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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Chapter 1091 - Chapter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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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1화

연유준의 반응을 예상한 연채린이 손을 들어 연유준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주며 다정하게 달랬다.“알아, 알아. 하지만 고모는 정말 거짓말하지 않았어. 정말이야.”“할아버지가 절 도와주시지 않아요.”연유준이 눈물을 닦으며 훌쩍거렸다.“엄마가 나쁜 사람한테 잡혀갔는데 할아버지가 안 도와주신대요. 고모, 저 이제 어떡해요?”연채린의 눈빛이 미묘하게 흔들리더니 연유준을 안고 말했다.“조급해하지 마. 고모가 나갔다 와서 다시 방법을 찾아줄게. 알았지?”연유준이 붉어진 눈으로 그녀를 올려다보았다.“또 무슨 방법이 있는데요?”“할아버지한테 다시 가서 떼를 써봐. 고모가 알려줬던 것처럼 해보는 거야. 알겠지? 고모 나갔다 와서 어떻게 해야 할지 정확히 알려줄게.”연유준이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고모, 할아버지 너무 무서워요. 정말 그렇게 해야 해요? 할아버지가 가법으로 절 때릴까 봐 무서워요.”연씨 가문에서는 잘못을 저지르면 굵고 검은 회초리로 다스렸다. 이는 조상 대대로 내려온 것으로 연씨 가문의 자손이라면 이 회초리 매를 피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연동욱과 연지훈조차도 예외는 아니었다.어릴 때부터 장난꾸러기였던 연유준은 이 회초리의 위력을 꽤 겪어보았다. 손바닥과 등을 맞을 때마다 엉엉 울었다. 그런데 아무리 심하게 울어도 연동욱은 매질을 멈추지 않았다.연유준은 이 회초리를 늘 두려워했다.이번에 연동욱의 기분이 많이 상한 터라 더 떼를 쓰면 매를 맞을까 봐 두려웠다.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충분했다.연채린이 연유준의 뒷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말했다.“유준이 너 엄마를 데려오기 싫은 거야?”연유준이 목소리를 높였다.“싫다니요.”“그럼 고모 말 잘 들어. 무서워하지 마, 유준아. 회초리 사실 별거 아니야. 맞으면 맞는 거지, 뭐. 할아버지가 널 얼마나 아끼시는데 회초리를 들더라도 절대 아무 일이 없을 거야. 이걸 엄마를 되찾기 위한 단계라고 생각해. 이 단계만 넘으면 엄마가 돌아오실 거야. 알았지?”연유준의 표정이 진지해지더니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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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2화

유이영과 연유준의 일이 계속 마음에 걸렸던 연채린이 운동화를 신으면서 말했다.“따뜻하잖아요. 곧 눈도 올 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입지 않으면 뭘 입고 나가겠어요?”연동욱은 마지못해 그 설명을 받아들이고는 신문을 털어 티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맞선 상대는 곽씨 가문 어르신의 손자야. 대단한 가문이니까 잘해봐.”“알겠어요.”연채린이 입술을 삐죽이며 문을 나섰다.연동욱이 예약한 레스토랑이 멀지 않아 십여 분 만에 도착했다. 그녀는 웨이터를 따라 룸으로 들어갔다. 안에 정장 차림에 말끔하게 생긴 남자가 앉아 있었다.그가 바로 연동욱이 눈여겨본 곽민혁이었다.곽민혁이 예의가 바르고 행동이 단정했으며 처신도 적절했지만 연채린은 전혀 관심이 없었다.어릴 적부터 연지훈을 봐서 그런지 바깥의 남자들 모두 연지훈과 비교가 안 되는 평범한 사람들이라 생각했다.두 사람은 인사를 나눈 뒤 자리에 앉았다.식사하는 동안 대충 응대하는 연채린과 달리 곽민혁은 훨씬 진지했다. 연채린의 생활과 학업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다.그리고 분위기의 균형과 흐름을 아주 잘 장악했다. 연채린이 일부러 무시하려 해도 그에게 이끌려 많은 이야기를 털어놓곤 했다.