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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os capítulos de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Capítulo 971 - Capítulo 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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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1화

연지훈은 짤막하게 답장을 보냈다.[알겠어.]서현주는 휴대폰을 내려놓자마자 곧장 사무실 전화기로 비서에게 연락했다.연지훈이 경연시에 출장 온 것은 업계에서 워낙 큰 이슈였기에 그의 거처를 알아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경연시에 꽤 오래 머물 계획인지 호텔이 아닌 본인 소유의 펜트하우스에 묵고 있었다.서현주는 연지훈이 보낸 쇼핑백을 꼼꼼히 챙겨 비서에게 건네며 그의 집으로 직접 가져다주라고 지시했고 당부도 잊지 않았다.“혹시 위층으로 올라가지 못하게 막으면 경비실에라도 맡기고 와요.”비서가 물건을 들고 떠나자 그제야 서현주는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곁에서 그녀의 눈치를 살피던 엄진경은 슬며시 다가와 조심스럽게 물었다.“현주야, 도대체 누가 보낸 거야? 요한이 말고 또 누가 너를 좋아하는 거야?”서현주는 잠시 고민하다가 굳이 숨길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 사실대로 말했다.“연지훈 씨가 보낸 거예요.”그 말에 엄진경은 소스라치게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연지훈? 그 사람이 갑자기 왜? 너한테 반지는 왜 보냈대?”서현주는 TV에 시선을 고정한 채 담담하게 대답했다.“신경 쓰실 것 없어요. 어차피 돌려보냈으니까요.”사실 엄진경에게 연지훈이라는 인물은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였다. 한때 그녀는 딸의 앞날을 위해 연지훈의 환심을 사보라고 부추기기도 했지만 서현주와 연씨 가문 사이의 모진 갈등을 지켜보고 연지훈의 본심을 확인한 뒤로는 정이 뚝 떨어졌다.그런데 연지훈이 이제 와서 이런 행동을 하니 불쾌감이 앞설 수밖에 없었다. 과거에 그는 서현주를 거들떠보지도 않더니 유이영에게 문제가 생기니까 이제야 뒤늦게 미련을 보이는 건가 싶어 엄진경은 괘씸한 마음뿐이었다.엄진경은 즉각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돌려보내길 잘했어. 나는 그래도 네가 요한이랑 만났으면 좋겠어. 요한이가 출장 간 사이에 딴 놈이 빈틈을 노리게 둬선 안 되지.”“알아요.”서현주가 짧게 대답하며 상황을 정리하려던 찰나, 비서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연 대표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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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2화

연지훈은 갑자기 걸걸한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반지가 어때서, 마음에 안 들어? 싫으면 다시 디자인하라고 시킬게. 아니면 몇 가지 샘플 사진을 보낼 테니 네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볼래?”그가 뻔뻔하게 시치미를 떼자 서현주는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연지훈은 기침을 한 번 하더니 말을 이었다.“내가 직접 선물을 전해줬으니 돌려주고 싶으면 네가 직접 가져왔으면 좋겠어. 비서는 됐으니 그냥 돌아가라고 해.”서현주는 기가 차다는 듯 쏘아붙였다.“이건 거의 강매나 다름없는데 연 대표님은 언제부터 이렇게 염치없으셨어요?”그러나 연지훈은 도리어 즐겁다는 듯 웃으며 맞받아쳤다.“사랑하는 여자의 마음을 얻으려면 염치 같은 건 버려야지.”그러자 서현주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미친 사람 같네요.”연지훈은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미친 건 아니고, 나 지금 열이 좀 나는데 와서 나 좀 봐주면 안 돼?”서현주는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연 대표님이 거기서 죽으면 그때 한 번 보러 갈게요.”그러나 그녀가 전화를 끊기 직전에 수화기 너머로 연지훈이 기침하는 소리가 다시 한번 들려왔다.