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621 - チャプター 629

629 チャプター

제621화

최지호가 입술만 달싹거리고 말을 내뱉기도 전에 함지율이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아무 말도 하지 마! 너 지금 날 속이는 거지? 거짓말하는 거잖아! 그런 거지?”함지율은 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를 거칠게 밀쳐 내고 그대로 밖으로 뛰어나갔다.“어디 가려고?”최지호는 급히 뒤따라가 비틀거리는 그녀를 붙잡으며 물었다.함지율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루인이 찾으러 가야 해. 절대 그럴 일 없어.”최지호는 말없이 그녀의 맨발을 내려다보더니 이내 허리를 굽혀 신발을 신겨 주었다.그리고 결국 함지율을 데리고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구조대는 아직 철수하지 못한 채 현장에 남아 있었고 강루인의 시신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었다.다리에 힘이 풀린 함지율은 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그대로 무릎이 꺾여 바닥에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만약 최지호가 옆에서 그녀의 몸을 붙잡아 주지 않았다면 제대로 걸어오지도 못했을 것이다.겨우 버티고 서있던 함지율은 고개를 들어 수색 중인 보트와 구조 인력들을 보더니 목구멍이 바짝 조여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최지호의 팔을 붙잡은 그녀의 손끝에는 핏기가 사라질 정도로 힘이 들어갔다.“저 사람들 지금 뭐 하는 거야?”최지호는 바짝 마른 입술을 적시더니 입을 열었다.“강루인 씨의 시신을 아직 찾지 못해서...”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함지율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그 입 닥쳐! 우리 루인이는 멀쩡하게 살아 있단 말이야! 그런데 무슨 시신이야! 그런 말 하지 마!”그녀는 곧바로 최지호의 옷깃을 거칠게 움켜쥐며 물었다.“주영도 때문이지? 그 인간이 루인이를 어딘가에 가둬 놓은 거지? 그리고 이런 쇼를 하는 거잖아! 맞지?”그는 함지율의 허리를 감싼 손을 쉽게 놓지 못했다.손을 떼는 순간 그녀가 중심을 잃고 그대로 쓰러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아침에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자신 역시 도저히 믿을 수 없었기에 최지호는 어떻게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할지 알 수 없었다.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히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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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2화

뒤에 서 있던 최지호는 주영도에게 밀려 넘어질 뻔한 함지율을 가까스로 받아 냈다.하지만 함지율은 조금도 위축되지 않았다.오히려 눈에 서린 분노가 더욱 짙어졌다.그녀는 자신을 붙잡고 있던 최지호를 거칠게 밀쳐 내더니 다시 주영도 앞으로 달려들었다.“그래? 그럼 어디 한 번 죽여 봐!”함지율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당장 죽여 보라고!”“하찮은 놈이 지금 어디서 순정남 행세를 하고 있어!”“루인이가 겪은 모든 고통과 괴로움은 전부 너 같은 새끼 때문이야. 왜 너 같은 인간쓰레기는 아직도 멀쩡히 살아 있는 건데? 죽어야 할 사람은 너잖아! 네가 죽었어야 했다고! 넌 왜 아직도 살아 있는 건데!”주영도의 눈빛은 음산하게 가라앉아 있었다.하지만 함지율은 그 시선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깊은 증오를 담아 그를 노려보았다.그리고 또다시 손을 들어 망설임 없이 뺨을 후려쳤다.“뭘 쳐다봐, 이 개새끼야! 넌 네 옆에 붙어있는 그년이랑 손잡고 지옥으로 떨어져야 해! 인간 말종 같은 새끼! 천벌은 네가 받아야지!”함지율은 정말로 그를 죽이고 싶었다.그녀가 다시 주영도를 향해 주먹과 발을 휘두르려는 순간 최지호가 그녀의 허리를 붙잡아 뒤로 끌어당겼다.그리고 자신의 뒤로 숨긴 뒤 주영도의 앞을 막아섰다.“주영도...”함지율의 얼굴은 분노로 벌겋게 달아올랐고 이성을 잃은 듯 소리를 질러대더니 팔과 다리를 허공에 휘저으며 여전히 주영도를 향해 달려들려 했다.“이거 놔! 내가 오늘 저 새끼 죽여 버릴 거야!”주영도는 칠흑처럼 깊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함지율을 똑바로 노려보고 있었다.두 사람은 당장이라도 서로를 죽일 기세였다.최지호는 두 사람 사이에 끼어 한 손으로는 함지율을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주영도의 어깨를 누르며 입을 열었다.“둘 다 진정해. 지금은 이렇게 싸울 때가 아니야.”“비켜!”주영도 역시 함지율을 향한 분노가 극에 달해 있었다.계속해서 강루인이 죽었다고 말하는 그녀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이다.최지호는 그야말로 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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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화