대화 도중 연채린이 휴대폰을 확인했다. 어느덧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갔을 줄은 몰랐다.그녀의 움직임을 본 곽민혁이 웃으며 말했다.“오늘 즐거웠어요. 혹시 급한 일이 있으시면 먼저 가보셔도 좋습니다.”연유준이 신경 쓰였던 연채린은 당장이라도 일어나고 싶었으나 곽민혁의 부드러운 눈빛을 본 순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그래도 괜찮을까요?”처음에는 이 남자에 대해 전혀 흥미가 없었지만 뜻밖에도 매우 신사적이고 예의 바르며 상황 판단도 빨랐다. 그녀가 성의 없는 태도를 보였음에도 개의치 않았고 대화 중에는 늘 그녀를 배려했다. 어색할 때면 두 사람이 대화를 이어갈 만한 주제를 던져 분위기가 얼어붙지 않게 노력했다.한 시간 동안의 대화 끝에 연채린은 그에 대해 꽤 호감을 갖게 되었다.“물론이죠.”곽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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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3화

연유준은 두려움에 떨면서도 목을 빳빳이 세우고 고래고래 소리쳤다.“할아버지가 들어주실 때까지요.”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연동욱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좋아, 아주. 할아버지가 너를 그렇게 가르쳤어? 염치없고 뻔뻔하게 자라라고 가르쳤냔 말이야.”연동욱이 옆 사람에게 손짓하며 연유준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연유준이 순순히 끌려갈 리 없었다. 좌우로 피하면서 연동욱의 팔을 꽉 붙잡았다. 그 바람에 연동욱은 몇 번이나 휘청거렸다.그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지는 걸 본 연채린이 재빨리 다가갔다.“할아버지, 지금 뭐 하세요? 유준아, 뭐 하는 거야?”연유준은 여전히 연동욱의 팔을 붙잡은 채 연동욱의 뒤에 숨어 그녀를 힐끗 쳐다봤다. 그러고는 입술을 삐죽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연동욱이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유준이가 떼를 쓰고 있는 게 안 보여?”연씨 가문의 집사와 몇몇 도우미들이 연동욱과 연유준의 주변에 서 있었다. 연유준을 떼어놓으려고 해도 아이가 미꾸라지처럼 이리저리 빠져나가니 감히 손을 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어색하게 서 있기만 했다.이때 연유준이 연동욱의 팔 아래로 파고들어 투정을 부렸다.“할아버지, 제발 부탁드려요. 유준이 좀 도와주세요.”연동욱의 얼굴이 시커멓게 변한 걸 본 연채린은 다시 한번 가슴이 철렁했다.그녀가 참지 못하고 한 걸음 앞으로 나서서 설득했다.“할아버지, 유준이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그저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 그런 거니까 제발 때리시지 마세요.”연동욱이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오늘 이 녀석을 혼내지 않으면 앞으로 끝없이 계속 이럴 거야. 버릇이 너무 없어졌어.”연채린이 이를 악물었다.연동욱의 태도를 보니 연유준이 계속 떼를 쓰면 정말 매를 맞을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연유준에게 눈짓을 보내 그만두라는 신호를 보냈다.하지만 어린 연유준은 그녀의 눈빛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고모가 계속 떼를 쓰라고 격려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하여 용기를 내어 거실 바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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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4화

