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루인이 하룻밤만 더 버티면 되는 일이었다.그 하루가 지나면 주영도가 모든 문제를 정리한 뒤 직접 그녀를 데리러 갈 예정이었다.그렇게만 됐다면 앞으로는 누구도 함부로 그녀를 건드리거나 괴롭히지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그는 한발 늦은 차이로 강루인을 데려오지 못했다.귓가에 맴도는 주영도의 애틋한 목소리는 구연정의 심장을 날카롭게 후벼 팠고 코끝까지 시큰거렸다.그녀는 그의 옷소매를 움켜쥐고 있던 손에 천천히 힘을 풀더니 조용히 그의 허리를 감싸안았다.“강루인, 너무 보고 싶어. 내 곁으로 돌아오면 안 돼?”“강루인...”결국 참지 못한 구연정은 잠긴 목소리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영도야, 나 연정이야. 강루인이 아니야.”귓가에 맴돌던 속삭임이 순간 끊겨버리더니 그녀는 그의 손에 거칠게 밀려났다.예상하지 못한 힘에 균형을 잃은 구연정은 비틀거리더니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주영도는 미간을 깊게 찌푸리며 물었다.“네가 왜 여기 있어? 당장 나가! 강루인은 널 싫어한단 말이야. 그 사람 앞에 나타나지 마! ”“영도야...”구연정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너무 많은 말을 삼키고 있었다.왜 자신이 떠난 뒤 함께했던 약속은 잊은 채 다른 여자와 결혼했는지.왜 강루인이 떠난 뒤에야 모든 것을 잃은 사람처럼 무너져 내렸는지.그녀는 모든 것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했고 그 억울함과 원망은 오랜 세월 동안 가슴 깊은 곳에 응어리처럼 쌓여 있었다.자신과 함께했던 수많은 시간마저 그녀는 문득 의심스러워졌다.구연정은 바닥에서 비틀거리며 일어서더니 충동적으로 주영도에게 다가가 그의 목을 끌어안은 채 망설임 없이 입술을 맞췄다.“영도야, 날 밀어내지 마. 그럼 내가 너무 힘들어.”실내의 조명은 희미하고 따뜻했다.구연정의 입맞춤은 점점 흐트러지고 조급해졌다.마치 그동안 쌓여 온 서러움과 미련, 그리고 미처 전하지 못한 감정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려는 듯했다.“강루인은 이제 이 세상에 없잖아. 우리 다시 시작하면 안 될까? 네가 오 년 동안 다른 여자랑 살아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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