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노하트의 도움으로 선하윤은 안전 통로의 문을 발견했다.그 시각 7층은 온통 피로 뒤덮여 있었고 노하트는 장화로 피 웅덩이를 밟았다. 피가 괴물의 몸에 닿자 미꾸라지처럼 미끄러워지더니 핏속으로 파고들려 했다.선하윤은 노하트의 등에서 내려와 괴물의 반쪽 머리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괴물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공사팀이 7, 8명 정도 되었는데 각종 도구를 들고 복도에서 쿵쾅거리며 작업했다.그들은 똑같은 노란색 안전모와 유니폼을 착용했고 얼굴도 하나같이 새카매 누가 누군지 분간할 수 없었다.선하윤은 시험 삼아 무리를 향해 소리쳤다.“아빠.”그러자 그들이 커다란 산처럼 그녀를 둘러싸더니 이구동성으로 말했다.“우리 딸, 무슨 일 있어?”검은 얼굴, 똑같은 옷차림이라 전혀 구분할 수 없었다.선하윤은 어이가 없었다.‘좋은 아빠가 이렇게 많지 않은데.’어느덧 5분밖에 남지 않았다. 선하윤은 재빨리 공사팀 사람들을 관찰했다.우선 두 명은 체구가 마르고 가슴이 나온 게 딱 봐도 여성이라 바로 제외했다.아빠는 빚을 갚기 위해 한쪽 팔을 잃었다. 이 중에 팔이 없는 남자가 두 명이었는데 한 명은 왼팔, 다른 한 명은 오른팔이 없었다.‘아빠가 잃은 팔은 어느 쪽이지?’선하윤이 기억을 더듬기 시작했다. 스위트홈 던전에서 거실로 들어갔을 때 아빠는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그녀가 서 있던 각도에서는 아빠의 팔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아빠가 잃은 건 왼팔이었다.선하윤은 거침없이 왼팔이 없는 작업자 앞에 서서 고개를 들고 불렀다.“아빠.”검은 얼굴에 이목구비가 없는 얼굴의 작업자가 멍하니 서 있더니 아빠라는 소리에 고통스럽게 얼굴을 감싸 쥐고 허리를 숙였다.갑자기 얼굴에 수많은 거대한 혹이 돋아났고 그 위로 이목구비가 생겨났다. 첫 번째 던전에서 본 아빠의 얼굴이었다.“딸, 길을 잃었어? 아빠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이제 집에 도착했어.”아빠가 여전히 멍한 표정으로 손을 내밀자 선하윤이 고개를 저었다.“아빠, 집에 안 갈래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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