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Chapter 951 - Chapter 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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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1화

백미경은 손을 들어 유태준의 가슴을 쿡쿡 찔렀다.“당신이 속은 거야. 그 사람들 말 믿지 마. 유전자 검사 결과를 볼 필요도 없어. 서현주는 절대 우리의 친딸이 아니야. 멍청하게 굴지 마.”유태준은 미간을 찌푸린 채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당신 말도 모두 추측일 뿐이야. 진짜로 유전자 검사를 한다면 서현주가 조작할 기회를 주지 않을 거야. 검사 결과는 문제없을 거야.”“그건 당신 생각인 거고. 서현주의 수단이 얼마나 비열한지 당신도 이영이를 통해 봤잖아. 어쨌든 난 절대 서현주의 뜻대로 두지 않을 거야. 유전자 검사 같은 거 안 해.”유태준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그럴 필요 없잖아.”백미경은 냉랭하게 말했다.“필요해. 이영이가 살아있을 때 서현주가 얼마나 괴롭혔어? 이영이가 하늘에서 우리가 서현주를 친딸처럼 대하는 걸 본다면 엄청 슬퍼할 거야. 난 우리 이영이가 슬퍼하는 게 싫어. 이영이 대신 원수를 갚을 거야. 평생 서현주를 용서하지 않을 거고 절대 화해 같은 거 안 해. 유전자 검사가 조작 안 될 거라고? 서현주는 목적을 위해서 무슨 짓이든 하는 사람이야.”“나도 이영이가 슬퍼하는 걸 원치 않아. 하지만 이 일은 별개의 문제야. 이건 단지 유전자 검사일 뿐이야. 해보면 우리도 마음이 편해질 거야. 서현주를 딸처럼 대한다는 뜻이 아니잖아. 당신이 정 불안하다면 해외의 여러 기관에서 여러 번 검사하게 하면 돼. 서현주의 손이 해외까지 닿을 수는 없을 테니까.”백미경은 여전히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이번에 서현주의 뜻대로 하면 나중에는 점점 더 요구가 많아질 거고 우리가 계속 양보할 수밖에 없어. 지금은 서현주를 딸처럼 여기지 않았지만 어쩌면 나중에는 서현주를 친딸처럼 대할 수도 있고.”깊게 숨을 들이마시던 유태준은 머리에서 통증이 전해졌다. “왜 이렇게까지 거부하는 거야? 그저 유전자 검사일 뿐이잖아. 해보면 우리 모두 마음이 편해질 텐데...”백미경은 실망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당신의 마음속에는 이영이가 있기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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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화

이혼까지 언급되었으니 무슨 말을 더 하고 어떻게 더 고집을 부릴 수 있겠는가?“알았어. 안 할게.”유태준은 앞으로 다가와 백미경의 어깨를 감싸안았다.“화 풀어. 안 할게.”백미경은 어깨를 살짝 흔들며 유태준의 손길을 거부했다. 약속을 받아내긴 했지만 여전히 불만이 많았다.“얼른 돌아가자. 많이 늦었어.”한편, 황태민과 남아현은 연회장 2층 복도 난간에 서서 유태준과 백미경이 다투는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있었다.멀리 떨어져 있어서 두 사람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리지는 않았지만 몸짓으로 보아 두 사람이 분명히 다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던 유이영은 서현주가 했던 말들을 생각하면서 이를 갈았다.“서현주 그 여자 때문에 내가 엄마 아빠랑 다시 만날 수 없는 거야. 서현주가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어."황태민이 손을 들어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였다.“괜찮아, 내가 있잖아.”유이영은 그의 품에 안겨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정말 엄마 아빠를 다시 만날 수는 없는 거야? 너무 보고 싶어. 엄마 아빠도 날 그리워하고 있고. 나 때문에 슬퍼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황태민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이마에 키스를 했다.“어렵게 해외로 가서 성형까지 하고 새로운 신분으로 국내에 돌아왔어. 남아현이라는 신분은 아직 허점이 많아. 세심한 사람이 보면 들통날 수도 있으니까 모든 걸 조심해야 해. 네 일을 아는 사람이 적으면 적을수록 좋아. 