연유준은 목청껏 소리를 지르며 연동욱이 그 목소리에 놀라 항복할 것이라는 환상을 품었다.그런데 짝 하는 소리와 함께 모든 환상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연유준의 등에서 화끈거리는 통증이 느껴졌다. 그 통증에 울음마저 멈췄다.연유준은 뒤늦게 연동욱이 회초리를 휘둘렀다는 걸 깨달았다. 회초리를 어찌나 세게 휘둘렀는지 머릿속에 떠올랐던 환상이 이 회초리에 전부 흩어져 버린 듯했다.아이는 너무 아픈 나머지 어깨를 움츠린 채 멍한 눈으로 연동욱을 올려다보았다. 연동욱이 붉으락푸르락한 얼굴로 집사와 도우미를 불러 연유준을 강제로 떼어놓으라고 했다.연유준이 몸부림치기 시작했다.“할아버지, 때리지 마세요...”상황이 뭔가 잘못되었음을 그제야 알아챘다. 애니메이션은 이렇게 전개되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연유준의 ‘공격’에 굴복하고 엄마를 구해주겠다고 약속해야 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연동욱이 새까맣게 굳은 얼굴로 굵고 검은 회초리를 들고 다가오는 걸 본 연유준은 두려움에 떨었다. 자신이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사랑과 정의의 힘으로는 할아버지를 ‘이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연동욱이 회초리를 높이 들어 올린 순간 연유준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집사와 도우미가 강제로 아이의 손을 벌려 손바닥을 펼치게 했다.그는 회초리로 아이의 손바닥을 세게 내리쳤다. 엄청난 통증에 연유준이 귀청이 떨어질 듯한 비명을 질렀다.연동욱이 어두운 얼굴로 흔들림 없이 말했다.“쟤 입을 막아버려.”집사가 잠시 머뭇거렸다.“어르신, 아직 어린아이예요...”연동욱의 시선에 집사는 고개를 숙인 채 고분고분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작은 도련님, 미안해요.”그러고는 손을 들어 연유준의 입을 막았다.연유준의 비명이 갑자기 뚝 끊겼다. 입이 막힌 바람에 웅웅거리는 소리만 낼 수 있었다. 연동욱이 회초리로 손바닥을 때렸을 때의 소리보다 훨씬 낮았다.이번에는 연동욱이 진심으로 분노한 듯했다. 정말 온 힘을 다해 연유준의 손바닥을 가차 없이 내리쳤다. 이 매로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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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5화

연동욱이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무섭게 말했다.“손 놔.”연유준이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채 목이 쉬도록 소리쳤다.“고모, 저 좀 살려주세요. 할아버지가 저 때려죽이려고 해요.”사실 맞아 죽을 지경과는 거리가 멀었다. 기껏해야 손바닥이 며칠 아픈 정도겠지만 연유준이 자라는 걸 봐온 연채린은 아이가 이런 고통을 겪는 모습을 도저히 볼 수 없었다.연채린이 양손으로 회초리를 꽉 잡고 말했다.“할아버지, 이 정도면 충분해요. 벌써 오래 때리셨어요. 유준이 아직 아이예요. 잘 타이르면서 잘못했다고 사과하게 하면 되지, 왜 회초리까지 드세요? 이러면 나중에 할아버지를 미워할 거란 말이에요.”하지만 연동욱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쟤 꼴을 좀 봐. 어딜 봐서 뉘우칠 생각이 있는 애야?”연채린이 이를 악물었다.“어릴 때부터 귀하게 자란 애가 어떻게 바로 사과하겠어요. 먼저 멈추시고 일단 말로 잘 타이르세요. 유준이 똑똑한 아이라 분명 알아들을 거예요.”그녀를 쳐다보는 연동욱의 두 눈에 깊은 분노가 서려 있었다.“비켜.”연유준은 연채린조차 할아버지를 막지 못하는 것을 보고 더욱 겁에 질렸지만 엄마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끝까지 사과하지 않았다. 입을 삐죽거리면서 손등으로 눈물을 닦아냈다.연채린이 고개를 저었다.“안 돼요,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계속 때리시게 내버려 두지 않을 거예요. 이렇게 때렸다간 큰일 나요.”연동욱이 고집을 꺾지 않았다.“유준이가 계속 떼쓰도록 놔두면 결국에는 우리 가문 전체가 혼란스러워질 거야. 