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全部章節:第 611 章 - 第 620 章

629 章節

제611화

“엄마한테는 이제 너희 남매 둘밖에 없어. 너희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나는 더는 살아갈 의미가 없거든.”주영도는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앞으로 손주도 보셔야죠. 그러니까 괜한 걱정은 하지 마세요.”그의 말에 박정금은 순간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고 잠시 침묵 끝에 가까스로 감정을 추스른 채 입을 열었다.“너 정말 강루인이랑 끝까지 얽혀 살 생각이니?”강루인이 밖에서 일으킨 문제들을 그녀 역시 잘 알고 있었다.먼저 칼을 뽑은 쪽이 누구였든 결국 황씨 가문의 아들은 죽었고 그 목숨은 강루인의 손에서 끊어졌다.황씨 가문 자체는 그다지 두려워할 것이 없었지만 그 집안의 사위만큼은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인물이었다.지금 주영도가 강루인을 곁에 붙잡아 두는 것은 결국 스스로 화근을 끌어안는 것과 다름없었고, 그것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거대한 화근이었다.주영도는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어머니, 제 결정은 단 한 번도 바뀐 적 없어요.”강루인은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줄곧 그의 아내로 남을 사람이었다.박정금은 어두운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지금의 너희는 어울리지 않아.”그녀는 예전에도 두 사람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확신이 더욱 단단해져 있었다.강루인은 앞으로도 그에게 끝없는 골칫거리만 안겨줄 뿐이었다.그러나 주영도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저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그 말을 끝으로 그는 더 이상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채 곧바로 차에 올라 본가를 떠났다.선샤인 빌리지.이제 이곳은 주영도만 들어갈 수 있고 그 외의 사람은 누구도 나갈 수조차 없는 곳이었다.차에서 내리자마자 그는 무심코 고개를 들어 올렸다.그 순간, 주영도의 시선에는 2층 발코니에 앉아 있는 강루인이 한눈에 들어왔다.매일 상처 소독과 붕대 교체를 해야 했기에 그녀는 늘 헐렁하고 입고 벗기 편한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그저 평범한 원피스였지만 그는 보는 것만으로도 어딘가 고요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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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2화

황씨 가문이 강루인을 향해 움직인 것은 주영도의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다음 날 아침, 강루인이 아직 잠에서 깨기도 전에 선샤인 빌리지 밖에서는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하지만 그 소음이 방 안까지 들릴 리는 없었다.그녀를 깨운 건 밖의 소란이 아닌 주영도의 문 두드리는 소리였다.잠옷 차림으로 문을 연 강루인은 아직 잠이 덜 깬 듯 나른한 기색을 띠고 있었다.그러나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진경자가 아닌 주영도라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 그녀의 표정은 순식간에 차갑게 가라앉았다.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눈빛은 분명히 무슨 일이냐고 묻고 있었다.주영도는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경찰이 황재빈 사건 때문에 여기까지 찾아왔어.”그의 말에 강루인은 잠시 멈칫거렸지만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이미 황재빈이 죽었다는 사실을 주영도에게서 들었던 것이다.그러니 경찰이 찾아오는 것도 이상할 게 없었다.강루인은 아무 말 없이 몸을 돌려 방 안으로 들어가 씻은 뒤 옷을 갈아입었다.그녀가 다시 방문을 열었을 때 주영도는 여전히 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단정히 옷을 갈아입고 나온 강루인을 바라보던 그는 무심코 손을 뻗어 그녀의 볼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려 했다.하지만 주영도의 손끝이 닿기도 전에 강루인은 몸을 뒤로 젖혀 피했다.손은 허공에 멈췄지만 그는 아무렇지 않은 척 천천히 손을 거둬들이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이미 변호사는 준비해 뒀어. 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 전부 그 사람이 처리할 거야.”강루인은 여전히 침묵을 유지한 채 그를 스쳐지나가 그대로 계단 쪽으로 걸어갔다.주영도는 경찰이 강루인을 데려가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집 안으로 들이는 것만은 허락하지 않았다.하여 경찰들은 모두 대문 밖에서 기다려야만 했다.강루인은 경찰차에 타지 않았고 그가 따로 준비한 차량에 올랐다.주영도 역시 동행했다.경찰서로 향하는 내내 그는 마치 아이를 걱정하는 어머니처럼 끊임없이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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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3화

