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全部章節:第 601 章 - 第 610 章

629 章節

제601화

두 사람의 시선이 맞닿았다. 한쪽은 차분하고 냉정했지만, 다른 한쪽은 도발적인 눈빛이었다.양동운은 주영도가 찾아온 것을 전혀 개의치 않는 듯했다. 와봤자 소용없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화를 풀 만큼 다 풀었으니까.바로 그때 갑자기 시야가 흐릿해지는가 싶더니 휠체어째 발길질을 당해 그대로 넘어졌다.“동운아!”양정모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하지만 미처 양정모가 달려들기도 전에 양동운은 다시 한 발을 얻어맞아 일 미터가량 뒤로 밀려 넘어졌다.“크헉...”양동운은 폐가 터질 듯한 고통에 기침을 멈추지 못했다.“주영도, 너 미쳤어?”양정모가 주영도 앞을 막아섰지만 곧 주먹을 얻어맞아 코에서 피가 흘러나왔다.주영도는 살기 어린 눈으로 두 형제를 훑어보았다.그들을 더 이상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 유흥업소 책임자에게 강루인이 있는 곳으로 얼른 안내하라고 지시했다.양동운이 큰 소리로 외쳤다.“막아!”말이 떨어지자 양동운의 경호원들이 달려들었지만 주영도 일행이 먼저 맞서 싸우며 길을 막지 못하게 했다.이제야 상황을 파악한 업소 책임자는 자기가 건드려선 안 될 사람을 건드렸음을 깨달았다. 양동운이 데려온 여자가 주영도와 연관이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 그야말로 스스로 화를 불러온 꼴이었다.본인이 황재빈에게 맡긴 일이 떠오르자 식은땀을 흘리며 걸음을 재촉했다.문을 지키던 경비원이 책임자를 보고 인사했다.“안에 상황은 어때?”경비원이 사실 그대로 알렸다.“그 여자가 심하게 얻어맞았습니다.”그 말을 들은 책임자는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끝났네.’미처 대책을 세우기도 전에 주영도가 문을 힘껏 차며 안으로 들어섰다.방 안은 엉망진창이었다.바닥에는 황재빈이 생사를 알 수 없는 채 쓰러져 있었고 그 곁에는 온몸에 피를 뒤집어쓰고 옷은 찢어진 채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강루인이 앉아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피로 물든 재떨이가 꽉 쥐여 있었다.밖에서 망을 보던 사람들은 모두 숨을 죽였다.황재빈의 얼굴은 피에 범벅되어 본모습을 알아볼 수 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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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강루인의 초라한 모습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쳐다보았지만 아무도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피했다. 그녀 뒤를 따르는 주영도의 표정이 너무나 무서웠기 때문이다.강루인은 끝내 스스로의 힘으로 이 더러운 곳을 벗어났다. 유흥업소 밖에 서서 차량이 오가는 거리 풍경을 바라보며 드디어 탈출했음을 실감했다.시야가 흐릿해지더니 몸에 힘이 빠져 앞으로 넘어졌다.바닥에 닿기 직전, 단단한 팔이 강루인의 허리를 꽉 붙잡았다. 주영도는 강루인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안아 들었다. 더 이상 제멋대로 내버려둘 수 없었다.“노 비서, 차 시동 걸어.”주영도의 목소리에는 조급함과 스스로도 느끼지 못한 불안감이 묻어났다.차는 빠른 속도로 병원을 향해 달렸다.차 안에서도 주영도는 강루인을 내려놓지 않은 채 품에 꼭 끌어안고 있었다.“곧 병원에 도착하니까 조금만 참아.”무겁게 흐느끼는 소리가 강루인의 입에서 새어 나오자 주영도는 온몸이 떨렸다. 붉어진 강루인의 눈동자를 보며 어금니를 꽉 깨물더니 엄숙한 목소리로 물었다.“그 사람들이 약을 먹였어?”약 기운에 이성을 점점 잃은 강루인은 점점 본능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불편해... 너무 더워...”가냘픈 신음 소리가 계속 흘러나와 듣는 이의 마음까지 설레게 했다.눈빛이 어두워진 주영도는 강루인을 안은 팔에 순식간에 힘이 들어갔다.운전하던 노윤환은 조각상처럼 똑바로 앉아 핸들만 조정했다. 고개를 돌리지도, 눈을 돌리지도 않으며 최대한 보아선 안 될 모습과 들어선 안 될 소리를 피하려 애썼다.