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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규칙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61 - チャプター 70

100 チャプター

제61화 도와주면 좋은 거 줄게

“만약 내가 안 돌아오면 찾으러 다니지 말고 그냥 이자를 경찰에 넘겨.”선하윤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놀란 문소이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하윤아, 아직 확실하지도 않은데 이렇게 하는 건 너무 위험하지 않아?”“난 내 판단을 믿어.”선하윤은 망설임 없이 안전 통로로 들어갔다.경비원은 보지 못했지만 선하윤은 이 건물에 나타난 낯선 존재가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었다.바로 1층에서 아래로 이어지는 깊고 긴 계단,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그녀의 머리카락을 만진 그자였다.그리고 그 존재는 문소이가 계단을 내려가던 중 선하윤인 척 말을 걸며 손을 잡기도 했다.하지만 계단이 너무 어두워 그 존재의 진짜 모습을 보지 못했다.이 건물이 총 7층이었기에 경비원도 7개 층만 순찰했고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안전 통로로만 오르내리곤 했다.때문에 1층에서 아래로 내려갈 필요가 없으므로 그 계단 자체가 경비원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아직 해가 떠 있어 지체하지 않고 움직인다면 20분 안에 왕복할 수 있을 것이다.2층의 노인들이 복도에 줄지어 서서 괴상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선하윤은 숨을 죽이고 단숨에 그들 사이를 뚫고 지나갔다.계속 내려가자 1층 편의점의 할머니가 핏발이 선 두 눈으로 선하윤을 쳐다봤다.“아가씨, 어딜 그리 급하게 가? 와서 우리 가게 앞 청소 좀 도와주면 안 될까? 저기 쓰레기 더미가 너무 거슬려. 나 혼자서는 도저히 못 할 것 같아서 그래. 도와주면 좋은 거 줄게.”무한 복도 규칙 제9조.[1층에는 편의점이 있습니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살 수 있어요. 돈이 없어도 괜찮으니 편의점 주인에게 문 앞의 쓰레기를 치워주는 것으로 대신하세요. 익숙한 물건을 보더라도 그것은 쓰레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기억하세요.]헬로 머니가 부족하지 않았던 선하윤이 그냥 지나가려던 그때 쓰레기 더미에서 신발 한쪽이 눈에 들어왔다.더럽고 축축한 쓰레기들과 섞여 있었는데 바로 이찬우의 구두였다.선하윤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손목시계를 보면서 머릿속으로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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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손전등에 문제 있어

“할머니, 사람 찾고 싶으면 경비원한테 물어보세요.”선하윤은 이 말을 남기고 안전 통로로 들어갔다. 뒤에서 그녀를 노려보던 할머니의 두 눈에 원한이 가득했다.안전 통로로 들어온 그녀는 손전등을 켰다. 밝은 빛이 칠흑 같은 계단을 환히 비췄다.고개를 들자 천장이 아니라 계단이 보였다. 공간이 뒤틀려 있어 나선형 계단이 아래로 향해 있었다. 이상하게 생긴 계단에 선하윤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손전등의 빛이 흔들리면서 앞길을 밝혔다.쉭.선하윤이 고개를 들고 얼굴을 찌푸렸다.“저기 뭐가 있어.”노하트가 검을 뽑아 던지자 괴물 하나가 벽에 박혔다.반쪽 얼굴을 가진 괴물이 천장의 계단을 기어 다니고 있었던 것이었다.선하윤은 손전등으로 괴물을 비췄다. 몸은 고정되어 있었지만 목을 뱀처럼 길게 뻗어 그녀의 얼굴을 향해 덤벼들었다.“형체가 있는 건 무섭지 않아.”선하윤이 긴 목을 덥석 붙잡았다. 스펀지처럼 부드러운 촉감이었다.“규칙에 손댈 수 없다고 적혀있었더라면 널 찾으러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어. 경비원이 절대 지나가지 않는 곳에 숨었다니. 꽤 똑똑하구나.”쉭.괴물의 얼굴 아래쪽만 인간의 얼굴이었고 위쪽은 칼로 깔끔하게 잘린 듯했는데 안에서 살점이 꿈틀거렸다.“이거 놔... 켁켁... 놔주면 널 밖으로 나가게 해줄게...”선하윤이 과감하게 손을 댔던 건 테스터는 괴물을 제압한 뒤 신고할 수 있다는 규칙 때문이었다.즉 괴물의 공격력이 합리적인 범위 안에 있다는 뜻이었다.게다가 전에 문소이와 함께 계단을 내려가던 중 괴물은 그들의 머리카락을 만졌고 말을 흉내 냈으며 손을 잡고 잘못된 길로 인도하려 했었다. 이는 실체가 있는 괴물이고 만질 수 있다는 말이었다.공격력이 별로고 만질 수 있는 건 둘째 치고 생김새가 참 흉측했다.하지만 선하윤은 전혀 겁먹지 않았다. 괴물이 뭐라고 지껄이든 무시하고 목을 비튼 채 끌고 내려갔다.시간이 촉박하여 한시라도 빨리 문소이에게로 돌아가야 했다.계속 내려간 끝에 마침내 문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안전 통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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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아빠랑 같이 가자

