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全部章節:第 591 章 - 第 600 章

629 章節

제591화

양정모가 막내아들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양시윤이 하교한 지 두 시간이 지나서였다.평소에도 아이가 제시간에 귀가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아무리 늦어도 한 시간을 넘기는 법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감감무소식이었다.아내가 양정모에게 연락하여 주영도가 양시윤을 데려갔다고 했다. 양정모의 눈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깊은 생각에 잠겼다.주씨 가문과 양씨 가문이 과거에 얼마나 각별한 사이였는지 양정모의 아내도 잘 알고 있었다. 시동생 양동운의 일로 두 집안 사이에 금이 갔다는 사실 역시 모를 리 없었다.시어머니는 최근 시동생의 문제로 눈물 마를 날이 없었기에 곁에서 모시는 그녀도 당연히 분위기를 눈치챘다.그런데 막내아들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들려온 건 주영도의 목소리였다. 그 순간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당황한 그녀에게 주영도는 사람과 사람을 바꾸자고 했다. 바꾸지 않으면 양시윤이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소리에 양정모의 아내는 억장이 무너져 내렸다.대체 누구를 교환하자는 건지 그녀는 알 길이 없었다. 그저 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양정모의 아내가 울면서 말했다.“여보, 도련님이 당신 친동생인 건 맞지만 시윤이는 당신 친아들이야. 시윤이한테 무슨 일 생기게 두면 절대 안 돼. 우리 시윤이 털끝 하나라도 잘못되면 당신이랑 당장 이혼할 거야.”양동운이 집안의 막내로 온 가족의 맹목적인 사랑을 독차지했듯 양시윤 역시 양정모가 늦둥이로 얻은 귀한 막내아들이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보물이었다.그들이 밖에서 무슨 짓을 벌이든 그녀 알 바가 아니지만 양시윤을 끌어들여서는 절대 안 되었다. 이제 겨우 열세 살밖에 안 된 아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양정모의 아내는 살아가지 못할 것이다.양정모의 안색이 음침하게 굳어졌다. 그 역시 주영도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을 넘어 열몇 살밖에 안 된 아이에게까지 손을 쓸 줄은 몰랐다.‘짐승만도 못한 놈!’아내의 울음소리에 양정모가 듣다못해 짜증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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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2화

그리고 강루인이 왜 주영도의 곁에 머물려 하지 않았는지도 깨달았다. 주영도가 강루인에게 너무 많은 상처를 줘서 그에 대한 실망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었다.주영도의 무심함이 강루인의 마음을 차갑게 얼어붙게 만들었다. 전부 주영도의 잘못이었다. 지금이라도 잘못을 뉘우치고 고치고 싶었다.강루인이 그에게 기회만 준다면 그녀가 바라던 다정하고 완벽한 남편이 되어줄 자신이 있었다.그리고 이번만큼은 절대 강루인이 다치게 두지 않을 것이다. 기필코 무사히 데려올 것이라 다짐했다.짧은 침묵 끝에 휴대폰 너머로 주세웅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루인이는 이미 너랑 이혼했어. 이제 우리 집안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애라고. 왜 생판 남인 외부인 때문에 우리 집안의 이익이 손해를 봐야 하는 건데?”주세웅의 차가운 목소리가 계속 이어졌다.“주영도, 지금 너의 일 처리 방식이 너무 실망스럽구나. 우리 집안에 사내자식이 너 하나뿐만은 아니라는 걸 명심해.”노골적인 협박이었다. 만약 주세웅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주영도가 가진 모든 걸 송두리째 빼앗아 버리겠다는 뜻이었다.하지만 그 말을 듣고도 주영도는 표정이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협박이 먹히지 않은 듯했다. 무심하게 담뱃재를 털어내며 오만하고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사내자식이야 더 있지만 주영도는 저 하나뿐입니다.”그동안 회사에서 먹고 놀기만 한 게 아니었다. 고작 이런 말에 흔들릴 주영도가 아니었다.“이건 저랑 양씨 가문 형제들 사이의 문제예요. 양씨 가문의 어른들한테까지 영향이 미치는 일은 없을 테니까 할아버지는 신경 쓰지 마세요. 루인이만 무사히 돌아오면 양정모의 아들도 털끝 하나 다치는 일이 없을 겁니다.”주영도는 이 말을 남긴 채 주세웅이 화를 내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주영도가 재떨이에 담배꽁초를 비벼 끄고 소파에서 일어섰다. 그가 갑자기 몸을 일으키자 방구석에 잔뜩 웅크리고 있던 양시윤이 무의식적으로 어깨를 더 움츠렸다.‘너무 무서워.’주영도가 고개를 돌려 내려다보자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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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3화