주영도는 몸이 뜨거워진 강루인을 안은 채 목청을 가다듬고 물었다.“얼마나 더 걸려?”노윤환이 답했다.“5킬로미터 정도 남았습니다.”하지만 뜻밖의 상황이 벌어졌다. 병원에 거의 다 온 참에 앞쪽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해 길이 완전히 막혔다.강루인의 몸속에서 약 기운이 더욱 심하게 퍼지더니 눈동자가 붉게 물들었다. 흐느끼는 모습이 정말 안타까울 정도였다.꽉 막힌 도로와 괴로워하는 그녀를 번갈아 보던 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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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강루인은 주영도의 손을 뿌리치지 않고 다른 손을 들어 허벅지의 상처를 꾹 눌렀다.“너...”주영도의 표정 역시 안 좋았다.강루인이 언제부터 이토록 자신을 불신하게 된 걸까...심장을 도려낸 듯 가슴 한쪽이 텅 비어 싸늘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주영도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교통사고로 차가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 눈앞에서 강루인이 자해하며 정신을 차리려 하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었다.차에서 내린 주영도는 강루인을 품에 안은 채 걸어서 병원으로 향했다.강루인의 귓가에 자신의 거친 숨소리와 주영도의 무거운 호흡 소리가 섞여서 들려왔다. 밤바람이 얼굴에 스치자 살짝 눈을 떠 주영도의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 남자가 이토록 조급해하는 건 처음 봤다.‘설마 나를 걱정하는 걸까?’강루인은 황당한 마음이 들었다.병원.강루인은 바로 응급실로 옮겨졌다. 의사는 강루인을 보자 바로 체내에 주입된 성욕촉진제를 제거 주사를 놨다.약 기운이 완전히 빠지자 온몸에 힘이 빠진 강루인은 안색이 창백한 채 축 늘어졌다.하얀 조명 아래 강루인 몸의 상처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온몸에 온전한 곳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끔찍한 상처가 가득했다.이런 모습을 수없이 봐 온 의사마저 눈살을 찌푸린 채 강루인을 오랫동안 쳐다보았다.강루인은 깨진 도자기 인형처럼 처량한 모습이었다.의사가 하체를 진찰하려 하자 가만히 있던 강루인은 속눈썹을 살짝 떨며 다리를 오므렸다.“뭐 하는 거예요?”의사가 조심스럽게 달랬다.“걱정 마세요. 최대한 부드럽게 진찰할 테니.”강루인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진찰받지 않을래요.”“저...”의사가 계속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려 하자 강루인이 손을 휘둘러 의료 기구를 밀쳤다.“나가세요!”강루인의 감정 상태가 불안정한 것을 본 의사는 해당 부위 진찰을 포기했다.진료실 밖.안에서 소란이 일어나는 소리에 들어가려던 주영도는 나오는 의사와 부딪혔다.걸음을 멈추고 급히 물었다.“무슨 일이 있었나요?”의사는 사실 그대로 답했다.“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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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주영도는 그저 자기가 낙인찍은 사람이 예전과 달라졌는지 확인하려는 것일 뿐이다.순간 속이 울렁거린 강루인은 침대에 엎드려 구역질을 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먹지 않았기에 신물만 올라왔다. 안타까운 눈빛으로 강루인을 바라보던 주영도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서둘러 의사를 불렀다.의사가 말했다.“약물에 위가 자극받은 겁니다. 정상적인 반응입니다.”온갖 고초를 겪은 탓에 기력이 완전히 바닥난 강루인은 그대로 깊은 잠에 빠졌다.노윤환은 침대 곁을 지키는 주영도의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두 사람 사이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온 걸까...주영도는 예전에 강루인을 정말 좋아했다. 