마침내 노하트의 도움으로 선하윤은 안전 통로의 문을 발견했다.그 시각 7층은 온통 피로 뒤덮여 있었고 노하트는 장화로 피 웅덩이를 밟았다. 피가 괴물의 몸에 닿자 미꾸라지처럼 미끄러워지더니 핏속으로 파고들려 했다.선하윤은 노하트의 등에서 내려와 괴물의 반쪽 머리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괴물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공사팀이 7, 8명 정도 되었는데 각종 도구를 들고 복도에서 쿵쾅거리며 작업했다.그들은 똑같은 노란색 안전모와 유니폼을 착용했고 얼굴도 하나같이 새카매 누가 누군지 분간할 수 없었다.선하윤은 시험 삼아 무리를 향해 소리쳤다.“아빠.”그러자 그들이 커다란 산처럼 그녀를 둘러싸더니 이구동성으로 말했다.“우리 딸, 무슨 일 있어?”검은 얼굴, 똑같은 옷차림이라 전혀 구분할 수 없었다.선하윤은 어이가 없었다.‘좋은 아빠가 이렇게 많지 않은데.’어느덧 5분밖에 남지 않았다. 선하윤은 재빨리 공사팀 사람들을 관찰했다.우선 두 명은 체구가 마르고 가슴이 나온 게 딱 봐도 여성이라 바로 제외했다.아빠는 빚을 갚기 위해 한쪽 팔을 잃었다. 이 중에 팔이 없는 남자가 두 명이었는데 한 명은 왼팔, 다른 한 명은 오른팔이 없었다.‘아빠가 잃은 팔은 어느 쪽이지?’선하윤이 기억을 더듬기 시작했다. 스위트홈 던전에서 거실로 들어갔을 때 아빠는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그녀가 서 있던 각도에서는 아빠의 팔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아빠가 잃은 건 왼팔이었다.선하윤은 거침없이 왼팔이 없는 작업자 앞에 서서 고개를 들고 불렀다.“아빠.”검은 얼굴에 이목구비가 없는 얼굴의 작업자가 멍하니 서 있더니 아빠라는 소리에 고통스럽게 얼굴을 감싸 쥐고 허리를 숙였다.갑자기 얼굴에 수많은 거대한 혹이 돋아났고 그 위로 이목구비가 생겨났다. 첫 번째 던전에서 본 아빠의 얼굴이었다.“딸, 길을 잃었어? 아빠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이제 집에 도착했어.”아빠가 여전히 멍한 표정으로 손을 내밀자 선하윤이 고개를 저었다.“아빠, 집에 안 갈래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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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난 괜찮으니까 네가 가

