까 방법을 대서 이하니를...”미령은 목소리를 한껏 깔았다.“이러면 돼요. 간단하죠?”권아는 너무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내가 왜 이런 생각을 못 했지?’‘강하니를 슬럼가에 던져놓고 거지들한테 유린당하게 하고 사진 몇 장 찍으면 되잖아. 그동안 뭐 하러 온갖 고생을 다 했지?’‘강승오 마음을 되돌릴 수 없다면, 강승오가 이하니를 완전히 포기하게 하면 돼.”“그럼 계속 강오그룹 재무팀을 주시해요. 내가 정말 강오그룹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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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건빈 씨는 이미 출근했을 거야.’하니는 제멋대로 결론을 내버렸다.‘집에 있는 게 밖에 있는 것보다 더 편할 거야.’뽀얀 허벅지를 그대로 드러낸 채 밖으로 걸어 나온 하니는 소파에 앉아 있는 여자와 그대로 마주쳤다.여자의 앞에 차를 마시는 건빈도 보였다.건빈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곧이어 하니의 뽀얀 다리를 훑더니 어색하게 시선을 피했다.“그, 그쪽은 그날 저를 도왔던...”아현은 놀란 나머지 말까지 더듬었다.“부건빈, 너 설마 여자 스폰해?”‘대학 때 그렇게 점잖고 무뚝뚝하기만 하던 애가 여자를 스폰하다니.’‘게다가 이건 너무 개방적인 거 아니야?’“아니야.”건빈이 해명했다.하니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다급히 방으로 피신했다. 심지어 문 닫는 소리마저 요란했다.“너 때문에 겁먹었잖아.”건빈의 목소리는 싸늘했다.“부건빈, 너 미쳤어?”아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난 이 결혼 반대야. 어떻게 우리나라 미래를 이렇게 짓밟을 수 있어?”“하.”건빈은 헛웃음을 내뱉으며 눈썹읓 치켜올렸다.“그럼 널 짓밟아 줄까?”아현의 얼굴색은 순식간에 흙빛이 되었다. 순간 어릴 때 기억이 떠올랐다.건빈을 처음 만났을 때 아현은 건빈이 참 정교하고 예쁘고 미소가 온화한 아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얼마 뒤, 그녀의 머리카락이 불타버렸다.건빈은 가끔은 벌레로 그녀를 놀릴 때도 있었다.어느 한번은 귀여운 동물을 기른다고 해서 놀러갔더니, 거미를 키우는 거였다.“...”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트라우마가 생길 것만 같았다.게다가 성인이 된 건빈의 얼굴은 점점 더 완벽해졌고, 그의 매력적인 모습에 마음을 빼앗긴 재벌가 딸들도 수두룩했다.하지만 얼마 못 가 그 여자들은 건빈만 보면 피했다.그건 다름 아닌 상대 가리지 않고 독설을 퍼붓는 건빈의 입 때문이었다.“됐거든. 짓밟고 싶으면 다른 사람을 짓밟아.”아현은 살짝 마음이 찔렸다.“여자 친구는 어떻게 찾았대?”“여자 친구 아니야.”건빈이 잠시 생각하더니 한 마디를 보충했다.“일시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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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그로부터 일주일 후, 주금자는 며칠 동안 악몽에 시달렸고, 잠에서 깨면 심각한 두통이 이어졌다.그런 날이 반복되던 끝에 결국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강문한과 심주영은 초조한 얼굴로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승오는? 그 자식은 또 어디 간 거야?”강문한이 눈썹을 치며 올리며 물었다.심주영은 살짝 찔리는 구석이 있었지만, 순순히 대답했다.“단련한다며 지사로 갔어요. 여보,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요...”“이미 승오한테 연락 넣었으니, 곧 올 거예요.”두 사람이 대화하던 중, 의사가 걸어 나왔다.“어르신의 두통이 또 심각해졌어요. 요즘 제때 약 드시지 않으셨죠?”심주영이 의아한 낯으로 의사를 바라봤다.그러다 문득 권아가 얼마 전 새로 처방 받아왔다던 약이 떠올라, 입술을 깨물었다.“얼마 전에 약을 바꾸었어요.”의사는 그 말에 인상을 찌푸렸다.“약을 바꾸더라도 병원에 가져와서 검사를 받아야 해요. 만약 약 성분이 어르신 몸에 안 좋은 거면 어떡하려고 그러세요?”