온화하고 호탕하며 얼굴에 웃음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런데 지금의 강루인은 온몸에 가시가 돋친 고슴도치처럼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물론이고 스스로도 괴롭히고 있었다. 여러 차례 죽을 각오로 맞서는 기세를 보자 보는 이까지 마음이 무거워졌다.말을 꺼내려는 듯한 노윤환의 모습에 주영도는 강루인의 이불을 잘 정리해 준 뒤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병실 밖으로 나왔다.노윤환이 보고했다.“그 남자 이름은 황재빈입니다. 고모는 안북시 시장입니다. 황씨 가문의 외동아들이라 고모가 극진히 아끼나 봐요.”평판이 극도로 좋지 않은 황재빈은 마약과 도박, 음란한 일 등 온갖 나쁜 짓이라는 나쁜 짓은 다 하고 다녔다.평소에도 마약을 한 뒤 여성들을 상대로 학대를 일삼았고 이전에도 그 일로 여자가 목숨을 잃은 사건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권력 있는 고모가 인맥을 이용해 모든 사건을 덮어버렸다.오늘도 마찬가지로 강루인이 있는 방에 들어가기 전 상당량의 마약을 한 상태였다.노윤환이 계속 말했다.“황재빈의 상태도 매우 안 좋아서 현재 구급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머리에 중상을 입은 탓에 생사를 장담할 수 없었다. 만약 황재빈이 목숨을 잃는다면 황씨 가문, 특히 황재빈의 고모가 강루인을 상대로 어떻게 복수할지 장담할 수 없었다.노윤환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 모든 일이 양동운이 계획한 것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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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화

주영도가 강루인을 옮기는 사이 황재빈이 응급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황씨 가문 식구들에게 전해졌다.물론 양동운이 일부러 사람을 시켜 이 소식을 전한 것이었다.소식을 들은 황재빈의 엄마는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고 황재빈 아빠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들을 보러 가기 전, 곧바로 여동생에게 연락했다.여동생인 안북시 시장 황선희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충격에 휩싸였다.평생 자식 없이 살아온 황선희는 황재빈을 친아들처럼 키웠기에 위험하다는 말을 듣자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무슨 일이야? 누가 재빈이를 다치게 한 거야?”황재빈 아빠는 황선희보다 30분 먼저 병원에 도착했지만 아직 상황 파악을 하지 못했기에 여동생의 질문에 답할 수 없었다.황씨 가문 식구들이 황재빈의 입원 소식을 미처 받아들이기도 전에 또 다른 충격적인 소식이 귀에 들어왔다. 벼락처럼 연달아 내리친 갑작스러운 소식에 모두들 안색이 창백해졌다.황재빈은 끝내 숨을 거두었다.세상을 떠난 것이다.“아이고, 재빈아!”목청이 터질 정도로 통곡한 황재빈의 엄마는 그 자리에서 눈이 뒤집히며 기절해 버렸다....안북시, 선샤인 빌리지.주영도가 강루인을 안착시키자마자 노윤환에게서 연락이 왔다.“대표님, 황재빈이 세상을 떠났습니다.”몇 초간 침묵한 주영도는 별다른 감정 기복 없이 말했다.“선샤인 빌리지에 경호원 더 많이 붙여.”“알겠습니다.”전화를 끊은 뒤 주영도는 창가에 잠시 서 있다가 안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앉아 깊은 잠에 빠진 강루인을 응시했다. 손을 들어 퉁퉁 부은 강루인의 볼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예전의 화사하고 귀여운 얼굴은 온데간데없이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허리를 굽혀 강루인의 이마에 입을 맞춘 뒤 낮은 소리로 속삭였다.“이번에는 내가 꼭 지켜줄게. 다시는 그 누구도 너를 해치지 못하도록.”강루인은 하루를 꼬박 잔 뒤에야 눈을 떴다.정신을 차리자 다시 주영도 곁으로 돌아온 것을 알고는 눈살을 강하게 찌푸렸다.“어머, 드디어 깨셨네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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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화