경찰이 기록을 마친 뒤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증인 한 분이 경찰서에 가서 진술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둘 중 어느 분이 가실 건가요?”“한 명만 가야 하나요? 왜 두 명은 안 되죠?”문소이는 경찰과 함께 나가면 무한 복도를 나갈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생존 앞에서 모든 감정은 뒷전이 된다.경찰이 눈살을 찌푸렸다.“업무 규정상 증인은 한 분만 데려갈 수 있습니다. 알아서 결정하세요. 오래 기다리지 않을 겁니다.”문소이는 만약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떠나는 건 무조건 그녀여야 한다고 생각했다.눈앞의 선하윤은 검은 긴 머리를 풀어헤쳤고 그 어느 때보다도 냉정하고 침착했다.지금까지 선하윤의 지혜와 결단력이 그녀를 수없이 구해줬고 새로 만난 친구이자 믿을 만한 팀원이었다.조금 전까지 함께 탈출을 모색하던 두 사람은 이제 생사를 건 대립에 놓였다.문소이가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주머니 안에 커터 칼이 숨겨져 있었다.“하윤아, 진술서를 한 명만 가서 작성하면 된다는데 어떡해?”나긋나긋하기 그지없는 목소리였다.하지만 선하윤은 그녀가 고개를 숙인 순간 눈빛에 스쳐 지나간 살의를 놓치지 않고 포착했다. 알면서 일부러 물은 것이었다.문소이는 칠흑 같은 안전 통로에서 홀로 괴물의 유인을 뿌리치고 그녀를 찾아냈다. 절대 보이는 것처럼 순진하고 어리석지 않았다.선하윤의 두 눈에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난 괜찮으니까 네가 가.”“뭐?”문소이가 놀란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목구멍에 뭔가 걸린 것처럼 하려던 말들이 나오지 않았다.생사를 건 전투가 벌어질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선하윤이 선뜻 포기했다.“왜?”문소이의 앞머리가 눈을 가렸다. 낮게 중얼거리다 더는 숨기지 않았다.“마지막 단계까지 왔는데 왜 나한테 양보해?”“널 친구로 생각했으니까. 한 명만 나갈 수 있다면 그게 너였으면 좋겠어.”선하윤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나가면 이 사람한테 전화해줘. 내가 곧 곁으로 간다고.”선하윤은 대충 번호를 적어 문소이에게 건넸다.문소이의 얼굴이 일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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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너도 탈출한 거야?

열쇠의 뾰족한 끝이 벽에 닿은 순간 원래의 벽에 붉은 문이 나타났다. 문을 열자 바깥세상이 펼쳐졌다.아빠는 문 안쪽에 서서 선하윤에게 손을 흔들었고 선하윤은 문밖에 서서 며칠간 갇혀있었던 건물을 다시 쳐다봤다.7층짜리 낡은 아파트가 시대에 버려진 듯 외롭게 서 있었다.입구의 우편함은 이미 녹슬었고 외벽에는 신문 한 장이 붙어 있었다.[사이비 종교 의식 만연, 다수 소녀 실종. 알고 보니 소녀들을 오통신에게 제물로 바친 거상.][계명 호텔 프로젝트 폭망, 본전도 찾지 못한 투자자들. 피땀 흘려 번 돈 누가 책임지나?][연쇄 살인범 본 시로 도주. 시민들 안전에 주의 요망.][노인 합창단 창단 10주년, 이번 주 기념행사 개최.][날씨가 건조하니 화재에 주의하세요.]...바람이 휙 불자 느슨하게 붙었던 신문이 떨어져 안개가 자욱한 하늘에서 둥둥 떠다녔다.선하윤은 차들이 오가는 거리를 멍하니 쳐다봤다. 전봇대에 실종자 전단지가 빼곡했고 길가 광고판에서는 누군가의 실종 소식이 끊임없이 나왔다.위어드가 부활하면서 현실 세계와 이면 세계가 교차하기 시작했다.선하윤이 주머니를 뒤졌는데 사라졌던 핸드폰이 다시 나타났고 던전에서 얻은 배낭, 태블릿 PC, 손전등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그녀는 절친 정리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바로 연결되었다.“여보세요? 하윤이니?”정리아의 흥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나야.”정리아는 기쁜 나머지 눈물까지 흘렸다.“다행이야. 며칠 동안 계속 전화했는데 서비스 지역 밖이라고만 떠서 걱정했어. 나 있잖아. 얼마 전에 엄청 기이한 일을 겪었어. 집에 있는데 갑자기 장면이 바뀌더니 엄마 아빠가 다른 사람이 됐고 남동생까지 생겼지, 뭐야...”선하윤이 웃으며 말했다.“알아. 나도 겪었어.”“뭐? 그럼 너도 탈출한 거야? 정말 다행이야.”정리아는 아직도 심장이 쿵쾅거렸다.“난 마지막 시험에서 100점을 맞았어. 아빠가 집에서 나가라고 해서 문을 열고 나왔는데 그 이상한 장면이 전부 사라지더라고. 전에 나한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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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9월 1일