양씨 가문 사람들은 주세웅이 직접 나섰으니 주영도가 순순히 아이를 돌려보낼 줄 알았다.그런데 그가 집안의 가장 높은 어른인 주세웅의 명령까지 대놓고 거역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양정모의 안색이 한층 더 험악하게 가라앉았다.그는 이제야 확실히 판세를 읽었다. 주영도가 이혼한 전처 하나를 지키기 위해 정말로 양씨 가문과 정면으로 들이받을 작정인 게 분명했다.양동운의 복수를 해주는 것도 물론 중요했지만 막내아들이 주영도의 손에 있는 이상 신중하게 주판알을 튕기는 수밖에 없었다.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양동운을 제외하고 양씨 가문의 남은 식구들은 일단 강루인을 넘겨주고 양시윤을 안전하게 데려오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한인숙이 양동운의 손을 꼭 잡고 달랬다.“이번에 강루인을 잡았던 것처럼 다음에도 얼마든지 기회를 만들 수 있어. 동운아, 시윤이가 삼촌인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지?”모두가 이번 사달이 양동운 때문에 일어난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대놓고 그를 탓하지 못했다. 양동운이 겪은 고초가 너무나 컸기에 그를 더 자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물론 이 집안에서 다른 의견인 사람도 있었다. 바로 양정모의 아내 장수경이었다.장수경이 속으로 양동운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예전에는 이 한량 같은 시동생에게 아무 불만이 없었다. 오히려 시동생이 무능할수록 남편 양정모가 회사에서 입지를 굳힐 수 있어 더 좋았다. 그러면 장차 양씨 가문의 모든 권력이 온전히 그들의 몫이 될 테니까.양동운이 철딱서니 없는 인간이라는 건 진작 알고 있었지만 그 불똥이 양시윤에게까지 튈 줄은 몰랐다.일이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애초에 남편을 뜯어말려서라도 주영도의 전처를 건드리지 못하게 했을 것이다.장수경이 보기에 양동운이 절름발이가 된 건 온전히 자업자득이었다. 그가 먼저 남의 여자를 해치려 하지 않았다면 상대방도 이런 복수를 할 리가 없었다.그녀가 주먹을 꽉 쥐었다.‘시윤이가 무사하길 비는 게 좋을 거야.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이 집구석을 아주 풍비박산 내버리는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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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4화