강루인이 다리 상처 때문에 내려오기 힘들어 주영도는 침대 위에 작은 테이블을 놓고 직접 밥을 먹여주려 했다.숟가락을 강루인 입가에 갖다 댄 뒤 말했다.“입 벌려.”강루인이 고개를 돌려 피하자 주영도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계속 말했다.“손도 다쳤잖아.”강루인의 손바닥은 유리 파편으로 생긴 상처 때문에 거즈가 감겨 있었다.말없이 계속 거절하며 고집을 피우는 강루인의 모습에 주영도는 결국 알아서 먹도록 내버려 두었다.강루인은 숟가락을 들고 조심스럽게 천천히 먹었다.주영도는 자신이 손을 대면 강루인이 꺼릴까 봐 감히 반찬을 덜어주지 못한 채 가만히 곁에서 응시했다. 그저 눈에 보이는 모든 걸 마음에 새기듯이...두 사람이 아무런 대화를 하지 않아 방 안에는 강루인이 음식 씹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강루인이 다 먹고 젓가락을 내려놓자 주영도가 입을 열었다.“너를 해친 그 남자, 죽었어.”그 말을 들은 강루인은 온몸이 굳었다.주영도가 상황을 이어서 설명했다.“그 사람 이름은 황재빈이야, 고모는 안북시 시장이야. 자식이 없어 황재빈을 친아들처럼 키웠고.”굳었던 몸이 조금 풀린 강루인은 고개를 들더니 마침내 주영도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주영도는 강루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 말했다.“황재빈이 죽은 게 황씨 가문에 큰 타격일 거야. 황씨 가문에 아들이 황재빈 한 명밖에 없었거든.”황재빈이 죽으면서 황씨 가문은 대를 잇지 못하게 된 것이다.가족들이 아직은 슬픔에 잠겨 있지만 머지않아 강루인을 ‘살인범’으로 여기며 복수를 할 것이다.설명을 다 듣고도 강루인은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현재 너에게 가장 안전한 곳이 선샤인 빌리지야.”그 말에 강루인이 입꼬리를 올렸다.‘나를 감금하려는 것도 이렇게 아름답게 포장하다니.’“내가 그 사람들의 복수를 두려워할 거라고 생각해?”“루인아, 목숨 갖고 장난치지 마.”진지하고 조급한 주영도의 모습에 강루인은 웃음이 났다. 이 사람이 과연 그런 말을 할 자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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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7화

강루인이 돌아온 것을 보자 구연정은 마음이 복잡했다.실망도 좀 했고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하지만 온몸에 상처가 가득한 강루인을 보니 할 말을 잃어 그저 속내를 감췄다.구연정이 물었다.“이 상처들, 어떻게 생긴 거야?”강루인이 도망쳤다고 해서 주영도가 일부러 때릴 리가 없다는 것을 구연정은 알고 있었다. 분명 다른 일이 있었을 터였다.“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싶어?”강루인의 눈에는 차가운 기운이 서렸다.“네 친한 친구 양동운 덕분에 생긴 거야.”따지고 보면 모든 일이 바로 앞에 선 구연정과 연관이 있었다.양동운이 강루인을 찾으려 하지 않았다면 구아정의 선동에 홀려 강루인을 납치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고 뒤이어 벌어진 온갖 비극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동운이가?”구연정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양동운이 왜 너한테 이런 짓을 했는데?”구연정의 기억 속에 양동운이 조금 장난이 심하긴 해도 이토록 잔인한 사람은 아니었다.강루인은 질문에 답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구연정, 네가 꽤 매력이 있는 사람인가 봐. 다들 몇 년 동안 세상을 떠난 걸로 알고 있었는데도 두 남자가 여전히 잊지 못하고 마음에 품고 있었잖아.”이 말에 구연정은 더욱 혼란스러워졌다.“네 동생이 인맥을 이용해 나와 주영도의 결혼 생활에 끼어들어 파탄 낸 건 그냥 넘어갈게요. 남자가 욕구를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는 건 쓸모없는 거나 다를 바 없으니까, 버려도 딱히 아깝지는 않아. 