헬로 머니라는 소리에 선하윤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택시 운전기사가 위어드였는데 등 뒤에 팔이 여러 개가 달려있었다.선하윤은 바로 깨달았다. 그쪽 세계의 별장이라 위어드만이 그녀를 그곳으로 데려갈 수 있다는 것을.만약 원래 살던 아파트로 돌아간다면 던전이 언제 닥칠지 모른다. 오염되지 않은 별장에 머물러야만 진정으로 쉴 수 있었다. 그리고 별장이 바로 가장 안전한 곳이었다.선하윤은 공물 카드에서 신채린을 불러냈다. 인간 한 명과 두 위어드, 총 셋이 뒷좌석에 나란히 앉았다.신채린은 다리를 가지런히 모으고 두 손을 무릎 위에 얹었다. 그리고 검은 머리를 가슴 앞으로 풀어헤친 채 아무런 표정 없이 꼿꼿이 앉아 있었다.노하트가 검을 비스듬히 내려놓았는데 자칫하다간 검자루가 선하윤의 얼굴을 찌를 것 같았다.선하윤이 가운데 낀 바람에 다리를 편히 펴지 못했다.“둘 중 아무나 조수석에 타면 안 돼?”“앞자리에 손님이 있어요.”운전기사가 고개를 돌리고 잇몸이 드러날 정도로 웃었다.“합승이라 좀 싸게 해드릴게요.”선하윤은 그제야 앞자리에 앉은 뇌가 꿈틀거리는 기괴한 생물이 손님이라는 걸 알았다.‘난 또 마스코트인 줄 알았네.’두 위어드를 보던 선하윤은 [호러 강림] 소설 속 남녀주인공이 그들이 계약한 위어드와 함께 등장하던 웅장한 장면이 떠올라 저도 모르게 제 발이 저렸다.‘조금만 참아. 곧 큰 별장에서 살 수 있을 테니까.’위어드 운전기사가 백미러로 신채린의 팔을 보더니 친절하게 말했다.“손님, 병원에 가서 팔을 보여야 할 것 같은데요? 손이 다 썩어버리면 아깝잖아요. 손을 새로 바꾸는 게 엄청 비싸요. 그래서 난 이 많은 손을 엄청 소중하게 다뤄요.”위어드 운전기사는 자랑하듯 팔을 흔들어 보였다. 신채린이 입술을 달싹였다.“이제 가볼게요.”운전기사는 더는 뭐라 하지 않았다.빨간 택시가 안개 자욱한 거리를 빠르게 달렸다. 양옆으로 늘어선 검은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만 남았고 황량한 땅과 부러진 나뭇가지들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조금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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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지옥의 난이도

선하윤이 모든 공물 카드를 펼쳐놓았다. 한 달간의 연구 끝에 공물 카드들을 인물 카드와 도구 카드로 분류했다.인물 카드는 카드 속에 봉인된 위어드로 언제든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수많은 인물 카드 중에서 선하윤은 이번 괴담에 함께할 위어드로 백신향을 골랐다.현대의 모범생이라 캠퍼스물 룰 오브 괴담에 딱 맞았다.위어드의 레벨이 레드, 골드, 블루, 그린, 화이트로 나뉘는데 백신향은 그린 레벨이었다.위어드마다 각자의 사연이 있었고 백신향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녀는 블랙과 화이트가 섞인 교복 차림에 피부는 푸른빛이 돌았고 긴 머리는 잔뜩 헝클어졌으며 눈빛도 공허했다.걸을 때 발뒤꿈치를 살짝 들고 걸었다. 왜냐하면 오장육부가 없어 발걸음이 무척이나 가벼웠기 때문이었다.생전에 백신향은 평범한 여고생이었다. 외모가 출중한 건 물론이고 공부도 잘하여 늘 반에서 5등 안에 들었다.하지만 시기심 많은 친구가 그녀를 계단에서 밀어버린 바람에 머리를 세게 부딪혀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었다.그녀를 발견한 선생님이 바로 병원으로 옮겼다. 비록 의식은 있었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백신향의 부모는 그녀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여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다시 말해 백신향은 추락사한 것이 아니라 온전한 의식을 가진 상태에서 산 채로 장기가 적출되어 죽음을 맞이했던 것이었다.위어드가 된 백신향은 여전히 불타는 학구열이 남아 있었다. 선하윤은 그녀를 곁에 두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했다.별장 앞에 노란색 통학 버스가 멈춰 섰는데 버스 유리창이 뿌연 먼지로 뒤덮여 있었다.버스에 오르고 보니 등지고 있는 운전기사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시간이 더디게 흐르는 듯 버스도 느리게 달렸고 한참 후에 학교 대문 앞에 멈춰 섰다. 계명 고등학교라는 글자가 커다란 돌에 깊이 새겨져 있었고 입구에 선하윤처럼 블랙 입학 통지서를 손에 든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학교는 구름 속에 자리 잡고 있었고 건물 가장자리에서 핏빛 같은 붉은 빛이 새어 나왔다.선하윤이 높은 교문을 올려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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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저것들은 사람이 아니야

