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십여 분 뒤, 눈치 없이 조수석에 올라타는 사람을 본 순간 하지훈의 잘생긴 얼굴은 체면 차릴 것도 없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정다슬은 조수석의 남자를 향해 입술을 살짝 올리며 턱으로 뒷좌석을 가리켰다. “하지훈 씨, 대학 때 본 적 있지?”장현진은 생각에 잠긴 듯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뒤를 돌아보며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 대표님, 오랜만이네요. 저는...”“오랜만이라니 다행이네.”하지훈은 툭 내뱉으며 그의 말을 끊었다. 그러더니 차창을 내리고 쌩쌩 지나가는 차들을 바라보았다. 안색이 말도 못 하게 어두워졌다. 남에게 뒤통수라도 맞은 사람 같이 일그러진 얼굴이었다.장현진이라면 자기소개를 들을 필요도 없었다. 죽어서 가루가 된다 해도 알아볼 테니까. 당시 장현진만 아니었어도 정다슬과 그렇게 허무하게 헤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둘 사이를 갈라놓더니 정작 본인은 홀가분하게 출국해 버렸던 놈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돌아오다니.장현진은 눈썹을 까닥였을 뿐 딱히 민망해하지도 않고 웃어 보였다. “하 대표님은 하나도 안 변하셨네요.”정다슬은 대수롭지 않게 맞장구쳤다. “그렇지?”졸업 후 몇 년 동안 정다슬은 직업 특성상 꽤 많은 동창과 연락을 이어오고 있었다. 누구를 만나든 조금씩은 변했다는 게 느껴졌다. 사회에 발을 들이면 누구나 깎이고 다듬어져서 현실적으로 변하거나 이익과 손해를 따지는 데 능숙해지며 감정을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게 되기 마련이다.오직 하지훈만은 손톱만큼도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자기 마음대로였다.장현진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맞아요. 가정환경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참 크죠. 누구나 하 대표님 같을 수만 있다면...”“꿈 깨.”하지훈이 시트에 몸을 파묻고 팔짱을 낀 채 비웃으며 그의 말을 잘랐다. “넌 나처럼 태어날 운이 없었으니까.”검은색 벤틀리가 번잡한 도로 사이를 매끄럽게 빠져나갔다. 가로등 불빛이 가로수 사이로 그림자를 만들며 차 안으로 쏟아져 들어와 뒷좌석에 앉은 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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