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한테는 이제 너희 남매 둘밖에 없어. 너희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나는 더는 살아갈 의미가 없거든.”주영도는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앞으로 손주도 보셔야죠. 그러니까 괜한 걱정은 하지 마세요.”그의 말에 박정금은 순간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고 잠시 침묵 끝에 가까스로 감정을 추스른 채 입을 열었다.“너 정말 강루인이랑 끝까지 얽혀 살 생각이니?”강루인이 밖에서 일으킨 문제들을 그녀 역시 잘 알고 있었다.먼저 칼을 뽑은 쪽이 누구였든 결국 황씨 가문의 아들은 죽었고 그 목숨은 강루인의 손에서 끊어졌다.황씨 가문 자체는 그다지 두려워할 것이 없었지만 그 집안의 사위만큼은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인물이었다.지금 주영도가 강루인을 곁에 붙잡아 두는 것은 결국 스스로 화근을 끌어안는 것과 다름없었고, 그것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거대한 화근이었다.주영도는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어머니, 제 결정은 단 한 번도 바뀐 적 없어요.”강루인은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줄곧 그의 아내로 남을 사람이었다.박정금은 어두운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지금의 너희는 어울리지 않아.”그녀는 예전에도 두 사람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확신이 더욱 단단해져 있었다.강루인은 앞으로도 그에게 끝없는 골칫거리만 안겨줄 뿐이었다.그러나 주영도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저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그 말을 끝으로 그는 더 이상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채 곧바로 차에 올라 본가를 떠났다.선샤인 빌리지.이제 이곳은 주영도만 들어갈 수 있고 그 외의 사람은 누구도 나갈 수조차 없는 곳이었다.차에서 내리자마자 그는 무심코 고개를 들어 올렸다.그 순간, 주영도의 시선에는 2층 발코니에 앉아 있는 강루인이 한눈에 들어왔다.매일 상처 소독과 붕대 교체를 해야 했기에 그녀는 늘 헐렁하고 입고 벗기 편한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그저 평범한 원피스였지만 그는 보는 것만으로도 어딘가 고요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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