강문한의 얼굴이 가득했다.“누가 당신더러 함부로 어머니 약을 바꾸랬어? 어머니가 이 약을 몇 년 드셨는지 알아? 그 약 덕분에 병세가 안정됐었는데, 바꾸니까 바로 문제가 터졌잖아.”심주영은 울고 싶어도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약을 바꾼 건 권아인데...'게다가 시어머니가 워낙 권아를 좋아해, 며느리인 그녀는 좀처럼 끼어들 수도 없었다.더욱이 권아가 지어온 약을 먹는 동안, 시어머니가 확실히 효과를 보셔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이런 사달이 날 줄이야.“지금 어르신이 드시는 약을 가져오실 수 있나요? 병원에서 성분 확인해 볼게요.”의사의 말에 심주영은 얼른 사람을 시켜 약을 가져오게 했다.한 시간 뒤, 의사는 심각한 표정으로 걸어 나왔다.“약에 마취 성분이 들어있어 일시적으로 통증을 덜어준 듯합니다. 어르신의 두통이 한동안 사라졌던 것도 아마 그 때문인 듯하고요.”“다만 이런 약은 의존성이 강해, 두통을 완치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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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하니는 사실 해바라기를 싫어한다.하지만 해바라기를 그리기 좋아한다.때문에 그녀의 화실에는 항상 해바라기 그림이 많이 쌓여 있었다.승오는 하니의 생일 날, 해바라기꽃 한 다발을 선물했다. 이러면 하니가 기뻐할 거라고 여긴 모양이었다.하지만 뒤돌아서자마자, 그는 파티장을 화려한 장미꽃으로 장식했다.그 때문에 하니의 품에 있는 해바라기는 파티장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았다.그때 하니는 마음이 차갑게 식어, 아직도 그날의 굴욕을 잊을 수가 없다.‘뭐야? 이하니를 그냥 저렇게 내버려두는 거야? 생일날 해바라기꽃 선물이라니. 촌스러워.’‘아까 보니까 강승오가 짝궁한테 장미꽃을 선물하던데, 이하니는 워낙 촌스러워 해바라기로 준비했나 봐.’그 뒤로 하니는 해바라기를 아예 잊고 살았다.매번 해바라기꽃만 보면 자신과 승오의 거리가 얼마나 먼지 떠올랐다.두 사람의 격차는 매우 크다.너무 커서 하늘과 땅 차이 정도라고 볼 수 있다.승오는 B시 강오그룹 황태자이고, 하니는 단지 생계를 유지하는 것도 버거운 일러스트 작가일 뿐이다.“하니 씨, 이거 하니 씨 앞으로 왔어요.”“확실히 예쁘긴 해요.”하니는 시선을 피하며 입술을 깨물었다.“저 해바라기꽃 안 좋아해요. 버려주세요.”“버리면 너무 아깝잖아요.”“이 꽃으로 회사에 있는 빈 꽃병을 다 채울 수 있을걸요!”“그럼 빈 꽃병에 꽂아요.”하니는 덤덤하게 말했다.그녀의 말투는 유달리 차분했다.그때, 꽃다발 가운데서 툭 떨어진 편지 하나가 진혁의 눈에 들어왔다.‘하니에게’로 시작되는 편지였다.‘설마 누가 하니 씨한테 작업 거는 건가?’‘큰일이네. 낭만 같은 건 개뿔도 모르는 대표님한테, 이건 너무 가혹한 거 아닌가?’편지는 마침 발치에 떨어져, 하니는 눈만 살짝 내리깔고 편지 내용을 대충 확인했다.편지는 말끝마다 ‘하니야, 미안해.’라는 말로 도배되었다.‘참 강승오답네.’‘바람피운 걸 미안하단 한마디로 넘기려고 하다니.’하지만 하니는 절대 마음 약해질 생각이 없다.그녀는 이미 승오를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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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승오는 강오그룹 후계자이자 B시 황태자라, 주변에 가지각색의 여자가 수두룩하다. 그 때문에 기본적인 감정에 대한 판단력도 잃을 지경이다.하지만 그한테 접근하는 여자들은 대개 목적이 따로 있었다.장기간 이런 상황에 노출되다 보면, 인성이 결여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그때, 롤스로이스 한 대가 그의 앞을 지나갔다.차 문은 열려 있었다.차 안 조수석에 앉은 하니와 운전하고 있는 건빈이 무심코 시선을 돌린 승오의 눈에 들어왔다.승오는 그대로 얼어붙었다.‘두 사람 퇴근도 같이하는 건가?’“유 비서, 따라붙어.”차가 한 식당 앞에 멈춰 서자마자, 승오는 주먹을 꽉 그러쥐었다.‘설마 데이트하러 왔나? 아니면 단순 식사?’‘어떻게 이렇게 여유롭지? 왜 이하니가 이렇게 홀가분해 보이지?’‘우리의 사랑을 설마 벌써 잊은 건가?’‘그래도 자그마치 6년을 만났는데!’