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서정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창밖으로 익숙한 차가 보이자 그녀도 당황하기 시작하더니 날카로운 눈빛으로 온채아를 노려봤다.“일부러 그런 거죠? 맞죠?”“형님, 지금 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 전 방금 위층에서 율천 오빠한테 줄 선물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왜 절 탓하시는 거죠?”온채아의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누가 봐도 엄청난 억울함을 당한 듯한 모습이었다.본가의 집사 정병규가 들어오자마자 그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난장판인 집을 보더니 심서정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사모님, 어르신께서 사모님이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으니 먼저 사모님을 가르쳐야겠다고 하셨습니다.”심서정이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뭐라고요?”정병규가 손으로 안내했다.“정원에서 세 시간 동안 무릎을 꿇으라 하셨어요.”“집사님...”온채아가 뭐라 하려던 그때 정병규는 그녀의 뜻을 알아듣고 다정하게 말했다.“작은 사모님, 대신 사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며칠 전 큰 도련님 장례식으로 고생 많으셨으니 푹 쉬세요.”“...”‘그게 아니라 할머니의 건강이 어떤지 물어보려던 건데.’할머니의 상태가 괜찮을 때 찾아가 이혼 얘기를 할 생각이었다.지금 주율천이 은성 그룹을 관리하고 있지만 주씨 가문의 집안일은 항상 본가에서 결정했다.심서정은 내키지 않았지만 정원으로 나가 무릎을 꿇는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차가운 눈 바닥에서.‘쌤통이야, 아주.’온채아가 심서정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위층으로 올라가려는데 오경애가 난처한 표정으로 물었다.“작은 사모님, 그럼 이 그림은 어떡하죠?”“곧 누가 와서 가져갈 거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다 복원되면 다시 가져다줄 거예요.”온채아가 짧게 대답했다.집에 걸려 있던 그 그림이 가짜라는 건 절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것이다. 진품은 현재 그녀의 친구가 운영하는 전시관에 온전한 상태로 전시되고 있었다.할아버지가 생전에 가장 바랐던 게 더 많은 이들이 그의 작품을 보는 거라 집에 그냥 걸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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