누가 알게 되든 너에게는 다 위험이 될 수도 있어. 너희 부모님을 포함해서 말이야.”“네가 유이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넌 이렇게 부모님을 바라볼 기회조차 없을 거야.” 황태민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으로서는 이게 가장 좋은 결과야.”유이영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알아. 하지만 나...너무 슬퍼...”황태민이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알아. 내가 네 곁에 있어 줄게.”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방금 들었어? 엄진경이 서현주가 우리 부모님의 친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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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3화

유이영은 마음속으로 은근히 불안해졌다.“분명하게 말해 줘.”황태민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유태준과 백미경이 연회장을 떠나는 뒷모습을 쳐다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서현주는 우리 둘의 관계를 알고 있고 내가 널 위해 한 일도 알고 있어. 너와 서현주의 악연으로 보면 서현주가 나한테 예의 바르게 대할 리가 없지.”유이영의 머릿속에는 문득 생각이 튀어나왔지만 그쪽으로는 생각하기 두려웠다.황태민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전에 휴양지에서도 의심스러웠어. 서현주가 몇 번이고 찾아와 우리에게 인사했잖아. 네가 출국하기 전에, 서현주가 날 대하는 태도는 지금처럼 좋지 않았어. 지금 서현주의 모습은 마치 일부러 접근하는 것 같아.”유이영은 마음이 불안했다.“어쩌면 내가 이미 죽었으니까 네가 날 잊었다고 생각한 게 아닐까? 너랑 좋은 관계를 맺고 싶었을지도 모르잖아. 넌 성공한 사업가니까.”황태민도 그런 추측을 했었다. 하지만 그가 한 다른 추측이 사실이라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될 것이다.“휴양지에서 난 눈치챘어. 우리가 다트를 던질 때, 서현주는 분명 다른 쪽에 있었는데 굳이 우리와 함께하려고 했고 네 손바닥까지 다치게 했어.”황태민은 유이영의 손을 잡아 그녀의 손바닥을 펼쳐 딱지가 앉은 상처를 드러내며 말했다.“서현주는 이렇게 무례하게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야. 누구나 낯선 사람을 대할 때는 조심스러운 법인데 어떻게 너에게 다트를 건네줄 때 널 다치게 한 걸까?”유이영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이미 황태민이 앞으로 할 말을 짐작하고 있었다.“다트에 네 피가 묻어 있었어. 돌아가서 확인해 봤는데 그 다트는 사라졌어.”유이영은 입술을 살짝 벌린 채, 두려운 눈빛으로 황태민을 바라보았다.“서현주가 일부러 접근한 것은 아마 네가 정말 유이영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일 거야. 이미 의심을 품고 있었어. 만약 서현주가 네 피를 가지고 유전자 검사를 한다면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 같아?”유이영은 급히 부정했다.“그럴 리가 없어. 내 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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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화

그 사실에 거대한 기쁨이 몰려왔고 황태민의 입가에 저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으며 심장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그는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유이영을 껴안았고 온전히 거대한 기쁨에 빠져들었다.“고마워. 그동안 유준이를 위해 한 모든 일들... 정말 고마워.”황태민의 기쁨이 유이영에게도 전달되었는지 유이영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그는 그녀를 더욱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나한테 이렇게 큰 기쁨을 줘서 고마워.”유이영은 그를 살짝 때리며 투정을 부렸다.“다 네 탓이야. 네가 아니었다면 나도 연씨 가문에서 그렇게 마음을 졸이며 지내지 않았을 거야.”