시간을 확인할 길이 없어 시간이 더욱더 느리게 흐르는 것 같았다.강루인은 이 방에 얼마나 갇혀 있었는지도 알지 못했다. 처음 넣어준 물 한 그릇 외에 지금까지 누구도 먹을 것을 가져다주지 않았다.그저 두 시간 정도 간격으로 철문에 달린 작은 감시창이 드르륵 열리며 강루인이 아직 숨을 쉬고 있는지 확인하는 게 전부였다.강루인은 그 물조차 마시지 않았다. 안에 무엇을 넣었을지 몰라 찝찝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옷에 대소변을 지리는 꼴만은 면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물을 마시지 않는다고 해서 생리 현상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감시창이 다시 열렸을 때 강루인이 시뻘게진 얼굴로 말했다.“화장실 가고 싶어.”문밖의 남자가 무표정한 얼굴로 대꾸했다.“방이 이렇게 넓은데 아무 데나 싸면 되지, 뭔 화장실 타령이야?”그는 강루인을 화장실에 데려다줄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숨이 붙어 있는 걸 확인한 뒤 가차 없이 감시창을 닫았다. 틈새로 비치던 실낱같은 빛마저 순식간에 차단되었다.빛은 차단되었지만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목소리는 막지 못했다.“위에서는 뭐래? 언제 온대?”“연락 없어. 일단 계속 가둬두라는데?”누군가가 혀를 찼다.“이런 황무지에서 대체 언제까지 이 짓을 해야 하는 거야? 재밌는 거라곤 아무것도 없고.”남자가 말하면서 엉큼한 시선으로 뒤에 있는 철문을 힐끗거렸다.“쓸데없는 생각 집어치워.”“윗사람이 와서 처리하고 나면 우리도 좀 건드려봐도 되지 않냐?”“미쳤어? 저 여자 주영도의 전처야.”“그러니까 더 짜릿하지. 나 아직 돈 많은 집 여자를 한 번도 못 건드려봤단 말이야. 저 몸매 좀 봐. 딱 보니까 사내놈 여럿 홀리게 생긴 여우야. 잠자리 기술이 보통이 아니니까 주씨 가문에 시집갔겠지. 게다가 이혼해서 주영도랑 아무 상관도 없잖아. 버림받은 여자가 몸이 더럽혀지면 주씨 가문에서 거들떠보기나 하겠어?”“말조심해. 제발 그 입 좀 다물어.”문밖에서 들려오는 지독한 모욕감도 생리적 한계가 주는 두려움 앞에서는 무력했다.결국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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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5화

양동운이 힘껏 누른 바람에 강루인이 그대로 맥없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몸을 움직이지도, 그 어떤 반응을 보이지도 않았다. 양동운의 말을 전혀 듣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한참을 악을 쓰며 날뛰었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양동운은 짜증과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양동운 같은 사람들은 상대방이 고통스러워하거나 절망하는 반응을 보여야 쾌감을 느꼈다. 리액션이 없으니 사람을 괴롭히는데도 전혀 통쾌하지 않았다.양동운이 눈짓하자 부하들이 강루인을 억지로 일으켜 그의 앞에 무릎을 꿇렸다.그가 들고 있던 지팡이로 강루인의 턱을 들어 올리더니 볼을 툭툭 쳤다. 안 그래도 더러운 얼굴에 시커먼 먼지까지 묻었다.양동운이 지팡이로 그녀의 얼굴을 찌르면서 모욕을 이어갔다.“내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빌어봐. 그럼 내가 자비를 베풀어서 편하게 보내줄지도 몰라.”그 순간 강루인이 피식 웃었다. 양동운의 눈빛이 매섭게 굳어졌다.“왜 웃어?”약자의 위치에 처해 있으면서도 강루인은 전혀 기죽지 않고 허리를 곧게 편 채 차갑게 비웃었다.“네 꼴이 우스워서 그러지. 넌 평생 절름발이로 살다 죽을 텐데.”말하면서 양동운의 다리를 노골적으로 훑었다.“내가 여기서 죽는 게 너처럼 숨밖에 쉴 줄 모르면서 사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 같은데? 먹고 놀기만 한 쓰레기가 이젠 몸도 멀쩡하지 않은데 아직도 네가 예전의 그 대단한 양씨 가문 도련님인 줄 알아? 밖에 나가봐. 다들 널 절름발이라고 비웃고 있어.”강루인이 계속 그를 자극했다.“넌 구연정 때문에 다리를 절게 됐는데도 주영도를 이기지 못했어. 수년 동안 마음속에 품었던 여자가 결국에는 연적의 품으로 돌아갔다고. 어쩜 이렇게 무능해? 예전에도 아무짝에도 쓸모없더니 이젠 몸까지 망가져서 더 무능해졌겠어.”어둡고 비좁은 방에 갇혀 있는 동안 강루인은 멍하니 시간만 보내지 않았다. 주영도와 구연정, 그리고 양동운 세 사람의 복잡한 관계를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되짚고 분석했다.그리고 마침내 결론을 내렸다. 양동운이 구연정에게 품은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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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6화

