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요한은 말하면서도 서현주의 눈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그저 그녀의 손끝만 내려다보고 있었다.“내 눈 보고 말해요.”서현주가 그렇게 말했지만 안요한은 고개를 들지도, 대답하지도 않았다.“방금 한 말, 정말 진심이에요?”서현주가 그의 손을 잡은 채 살짝 흔들며 재차 묻자 안요한은 그제야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당연히 진심이지...”하지만 서현주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아니요, 진심 아니잖아요. 요한 씨, 난 요한 씨의 진짜 속마음을 듣고 싶어요.”결국 자포자기한 심정이 된 안요한은 다시 서현주를 꽉 끌어안으며 속내를 털어놓았다.“그래, 진심 아니야. 네가 그 사람을 보러 가는 거 싫어. 비록 그 사람이 너를 구했다고 해도 네가 그 남자를 만나러 간다는 사실 자체가 그냥 싫고 가슴이 답답해.”그제야 서현주는 안요한의 허리에 팔을 둘러 감싸안으며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이제야 요한 씨답네요. 억지로 대범한 척할 필요 없어요. 내가 남도 아니잖아요.”안요한은 서현주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웅얼거렸다.“짜증 나 죽겠어. 그날 내가 네 옆에 있어야 했는데.”안요한이 말하는 ‘그날’이 언제인지 서현주는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황태민과 유이영의 약혼식이 있었던 그날, 만약 본인이 곁에 있었다면 연지훈이 끼어들 틈도 없었을 것이고 서현주가 그에게 빚을 질 일도, 이런 복잡한 악연이 이어질 일도 없었을 거라는 안요한의 후회 섞인 고백이었다.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에 ‘만약’이란 없었다. 서현주는 안요한의 등을 다독이며 차분하게 말했다.“연지훈 씨가 나를 구한 건 사실이니까 도리상 병문안을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요한 씨가 출장 중이라 자주 연락할 수 없으니 요한 씨가 전화할 때 차근차근 설명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요한 씨가 일찍 돌아오는 바람에 다른 경로로 소식을 먼저 듣게 했네요.”“하지만 맹세컨대 요한 씨에게 숨길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연지훈 씨가 나를 구했다고 해서 우리 사이에 어떤 감정적인 변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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