황태민은 한발 물러나 그녀의 어깨를 붙잡았다.“연지훈도 연유준이 자기 아이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유이영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알아.”황태민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그들은 모두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연지훈은 유이영에게 은혜를 갚기 위한 것이었다.어린 시절, 화재 사고가 났었는데 유이영이 연지훈을 불 속에서 업고 나왔다.그때부터 연지훈은 유이영의 이 은혜를 기억하고 있었다.고등학교 시절, 연지훈과 유이영이 사귄다는 소문은 거짓이었다.연지훈은 은혜 때문에 유이영이 원하는 것은 항상 다 들어주었고 그러다 보니 유이영이 그를 사랑하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잘생기고 조건도 좋고 모든 면에서 뛰어난 연지훈은 따라다니는 여자가 많았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유이영은 마음이 복잡했고 여자아이들이 그녀와 연지훈의 관계에 대해 물었을 때, 그와 연인 관계라고 애매하게 둘러댔다. 그 후로는 연지훈에게 접근하는 여자아이들이 거의 없었고 다들 연지훈에 대한 마음을 접었었다.얼렁뚱한 둘러댄 말이 효과를 본 후, 유이영은 점점 더 심해졌고 일부러 연지훈과 친밀한 행동을 하며 사귀는 사이처럼 분위기를 조성했고 학교의 선생님들까지도 그녀와 연지훈이 사귄다는 것을 알 정도로 큰 소동이 벌어졌다.유이영은 줄곧 연지훈을 자신의 소유물로 여겼다. 졸업할 때쯤, 연지훈이 그녀에게 이런 말을 했다.“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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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5화

유이영은 연지훈과 했던 모든 일을 황태민과 필사적으로 재현했고 사진을 찍어 연지훈에게 보냈다. 자신이 그의 사촌과 만나고 있다고 얘기했다.연지훈은 그저 축복만 할 뿐, 특별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술에 취한 유이영은 결국 황태민과 예기치 않게 관계를 가지게 되었다.정신이 든 그녀는 울며불며 황태민을 죽이겠다고 소리쳤지만 그는 모든 비난을 묵묵히 받아들였고 그녀가 연지훈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원망하거나 문제 삼지도 않았다. 그저 말없이 그녀의 뒤에서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대신 많은 것을 해주었다.연지훈은 완전히 이유영을 잊은 듯했고 그녀의 문자에 대한 답장은 항상 담담했으며 그녀에 대한 미련이 전혀 남아있지 않은 듯했다.마음이 아팠던 유이영은 황태민과 진짜 사귀게 되었고 그에게서 위로와 위안을 얻으려 했다.그러다가 예상치 못하게 황태민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었다. 병원에 가서 의사와 상담했을 때, 의사는 그녀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아이를 낳는 것이 가장 좋으며 억지로 낙태할 경우 몸에 해롭고 평생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했다.이유영은 황태민과 연락을 끊고 다른 곳으로 가서 몰래 아이를 낳았다. 아이를 낳은 후에는 보육원 문 앞에 버리고 몸이 회복된 후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돌아왔다.하지만 그녀는 황태민이 이미 자신의 속셈을 눈치채고 몰래 뒷조사하여 그녀가 낳은 아이를 찾아내 데려왔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그 아이가 바로 황축복이었다.유이영은 황태민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을 계획을 세웠다.황태민은 말없이 떠난 유이영에게 화가 났지만 그녀가 자신의 아이를 낳아준 것에 대해 기뻐했고 그냥 이렇게 그녀를 놓아줄 수가 없었다.얽히고설킨 사이, 유이영이 귀국했을 때 그녀는 또다시 임신을 하게 되었다.귀국한 후에야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다.이전처럼 조용히 아이를 낳으려 했지만 그때 연지훈의 곁에 서현주라는 여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때서야 그녀는 자신이 여전히 연지훈을 좋아하고 있고 그 감정이 점점 커져 한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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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6화