장수경은 아들 생각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다음 날, 일찍부터 양정모에게 아들을 데려오라고 재촉했다. 양정모도 바로 전화를 걸어 강루인을 데려오라고 시켰다.하지만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표정이 순식간에 안 좋아졌다.“일을 어떻게 하는 거야?”곁에 있던 장수경 역시 좋지 않은 표정으로 양정모를 빤히 쳐다봤다. 눈빛에는 다급함과 의아함이 가득했다.양정모가 전화를 끊자마자 곧바로 물었다.“무슨 일이야? 강루인 씨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야?”양정모는 걱정이 가득한 아내를 보며 뭐라 해야 할지 몰랐다. 자기 동생이 억울한 일을 당하면 절대 참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진작 알고 있었는데 왜 예상을 못 했을까...“동운이가 강루인 씨를 데리고 갔어.”그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장수경은 연달아 질문을 쏟아냈다.“데리고 갔다고? 어디로 데리고 간 건데! 왜 데리고 간 건데!”연속 질문을 퍼부은 뒤 양정모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은 채 곧바로 화를 냈다.“양동운, 미친 거 아니야? 아니면 정신이 나간 거야? 시윤이를 구해야 하는데 데리고 가면 어떡해?”감정이 격해진 장수경은 재벌가 사모님으로서의 모습이 온데간데없었다. 마치 악녀처럼 양정모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발로 찼다.“양정모, 당신 동생이 우리 아들 해치면 당신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양씨 가문이 대단한 줄로 아나 본데 장씨 가문도 결코 뒤지지 않아!”양씨 가문에서 방탕한 재벌 2세 노릇을 하고 있는 양동운을 돌보는 건 그들 나름의 일이라 관여하지 않았지만 자기에게까지 피해가 미친다면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장수경의 친정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아수라장이 된 양씨 가문은 싸움이 끊이지 않았지만 주영도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다.그저 시계를 보며 양씨 가문 사람들이 강루인을 데려다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삼촌, 나 아직 배고픈데 햄버거 하나 더 먹어도 돼요?”밤새 굶었던 양시윤은 배고픔에 잠에서 깼다. 눈은 울어 퉁퉁 부었고 목도 울어 잔뜩 쉰 상태였다. 부은 눈을 가늘게 뜬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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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화

양시윤의 울음소리에 양정모도 물론 마음이 아팠지만 녀석의 엄마 장수경은 심장이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너무 아파 견딜 수 없었다.“시윤아...”하지만 주영도는 아들에 대한 장수경의 사랑이 어떤지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저 차갑게 한마디 말했다.“나 여기서 시간 낭비할 여유 없어요. 강루인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그쪽 아들도 좋은 꼴 못 볼 거예요.”주영도의 협박에 장수경은 완전히 붕괴되었다.“주영도, 내 아들 건드리지 마! 너와 양씨 가문 간의 원한이잖아. 그러니 우리 장씨 가문까지 끌어들이지 마. 나, 양정모 이 사람과 이혼할 거야. 시윤이도 앞으로 장씨 성으로 바꿀 거고. 그러니 협박하려거든 양정모를 잡아서 양동운을 협박해!”양정모는 어이가 없었다.정말 아들을 위해 남편을 팔아넘기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니.하지만 장수경은 미안함 따위 없었다. 본인이 남편을 팔아넘겼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 아닌가? 그들이 잘못을 저질렀는데 왜 본인 아들까지 고생해야 하겠는가.본인 아들은 그들에게 빚진 게 전혀 없는데 말이다.배를 곯으며 협박받는 아들 생각에 장수경은 가슴이 미어졌다. 십여 년 동안 극진히 키운 아들이 언제 배를 곯는 고통을 겪어본 적이 있겠는가.주영도가 음식도 제대로 챙겨주지 않았으니, 하룻밤 사이에 아들이 홀쭉해졌을 것이다.주영도가 전화기 너머로 차가우면서도 음흉한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안에 강루인을 데려오지 못하면 큰아들만 보며 평생 사세요!”말이 떨어지자 양정모와 장수경은 동시에 표정이 굳었다. 양정모가 먼저 입을 열었다.“주영도!”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도움이 전혀 안 되는 여자 때문에 양씨와 장씨 두 가문과 원수를 지려 하다니!주영도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다.“내일까지 이제 열다섯 시간 남았습니다.”이 말을 남긴 뒤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야...!”전화기에서 흘러나오는 통화 종료음에 양정모는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당장 찾아, 빨리 양동운을 찾아!”장수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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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8화