통화를 마친 서현주는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물건을 다시 차에 두고 일단 철수하라고 지시했다. 원래 그녀는 경비실에 맡기고 그쪽에서 잃어버리든 말든 신경 쓰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지만 연지훈의 저 끈질기고 뻔뻔한 기세와 반지의 가격을 고려했을 때 정말 분실하기라도 하면 그가 이 일을 빌미로 더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책임을 물으려 할 게 뻔했다.서현주는 그 다이아몬드 반지를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비서에게 당분간 차에 보관하라고 일러두었다.통화를 마친 서현주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마음먹고 욕실로 들어가 샤워했다.잠시 후 샤워를 마치고 나온 그녀는 방 안을 둘러보며 휴대폰을 찾다가 거실에 두고 온 것이 생각났다. 서현주가 거실로 나가 밝은색 소파 위에 놓인 휴대폰을 집으려던 찰나, 화면이 밝아지며 메시지가 여러 통 와 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가 미간을 찌푸리며 확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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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출근하는 길에 서현주는 습관처럼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했는데 연지훈과의 대화창에 읽지 않은 메시지가 다섯 개나 떠 있었다. 그녀는 급한 다른 업무 메시지들을 먼저 처리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연지훈이 보낸 메시지를 확인했다.[정말 나 보러 안 올 거야?][뭐 하고 있어? 안요한 씨랑 톡하는 중이야?][안 와도 괜찮으니까 우리 통화라도 할까?]중간에 카카오톡 보이스톡 기록도 하나 있었지만 서현주는 잘 때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하는 편이라 듣지 못했었다. 마지막 메시지는 연지훈이 체념한 듯 보낸 인사였다.[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잘 자.]서현주는 코웃음을 쳤다.연지훈이 이렇게 메시지를 쏟아낼 기운이 있는 걸 보니 상태가 그리 위급해 보이지는 않았다.그녀는 그의 메시지에 답장하지 않고 잠시 쉬기 위해 눈을 붙였다.잠시 후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서현주는 비서에게 다시 한번 연지훈의 집으로 가보라고 지시했고 이번에는 어떻게든 다이아몬드 반지를 꼭 돌려주고 오라고 못을 박았다.하지만 결과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비서는 이번에도 반지를 전해주지 못했다며, 경비원이 직접 위층에 올라가 확인까지 해봤다고 보고했다. 비서의 목소리를 수화기로 전해 들으며 서현주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그런데 비서가 갑자기 머뭇거리며 말을 덧붙였다.“대표님, 그런데 올라갔다 온 경비원의 말로는 연 대표님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고 합니다.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고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할 정도라던데요. 경비원이 병원에 모셔다드리겠다고 했는데 연 대표님께서 서 대표님이 직접 오지 않으면 절대로 안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신 모양입니다.”비서는 이 말을 전해도 될지 고민스러운 듯 조심스럽게 물었다.“대표님, 어떻게 할까요?”하지만 서현주는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차갑게 말했다.“신경 쓰지 말고 일단 회사로 돌아와요.”비서는 머뭇거리다가 곧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잠시 후 사무실에 들어온 강혜인은 표정이 굳은 서현주를 보자마자 장난스럽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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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4화