하지만 네 동생은 꽤 많은 죄를 저질렀어. 할머니까지 납치해서 돌아가셨고 나도 유산했어.”강루인은 구연정 곁으로 천천히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그러니 네 동생, 죽어도 싸겠지? 주영도는 네가 살아있다는 걸 알고 너를 위해 구아정과 거래해서 살인마인 그 여자를 무죄로 풀어줬어. 이 사람들도 당연히 죽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괜찮아. 내가 직접 처리하면 되니까.”쾅!강루인이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자 구연정은 깜짝 놀라 몸을 떨었다. 강루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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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강루인은 얼굴에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그냥 나와 같은 처지라는 거 알게 해줬을 뿐이야.”세상이 이미 비정상으로 돌아가는데 본인도 굳이 멀쩡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었다. 다 같이 돌아버리면 그만이었다.강루인 눈동자 깊숙이 자리 잡은 쓸쓸한 기운을 느낀 주영도는 마음이 조여왔다. 일단 의료진을 불러 구연정을 데려가라고 했다.공포감에 휩싸인 구연정은 주영도와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안 가. 너랑 떨어지기 싫어. 이 나쁜 여자가 널 빼앗을 거야...”구연정이 주영도의 옷을 힘껏 붙잡고 늘어지는 사이 강루인은 이미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긴 원피스를 입은 강루인은 바람만 스쳐도 흔들릴 정도로 야위어 언제라도 바람에 날아갈 듯했다.귓가에 울리는 구연정의 날카로운 비명에 주영도는 눈살을 찌푸렸다.진경자가 다가와 구연정을 부축하자 이참에 그녀의 손길을 벗어내려 했다. 여러 사람이 달려든 끝에 구연정은 결국 주영도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의사가 와서 심리 치료를 해주며 안정을 취하도록 했다.의사가 말했다.“환자분, 지금은 그 어떤 자극을 받아서도 안 됩니다.”입술을 꼭 다물고 있던 주영도가 잠시 침묵한 뒤 말했다.“짐 싸세요. 다른 곳으로 옮겨야겠어요.”구연정이 강루인과 같은 공간에 머무는 것은 역시나 부적절했다.의사는 별다른 이의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짐 정리를 시작했다.의사가 자리를 떠나자 구연정이 뒤따라 나와 물었다.“너도 같이 갈 거지?”구연정이 맨발인 것을 본 주영도가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신발 신어.”구연정은 꼼짝하지 않은 채 주영도를 빤히 쳐다보며 되물었다.“너도 같이 가는 거지?”방 안으로 들어간 주영도는 신발을 가져와 그녀 발 앞에 놓은 뒤 직접 신겨주었다.“시간 나면 보러 갈게.”구연정이 바로 발을 빼냈다.“그럼 나도 안 가!”주영도는 구연정이 발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꽉 잡은 뒤 억지로 신발을 신겼다.“가야 해.”구연정이 눈물을 글썽이며 물었다.“영도야, 날 버리는 거야?”주영도는 질문에 답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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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주영도!”주세웅은 주영도의 태도에 몹시 불쾌했지만 주영도는 아주 태연한 모습이었다.“나이도 많으신데 자주 화를 내면 몸에 안 좋습니다. 저녁 식사 중이니 다음에 시간 나면 찾아뵙겠습니다.”말을 마친 주영도는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가지 않고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아주머니, 음식 내오세요.”그러고는 강루인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냥 이곳에 있어. 그러면 그 누구도 두 번 다시 너를 해치지 못할 거니까.”강루인이 대답했다.“평생 가둬둘 순 없을 텐데?”주영도는 강루인에게 국을 덜어주며 말했다.“평생 가둘 생각은 없어. 바깥의 위험이 사라지면 밖으로 데리고 나가 산책시켜 줄게.”