연지훈이 서현주를 증오할수록, 그리고 서현주가 유이영 앞에서 한없이 비참해질수록 유이영의 기쁨과 짜릿함은 커져만 갔다.이후 모든 상황은 그녀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갔다. 연지훈은 서현주를 멀리하며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상처받은 서현주 역시 결국 그를 포기했다.유이영은 과거 화재 사건 때 연지훈을 구해준 일을 빌미 삼아 그에게 많은 것을 요구했고 끝내 바라던 대로 그와 결혼해 아이까지 낳았다. 연지훈은 약속대로 그녀의 아이를 자신의 친자식처럼 아끼며 정성껏 키웠다.비록 그 과정에서 연지훈과 서현주 사이에 크고 작은 소동이 끊이지 않았으나 연지훈은 언제나 유이영의 편에 서주었다. 게다가 서현주가 돌연 종적을 감추고 몇 년간 나타나지 않자 유이영은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다.비록 연지훈과 부부로서 깊은 관계까지 나아가지는 못했을지라도 그녀는 이런 평온한 날들이 영원할 것이라 믿었다.하지만 서현주가 경연시에서 화려하게 재기하며 명성을 떨치기 시작하면서 유이영과 연지훈, 그리고 서현주는 다시 얽히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서현주는 지난 세월 동안 줄곧 그녀를 주시하며 은밀히 뒤를 조사했고 그간 유이영이 공들여 준비했던 계획들을 보란 듯이 무너뜨렸다.거장 리오 감독의 대작 영화를 통해 화려하게 연예계에 데뷔하려던 유이영의 꿈도 서현주의 방해로 좌절되었으며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노렸으나 예선 도중 서현주에게 정체가 탄로 나는 바람에 국내 결선조차 치르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유이영은 서현주가 설마 공우성의 존재까지 알아내어 그토록 많은 증거를 수집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결국 공우성 일로 궁지에 몰린 그녀는 어쩔 수 없이 황태민에게 몸을 의탁해야 했고 연지훈에게 달려가 도움을 구걸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그러나 연지훈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다시는 화재 사건을 핑계로 도움을 줄 일은 없을 테니 앞으로는 알아서 살아가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그토록 냉정하게 돌아서는 연지훈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유이영은 혹시 서현주를 사랑하게 되어서 자신을 버리는 거냐며 날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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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7화

유이영은 눈동자가 흔들리더니 이내 황태민의 말에 설득된 듯 고개를 끄덕였다.“네 말이 맞아. 나는 유준이의 엄마니까 유준이의 안전을 지킬 권리가 있어.”황태민은 유이영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이왕 마음먹은 거 지체하지 말고 지금 당장 전화를 걸어보는 게 어때?”유이영은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고 낮은 목소리로 알겠다고 대답했다.그녀의 휴대폰에 아직도 연지훈의 번호가 저장되어 있었고 그동안 연유준의 문제로 연락을 주고받아 왔기에 대화의 끈은 여전히 이어져 있는 상태였다.유이영은 망설임 없이 연지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지훈은 회의 중이거나 업무가 바쁘지 않으면 금방 전화를 받곤 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연결음이 몇 번 울리지 않아 전화가 연결되었다.유이영은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지훈 씨, 나예요.”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연지훈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유이영의 귀 안으로 전해졌다.“유준이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 지금 유준이는 내 옆에 없어. 나중에 다시 연락...”“아니에요.”유이영은 다급하게 그의 말을 끊었다.“유준이가 보고 싶어서 전화한 게 아니라... 