“괜찮아. 얘 이름은 백신향이야.”선하윤은 위어드가 부활하기 전에 종이를 태웠던 일을 정리아에게 간략하게 설명했다.비록 선하윤이 이 세계로 넘어온 존재였지만 육체 안에 절친에 대한 우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기에 우정을 소중하게 생각했다.모든 얘기를 들은 정리아는 선하윤을 꽉 끌어안았다.“하윤아, 역시 너밖에 없어. 소설에서 이런 상황을 미리 보고 오늘 같은 상황을 예측하여 나한테 준비하라고 알려주고. 역시 난 너무 어리석어. 공부 생각만 하다가 쓸모없는 교과서만 태워버렸지, 뭐야. 이럴 줄 알았더라면 종이 인형이라도 몇 개 태울걸. 그럼 우리 둘이서 위어드 놈들의 학교를 때려 부술 수 있을 텐데.”선하윤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맞아. 나중에 우리가 더 강해지면 던전들을 싹 다 부숴버리자.”마지막 통학 버스가 떠나고 모든 학생이 계명 고등학교 입구에 도착했다. 그때 학교 정문 스피커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신입생 여러분은 기숙사로 이동하여 사감에게 출석을 체크하십시오. 여학생 기숙사는 분홍색 건물이고 남학생 기숙사는 파란색 건물입니다.”방송에 따라 학교 정문에 모여 있던 학생들이 삼삼오오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맨 앞에 서 있는 이들은 공허한 눈빛을 지닌 좀비 같은 위어드였고 그 뒤로 마음의 준비를 마친 용감한 테스터들이 따랐다.아직 9월인데도 해가 유난히 일찍 저물었다.선하윤이 고개를 들었다. 하늘 끝이 점점 어두워지자 학교 안의 불이 하나둘씩 켜지기 시작했다.그녀는 정리아의 팔짱을 끼고 말했다.“리아야, 빨리 가서 출석 체크하자. 보통 밤이 되면 그것의 힘이 훨씬 강해지거든.”선하윤이 말한 그것이란 게 바로 오염원이었다.교문이 활짝 열렸고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끊임없이 안으로 들어갔다.겁이 많은 테스터들은 감히 들어가지 못하고 주저앉아 몸을 떨었다.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흘러내렸고 두 눈에 공포와 절망이 가득했다.그리고 어떤 테스터들은 난이도가 별 다섯 개인 던전이라는 사실을 알고 벗어날 수 없는 악몽 속에 갇힌 듯 멘탈이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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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계명 고등학교 기숙사 규칙