그룹 사람들까지 나서서 얘 엄마 일을 힘들게 수습했는데 또 이렇게 떼를 쓰면 어떡해? 나중에 밖에까지 알려져 큰 실수를 저지르기 전에 차라리 지금 버릇을 고쳐놓는 게 나아.”그녀가 이를 악물고 강조했다.“할아버지, 만약 유준이가 성인인데도 아직 이해관계를 모르고 난리를 피우면 할아버지가 어떻게 하시든 저는 상관 안 해요. 하지만 지금은 그냥 아이잖아요. 애가 그런 복잡한 걸 알 리가 없죠. 그저 엄마가 나쁜 사람한테 잡혀갔다는 것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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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6화

연동욱이 눈을 가늘게 떴다.“너도 맞고 싶어?”연채린이 침을 꿀꺽 삼키더니 눈동자를 굴렸다. 연유준이 아직 맞지 않은 손이 오른손인 걸 발견한 순간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할아버지, 유준이 월요일에 유치원 가서 공부도 해야 하는데 오른손을 때리시면 펜을 어떻게 잡고 공부하겠어요?”연유준이 여전히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고집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말에 연동욱이 갑자기 미간을 찌푸리더니 망설이는 기색을 보였다.연채린이 그 기세를 몰아 계속 말했다.“유준이는 학생이니까 공부가 우선이죠. 그만 때리세요. 오른손을 맞으면 글씨를 못 써서 공부도 제대로 못 할 거예요. 할아버지가 예전에 좋은 성적을 받으라고 하셨잖아요.”연동욱의 얼굴에 망설임이 짙어졌고 회초리를 쥐고 있던 힘도 점차 느슨해졌다.연채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동시에 이 망할 놈의 입시 교육에 대해 왠지 모를 씁쓸함을 느꼈다. 그녀는 눈짓으로 집사와 도우미에게 연유준을 놓아주라고 했다.연동욱의 얼굴이 더욱 심하게 일그러졌다.“내가 언제 놓으라고 했어?”화들짝 놀란 연채린이 즉시 말을 이었다.“할아버지, 그냥 올라가서 공부하라고 하세요. 며칠 전에 선생님이 숙제를 냈거든요. 지금 바로 올라가서 문제를 풀고 다 풀기 전까지 내려오지 말고 밥도 먹지 말라고 하면 어떨까요?”연유준이 아직 유치원생이었지만 연동욱은 이미 그에게 초등학교 과정을 가르치는 과외 선생님을 붙여 동년배보다 훨씬 앞서 나가게 했다.연동욱이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연채린은 이것이 할아버지가 한발 물러서는 뜻이라는 걸 알아채고는 회초리를 빼앗아 손에 쥐고 집사에게 연유준을 위층으로 데려가라고 했다.“왼손에 약을 발라준 다음에 숙제하라고 해요. 다 하기 전까지는 방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고요.”집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기운이 빠진 연유준을 안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연채린은 연동욱을 부축해 소파에 앉힌 다음 차를 따라줬다.“할아버지, 화 푸세요. 유준이가 이제 몇 살이라고 그러세요. 너무 노여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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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7화

진선태가 며칠 전에 새로 온 비서라 두 사람의 관계를 전혀 알지 못했다. 하여 프런트의 전화를 받고 안요한에게 보고하러 온 참이었다.‘현주가 왔다고?’안요한이 놀란 얼굴로 문밖을 힐끗 보더니 들고 있던 펜을 내려놓고 벌떡 일어섰다.“지금 어디에 있어?”그의 열정적인 반응에 진선태는 속으로 크게 의아해했다.“회의실에 계십니다. 모셔올까요?”이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일반적인 처리 방식이었다.서현주가 약속 없이 불쑥 찾아왔기에 안요한이 그녀를 만날 의향이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가 하유 그룹의 대표라는 걸 고려하여 일단 회의실로 안내하여 기다리게 했다.안요한의 표정에 불만이 섞여 있다는 걸 진선태는 바로 알아챘다.“앞으로 서 대표가 오면 그냥 바로 사무실로 들여보내면 돼.”