이미 변해버린 양동운의 모습을 바라본 주영도의 마음은 복잡하게 뒤엉켰다.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오며 그는 진심으로 양동운을 친구로 여겨 왔다.하지만 주영도는 그가 마지막 선을 넘어 버린 후에야 결코 자신을 친구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주영도는 냉정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너에게 남아 있던 정은 이제 다 끝났어.”짧은 한마디였지만 그 의미는 분명했다.또 한 번 선을 넘는다면 그는 더 이상 봐주지 않겠다는 뜻이었다.양동운 역시 그 뜻을 모를 리 없었다.그는 입꼬리를 천천히 끌어올리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그러나 그 웃음에는 서늘한 독기가 배어 있었다.“참 의외네. 여자 하나 때문에 너랑 이런 사이가 될 줄은 몰랐거든. 쓰레기 같은 여자를 네가 이렇게까지 감싸주다니. 주영도, 너 언제부터 강루인처럼 그렇게 싸구려가 된 거야?”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주영도의 주먹이 그의 얼굴을 강타했다.“양동운, 체면 봐줄 때 적당히 해라.”양동운은 천천히 고개를 돌리더니 엄지손가락으로 터진 입가의 피를 닦아내고 바닥에 침을 뱉어냈다.그리고 고개를 들어 섬뜩할 만큼 차가운 눈빛으로 주영도를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그래? 네가 체면을 봐줬어? 어디 한 번 두고 보자. 나중에 네가 어떻게 내 체면을 짓밟을 수 있을지.”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그는 휠체어에 앉은 채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강루인이 들어간 지 벌써 두 시간이 지났다.밖에서 기다리고만 있던 주영도는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결국 그는 밖으로 나가 담배를 꺼내 물고 억지로 끓어오르는 감정을 눌러 담았다.세 시간이 지나자 드디어 안쪽에서 움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하지만 문을 열고 나온 사람은 그가 기다리던 사람이 아니었다.강루인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고 최지호 혼자 나온 것이다.주영도는 미간을 깊게 찌푸리며 물었다.“강루인은?”최지호는 어둡게 가라앉은 표정으로 사실대로 말했다.“임시 구금됐어.”알고 보니 양동운이 황씨 가문 쪽에 들러붙어 거짓 증언을 했고 강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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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4화

양씨 가문이 결코 만만한 상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약점 하나 없는 철옹성도 아니었다.양동운이 거짓 증언을 할 수 있다면 주영도 역시 증거를 내놓을 수 있었다.그는 곧바로 양씨 가문의 불법·위법 행위와 관련된 자료들을 제출했고 그로 인해 양씨 가문 전체가 거센 논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어느 기업이든 티 하나 없이 깨끗할 수는 없을 것이다.겉으로는 깨끗해 보이지만 속에는 드러낼 수 없는 추악함이 숨어 있기 마련이다.양성모는 주영도가 이런 방식으로 뒤통수를 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가 이미 양씨 가문의 내부에까지 손을 뻗어 놓았다는 사실이었다.주영도와 양동운 사이의 형제 같은 우정은 생각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순수하지만은 않았던 모양이었다.양씨 가문의 기밀을 손에 넣으려면 하루아침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그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치밀하게 접근해 왔다는 뜻이었다.주영도의 암중공작으로 인해 양 회장과 양정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그들은 연이어 터지는 문제들을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었다.양동운은 자신이 형제처럼 믿어온 친구가 오래전부터 가문의 기업을 노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주영도의 인간성에 대해 분노를 금치 못했다.주영도는 자신의 인맥을 동원해 강루인에게 독방을 마련해 주고는 안쓰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걱정하지 마. 곧 여기서 꺼내 줄게.”하지만 정작 구금된 당사자인 강루인은 오히려 담담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주영도의 말을 들었음에도 그녀는 마치 외부 세계와의 연결이 완전히 끊어진 사람처럼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화조차 내지 않는 강루인의 모습에 그는 답답함을 참을 수가 없어 충동적으로 그녀의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강루인, 잘 들어. 절대 널 여기 이렇게 혼자 두지 않을 거야. 내가 꼭 데리러 올 테니까 기다려.”주영도의 손은 크고 따뜻했다.평범한 사람이라면 그 온기에서 안전감을 느꼈을지도 모르지만 강루인은 아무런 느낌이 없었고 오히려 소름 끼칠 만큼 차갑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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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5화