강혜인은 끈질기게 매달리며 서현주를 채근했다.“빨리 말해봐, 응? 네가 이렇게 말을 안 할수록 뭔가 구린 게 있다는 뜻이잖아. 내가 궁금해서라도 절대 너한테서 안 떨어질 거야.”서현주는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듯 지난 이틀 밤 동안 있었던 일들을 짧게 요약해 들려주었다. 이야기를 다 들은 강혜인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녀는 턱을 괴고 혀를 차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와, 연지훈 씨 정말 대단하다. 평소에는 조용하다가도 한번 터뜨리면 장난 아니네. 아무 예고도 없이 냅다 반지부터 지르다니.”서현주는 무심하게 다른 서류로 시선을 옮기며 말했다.“이제 궁금증 풀렸으면 그만 나가봐. 여기서 소란 피우지 말고.”하지만 강혜인은 나갈 생각은커녕 턱을 괸 채 서현주를 빤히 쳐다보았다.“그래서 연지훈 씨는 그 반지를 아직도 안 돌려받은 거고 지금 열이 펄펄 난다, 이거지?”“그게 왜?”서현주가 짧게 묻자 강혜인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결론을 내렸다.“이건 백 퍼센트 동정심 유발 작전이야.”서현주는 고개를 숙인 채 평온한 표정으로 서류를 훑어 내려갔다. 강혜인은 그런 서현주를 보며 피식 웃었다.“요한 씨는 이제 발 뻗고 자도 되겠네. 연지훈 씨가 저렇게 파상공세를 퍼부어대는데도 네가 요지부동이니 말이야.”서현주는 여전히 담담한 말투로 대꾸했다.“확인 다 했으면 그만 가보시지.”강혜인은 서류를 챙겨 들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사무실을 나갔다.그날 저녁, 서현주는 성화 그룹의 줄리아 대표와 저녁 약속이 있었다. 식당 입구에 도착하자 직원이 그녀를 예약된 룸으로 안내했다.그런데 문이 열리는 순간, 서현주는 그곳에 성화 그룹의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연지훈도 있는 것을 발견했다.연지훈의 안색은 창백했는데, 그래서인지 그의 눈동자는 평소보다 더욱 짙고 형형해 보였다.서현주는 당황한 기색 없이 안으로 들어갔고 줄리아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서 대표님, 오랜만이네요.”서현주도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네, 줄리아 대표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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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5화

연지훈의 말에 서현주의 미간이 확 찌푸려졌다. 옆에서 듣고 있던 줄리아는 깜짝 놀라며 맞장구를 쳤다.“어머나, 연 대표님이 주시는 선물을 거절하는 사람도 있어요? 정말 희한한 일이네요.”그러자 연지훈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제가 주는 거라서 내려오지 않은 겁니다. 아마 다른 사람이었으면 한달음에 달려 내려왔겠죠.”연지훈은 그렇게 말하며 줄곧 서현주를 빤히 응시했다. 서현주 역시 지지 않고 입가에 냉소적인 미소를 띠며 받아쳤다.“글쎄요, 그럼 연 대표님께서 스스로 원인을 한 번 생각해 보셔야겠네요. 왜 그 여자가 다른 사람은 환영하면서 유독 대표님만 반기지 않는 건지 말이에요.”연지훈은 마치 정말 깨달은 게 있다는 듯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듣고 보니 일리가 있네요. 제가 깊이 반성해야 할 부분 같습니다.”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줄리아는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분명 식탁 앞에 세 사람이 앉아 있지만 왠지 모르게 연지훈과 서현주 사이에 자신이 끼어들 틈이 전혀 없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지난번 리조트 행사 때부터 두 사람 사이에 남모르는 기류가 흐른다고 짐작했지만 서현주가 들어온 순간부터 연지훈의 시선이 단 한 번도 그녀에게서 떨어지지 않는 것을 보니 줄리아는 확신했다.줄리아는 연지훈이 말한 ‘선물을 거절한 여자’가 바로 서현주일 것이라고 추측했다.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자 서현주는 이대로 연지훈의 페이스에 휘말려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 그녀는 오늘 식사 자리의 본 목적인 자율주행 프로젝트에 대해 줄리아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업무 이야기가 오가면서 서현주와 줄리아의 목소리는 다시 차분해졌고 룸 안의 분위기도 겨우 서현주가 의도했던 비즈니스적인 분위기로 되돌아왔다.하지만 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식기 부딪치는 소리와 대화 소리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연지훈의 뜨거운 시선은 집요하게 서현주를 쫓았다. 연지훈은 서현주를 가만히 바라보다가도 간간이 대화 속에 자연스럽게 끼어들곤 했다. 그러나 서현주는 살갗을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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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6화