구연정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주영도가 다시 입을 열었다.“내 휴대전화 줘.”구연정이 다급하게 말했다.“영도야,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어. 너 지금은 안정을 취해야 하고 무리하면...”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주영도는 냉정한 눈빛으로 목소리를 가라앉히며 말했다.“휴대전화 가져와.”구연정은 결국 그의 압박을 버티지 못하고 입술을 깨물며 주머니에 있던 휴대전화를 건네주었다.주영도는 휴대전화를 받아 들자마자 노윤환에게 전화를 걸었다.짧은 통화연결음과 함께 통화가 연결되었다.“네, 대표님.”주영도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사람은 찾았어?”그 말이 떨어지자 노윤환은 잠시 멈칫거렸다.주영도는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내가 지금 묻잖아! 사람은 찾았냐고?”노윤환은 끝내 사실대로 말했다.“사모님 장례식이 강씨 가문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회장님 지시입니다.”그는 주영도가 알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그 말이 끝나자 전화기 너머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쥐 죽은 듯 고요했다.한참이 지나서야 주영도는 겨우 정신을 되찾고 당장이라도 폭풍이 쏟아질 듯 냉정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뭐라고?”노윤환은 숨을 고르며 최대한 침착하게 상황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시 설명했다.그는 수화기 너머에서도 주영도의 분노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그러나 노윤환도 어쩔 수 없었다.강루인의 장례식은 주세웅의 지시로 결정된 일이었고 강규덕까지 협조하니 따를 수밖에 없었다.주영도의 주변에는 서늘한 기운이 짙게 내려앉았다.그는 통화를 끊자마자 손등에 꽂혀 있던 수액 바늘을 거칠게 뽑아 버렸다.바늘이 빠지며 순간 핏방울이 함께 튀어 올랐다.“영도야, 지금 뭐 하는 거야?”구연정이 너무 놀라 막으려 했지만 주영도가 바늘을 빼는 속도를 이길 수가 없었다.그가 이불을 걷어내고 침대에서 내리려 하자 구연정은 앞을 가로막으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뭐 하는 거야? 의사 선생님 말씀 못 들었어? 너 지금 몸 상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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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4화

“주 서방, 자네 왔나.”강규덕의 눈빛에도 짙은 상심이 어려 있었다.그 역시 오늘 새벽에야 강루인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처음 연락받았을 때만 해도 그는 누군가 한밤중에 장난을 치는 줄로 알았다.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주세웅이 보낸 전문 장례팀이 들이닥쳐 그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틈도 없이 장례 절차가 진행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하얀 상복 천이 걸린 집 안에 서 있으면서도 강규덕은 여전히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그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살아 숨 쉬던 딸이 하루아침에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떠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연상미는 강루인의 영정사진을 바라보며 묘한 불쾌함과 소름이 끼치는 기분을 느꼈다.무엇보다 그녀는 강루인의 장례를 치를 생각이 없었고 특히 자기 집에서 치러야 한다는 사실이 도무지 내키지 않았다.연상미는 당장이라도 강규덕 일행을 내보내고 싶은 심정이었다.하지만 주세웅이 직접 보낸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들을 함부로 내쫓을 수는 없었다.그리고 그녀는 따로 걸려 온 주세웅의 전화까지 받았던 터였다.장례를 소홀히 하지 말고 성대하게 치르라는 분명한 지시였다.연상미는 이미 죽은 강루인을 주세웅이 이렇게까지 신경 쓸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강루인의 장례를 이렇게까지 챙기는 걸 보면 앞으로 그 덕을 좀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럼 우리 집안도 조금은 더 봐주겠지?’주영도는 강규덕의 존재조차 의식하지 않은 듯 아무 말 없이 곧장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그때 노윤환이 안쪽에서 모습을 드러냈다.그는 장례 절차가 시작된 순간부터 계속 이곳에서 뒷일을 처리하고 있었고 사고 발생부터 장례 준비까지 이틀 남짓한 시간 동안 눈도 제대로 붙이지 못했다.그의 눈 밑에는 짙은 그늘이 드리워 피로가 얼굴 전체에 그대로 묻어나왔다.“대표님.”주영도는 그를 스쳐지나가 대문을 넘어 안으로 들어섰다.들어서자마자 그의 시선에 들어온 것은 강루인의 영정사진이었다.평소 사진 찍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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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화