여학생 기숙사는 남학생 기숙사와 다른 구역에 위치해 있었다. 분홍색 건물이라 멀리서 보면 소녀다운 감성이 물씬 풍겼지만 가까이 다가가자 낡은 흔적이 선명했다.세월의 풍파와 비바람에 긁힌 자국이 벽면을 뒤덮고 있었고 어떤 곳은 빗물과 덩굴에 뒤덮여 있었다.그리고 길가 화단 근처에 빨간 분필로 쓴 글씨가 보였다.[당장 여기서 도망쳐!]먼저 도착한 여학생들은 알아서 줄을 섰다.기숙사 사감은 세련된 파마머리를 하고 이름이 정원주라 불리는 중년 여성이었다.선하윤 차례가 되자 정원주가 고개를 들고 백신향을 빤히 쳐다보더니 다시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선하윤을 봤다.“올해 신입생들은 범상치 않구나. 입학시험이 97점이라... 하윤 학생 기숙사는 204호야. 난 101호에 사니까 그것만 알아둬.”다음으로 정리아가 등록했고 운이 좋게도 두 사람은 같은 방을 배정받았다.정원주가 실눈을 뜨고 정리아를 칭찬했다.“참 똑똑한 아이로구나. 만점이나 받다니. 내일 아침 8시에 학교 운동장에서 시상식이 있어. 만점 받은 학생들은 모두 참석해야 하니까 늦지 않게 가.”정리아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시상식이니 뭐니 참가하고 싶지 않았다.두 사람의 뒤에 이서을이라는 여학생이 서 있었다. 등록을 마친 후 정원주가 그녀에게 엄숙하게 말했다.“입학시험을 불합격 받은 학생은 꼭대기 층으로 가. 나중에 학교에서 열등생들을 위해 특별 보충 수업을 할 테니까 수업 꼭 받고.”이서을이 아랫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끄덕였다.계단의 벽을 오랫동안 청소하지 않았는지 누렇게 변색되어 있었다.정리아가 풀이 죽은 얼굴로 나비 머리핀을 만지면서 한숨을 내쉬었다.“하윤아, 이럴 줄 알았더라면 만점 받지 말 걸 그랬어.”선하윤이 그녀의 손등을 토닥이며 위로했다.“걱정하지 마. 다른 학생들도 참석할 수 있다면 나도 같이 갈게.”기숙사 복도의 조명이 어두워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벽면의 낙서, 복도 끝의 어둠, 그리고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기괴한 소리에 여학생들은 등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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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위어드가 따라붙었어

선하윤은 규칙을 완벽하게 외웠다.“신향아, 이 규칙들이 오염된 흔적이 있는지 확인해줘.”백신향은 눈도 깜빡이지 않고 규칙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러고는 파란 손을 천천히 들더니 날카로운 손톱으로 자신의 손가락을 찔렀다. 손끝에서 흘러나온 검은 피를 팻말의 아래쪽에 발랐다. 그러자 팻말의 맨 아래에 손으로 쓴 작은 글씨 한 줄이 나타났다.[7.조심해. 그것이 너를 보고 있어.]순간 소름이 끼친 정리아는 선하윤의 옆에 바짝 붙었다.“그것이란 게 뭐야?”“말로 설명하기 어려워.”소설 [호러 강림]을 읽었음에도 선하윤은 그것을 자세히 설명할 수 없었다.단지 그것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오염원이며 세상의 모체이자 모든 사악함과 어둠의 존재라는 것만 알았다.“주인님, 아직은 오염된 흔적이 없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규칙이 왜곡될 수 있으니 규칙을 꼭 외우길 바라요. 물론 저도 주인님을 도와 외울 겁니다. 공물 카드가 부서지고 계약이 해제될 때까지 항상 주인님의 곁을 지킬게요.”선하윤은 백신향을 흐뭇하게 쳐다봤다. 백신향은 현대적 배경에서 생겨난 위어드로 학습 능력이 뛰어나고 세세한 것들을 잘 발견했다. 그리고 선하윤의 질문에 답할 뿐만 아니라 주의해야 할 점도 알려줬다.그야말로 던전을 탈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파트너였다.정리아도 적극적으로 규칙을 외웠다. 한 번의 던전을 겪으면서 규칙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하윤아, 규칙에 공용 화장실에 갈 때는 반드시 두 명이 함께 가야 한다고 했어.”선하윤의 눈빛이 깊어졌다.“공용 화장실에 가지 않도록 소등 전까지 생리적 문제를 해결해야 해. 소등 후에는 아무리 급해도 침대에서 일어나선 안 돼.”그녀의 원칙은 최대한 위험한 상황에 빠지지 않는 것이었다.정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하윤아, 절대 밤에 화장실 가자고 하지 않을게. 소등 후엔 우리 둘 다 일어나지 않기로 약속해.”“그래. 약속해.”두 사람은 기숙사로 들어갔다.4인실이었는데 자리는 선착순으로 선택했다.선하윤과 정리아가 늦게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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