강루인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내가 개야? 산책시켜 주게?”주영도는 덜어놓은 국그릇을 강루인 앞에 놓은 뒤 진지한 표정으로 한마디 한마디 또박또박 말했다.“넌 내 아내야, 늘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고.”강루인의 깊은 눈동자에는 온통 비웃음뿐이었다. 손을 휘둘러 방금 놓인 국그릇을 탁 쳤다.요란한 소리와 함께 도자기 그릇이 부서지며 국물이 바닥에 쏟아졌다.그러더니 직접 숟가락을 들고 다시 음식을 덜었다. 주영도의 호의를 직접 행동으로 거절한 것이다.주영도는 이 모든 모습을 보고도 화내지 않은 채 담담하게 진경자에게 뒷정리를 시켰다.두 사람은 그렇게 조용히 저녁 식사를 마쳤다.선샤인 빌리지 안은 겉보기에는 아무 일도 없고 평온해 보였지만 밖은 이미 거센 파도가 일고 있었다.가장 먼저 소란이 일어난 곳은 주씨 가문 본가였다.“무릎 꿇어!”고급 찻잔이 주영도 발밑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주세웅의 얼굴이 침침할 정도로 잔뜩 어두워졌다. 이렇게 크게 화를 낸 것도 수년만이었다. 주영도가 오기 전에 미리 혈압약을 챙겨 먹었을 정도였으니...순순히 무릎을 꿇은 주영도는 단추를 풀고 셔츠를 벗었다. 곧 채찍이 거센 바람 소리와 함께 맨살에 내리꽂혔다.주영도는 어금니를 꽉 깨문 채 허리를 곧게 폈다. 근육이 떨리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한 대, 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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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0화

주세웅은 어두운 눈빛으로 자신보다 한 뼘이나 큰 장손을 응시했다.줄곧 주영도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었던지라 극도로 아꼈으며 늘 높이 평가해 왔다. 하지만 지난 반년 동안 주영도의 행동과 감정적인 태도는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주영도는 계속 잘못된 길만 고집하고 있었다.집사가 가져온 차를 마신 주세웅이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강루인을 정말 내놓지 않을 작정이냐?”주영도는 마지막 단추까지 채운 뒤 자기 입장을 분명히 했다.“루인이는 제가 남은 평생 지키고 싶은 사람입니다.”그 말에 찻잔을 들던 주세웅의 손이 멈칫했다.“그 애를 지키면 어떤 일이 닥칠지 알고는 있어?”주영도는 태연한 얼굴로 대답했다.“감당할 수 있습니다.”주세웅이 주영도를 응시하며 말했다.“너를 회사에서 쫓아내고 주씨 가문과 인연을 끊는다 해도 상관없다는 말이냐?”주영도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되물었다.“그럼 이제 돌아가도 되겠습니까?”주세웅의 흐릿한 눈동자에는 예리하고 압도적인 기색이 스쳤지만 주영도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주세웅이 더 할 말이 있는지 여부도 따지지 않고 곧바로 서재 밖으로 걸어 나갔다.문을 나서기 직전 주세웅이 말했다.“내 말도 이제는 너에게 통하지 않는 모양이군.”주영도는 발걸음을 멈췄지만 뒤돌아보지 않았다.“할아버지, 저는 할아버지가 만든 로봇이 아닙니다.”이 말을 끝으로 주영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떴다.서재 밖.걱정과 초조한 마음으로 가득 차 있는 박정금은 가장 먼저 아들의 상처를 살피려 했지만 셔츠를 다 입은 상태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주영도가 박정금의 손을 잡았다.“어머니, 괜찮습니다.”입술까지 하얗게 질렀는데 어찌 괜찮을 수 있겠는가? 박정금은 주세웅에 대해 원망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런 매질은 사람을 망치는 짓이었다.원망은 했지만 윗사람의 권위가 두려워 직접 항의하지는 못했다.주영도가 괜찮다고 해지만 박정금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의사 불러올 테니 진찰받아.”조금 전 채찍 소리만 들어도 결코 가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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