“강루인은 안 죽었어. 누가 멋대로 장례를 치르라고 한거야?”사람들은 분노에 휩싸인 주영도를 바라보며 방금까지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버렸다.그가 장례식장을 망가뜨리는 이유는 고인을 편히 보내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이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누가 봐도 주영도는 강루인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한 채 무너지고 있었다.그리고 그 분노는 이미 광기에 가까워져 있었다.노윤환은 미쳐 날뛰는 그의 모습이 낯설지가 않았다.주영도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지금처럼 미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할 정도였다.주영도는 영정사진을 품에 안은 채 사진 속 강루인을 손끝으로 천천히 쓸어내리고 있었다.마치 실제로 그녀를 어루만지듯 눈빛은 깊게 젖어 있었다.“노윤환, 여기 있는 것을 전부 부숴버려! 하나도 남기지 마!”그는 강루인이 이런 불길하고 번잡한 것들에 얽히는 것 자체가 싫었다.노윤환 역시 당황하지도 않았다.어차피 그의 일상은 늘 상반된 지시와 판단 사이에서 끊임없이 충돌하는 것이었기에 결국 무슨 일을 하던 헛수고처럼 느껴지는 날들이 반복될 뿐이었다.힘들어도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렸다.주영도가 이곳을 무너뜨리겠다고 선언했지만 그 누구도 말 한마디를 하지 못했고 강규덕조차 섣불리 나설 수 없었다.결국 현장은 노윤환의 손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뒤늦게 도착한 박정금과 구연정이 마침 주영도가 빈소를 무너뜨리겠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미쳐 날뛰는 아들을 바라보며 박정금은 처음으로 강루인에게 죄책감을 느꼈다.죽은 사람에게는 예를 갖추는 것이 도리라 생각했고 두 사람 사이에 특별한 원한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지금 주영도가 보이는 태도는 이미 떠난 사람조차 편히 두지 않겠다는 듯한 극단적인 태도였다.그녀는 어머니로서 아들의 행동을 도저히 그대로 지켜볼 수는 없었다.도대체 얼마나 큰 원한이 있길래 죽은 사람까지 이렇게 놔주지 못하는 것인지 하는 생각뿐이었다.박정금은 단호하게 목소리를 높였다.“노 비서, 절대 손대지 마!”주영도는 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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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6화