하니는 만두 하나를 입에 넣고는 눈을 들어 건빈을 바라봤다.건빈은 새우 껍질을 까고 있었는데, 그 동작마저 우아하고 기품 있었다.“오늘은 요리 안 해요?”그 말은 마치 얼른 요리하라고 건빈을 재촉하는 것만 같았다.비록 자꾸만 얻어먹는 게 예의는 아니지만, 하니는 건빈에게 보답하고 싶었다.“가끔은 남이 해주는 것도 먹어야죠.”건빈은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껍질을 깐 새우를 하니의 그릇에 담아주었다.건빈을 보는 하나의 눈빛이 그토록 정직하지 않았다면, 아마 사람들은 두 사람을 진짜 커플로 오해했을 거다.그때, 종업원 한 명이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안녕하세요, 커플 인증샷을 남기시면, 통새우만두를 서비스로 드리는데, 사진 찍어드릴까요?”그 말에 하니가 거절하려던 찰나, 건빈이 눈을 들어 그녀를 바라봤다.“통새우만두 먹고 싶어요?”‘통새우만두... 내가 좋아하는 건데.’솔직히 건빈이 주문한 요리는 모두 하니의 입맛에 딱 맞았다.하니는 잠깐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먹을래요.”“그러시면 두 분 나란히 앉아주실래요? 제가 사진 찍어드릴게요.”“혹시 얼굴 가려도 돼요?”“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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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하니는 어리둥절해서 의아한눈빛으로 승오를 바라봤다.‘그런 남자라니?’‘나랑 건빈 씨는 친한 친구 사이인데, 무슨 생각하는 거지?’“너 아직 모르지? 부건빈, 부씨 가문 기사야. 부씨 가문에 부건빈이라는 사람은 없어. 그 자식이 너를 속이고, 네 감정을 속인 거야!”“하니야, 너도 이런 고생하기 싫잖아. 아무리 나랑 헤어져도 그렇지, 사람 보는 눈 좀 키워.”하니의 얼굴에 끝내 노여움이 번졌다.‘말끝마다 건빈 씨를 비방하네.’그런 말을 들으니 기분이 너무 언짢았다.사실 승오는 늘 이랬다. ‘늘 이렇게 제 잘난 맛에 살지.’“그건 너랑 상관없는 것 같은데!”하니는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리고 내가 건빈 씨랑 만나든 말든, 너한테 보고해야 할 의무도 없어!”하니의 선을 긋는 말투에 승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너 말투가 왜 그래? 예전에 나한테 이러지 않았잖아!”심지어 눈꼬리가 붉게 물들었다.“하니야, 내가 보낸 꽃과 편지는 봤어?”“봤어.”하니는 덤덤하게 말했다.“그래서?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사과했으니, 내가 무조건 받아주고, 너랑 다시 만나야 한다는 거야? 지금 장난해?”“하니야, 너 나한테 그런 말투로 말하는 거 설마, 아직도 화 안 풀려서 그래?”승오의 시선은 하니에게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너 그 자식 좋아하는 거 아니잖아. 나 자극하려고 그 얼굴 반반한 놈 만나는 거잖아. 안 그래?”“하니야, 나 돈 많아. 내 돈 다 너한테 줄게. 그러니 내 곁으로 돌아와 줘.”하니는 미간을 팍 구겼다.“이봐, 강승오. 난 네 돈에 관심 없거어.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래.”“그리고 이미 가정도 있는 사람이 왜 자꾸 이래? 이러면 네 아내가 오해하잖아. 나중에 또 나를 찾아와 소란 피우면 나만 피해 봐야 하거든.”승오의 안색이 갑자기 변했다.“하니야, 나 가정 없어.”“백권아도 절대 너 찾아와 귀찮게 하지 않을 거야. 내가 이미 따끔하게 경고했어.”그 말을 들으니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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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순간 매서운 눈빛이 승오를 향했다.“내가 운전기사이든 말든, 당신과 무슨 상관이죠?”“내가 부 대표님한테 연락해서 당신 해고하라고 할 수 있어. 부 대표님은 당신 하나 때문에 나랑 사이가 틀어지는 걸 원하지 않으걸.”하니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강승오가 왜 건빈 씨를 기사라고 오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건빈 씨 상사가 바로 건빈 씨 삼촌이잖아?”