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격정적인 일이 끝났을 때, 온채아는 막 물에서 건져 올린 사람처럼 온몸이 흠뻑 젖어 땀에 젖은 채 베개에 엎드려 있었다. 더는 남아 있는 힘이 한 점도 없었다.성유준은 물티슈를 꺼내 그녀를 꼼꼼하게 닦아주며 정리해 주었다.“씻으러 갈래?”“안 갈래.”온채아는 재빨리 거절했다.요즘은 끝날 때마다 성유준이 그녀를 욕실로 안고 가서 군소리 없이 씻겨주긴 했지만, 오늘은 가고 싶지 않았다.이 남자는 믿을 수가 없었다. 씻다가도 욕조에 그녀를 눕혀 다시 한번 시작해버리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지금 이 순간 그녀는 그저 잠만 자고 싶었다.원래도 눈매가 요염한데, 지금은 생리적인 눈물까지 눈가에 맺혀 더욱 사람을 홀릴 듯했다.성유준은 목울대를 한 번 굴리며, 아랫배로 치밀어 오르는 뜨거운 욕망을 억눌렀다. 그리고 온채아를 안아 소파에 내려놓고, 난장판이 된 침구를 새로 갈아준 뒤 다시 그녀를 안아 침대로 데려왔다.“그럼 자.”남자는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난 씻고 올게.”온채아는 눈꺼풀이 떠지지도 않아 대충 대답했다.“응... 얼른 가...”다음 날.항상 자연스럽게 눈이 떠지는 온채아는 두 번째 알람이 울리고 나서야 겨우 느릿하게 일어났다.어젯밤 성유준이 그녀가 출근해야 한다는 걸 감안해 시간을 조절하긴 했지만, 강도까지 줄인 건 아니었다.그래서 너무 피곤했다.옷을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려는 순간, 문이 열리고 성유준이 들어왔다. 검은색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은 그는 매우 상쾌하고, 한껏 만족한 표정이었다.“잘 잤어?”온채아는 일부러 그러는 걸 알고 그를 흘겨보았다.“잘 잤는데, 잘 못 잤어.”말 속의 ‘잤다’라는 단어에 힘을 살짝 주었다.성유준은 눈썹을 치켜들며 그녀 팔에 걸린 캐시미어 코트를 받아 들고 함께 계단을 내려가면서, 그녀의 귀에 가까이 다가가 태연하게 물었다.“어떤 건 잘 잤고, 어떤 건 못 잤는데?”아주 진지한 표정이었다.모르는 사람이 보면 무슨 기밀 프로젝트라도 얘기하는 줄 알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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