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아는 억울한 척 연기하며 재강을 향해 눈을 깜빡였다.“오빠, 내 마음 알지. 그렇지?”재강이 정말로 자기 생사를 나 몰라라 할까 봐, 권아는 눈에 눈물이 고였다.이렇게 하면 상대의 동정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다음 순간 상대의 얼굴이 더 차가워지는 걸 발견했다.“난 이미 할 말 다 했어. 그걸 실행에 옮길 수 있을지는 네 몫이야. 백권아, 무슨 방법을 쓰든, 빨리 나를 꺼내 줘. 그렇지 않으면 두고 봐.”“...”최후통첩처럼 내뱉는 말을, 권아는 일단 마지못해 받아들였다.눈앞이 사람을 보며, 여전히 외모로 상대를 현혹시키려 했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알았어. 그럴게.”지금와서 보니, 권아에게는 당장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그러니 일단 백재강의 말대로 할 수밖에.하지만, 이런 일을 권아는 마음대로 할 수 없었고, 도움을 얻으려면 승오의 의견을 물어봐야 했다.지난번 승오에게 일방적인 비난을 받은 후로, 두 사람은 더 이상 예전처럼 친밀하지 않았다.권아는 정말로 승오의 도움을 얻을 자신이 없었다. ‘만약 강승오가 나를 거절하면...’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권아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고, 표정이 무거워진 채 자리를 떠났다.가능성이 있든 없든, 한번 시도해 봐야 했다. 절대 그 어떤 기회도 놓쳐서는 안 된다.결국 이 방법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으니까....한편, 병원에서 하니는 적극적으로 치료에 협조했고, 건빈도 아예 병실 구석에 사무용 책상 하나를 들여와 업무를 봤다.건빈은 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 자꾸 하니를 흘긋거렸다.건빈의 시선을 느낄 때마다 하니는 당당하게 그를 바라봤다.때로는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기도 했는데, 피하는 쪽은 오히려 건빈이었다.그날 오후, 하니는 건빈이 가져온 사과를 한입에 베어 물며 입을 열었다.“너무 긴장한 거 아니에요?”“어디가...”건빈은 부정하지 않은 채, 하니를 보며 말했다.“지금 넌 환자야. 뭐든 신경 써야 해.”하니는 자신의 손을 흔들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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