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Kapitel 681 – Kapitel 690

696 Kapitel

제681화

그와 동시에 문밖에 있던 경찰도 소란을 감지하고 급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 상대는 온채아가 무사한 것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온채아 씨, 괜찮으세요?”“괜찮아요.”온채아는 길을 비켜주며 언뜻 심서정의 종이처럼 창백한 얼굴을 쳐다보았다. 마음속에 아무런 동요도 일어나지 않은 채 경찰에게만 고개를 돌려 감사 인사를 건넸다.“마침 얘기도 다 끝났어요. 수고하세요.”경찰이 들어오기 전 심서정이 했던 말은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섞여 제대로 듣지 못했다.하지만 차마 들을 수가 없었다.계속 듣고 있으면 이성을 잃을까 봐 두려웠다.“아가씨!”온채아는 취조실을 나선 뒤 빠르게 걸어오던 성이와 정면으로 마주쳤다.아마도 온채아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봐 온 탓인지 그는 온채아의 이상함을 바로 눈치챘다.“심서정이 듣기 거북한 말이라도 했어요?”“아니요.”온채아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냥 좀 피곤해서요. 이만 집에 가요.”그런데 익숙한 검은색 벤틀리 옆에 다다르자마자 차 문이 안에서 열렸다.온채아가 살짝 시선을 내리자 뒷좌석에 앉아 있는 남자가 보였다.남자는 아침에 외출할 때 입었던 짙은 색의 무늬가 새겨진 정장을 걸친 채 칠흑 같은 눈동자로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누가 괴롭혔어?”피곤했던 온채아는 그 말에 저도 모르게 다시 입꼬리가 올라갔다.“내가 그렇게 쉽게 당할 사람 같아?”말이 끝나자 남자가 옆자리를 비켜주었고 온채아는 자연스럽게 차에 올랐다.“하긴.”성유준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자랑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넌 쉽게 당할 사람이 아니지.”어릴 적부터 온채아는 그의 뒤를 따라다니며 그럴듯하게 흉내 내곤 했다.온채아는 성유준을 흘깃 돌아보고 손바닥에 전해지는 온기가 느껴지자 뒤죽박죽이던 마음도 서서히 차분해졌다.“언제 왔어? 왜 날 찾으러 들어오지 않았어?”성유준의 목소리는 따뜻하고 차분했다. “네가 날 필요로 할 때 들어갈 거야.”그 말의 이면에는 다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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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2화

이번에는 온채아뿐만 아니라 성유준의 얼굴에도 약간의 당혹감이 스쳤다.온채아는 입술을 달싹이다가 말을 이었다.“방금 경찰서에서 심서정도 나한테 비슷한 말을 했어.”성유준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았다. “지나치게 딱 맞아떨어지니까 진상을 파악하고 싶은 거지?”“응.”온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서강진의 말만 들었다면 혼자 마음을 다독이며 금방 넘길 수 있겠지만, 서로 모르는 사이인 두 사람이 동시에 그렇게 말하니 아무리 하씨 가문을 신뢰한다 해도 두려움이 밀려왔다.혹시나 하는 생각에.양부모님이 온채아의 목숨을 구해주고 키워준 은혜는 한평생 다 갚을 수 없을 정도였다.그러니 양부모님의 사인조차 자신의 이기심 때문에 대충 넘길 수는 없었다.게다가 하씨 가문에는 강미진 일행 외에도 다른 사람이 있으니까...성유준은 말없이 응원하듯 온채아의 손을 꽉 잡았다.“내가 수년간 지켜본 하씨 가문은 마약 문제를 허술하게 넘길 리가 없어. 그래도 성일이 조사를 시작했으니까 곧 소식이 들려올 거야.”성유준이 하씨 가문의 편을 들어도 온채아는 딱히 놀랍지 않았다.온채아 본인조차 하씨 가문에 더 마음이 가는 데 오랜 시간 그들과 알고 지낸 성유준은 오죽하겠나.오히려 하씨 가문의 편을 들지 않는 게 더 이상했다.신중한 성유준조차 그렇게 말하니 온채아도 불안한 마음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었다.월강 레지던스로 돌아온 온채아는 간단히 식사를 마친 뒤 방으로 들어가 낮잠을 잤다.온채아가 잠들자 성유준은 일어나 서재로 가서 휴대폰을 집어 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바쁘니까 용건만 말해.”하지훈은 하희민의 직책을 막 이어받아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빴다.재벌가 자식들이 대체 무슨 재미로 죽을 만큼 힘든 이런 일 때문에 피 터지게 싸우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용건만?’성유준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보다 더 간결할 수 없는 말을 꺼냈다.“네 집안과 채아가 원수지간이야.”비서의 업무 보고를 듣고 있던 하지훈은 성유준의 한 마디에 머릿속이 뒤집어졌다.“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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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3화