주영도는 왜 이런 사람으로 바뀐 걸까?평소 같았으면 니코틴이 폐 깊숙이 스며들어 조금은 진정되었을 감정이 오늘만큼은 오히려 더 답답하게만 느껴졌다.주영도는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강루인을 더 이상 두 번째 선택지로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그는 자신이 왜 이렇게 초조하고 답답한 것인지 알고 있었다.강루인을 향한 죄책감 때문이었다.주영도는 남편으로서 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했고 아버지로서 감당해야 할 의무도 완성하지 못했다.강루인과 아이가 겪었던 고통, 흘렸던 눈물과 상처, 그 모든 것은 결국 자신의 무능이 만들어 낸 결과라고 생각했다.전부 그의 잘못이었다.주세웅과의 통화는 오히려 주영도의 결심을 더욱 굳게 만들었다.그는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주영도는 바로 황선희를 찾아갔다.하지만 황선희는 그를 만날 생각이 없었다.예상했던 반응에 주영도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그는 준비해 온 봉투 하나를 꺼내 문 앞 경호원에게 건네며 황선희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다.사건이 터진 뒤에도 주영도는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그는 황재빈쪽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대비책을 마련해 두고 있었다.사생활이 문란하기로 소문난 황재빈의 몸에는 온갖 더러운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누군가 뒤에서 증거를 지우고 수습해 준다고 해도 그가 새로 사고를 치는 속도를 따라갈 수는 없었다.아무리 뒤처리를 한다고 해도 결국 깨끗하게 덮어지지 않았다.황재빈의 죄는 단순한 성범죄나 학대 수준에 그치지 않았다.그의 손에 목숨을 잃은 여성도 있었고 강간 범죄 역시 셀 수 없이 많았다.그뿐만이 아니었다.그는 마약에까지 손댔고 더 심각한 것은 밀수와 마약 유통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었다.말 그대로 황재빈은 걸어 다니는 형법서와 다름없었다.그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새로운 범죄가 따라붙는 수준이었다.잠시 후, 봉투를 들고 들어갔던 경호원이 나오더니 말했다.“따라오시죠.”예상했던 결과였다.주영도는 차에서 내리더니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노윤환도 뒤따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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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6화

대외적으로 황선희는 자식이 없는 여자였고 조카 황재빈을 친아들처럼 아끼며 키워왔다.모두가 그렇게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달랐다.사실 황선희에게는 대리모를 통해 얻은 친아들이 있다.기현우는 선천적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기에 자신의 아내가 아이를 낳는 것을 허락할 리 없었다.황선희는 기현우라는 거대한 권력을 얻기 위해 자신에게 잔인할 만큼 철저했다.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증명하기 위해 직접 난소를 적출했고 똑같이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 된 것이다.그리고 그 사실을 빌미로 오빠에게서 돈을 받아 앞길을 개척했고 권세 있는 집안의 안주인이 되겠다는 자신의 욕망을 채워 왔다.물론 그녀 덕분에 황씨 가문 역시 엄청난 이익을 얻었다.기현우라는 든든한 배경을 등에 업은 황씨 가문의 사업은 날이 갈수록 확장되었고 그들이 쥔 권력과 영향력 역시 점점 더 커져만 갔다.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된 여동생이었기에 황선희의 오빠 역시 진심으로 그녀를 도와주었다.어차피 자기 아들이 훗날 황선희에게 남은 유일한 혈육이 될 터였다.따라서 황선희가 쌓아 올린 재산과 권력 그 모든 것들이 결국 자기 아들에게 돌아갈 것이 분명했기에 그는 그녀를 지원하는 데에 있어서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주영도는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만약 당신 남편과 오빠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떨까요? 당신이 숨겨둔 아들에게 황씨 가문의 재산과 기현우 위원님의 권력을 물려줄 생각이었다는걸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황선희는 불임 수술을 받기 전 미리 난자를 채취해 두었다.그리고 적절한 시기를 노려 해외에서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얻었다.그렇게 태어난 아들은 어느덧 열여덟 살이 되어 있었다.이 사실은 그녀가 감쪽같이 숨겨 온 비밀이었다.주영도 역시 그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다.황선희의 얼굴은 순식간에 어둡게 가라앉았다.만약 기현우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는 분명 이혼을 요구할 것이다. 설령 이혼까지 가지 않는다고 해도 더는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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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7화