서현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연지훈의 손아귀에서 팔을 확 빼냈지만 굳이 대답하지는 않았다. 두 사람 사이의 묘한 기류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줄리아가 앞서 나가는 바람에 서현주는 뒤로 물러날 틈도 없이 연지훈과 함께 입구까지 걸어 나올 수밖에 없었다.식당 앞에 줄리아의 차가 대기하고 있었고 그녀가 먼저 작별 인사를 건네며 차에 오르자 서현주의 수행 기사도 뒤따라 차를 식당 정문 앞에 대었다. 서현주는 연지훈을 돌아보지도 않고 차 문을 열려 했다.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기다란 팔 하나가 뻗어 나오더니 차 문을 꽉 눌러 다시 닫아버리는 게 아니겠는가. 당황한 서현주는 굳은 얼굴로 고개를 돌리고 낮은 목소리로 쏘아붙였다.“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뒤쪽에서 뜨거운 열기가 훅 끼쳐왔다. 서현주가 몸을 돌려 피하려 했으나 연지훈은 이미 그녀의 등에 완전히 밀착한 채 그녀의 어깨 위로 턱을 툭 괴어버린 상태였다.고열에 시달리는 연지훈의 몸에서 뜨끈한 열기가 뿜어져 나왔고 그의 숨결이 서현주의 가녀린 목 뒷덜미에 닿았다.서현주는 온몸에 소름이 돋아 어깨를 움츠렸다. 그녀는 팔꿈치로 연지훈의 가슴팍을 밀어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미쳤어요? 당장 떨어지세요!”연지훈은 제 몸의 무게를 거의 다 실어 서현주에게 기대고 있었고 서현주는 차체에 몸을 기댄 채 간신히 그를 버텨야 했다. 귀 옆에서 들려오는 연지훈의 쉰 목소리는 너무나 가까워 그가 입을 열 때마다 뜨거운 증기가 귀를 간지럽히는 것 같았다.“머리가 너무 어지러워서 그래... 도저히 서 있을 수가 없네. 미안하지만 조금만 부축해 주면 안 돼?”나직하고 부드럽게 잦아드는 그의 목소리는 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긁어놓는 매력이 있었다. 서현주는 그 소름 끼치는 다정함에 몸서리를 치며 결국 그를 잡아채 차체 쪽으로 밀어붙였다.가까이서 마주한 연지훈의 얼굴은 백지장처럼 창백했고 입술은 바짝 말라 있었다. 연지훈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차에 무력하게 기댄 채 그녀를 향해 힘겹게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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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7화

기사는 운전석 문을 붙잡은 채 서현주에게 말했다.“대표님, 저한테 맡기시고 들어가세요. 제가 연 대표님을 댁까지 잘 모셔다드리고 오겠습니다.”서현주는 차창을 통해 뒷좌석에 몸을 기댄 채 고개를 약간 젖히고 있는 연지훈을 바라보았다. 유리창 때문에 그의 표정이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왠지 그 역시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서현주가 고개를 끄덕이자 기사는 운전석에 올라탔다. 이미 연지훈의 집 주소를 보내주었기에 기사는 행선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그녀는 미련 없이 몸을 돌려 자신의 차에 올라탄 뒤 하유 그룹으로 향했다. 식당에서 회사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 10분 남짓 운전하자 금세 도착했다.사무실에 올라가 밀린 업무를 처리하고 있을 즈음, 기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서현주가 전화받자마자 기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큰일입니다. 연 대표님이 정신을 잃으셨어요. 아무리 불러도 깨어나지 않으십니다.”서현주는 속으로 혀를 찼다.“바로 병원으로 모셔 가세요. 병원비는 나중에 청구하면 제가 처리해 줄게요.”“네, 안 그래도 지금 병원으로 가는 중입니다.”기사는 잠시 망설이더니 말을 이었다.“그런데 대표님, 연 대표님이 의식이 없는 와중에도 계속 대표님의 성함을 부르시고 계셔서요. 아무래도 대표님께서 한 번 와보셔야 할 것 같은데요?”