강루인의 빈소는 결국 주영도의 뜻대로 강제로 철거되었다.그는 끝까지 강루인이 살아 있다고 주장하며 그녀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았다.주영도는 고집스럽고 독선적인 성격답게 누구의 말도 들으려 하지 않았고 오직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었다.광기에 가까울 정도로 무너져 내린 그의 모습에 어머니인 박정금조차 어찌할 바를 몰랐다.그녀가 달래도 소용없었고 화를 내도 소용없었다.주영도는 결국 강루인의 영정사진을 품에 안은 채 선샤인 빌리지로 돌아갔다.그가 안고 온 영정사진을 보는 순간 겨우 마음을 가라앉히고 가까스로 눈물을 참아내고 있던 진경자의 눈시울이 또다시 붉어졌다.강루인의 사망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도 그녀는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고 사람이 하루아침에 그렇게 사라질 리 없다고 분명 잘못 들은 것이라고 생각하며 자기 귀를 의심했다.진경자는 그렇게 착하고 젊은 사람이 이토록 허무하게 세상을 떠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생각할수록 가슴이 먹먹해진 그녀는 또다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왜 우세요?”그 모습을 본 주영도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불만 가득한 기색을 드러내며 입을 열었다.“강루인은 안 죽었어요. 그런데 왜 눈물 흘리시는 거예요?”실의에 잠겨 있던 진경자는 순간 숨이 턱 막힌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주영도가 강루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그녀는 그의 날카로운 태도마저 이해하려 애쓰고 있었다.그때 누군가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계단을 내려왔다.주영도의 시선은 곧바로 그쪽으로 향했고 여성용 캐리어를 확인하는 순간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누가 강루인의 물건을 건드리라고 했지?”강루인의 캐리어였다.상대가 아직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진경자가 먼저 설명했다.“사모님의 물건을 전부 정리해서 가져간다고 했어요.”그 사람들은 주영도가 돌아오기 불과 십여 분 전에 들이닥쳤고 진경자가 막아 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그들은 곧장 2층으로 올라가 버렸다.밖의 보안이 어떻게 뚫린 건지,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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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7화

죽었다면 이 세상에 남아 있는 모든 것을 깨끗이 정리해야만 남겨진 사람도 비로소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었고, 그것이 주영도가 해야 할 일이었다.하지만 그는 누군가 강루인의 물건에 손을 대기만 하면 마치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곧장 달려들었다.주세웅이 보낸 사람들은 감히 맞서 싸우지는 못하고 피하거나 일방적으로 얻어맞는 수밖에 없었다.주영도는 말뿐이 아니라 인정사정없이 그대로 행동에 옮겼다.주세웅을 제압해 밖으로 끌어내라는 그의 명령에 주세웅은 결국 사람들에게 붙들려 그대로 끌려 나가고 말았다.도둑을 잡으려면 우두머리부터 잡으라는 말처럼 주세웅이 끌려 나가자 나머지 사람들도 더는 버티지 못하고 하나둘 자리를 떠났다.친손자에게 쫓겨나듯 끌려 나온 주세웅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금방이라도 욕설이 터질 듯 얼굴을 붉혔다.분노로 들끓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던 노윤환은 뒤에서 식은땀만 흘리고 있었다.주영도가 이토록 완전히 이성을 잃은 모습을 보는 것은 그 역시 처음이었다.공식 구조대는 이미 철수했지만 주영도가 동원한 사람들은 여전히 수색 작업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그는 어둡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노윤환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교도소 CCTV 가져와.”노윤환은 잠시 멈칫했지만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감히 거절하지 못하고 결국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강루인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는 사실을 주영도는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다.평소 그녀는 누구보다 건강했다.그런 사람이 갑자기 쓰러졌다니 믿기지 않았던 것이다.그는 분명히 다른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했다.교도소 CCTV를 확보하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다.결국 노윤환은 여러 경로를 동원해 영상을 손에 넣었다.주영도는 컴퓨터 앞에 앉아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은 채 영상만 들여다보고 있었다.영상 속 교도소 방 안에서 강루인은 대부분의 시간을 마치 인형처럼 조용히 침대 위에만 앉아만 있었을 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식사 시간 외에는 다른 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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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8화