교도관의 행동에 무표정이었던 강루인의 속눈썹은 미세하게 떨렸다.그녀는 다시 천천히 고개를 들어 교도관을 바라보았다.교도관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얼른 드세요. 이따가 와서 식판 치울 겁니다.”빨리 확인해 보라는 신호였다.교도관이 서서히 멀어지자 강루인은 그제야 몸을 숙여 바닥에 떨어진 종이쪽지를 집어 들었다.식판을 챙겼지만 그녀는 곧장 식사부터 한 것이 아니라 먼저 쪽지를 펼쳐보았다.뜻밖에도 쪽지를 보낸 사람은 주세웅이었다.강루인의 잔잔하던 눈동자에 처음으로 미세한 파문이 일었다.주세웅의 생각 역시 박정금과 다르지 않았다.그녀를 이곳에서 빼내 멀리 떠나보내려는 것이었다.하나같이 마음만은 잘 통하는 사람들이었다.강루인은 조용히 쪽지를 접어 챙겨 넣었다.잠시 흔들렸던 그녀의 표정은 이내 원래대로 돌아갔고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그러고는 식판을 끌어당겨 아무런 맛도 느껴지지 않는 음식을 기계적으로 먹고 있었다.황선희와의 협상을 끝낸 주영도는 곧장 강루인을 찾아왔다.“저녁은 먹었어?”“내가 보내준 약은 발랐고?”끊임없이 이어지는 그의 관심에 강루인은 감동은커녕 짜증만 느껴졌다.그 감정은 고스란히 얼굴에 드러났다.주영도는 그녀의 노골적인 태도를 보며 가슴이 저렸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상처를 준 사람이 바로 자신이었으니 강루인이 미워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주영도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테이블 위에 놓인 그녀의 손을 잡으려 했다.하지만 그의 손끝이 닿기도 전에 강루인은 재빨리 손을 거두어 접촉을 피했다.허공에 남겨진 자신의 손을 바라보던 주영도는 실망감에 표정이 어두워졌지만 애써 웃으며 말했다.“조금만 더 기다려. 곧 데리고 나갈게.”강루인의 표정은 여전히 담담했고 목소리 역시 무심했다.“할 말 다 끝났어?”주영도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강루인, 내가 말했잖아. 앞으로는 내가 널 지킬 거라고.”그는 예전에 있었던 그런 일들이 다시는 일어나게 하고 싶지 않았다.주영도의 진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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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8화

새벽녘, 고요하던 교도소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잠시 후 한 수감 실의 문이 급하게 열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강루인이 사람들에게 들려 나왔다.그리고 곧바로 구급차에 실려 이송되었다.구급차의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가 교도소 밖에 울려 퍼지며 적막한 밤하늘을 갈라놓았다.같은 시각, 선샤인 빌리지에서 주영도는 악몽에 시달리다 갑작스럽게 눈을 떴다.늦가을의 밤공기는 제법 차가웠지만 주영도의 등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그는 침대 머리맡에 놓인 담배와 라이터를 집어 들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천천히 연기를 들이마시자 니코틴이 폐 속으로 깊숙이 스며들며 악몽이 남긴 불안과 초조함을 조금씩 가라앉혀 주었다.주영도는 침대 머리에 등을 기댄 채 앉아 있었다.짙게 가라앉은 눈빛은 어둠 속에 잠겨 있었고 손가락 사이에 끼워진 담배 끝의 불빛만이 희미하게 밝아졌다가 꺼지기를 반복했다.어떤 꿈을 꿨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하지만 꿈속에서 느꼈던 그 불길한 두려움과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만은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심장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뛰고 있었다.담배 한 개비를 끝까지 태우고 나서야 답답하던 그의 가슴은 조금씩 누그러들기 시작했다.그때 고요하기만 하던 침실에 갑자기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려 퍼졌다.정적을 찢고 들어온 날카로운 벨 소리에 주영도의 심장은 순간 철렁 내려앉았다.그는 휴대전화 화면에 뜬 발신자를 확인한 뒤 미세하게 미간을 찌푸렸다.노윤환이었다.별일이 없다면 그가 새벽 시간에 전화를 걸 리 없었다.통화가 연결되자마자 노윤환의 다급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터져 나왔다.“대표님, 교도소 쪽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사모님께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합니다.”담배를 비벼 끄려던 주영도의 손끝이 순간 떨리더니 뜨거운 담뱃재가 손등 위로 떨어졌다.하지만 그는 그 열기조차 느끼지 못한 채 순간 몸이 굳어 버렸다.머릿속은 새하얗게 흐려졌고 상황을 이해하는 데조차 한 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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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9화