강루인은 온몸이 욱신거렸다. 어디가 아픈지 분간도 못 할 정도로 온몸이 쑤셨다.“루인아.”익숙한 목소리에 강루인은 눈꺼풀을 떨다가 힘겹게 눈을 떴다. 눈앞에 자애로운 모습의 이수희가 보였다.입을 천천히 뗀 강루인은 힘겹게 목소리를 짜냈다.“할머니...”이수희가 강루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말했다.“해가 중천인데 왜 아직까지 늦잠이야. 얼른 일어나 학교 가야지.”따뜻한 손이 머리 위에 닿자 강루인은 몸의 통증이 싹 사라진 듯했다. 그리움 가득한 눈으로 할머니를 바라보았다.“할머니, 절 데리러 오신 거예요?”강루인은 할머니가 정말 보고 싶었다.이수희가 다시 한번 강루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아침밥 준비해 올 테니 늦잠 자지 말고 얼른 일어나 밥 먹고 학교 가야지.”이수희는 미소를 지은 채 자리를 떴다. 강루인은 손을 뻗어 할머니를 붙잡으려 했다.“할머니, 가지 마세요.”그러다가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며 침대에서 굴러떨어졌다. 극심한 통증이 온몸에 몰려왔다. 다시 고개를 들자 따뜻했던 광경이 순식간에 불길에 뒤덮였다.“할머니!”강루인은 크게 소리쳤다.턱에 갑자기 통증이 느껴지며 눈앞의 풍경이 또 바뀌었다. 눈을 뜨자 누군가 억지로 그녀의 입을 벌리고 액체를 부어 넣었다.불쾌한 느낌에 강루인은 곧바로 발버둥 쳤다.“윽윽...”입에 들어가려던 액체의 상당 부분이 흘러넘쳤다.“제대로 잡아.”곧이어 누군가 강루인의 머리를 꼼짝 못 하도록 잡았다. 알 수 없는 액체가 억지로 입 안에 주입되었다.약물 주입이 끝난 뒤 바닥에 내던져진 강루인은 곧바로 손을 입 안에 넣어 울대를 찔렀다. 어떻게든 억지로라도 약물을 뱉어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토해보았지만 전부 다 토해내지는 못했다.시간이 지나자 강루인은 자신이 먹은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사람을 흥분하게 만드는 성욕촉진제였다.위에서부터 뜨거운 기운이 온몸에 퍼져나갔다. 눈앞은 안개가 낀 듯 흐릿해지고 몸 곳곳에는 수만 마리의 개미가 파고드는 듯 간지러웠다.괴로운 느낌과 함께 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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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9화

