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집에 돌아왔을 때, 송아진 앞에는 이미 싸늘히 식은 작은 고양이가 놓여 있었다. 고양이를 품에 안은 채 눈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자, 그녀는 곧장 송지연을 찾아 따졌다.마당에서는 송지연이 친구들과 바비큐를 즐기고 있었고 그 자리에 신주현도 함께였다.송지연은 곧장 눈을 굴리며 말했다.“내가 제일 고양이 무서워하는 거 몰라? 내가 그랬다는 증거라도 있어?”그러더니 죽은 고양이를 보고는 일부러 놀란 척 비명을 지르며 약한 모습으로 신주현 품에 몸을 파고들었다.송아진은 마지막 기대를 걸고 신주현을 바라봤다. 그 고양이는 17살 되는 여름, 두 사람이 함께 데려와 정성껏 키운 고양이였다.하지만 돌아온 건 단 한마디의 위로조차 아니었다. 신주현은 송지연만 달래며 끝내 그녀의 편에 서 있지 않았다.결국 그날 고양이를 묻어줄 때 곁에 있어 준 건, 고지훈뿐이었다....그 기억이 떠오른 순간, 송아진은 더 이상 오늘 있었던 사건을 신주현에게 알릴 마음조차 사라졌다. 어차피 무슨 일이 벌어져도 그는 언제나 송지연의 편일 테니까.그 순간 송아진은 비로소 알았다.마음이 죽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담담한 체념이 서서히 스며들어 가슴 깊숙이 내려앉았다....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송아진은 손을 씻기 시작했다. 손 세정제와 소독제를 번갈아 쓰며 수십 번을 문질렀다. 죽은 쥐의 냄새, 손끝에 스민 감각이 도무지 사라지지 않았다. 피부가 벌겋게 벗겨질 지경이 되어서야 멈출 수 있었다.고개를 들어 거울을 보니 이미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언제부터 울고 있었는지도 모른 채, 얼굴은 눈물에 젖어 있었다....저녁도 먹지 않은 채 거실로 내려가자, 김 집사 김순자가 따끈한 닭탕을 내왔다.“사모님, 대표님이 꼭 드시라고 하셨어요. 몸보신에 좋다고...”“몸보신?”그 한마디에 송아진의 속이 탁 막히는 듯 불편해졌다.송아진은 그릇을 들어 올리더니 곧장 부엌으로 가 싱크대에 그대로 부어버렸다.“아이고 사모님! 왜 그러세요?”“앞으로 다시 끓이지 마세요.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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