고속도로를 달려 주영도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새벽녘이었지만 도로 주변은 수많은 사람으로 에워싸고 있었다.구급차와 경찰차의 경광등이 밤하늘을 밝히고 곳곳에 설치된 조명까지 더해져 현장은 낮처럼 밝았다.그러나 주영도의 눈에는 그 모든 빛이 들어오지 않았고 온통 칠흑 같은 어둠뿐이었다.마치 한 치 앞조차 보이지 않는 깊은 암흑 속에 홀로 내던져진 듯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조차 보이지 않았다.그는 가로막고 있는 사람들 사이를 거칠게 밀치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다.“비켜! 다들 꺼지라고!”주영도의 거친 행동에 밀쳐진 사람들은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며 한마디하려 했지만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하고 넋이 나간 듯한 그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모두 말을 삼켰다.심지어 한 걸음씩 물러나며 길을 내주었다.주영도가 무너진 난간 쪽에 다가가기도 전에 현장을 통제하던 경찰이 앞을 가로막았다.“뒤로 물러나십시오. 이곳은 출입 통제 구역입니다.”“비켜!”주영도는 눈앞의 경찰을 안중에도 두지 않은 채 거칠게 밀어내고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예상치 못한 힘에 밀린 경찰은 바로 표정을 굳혔고 그를 제압하려 했다.그때 노윤환이 급히 달려와 입을 열었다.“대표님, 제발 진정하세요.”그는 한편으로는 주영도를 진정시키고 있었고 또 한편으로는 경찰에게 그의 신분을 설명했다.처음에는 흉악한 표정으로 대응하던 경찰은 주영도의 신분을 확인한 뒤 태도를 한결 누그러뜨렸다.그리고 구조 작업 중에 방해하면 안 되니 잘 통제하고 있으라고 신신당부했다.노윤환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보장했지만 그 약속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주영도는 이미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 상태였다.그의 머릿속에는 강루인이 강으로 떨어졌으니 그녀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주영도는 마치 미쳐 날뛰는 황소와도 같아 노윤환의 힘으로는 통제할 수 없었다.그때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노윤환의 손바닥이 주영도의 뺨에 그대로 멈췄고 그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노윤환은 이미 얼얼하게 마비된 손을 쥐었다 폈다 반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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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시간은 곧 생존 가능성을 의미했다.구조가 늦어질수록 살아 있을 확률은 점점 더 낮아졌다.구급차 운전기사와 의료진은 이미 구조되었고 동행했던 경찰까지도 무사히 올라온 상황이었다.하지만 강루인만 아직 발견되지 않았고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은 채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처음에는 노윤환의 말에 겨우 진정을 되찾는 듯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주영도는 점점 더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변해갔다.마치 이성을 잃은 들짐승처럼 누구의 말도 들리지 않았고 어떤 위로도 그에게 와닿지 않았다.이대로라면 강루인의 상황은 결코 좋지 않고 생존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것을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은 알고 있었다.하지만 유독 주영도만이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그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격렬하게 반응했고 끊임없이 추가 구조대를 투입하라고 소리쳤다.노윤환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주영도를 그대로 현장에 보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판단했다.강루인을 찾기도 전에 그가 먼저 무너져 버릴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미 이성을 잃은 주영도는 온몸으로 버티며 아래로 내려가려 했고 노윤환 혼자서는 그 힘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그때 주세웅이 보낸 사람들이 달려와 망설임 없이 그를 기절시켰다.주세웅은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다른 손에는 염주를 천천히 굴리며 끊어진 난간 끝자락에 서 있었다.그는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강물을 어두운 시선으로 오래도록 내려다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강루인의 장례는 성대하게 치를 것이다.”그 말에 노윤환은 가슴 한구석이 답답하게 조여오며 목이 꽉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이렇게 결론을 내려 버려도 되는 건가?’사람은 아직 찾지 못했으니 살아 있을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는 끝내 입 밖에 꺼내지 못한 채 삼키고 말았다.사실 강루인의 결말은 이미 정해졌고 이후로 더는 그런 사람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노윤환의 가슴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먹먹함이 밀려들었다.그는 몇 년을 함께 해 온 사람이 이렇게 하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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