강루인은 양동운이 자신을 모욕하려는 마음이 날이 갈수록 심해진 걸 잘 알고 있었다. 성욕촉진제를 억지로 마신 순간 자신이 앞으로 겪게 될 상황을 직감했다.바닥에 놓인 물컵이 비어 있는 것을 보자 약이 모두 그녀의 위에 들어간 것을 알았다. 컵을 바닥에 내던지고 큰 유리 파편을 주어 망설임 없이 허벅지에 힘껏 찔렀다.극심한 통증에 붉게 물들었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멈추지 않고 허벅지 안쪽을 두 차례 더 힘껏 찔렀다.짜릿한 고통 덕분에 의식이 잠시나마 맑아져 비로소 주변 상황을 살필 수 있었다.방에는 현관문 외에 다른 출구가 없어 탈출하려면 오직 현관문으로 나가는 길밖에 없었다. 문밖에는 사람이 지키고 있을 게 분명했다. 양동운이 쉽게 도망치게 내버려둘 리 만무했다.흥분한 듯한 뚱뚱한 남자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가까이 다가오자 온몸에서 시큼한 냄새와 땀내가 진동하며 코를 찔렀다.“예쁜이...”강루인은 상대의 표정을 살폈다. 기름이 반질반질한 붉은 얼굴에 멍한 눈동자, 그 속에는 욕망이 가득했다.희미한 조명 탓에 시야가 흐릿했지만 등 뒤에 숨긴 유리 파편을 가릴 수 있었다.남자가 달려들어 몸을 덮치는 순간 강루인은 파편을 들어 상대의 눈을 향해 찔렀다. 하지만 이전 의사를 상대했을 때 성공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실패했다.이미 경계하고 있던 남자는 강루인이 움직이자마자 손목을 꽉 움켜잡았다. 강루인은 두 손을 다 써 파편을 밀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겉보기에는 살이 쪄 움직임이 둔해 보였지만 남자의 힘은 대단했다. 강루인의 손목을 세게 쥐어 잡자 거센 통증에 힘이 빠지며 파편이 결국 바닥에 떨어졌다.“역시 성깔 있는 여자네.”떨어진 파편을 주운 남자는 강루인의 목을 이리저리 훑으며 목을 치기 위한 각도를 재듯 했다.“나는 이런 여자가 제일 재미있더라.”말할 때마다 고약한 냄새가 더욱 진동했다.찌직!천이 찢기는 소리와 함께 강루인의 옷이 찢어졌다. 희미한 불빛 아래에서도 하얗고 고운 피부가 그대로 드러나 아주 눈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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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0화

바닥에 넘어졌지만 강루인은 멈추지 않고 사지를 움직여 일어나려 했다. 그때 갑자기 목이 조여오며 남자의 힘에 이끌려 다시 넘어졌다. 이내 숨통을 조여오는 느낌이 몰려왔다.원래 강루인의 팔을 묶으려던 남자의 넥타이가 이제 그녀의 목을 휘감고 있었다.강루인은 어떻게든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넥타이를 풀려 애썼지만 숨이 막혀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 남자가 넥타이를 더욱 꽉 쥐며 소리쳤다.“젠장, 아직도 반항할 셈이야?”방 안에서 나는 싸움 소리가 밖에 있는 사람들의 귀에까지 들렸다. 문을 지키던 사람들이 상황을 살피려 문을 열었다. 이내 남자가 강루인을 바닥에 누른 채 넥타이로 목을 조르는 모습이 보였다.그들의 방해에 남자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뭐 하는 거야? 꺼져!”문을 지키던 사람이 한마디 했다.“대표님, 어떻게 즐기든 상관은 없지만 사람은 죽이지는 말라고 하셨습니다.”말을 마친 뒤 조심스럽게 문을 닫았다.눈시울이 붉게 물든 강루인은 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만 들렸다. 상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숨을 쉬는 것도 점점 줄어들었다. 할머니 모습이 다시 눈앞에 아른거렸다.숨이 끊어지기 직전, 목을 속박하던 줄이 풀리며 드디어 숨을 쉴 수 있게 되었다. 바닥에 엎드려 목을 움켜쥐고 격하게 기침했다.바로 그 순간 남자가 강루인의 머리카락을 힘껏 잡고 침대 쪽으로 끌고 갔다.상대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기력이 거의 다 바닥났음에도 강루인은 끝없이 저항했다. 끌려가는 와중에 탁자 위에 놓인 재떨이를 손에 쥐었다.남자가 강루인을 침대에 눕히려는 찰나 강루인은 젖 먹던 힘을 다해 다시 남자의 머리를 내리쳤다.자신의 손아귀에서 반쯤 죽은 듯했던 강루인이 여전히 힘을 낼 줄은 남자도 몰랐다.강루인은 목숨을 걸고 연달아 머리를 내리쳤다. 상처가 벌어진 곳에 피가 흘러내리면서 남자의 얼굴 반쪽을 붉게 물들였다.“죽어, 다 죽어버려...”남자는 예상치 못했던 폭행에 억지로 몸을 가눴다. 강루인은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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