하지만 서현주는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 단칼에 거절했다.“안 가요. 기사님이 옆에서 잘 챙겨주고 상황 정리되면 다시 연락 해요.”기사는 백미러로 뒷좌석의 남자를 슬쩍 살피고는 알겠다고 대답했다.전화를 끊자마자 강혜인이 사무실 안으로 들이닥쳤다. 그녀는 서현주의 맞은편에 털썩 주저앉으며 장난스럽게 웃었다.“소문 다 들었어. 줄리아 대표님이랑 밥 먹는 자리에 연지훈 씨도 있었다며?”“일은 다 끝내고 와서 떠드는 거야?”서현주가 쏘아붙였다.강혜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낄낄거렸다.“네 표정 보니까 백 퍼센트 뭔 일이 있었네. 말해봐, 도대체 무슨 일이야? 회사에 들어올 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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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8화

연지훈은 조금 전까지 업무 때문에 통화하다가 전화를 끊고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병실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온 서현주의 기사는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연 대표님, 저희 대표님께서 금방 오시겠다고 하셨습니다.”그 말에 고개를 든 연지훈의 입가에 마치 꽁꽁 얼었던 얼음이 녹아내리듯 따스한 미소가 번졌다.“네, 알겠습니다.”기사는 휴대폰을 손에 쥔 채 병실 소파에 앉아 다소 어색하고 불안한 기색으로 이리저리 눈치를 살피다가 연지훈에게 물었다.“몸은 좀 괜찮으십니까?”연지훈은 덤덤한 어조로 대답했다.“많이 좋아졌습니다, 고마워요.”하지만 기사는 그의 말투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거리감에 더욱 몸 둘 바를 몰라 하며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 더는 말을 붙이지 못했다.이윽고 서현주가 강혜인과 함께 병실 안으로 들어오자 연지훈은 즉각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서현주는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차분한 걸음으로 다가갔고 그녀가 도착하자 기사는 자리를 비켜주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연지훈은 서현주의 곁에 선 강혜인을 잠시 훑어본 뒤 다시 서현주에게 시선을 고정하며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띠었다.“왔어?”서현주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이때 강혜인이 앞으로 나서서 연지훈이 맞고 있는 수액을 유심히 살피더니 눈썹을 치켜올렸다.“연 대표님, 좀 어떠세요? 이제 열은 좀 내렸나요?”연지훈은 여전히 서현주를 응시한 채 대답했다.“아직 미열이 좀 남아 있네요.”그 말에 강혜인이 과장되게 맞장구를 쳤다.“어머나, 그거 정말 큰일이네요. 이제 곧 겨울인데 연 대표님도 건강 관리에 특히 신경 쓰셔야겠어요.”연지훈은 그녀에게 그리 살갑지 않은 태도로 짧게 대꾸했다.“알고 있습니다.”서현주가 가까이 다가와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수액 다 맞으시면 제 기사님한테 말해서 댁까지 모셔다드릴게요.”연지훈은 고개를 약간 든 채 그녀를 올려다보았는데 보는 각도 때문인지 위로 살짝 올라간 그의 눈꼬리가 왠지 모르게 애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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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9화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연지훈은 말 몇 마디로 서현주를 도발해 분노의 눈빛을 끌어내곤 했었다. 비록 그는 그녀의 다정한 눈길을 더 갈구했지만 자신을 향한 그 이글거리는 적개심마저도 그의 심장을 뛰게 했고 묘한 흥분감을 안겨주었던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지금 다이아몬드 반지를 돌려주겠다고 말하는 서현주는 무표정했고 눈빛에 그 어떤 감정도 서려 있지 않았다. 마치 아주 일상적이고 사소한 이야기를 늘어놓듯 전혀 중요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일을 대하는 태도였다.그 무심함에 연지훈의 입가에 걸렸던 미소가 서서히 자취를 감추었다. 