진선태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현주와 안요한의 관계에 대해 어느 정도 추측이 생겼다.“알겠습니다. 지금 가서 서 대표님을 모셔올게요.”그런데 뜻밖에도 안요한이 책상 뒤에서 성큼성큼 걸어 나오더니 옷깃을 잡아당기며 말했다.“아니야. 내가 직접 갈게. 어느 회의실이야?”진선태가 발걸음을 멈췄다.“작은 회의실에 있습니다.”안요한이 회의실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가 이렇게 서두르는 모습을 진선태는 본 적이 없었다.그런데 가다가 갑자기 발걸음이 멈추더니 몸을 돌려 유리에 비친 그의 얼굴을 살펴봤다.유리라 선명하게 비치지 않았고 얼굴의 멍 자국을 희미하게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잠시 유리를 비춰봤다가 진선태를 돌아보며 물었다.“얼굴에 있는 이 자국들 아직도 잘 보여?”안요한의 눈가, 광대뼈, 그리고 입가에 푸르스름하거나 보랏빛의 멍이 여러 군데 있었다. 그의 피부가 하얘서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게다가 워낙 잘생긴 외모라 멍이 더욱 눈에 거슬렸다.외모에 신경 쓰는 사람이라면 이 몇 군데의 멍들을 보고 먹으로 그린 그림에 묻은 얼룩처럼 생각하여 지우고 싶어 할 것이다.진선태는 눈이 멀지 않은 이상 누가 봐도 꽤 눈에 띄는 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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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8화

서현주가 웃으며 안요한의 등을 토닥였다.“바보 아니에요? 그냥 다친 곳이 어떻게 됐나 보러 왔어요.”그러고는 그를 재촉했다.“일어나요. 상처 좀 보게.”그 말에 안요한은 순순히 그녀에게서 몸을 떼고 얼굴을 내밀었다.서현주가 그의 얼굴에 난 멍을 자세히 살피더니 손을 들어 만져보았다. 부드러운 손끝이 안요한의 피부 위를 천천히 쓸고 지나갔다. 그녀가 나직하게 물었다.“아파요? 둘 다 꽤 세게 때린 모양이군요.”두 사람의 얼굴 거리가 아주 가까웠다. 너무 가까워서 그녀 얼굴의 잔털과 눈에 비친 그의 모습까지 보였고 코끝에 상대의 맑고 은은한 향기가 가득했다.서현주의 손끝이 그의 얼굴 위에 닿은 순간 작은 손들이 심장을 간지럽히는 것처럼 짜릿한 감각을 불러일으켰다.심장이 거의 녹아내릴 듯 말랑해진 안요한이 나지막하게 말했다.“안 아파.”서현주는 그를 한번 쳐다보고는 손가락을 여전히 얼굴 위에 둔 채 의미심장하게 눈썹을 치켜세웠다.“정말로요?”그녀의 살짝 올라간 끝음이 안요한의 심장을 간지럽혀 온몸이 다 짜릿했다.안요한이 말을 바꿨다.“사실 연지훈도 뭐 그저 그런 수준이었어. 정말 하나도 안 아팠는데 널 보자마자 갑자기 좀 아픈 것 같아.”그는 가여운 척하면서 서현주의 다른 손을 잡았다.“나 좀 달래줘. 달래주면 안 아플 거야.”동정심을 얻는 순간에도 연지훈을 깎아내리는 걸 잊지 않았다.서현주가 피식 웃더니 연지훈의 멍든 손가락을 힘껏 꾹 눌렀다. 찌릿한 통증이 밀려왔다.수줍어하던 안요한의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쳐다봤다.“쓰읍... 아파, 아파.”서현주는 꿈쩍도 하지 않고 더욱 세게 눌렀다.안요한이 고개를 돌려 손가락을 피하자 그녀는 눈썹을 치켜세우고는 손가락을 든 채 덤덤하게 말했다.“왜 피해요?”안요한이 억울해하며 얼굴을 감쌌다.“왜 날 괴롭혀?”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허공에 멈춰 있던 손가락을 움직였다.안요한이 억울한 듯 입술을 삐죽 내밀더니 순종적인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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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9화