성유준의 목소리에서 엄숙함이 여실히 느껴지자 하지훈은 곧장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무슨 뜻이야? 그걸로 우리를 의심하는 거야?”“내 말 아직 안 끝났어.”성유준은 말을 잠시 멈추고 신중히 생각한 뒤 말을 이어갔다.“성일이 알아낸 바로는 당시 사건 발생 전 네 아버지와 그 사람이 자주 접촉했대.”그 말을 듣자 하지훈은 순식간에 입을 다물었고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하씨 가문에서 다른 사람이라면 모를까, 아버지만은... 어리석은 짓을 할 수도 있었다.다만 잠시 망설이며 자세한 것까지 곰곰이 되짚어봐도 섣불리 확신할 수는 없었다.“지금 바로 누나한테 전화할게. 누나는 도 서장과 줄곧 연락을 주고받았으니까 당시 일도 알아낼 수 있을 거야.”도 서장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바로 당시 해성 수사대 일인자였다. 성유준도 그 이름을 듣고 기억을 되짚어보니 하씨 가문과 그 인물이 서로 교류가 있었던 건 맞았다.다만 최근 몇 년간 하씨 가문의 인맥을 관리해 온 사람은 줄곧 하도연이었다.하지훈은 전화를 끊고 하도연에게 전화를 걸 때 마음 한쪽이 조마조마했다.마약 단속반 경찰을 살해하다니...어지간히 제정신이 아니고서야 이런 짓을 저지를 수 있을까!이 일이 정말 하씨 가문과 관련이 있다면 누구도 뻔뻔하게 온채아가 집으로 돌아오길 바랄 수가 없었다.목숨을 구해준 은혜는 낳아준 은혜와 맞먹었다.하지훈은 속으로 아버지를 향해 욕을 퍼부으며 차근차근 상황을 설명했다.“대충 이런 상황이야. 누나는 빨리 도 서장한테 연락해서 당시 상황이 어땠는지, 우리 집안과 관련이 있는지 물어봐. 성유준 쪽에서도 알아보는 중인데 정말로 우리 집안과 관련이 있고 그걸 그쪽에서 먼저 알아낸다면 우리가 할 말이 없잖아.”먼저 사실을 파악하면 적어도 해명할 수 있는 주도권을 쥘 수가 있었다.그렇지 않으면 성유준 성격상 그들을 위해 감춰줄 일은 없으니, 온채아가 알게 되면 아무리 설명해도 궁색한 변명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다.하도연의 눈빛에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 “알았어.”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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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하선호는 망설이다가 대충 얼버무렸다. “예원이 이모라니, 난 네가 대체 무슨 말 하는 건지 모르겠다.”이번에는 하도연이 입을 다물었다.소리 없이 숨을 들이마시며 자신의 감정을 진정시키는 듯했다. “그쪽에서 모르면 엄마는 아시겠네요.”“하도연!”그 말에 하선호는 버럭 화를 냈다.숨소리가 거칠어지며 욕하고 싶어도 감히 하지 못해 스스로 분노를 삭이는 눈치였다.“시끄럽게 집안을 뒤집어놓아야만 만족할 거야? 그렇게 오래된 일을 왜 지금 들추는 거야?”분노와 다급함이 뒤섞여 있었다.하도연은 지난 몇 년간 깊게 들출수록 요란하게 화를 내는 사람들을 꽤 많이 만나왔지만 하선호도 그런 사람일 줄이야.기억 속 하선호와 강미진은 사이가 제법 좋았다. 그런 두 사람이 유일하게 싸울 때면 늘 하예원 때문이었다.하도연도 전에는 강미진과 마찬가지로 하선호가 어릴 적 부모를 잃은 하예원을 불쌍하게 생각해 편애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다 작년, 한 술자리에서 누군가가 실수로 하선호에게 첫사랑이 있었다는 얘기를 실수로 꺼내기 전까지는 말이다.당시엔 하도연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과거가 있는 법이니까. 하지만 만약을 대비해 비서에게 대충 조사해 보라고 지시했는데 그때 문제가 드러났다.하선호의 첫사랑은 하예원의 이모였다.하도연은 어렴풋이 과거 하선호가 하예원을 데려왔을 때 초라한 행색이지만 아주 예쁜 여자도 본가로 함께 데려왔다는 사실을 떠올렸다.단지 하예원의 친척이라며 간단히 설명하고 한 끼 식사를 한 뒤 기사에게 여자를 데려다주라고 시켰다.과거를 떠올린 하도연의 두 눈이 차갑게 식어버렸다.“무슨 일인데 남이 들추는 걸 두려워해요? 그리고, 누가 그 따위 사소한 걸 들추고 싶대요? 처음부터 내가 전화를 건 목적은 딱 하나였어요. 채아 양부모님 사건에 개입하셨냐고요.”“일단 내 질문에 먼저 대답해 줄 수 있니?”“뭐요.”“너... 언제부터 알았던 거야?”하선호는 더 이상 부인하지 않고 복잡한 심경이 역력한 어투로 말했다.커가는 걸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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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화