점심 식사 자리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불과 몇 시간 사이에 그녀가 어쩌면 이렇게나 달라질 수 있는지 연지훈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서현주의 눈을 빤히 들여다보며 그사이에 무슨 심경의 변화라도 있었던 것인지 파헤치려 들었다.그러나 서현주는 그에게 틈을 내어줄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눈을 내리깐 채 차트를 제자리에 돌려놓으며 덤덤하게 말했다.“수액을 다 맞으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네요. 밖에서 기다릴게요.”연지훈은 그녀를 가만히 응시하다가 나직하게 알겠다고 대답했다.서현주와 강혜인이 나란히 병실을 나서자마자 강혜인은 참았던 웃음을 터뜨리며 서현주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방금 아주 좋았어. 정말 잘했어.”서현주는 강혜인의 손을 살짝 밀어내며 병원 복도의 의자에 걸터앉았다. 그녀는 자신의 태도를 되짚어보듯 입을 열었다.“네 말이 맞는 것 같아. 내가 그동안 연지훈 씨한테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긴 했어.”강혜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천천히 해. 둘이 알고 지낸 세월이 얼마고 같이 산 시간은 또 얼마인데 단번에 무 자르듯 되겠어? 감정이 일렁이는 건 자연스러운 거니까 조금씩 내려놓는 법을 배우면 돼.”서현주가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이자 강혜인이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방금 연지훈 씨 표정 봤어? 아주 제대로 한 방 먹은 얼굴이더라. 꽤 괴로워 보이던데?”서현주는 턱을 살짝 치켜든 채 복도의 하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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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0화

서현주의 어조는 덤덤했지만 그 말속에 담긴 의미를 두 사람 모두 모를 리 없었다. 연지훈은 한참 그녀를 빤히 바라보더니 쇼핑백에서 벨벳 상자를 꺼내 천천히 열었다.운전석의 기사는 백미러를 통해 상자 속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큼지막한 다이아몬드를 보고는 그 눈부신 광채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기사는 연지훈이 그 반지를 서현주의 코앞까지 가져가는 것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설마 이 좁은 차 안에서 청혼이라도 하려는 건가? 나도 여기 있는데!’하지만 상황은 기사의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연지훈의 목소리는 낮았고 열이 내렸지만 여전히 비음이 섞여 있어 오히려 한결 부드럽게 들렸다.“고작 반지일 뿐인데 적절하고 말고 할 게 뭐가 있어?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래?”서현주는 미간을 찌푸렸고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연지훈은 혼잣말이라도 하듯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을 이었다.“그럼 디자이너에게 연락하라고 할 테니 네가 직접 소통하면서 원하는 스타일대로 다시 맞춤 제작하도록 해.”하지만 서현주는 시종일관 평온한 태도를 유지하며 말했다.“연 대표님,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미 알고 계시잖아요.”연지훈은 여전히 자기 할 말만 계속 했다.“아니면 핑크 다이아몬드나 그린 다이아몬드가 좋아? 원하는 게 있으면 디자이너에게 말만 해. 그 사람이 다 알아서 할 테니까.”뒷좌석의 대화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던 기사는 두 사람의 팽팽한 신경전에 왠지 모를 전율을 느꼈다.서현주는 고개를 돌려 연지훈을 바라보며 나직하게 말했다.“이런 식의 행동, 참 의미 없네요.”그 말에 연지훈의 눈빛이 멈칫했고 벨벳 상자를 쥔 그의 손끝에 힘이 들어가 하얗게 질렸다.“그럼 의미 있는 반지를 만들면 되겠군.”서현주는 다시 시선을 거두며 평온한 어조로 쐐기를 박았다.“반지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중요한 건 그걸 주는 사람이죠. 만약 이 반지가 요한 씨가 준 거라면 저는 그게 어떤 모양이든 기쁘게 받았을 거예요. 하지만 주는 사람이 틀렸잖아요. 반지가 아무리 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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