안요한이 뻔뻔스럽게 다가가 그녀를 껴안았다.“내가 잘못했어. 앞으로는 널 화나게 하지 않을 테니까 제발 화 풀어.”서현주가 그에게 안긴 채로 물었다.“약 발랐어요?”그는 마음이 따뜻해졌다.“응. 발랐으니까 걱정하지 마.”“그래요. 잊지 말고 꼭 발라요.”서현주가 그를 밀어냈다.“의사가 회복하려면 얼마나 걸린대요?”안요한이 머리를 서현주의 얼굴에 대고 비볐다.“아마 일주일은 넘게 걸릴 거야.”그녀가 또 물었다.“이 얼굴로 회사에 나오니까 사람들이 뭐라 안 하던가요?”안요한이 웃으며 답했다.“대표한테 누가 감히 뭐라고 하겠어. 나한테 뭐라 할 수 있는 사람은 할아버지랑 너밖에 없어.”“할아버지는 뭐라 안 하셨어요?”“별말씀 없으셨어. 그냥 내가 어려서 충동적이라고만 하셨지.”서현주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게 다예요?”안요한은 켕기는 게 있었지만 그래도 말투는 단호했다.“응. 그게 다야.”그녀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못 믿겠어요.”그는 말문이 막혀버렸다.서현주가 그를 밀치더니 눈을 똑바로 보았다.“할아버지께는 뭐라고 둘러댔어요?”안요한이 얼버무리며 투정을 부렸다.“그냥 아무렇게나 말했지, 뭐 어쩌겠어.”그녀는 그를 빤히 쳐다보며 천천히 말했다.“할아버지는 머리가 좋으신 분이라 숨길 수 없을 거예요. 요한 씨가 연지훈이랑 싸웠다는 걸 이미 알고 계시나 봐요.”그가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알고 계시겠지. 하지만 괜찮아. 내가 알아서 처리할 거야.”말하면서 손을 내밀어 서현주의 손을 잡으려 했다. 계속 핵심적인 질문을 피하는 안요한과 달리 서현주는 피하고 싶지 않았다.“나에 대한 할아버지의 불만이 더 많아지셨겠어요.”안요한이 움직이던 손을 멈칫했다가 이내 서현주의 손을 잡았다.“할아버지는 내 가족이니까 내가 알아서 할게. 넌 걱정하지 않아도 돼.”이것이 바로 안요한이 상황을 회피하려 했던 이유였다.안씨 가문에서 그와 서현주의 관계를 부정적으로 보는 문제가 그가 고민하고 해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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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0화

서현주가 어깨를 늘어뜨렸다.“프런트 직원이 날 못 알아보고 올라가지 못하게 하더라고요. 그래도 요한 씨 회사인데 규칙은 지켜야죠. 프런트 직원이 요한 씨 비서한테 연락하니까 비서가 날 여기까지 안내했어요.”그 말에 안요한이 생각하다가 이렇게 말했다.“나중에 말해둬야겠어. 널 그냥 들여보내라고.”서현주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그래요.”늦은 시간이라 안요한의 사무실 층 직원들은 거의 다 퇴근했고 비서실의 진선태만 남아있었다.진선태가 턱을 괴고 안요한과 서현주가 손을 잡고 걸어오는 걸 흘끗 보더니 곧바로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 없이 서류 정리를 계속했다.안요한이 업무를 처리하는 동안 서현주는 소파에 웅크리고 앉아 게임을 했다.게임에 정신이 팔린 그녀와 달리 안요한은 일에 별로 집중하지 못하고 수시로 고개를 들어 서현주를 쳐다보았다.옆에서 같이 업무를 보던 진선태가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았다.안요한은 반 시간도 채 안 되어 일을 마무리 짓고는 서현주와 함께 퇴근했다.서현주가 안요한이 잡은 손을 내려다봤다.“밥 먹었어요?”진선태는 고개를 숙여 투명 인간처럼 행동했다.안요한이 서현주를 내려다보며 말했다.“아니. 같이 밥 먹을래?”서현주는 그를 무시하고 옆에 쭈그리고 있던 진선태에게 물었다.“비서님은 식사하셨어요?”그녀가 말을 걸 줄 생각지도 못했던 터라 진선태는 허둥지둥 고개를 들어 안요한의 눈치를 살폈다.안요한의 표정에 아무런 변화가 없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진선태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대답했다.“아니요. 집에서 밥을 해놔서 가서 먹으면 돼요.”“그래요.”서현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안요한에게 말했다.“나도 밥 안 먹었는데 밥 먹으러 가요, 우리.”안요한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는 진선태에게 퇴근하라고 한 후 서현주와 함께 식당으로 향했다.한편 연씨 가문 본가, 방 문이 굳게 닫혔는데도 밖에서 방 안의 울음소리가 들렸다.도우미들이 그 방 앞을 지나갈 때면 모두 고개를 숙이고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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