“강승오가 건빈 씨 삼촌한태 고자질하면, 건빈 씨도 안 좋은 일에 휘말리는 거 아니야?’하니는 주먹을 꽉 그러쥔 채 승오를 바라봤다.“언제부터 이렇게 비겁해졌어?”“지금 나더러 비겁하다고 했어?”승오는 눈을 가늘게 접었다.“어떻게 나한테 비겁하다고 할 수 있어?”“하니야, 너 설마 저 자식 감싸는 거야?”하니는 입술을 깨물었다.“응, 감싸는 거야.”“건빈 씨가 더 중요하거든.”이 말에 승오의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날 저녁, 하니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결국 하니한테 무슨 일 있을까 봐 걱정한 건빈이 그녀에게 물었다.“강승오가 신경 쓰여요?”“얼마 전에 결혼식도 올린 거로 아는데. 다른 여자랑 결혼도 한 사람이잖아요.”건빈은 승오가 몸을 가볍게 놀리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하니 아에서 강조했다.하니는 눈을 내리깔았다.“나도 강승오가 결혼한 거 알아요.”승오가 혼인신고를 하든 말든 하니와 아무런 상관도 없다.그녀는 이런 것들이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건빈의 눈에 의아한 빛이 스쳤다.“이미 결혼도 했는데, 강승오랑 같이 있고 싶어요?”하니는 그 말에 멈칫했다.“지금 그 말 진심으로 하는 거예요?’하니는 내연녀로 지낼 생각이 추호도 없다.“대체 무슨 생각하는 거예요?”건빈의 말에 화가 났는지, 늘 평온하기만 하던 하니의 얼굴에 분노가 드리웠다.그 모습에 건빈이 가볍게 웃었다.“하니 씨가 원하지 않는다면, 강승오는 절대 하니 씨를 강요하지 못해요.”“알아요.”하니는 숨을 크게 들이켰다.“강승오랑 어울리지 않는다는 거 알아요.”하지만 적어도 사랑했던 사람이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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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다음 날 아침, 부진그룹은 새로운 수칙을 발표했다.여직원은 너무 포멀하게 입을 필요도, 꼭 하이힐을 신을 필요도 없다는 게 새로운 수칙이었다.하니는 새 수칙이 적힌 수첩을 보며 한참 동안 멍해 있었다.‘설마 내가 며칠 동안 하이힐 때문에 발 아파한다고 이런 수칙을 추가한 건가?’하지만 하니는 자의식과잉이 아니다.“역시 우리 대표님, 다정하고 스윗하시다니까.”“매일 하이힐 신고 미팅하러 다니느라 그동안 정말 힘들었는데.”“우리 대표님이야 뭐, 여직원들한테 늘 잘해주시잖아요. 생리 휴가까지 있는 회사가 어디 있어요? 심지어 명절 휴가 때도, 여직원들을 각별히 신경 써 주시잖아요.”하니는 마침 칸막이 안에 서 있었다.그녀 역시 건빈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알고 있다.문득 예전에 승오와 함께 그의 친구들을 만나러 갔던 때가 떠올랐다. 하니는 가끔 승오를 따라 친구들의 술자리에 참석했다.그때마다 화려하게 치장한 여자들과, 그런 여자들 발에 신은 하이힐을 보며, 자기가 이곳과 참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었다.하니는 자기를 속박하는 것들을 싫어한다. 하이힐 자체도 싫어하고, 여자들이 하이힐에 담는 욕망도 삻어한다.그때 진혁이 하니 앞에 굽 낮은 구두 한 켤레를 내려놨다.“이하니 씨, 이건 대표님 분부로 준비한 신발이에요.”하니는 제 앞에 놓인 신발을 보자, 왠지 모르게 눈시울이 뜨끈뜨끈해졌다.‘왜 이렇게 작은 것 하나하나가 다 감동되는 거지?’‘더 이상 신세 지면 안 되는데.’“정말 대표님께 보답하고 싶다면, 그림으로 보답하는 게 어때요? 이하니 씨 그림 실력 뛰어나잖아요. 저도 저번에 봤거든요.”진혁은 하니의 마음을 읽은 듯 제안했다.하니는 그 말에 멈칫했다.그날 저녁, 하니는 방안에서 스케치북을 꺼내 뒤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오랫동안 라이브 방송을 켜지 않았다.오늘 방송을 켜보니 팬들이 거의 떨어져 나갔다.하지만 여전히 몇몇 팬들이 남아 있었다. ‘건이 배 안 먹어’라는 아이디를 가진 팬이 그러했다이 사람은 하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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