시간이 흐를수록 주영도의 얼굴에는 짙은 음울함만이 더해져 갔다.그는 더 이상 회사에도 나가지 않았고 하루 종일 선샤인 빌리지에 틀어박혀 지냈다.그래야만 강루인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주영도는 두 사람이 함께 잠들었던 침대에 누워 있고, 강루인이 사용했던 생활용품들을 곁에 두고 있었으며 남아 있는 흔적과 향 덕분에 그녀가 아직도 곁에서 떠나지 않았다는 착각에 빠졌다.다만 그 흔적은 거의 맡을 수 없을 정도로 점점 옅어지고 있었다.“아주머니! 아주머니!”주영도는 술병을 끌어안은 채 큰 소리로 외쳤다.급히 계단을 올라온 진경자가 숨을 고르며 물었다.“무슨 일이세요?”“이불 커버 바꿨어요?”진경자는 반달 넘게 한 번도 교체되지 않은 침대 시트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요.”강루인이 사고를 당한 뒤로 그녀가 사용했던 물건들은 누구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었다.진경자 역시 마찬가지였다.잠시라도 손을 대는 순간 주영도는 천지가 뒤집힌 듯 분노하며 마치 그녀가 돌이킬 수 없는 죄라도 저지른 사람처럼 몰아붙였고 당장이라도 물어뜯을 듯 살벌한 기세를 드러내곤 했다.주영도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럼 왜 강루인 냄새가 안 나는 거지?”진경자는 술 냄새를 진하게 풍기고 있는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불평과 걱정이 뒤섞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술 좀 줄이면 다시 맡을 수 있을 거예요.”그녀가 치운 빈 술병만 해도 이미 셀 수 없을 정도였다.주영도는 술병을 품에 꼭 끌어안은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안 돼요. 강루인이 저를 피해 숨어 버렸잖아요. 제가 술에 취해야만 돌아올 거거든요.”진경자는 그의 초췌한 몰골을 바라보며 입술만 달싹일 뿐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예전의 단정하고 품위 있던 주영도의 모습은 이미 찾아볼 수 없었다.수염은 거칠게 자라 있었고 옷은 구겨진 채 아무렇게나 걸쳐져 있었으며 머리카락마저 정돈되지 않아 사방으로 흐트러져 있었다.그 처참한 모습에 그녀의 마음도 무거워졌다.진경자는 지금껏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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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9화

강루인이 하룻밤만 더 버티면 되는 일이었다.그 하루가 지나면 주영도가 모든 문제를 정리한 뒤 직접 그녀를 데리러 갈 예정이었다.그렇게만 됐다면 앞으로는 누구도 함부로 그녀를 건드리거나 괴롭히지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그는 한발 늦은 차이로 강루인을 데려오지 못했다.귓가에 맴도는 주영도의 애틋한 목소리는 구연정의 심장을 날카롭게 후벼 팠고 코끝까지 시큰거렸다.그녀는 그의 옷소매를 움켜쥐고 있던 손에 천천히 힘을 풀더니 조용히 그의 허리를 감싸안았다.“강루인, 너무 보고 싶어. 내 곁으로 돌아오면 안 돼?”“강루인...”결국 참지 못한 구연정은 잠긴 목소리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영도야, 나 연정이야. 강루인이 아니야.”귓가에 맴돌던 속삭임이 순간 끊겨버리더니 그녀는 그의 손에 거칠게 밀려났다.예상하지 못한 힘에 균형을 잃은 구연정은 비틀거리더니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주영도는 미간을 깊게 찌푸리며 물었다.“네가 왜 여기 있어? 당장 나가! 강루인은 널 싫어한단 말이야. 그 사람 앞에 나타나지 마! ”“영도야...”구연정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너무 많은 말을 삼키고 있었다.왜 자신이 떠난 뒤 함께했던 약속은 잊은 채 다른 여자와 결혼했는지.왜 강루인이 떠난 뒤에야 모든 것을 잃은 사람처럼 무너져 내렸는지.그녀는 모든 것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했고 그 억울함과 원망은 오랜 세월 동안 가슴 깊은 곳에 응어리처럼 쌓여 있었다.자신과 함께했던 수많은 시간마저 그녀는 문득 의심스러워졌다.구연정은 바닥에서 비틀거리며 일어서더니 충동적으로 주영도에게 다가가 그의 목을 끌어안은 채 망설임 없이 입술을 맞췄다.“영도야, 날 밀어내지 마. 그럼 내가 너무 힘들어.”실내의 조명은 희미하고 따뜻했다.구연정의 입맞춤은 점점 흐트러지고 조급해졌다.마치 그동안 쌓여 온 서러움과 미련, 그리고 미처 전하지 못한 감정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려는 듯했다.“강루인은 이제 이 세상에 없잖아. 우리 다시 시작하면 안 될까? 네가 오 년 동안 다른 여자랑 살아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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