지훈 씨한테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전화했어요.”말을 마친 그녀의 심장은 마치 북을 치듯 요동쳤고 유이영은 가슴을 죄어오는 긴장감 속에서 연지훈의 대답을 기다렸다.연지훈 쪽에서 희미한 자동차 경적이 들려오더니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이윽고 들려온 그의 목소리는 유이영의 마지막 기대마저 산산조각 내는 날카로운 칼날과도 같았다.“이영아, 지난번에 도와준 게 마지막이라고 분명히 말했잖아.”몇 개월 전, 연지훈은 유이영이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안전하게 출국할 수 있도록 비행기표를 구해주고 뒤를 봐준 적이 있었다.유이영은 순식간에 심장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기분이었고 누군가가 그녀의 목덜미를 움켜쥔 듯 숨이 턱 막혀왔다.유이영은 숨을 몰아쉬며 휴대폰을 꽉 쥔 채 말했다.“제발 거절부터 하지 말고 내 말 좀 들어줘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지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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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8화

유이영은 말하다가 멈췄고 마치 누군가에게 목을 강하게 틀어쥐인 듯 숨조차 쉬기 힘들었다.연지훈이 내뱉은 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고 자신의 추악한 민낯을 모두 들켜버린 것만 같아 도망칠 곳조차 없다는 무력감이 그녀를 덮쳤다.유이영은 서럽게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지훈 씨, 정말 나를 도와줄 마음이 전혀 없어요?”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으나 연지훈은 끝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곁에서 지켜보던 황태민은 유이영의 눈물이 마치 자기 심장에 무겁게 내려앉는 것만 같아 마음이 아팠고 애처로운 그녀의 모습에 가슴이 미어지는 듯해 결국 그녀의 손에서 휴대폰을 가로챘다.“접니다.”황태민이 목소리를 깔고 수화기 너머에 말을 건네자 연지훈은 상대가 누군지 단번에 알아차린 듯 되물었다.“황 대표님이세요?”유이영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가련하게 황태민을 바라보았고 황태민은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용건만 간단히 전했다.“최근 서현주 씨가 남아현의 정체가 이영이라는 사실을 눈치챈 것 같아요. 서현주 씨는 이미 이영이의 혈액 샘플을 손에 넣었고 이제 유준이에게 접근해서 유준이의 혈액이나 머리카락을 가져가 친자 확인을 하려 들 거예요. 그렇게 남아현이 이영이라는 걸 증명하려 하겠죠.”“연 대표님께서 할 일은 서현주 씨가 유준이 곁에 오지 못하게 막거나 적어도 샘플을 뺏기지 않게 단속하는 것뿐이에요. 이 정도 소소한 부탁은 들어줄 수 있잖아요?”황태민의 말이 끝나고 연지훈은 한참 동안 침묵했다. 곧 황태민의 미간이 미세하게 찌푸려졌고 유이영은 긴장해서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그러나 기나긴 침묵 끝에 돌아온 연지훈의 대답은 이번에도 거절이었다.“아까도 말했듯이 저는 더 이상 그쪽들을 돕지 않을 겁니다.”그 말에 황태민의 미간이 확 찌푸려졌고 연지훈은 이어서 말했다.“게다가 저는 지금 유준이 곁에 있지도 않아요. 저는 경연시에 머물고 있고 유준이는 하경시에 있습니다. 그쪽들을 돕고 싶어도 도울 방법이 없네요.”자존심까지 굽히며 부탁했는데도 단칼에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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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9화

황태민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유이영의 눈물을 닦아주었고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휴대폰을 뺏으려 했지만 유이영은 요리조리 몸을 비틀며 끝까지 전화를 놓지 않았다.수화기 너머 연지훈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이유 같은 건 없어. 내가 너에게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도 없고.”그 말에 유이영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자조 섞인 말을 내뱉었다.“그래요. 지훈 씨는 설명할 필요 없어요. 지훈 씨의 눈에는 내가 아예 안 보이니까.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지훈 씨는 나를 쳐다봐 주지 않았잖아요.”연지훈은 잠시 침묵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뭘 걱정하는지는 알아. 네 정체를 숨겨주기로 약속했으니 현주에게 먼저 말하지는 않겠지만 현주가 혼자 조사해서 알아내려 한다면 굳이 가로막지 않을 거야. 방금 네가 말한 것도 들어줄 수 없어. 모든 건 네가 감당해야 할 몫이야.”유이영의 가슴과 머릿속에서 분노가 소용돌이쳤고 그녀는 화를 참지 못해 으르렁거리듯 소리쳤다.“나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왜 그렇게 잘해줬어요? 왜 그렇게 살뜰하게 챙겨줘서 사람 착각하게 만들었냐고요! 나를 가지고 논 거예요? 다 지훈 씨 때문이에요. 나를 안 좋아했으면 아예 멀리했어야죠. 지훈 씨가 나한테 애매하게 구는 바람에 내가 몇 년 동안 지훈 씨를 못 놓은 거잖아요. 전부 지훈 씨 때문이라고요!”수화기 저편에서 연지훈은 머리가 지끈거려 미간을 짚더니 기사에게 차를 세우라 말하고는 길가에 내렸다. 유이영의 목소리가 어찌나 큰지 스피커를 켜지도 않았는데 차 안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였다.연지훈은 그녀의 분노 섞인 외침이 끝날 때까지 묵묵히 기다렸고 유이영은 숨을 몰아쉬며 울부짖었다.“내 마음 다 훔쳐 가놓고 이제 와서 나 몰라라 하는 이유가 뭔데요? 지훈 씨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요?”옆에서 이 모든 대화를 듣고 있는 황태민은 안색이 어두워졌고 옆에서 지나가던 사람들조차 유이영의 고함에 호기심 어린 시선을 던졌다.불같이 화가 난 그녀와 말이 통할 리 없었고 억지로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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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0화

연지훈은 곧장 대답하지 못했고 유이영은 거의 자학하는 심정으로 그에게 되물었다.“현주 씨 때문이에요?”그의 대답을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버림받았다는 비참함에 몰린 그녀는 그를 상처 입힐 수 있는 말들을 쏟아냈다.“참 우습지 않아요? 지훈 씨 입으로 직접 나한테 현주 씨를 안 좋아한다고 말했었잖아요. 그때 현주 씨가 지훈 씨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었는데, 지훈 씨가 현주 씨한테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짓을 했는지 다 잊었어요?”“현주 씨의 마음이 역겹다느니, 지훈 씨를 좋아할 자격도 없다느니 하면서 차갑게 굴었잖아요. 내 편 들면서 현주 씨를 몰아세우고 괴롭혔던 건 다 잊었냐고요. 이제 와서 이게 다 무슨 소용이에요? 현주 씨가 정말 지훈 씨 곁을 떠나고 이제 지훈 씨를 쳐다보지도 않으니까 그제야 그게 사랑이었다는 걸 깨달은 거예요?”“지훈 씨는 잊었을지 몰라도 난 다 기억해요. 지훈 씨가 현주 씨를 안 좋아한다고 했던 그 헛소리를 내가 믿었다니. 그리고 누구보다 현주 씨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을 거예요. 지훈 씨한테 그렇게 당하고 상처 입었는데 어떻게 그걸 쉽게 잊겠어요? 현주 씨의 그 자존심 강한 성격에 지훈 씨가 했던 짓들 평생 가슴에 한으로 남았을 텐데 이제 와서 지훈 씨가 무슨 염치로 현주 씨의 마음을 되돌리겠다는 거예요?”“지훈 씨가 현주 씨를 좋아하면 뭐 어쩔 건데요? 현주 씨는 이미 남자 친구도 있고 둘이 죽고 못 산다는데. 지훈 씨한테 올 기회 따위는 이제 없어요. 지훈 씨가 현주 씨한테 저지른 잘못이 얼만데, 내가 장담하건대 현주 씨는 절대로 지훈 씨를 용서 안 해요. 절대로.”유이영은 마치 승리자라도 된 양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이 알아낸 사실을 과시했고 자신이 느끼는 이 처참한 고통을,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속에 이미 다른 사람이 가득 찼다는 이 지옥 같은 기분을 연지훈도 똑같이 느끼길 바랐다.“지훈 씨나 나나 똑같이 불쌍한 처지예요.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지훈 씨의 마음을 돌릴 수 없고 지훈 씨 역시 절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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