경성에 나타나서는 안 될 사람이 눈앞에, 그것도 하도연의 사무실에 있었다.구정훈은 짙은 파란색 줄무늬 셔츠를 입고 셔츠 자락을 같은 색상의 슬랙스 안으로 집어넣은 채 팔에 울 코트를 걸치고 있었다. 정장 차림의 그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엘리트 같은 모습이었다.“경성에서 열리는 인공지능 포럼에 참석했어. 끝나고 지나가다가 널 볼 수 있을까 싶어서 왔어.”하도연은 공무가 바빠 자주 외출했기에 오늘도 그가 20분만 늦었으면 그녀는 구청으로 회의하러 갔을 것이다.전화기 너머로 다그치는 하선호의 목소리가 작지 않아 어느 정도 구정훈의 귀에도 들렸다.그래서인지 구정훈은 하도연을 다소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그녀가 대답하기 전에 또다시 다정하게 물었다.“괜찮아? 내가 도와줄 건 없어?”하선호의 말투가 너무 거칠어 하도연이 괴로워할까 봐서 걱정이었다.황아림이 저런 식으로 가족에게 질책받았다면 진작 눈시울을 붉혔을 것이다.아무리 하도연이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억지로 버티는 게 아닌지 걱정스러웠다.정식으로 이혼 절차가 끝나기 전까지 구정훈은 아직 나약할 때 기대도 되는 남편이었다.“괜찮아.”하도연은 단호하게 대답하며 그가 어디까지 들었는지 따지지도, 난처한 기색을 띠지도 않은 채 차분하게 말했다.“집에 일이 좀 있는데 내가 해결할 수 있어.”선을 긋는 말이었다.구정훈은 더 이상 그녀의 ‘집’ 구성원이 아니었다.금방 결혼했을 때는 하도연도 그에게 의지할 생각을 했었다.가끔 숨을 돌리고 싶을 때 맘 편히 등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여겼다.남자가 다른 여자의 뒤를 지켜주고 있다는 걸 알기 전까지는.고개를 돌렸을 때 하도연의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구정훈은 다소 말문이 막혔다.“그래, 넌 늘 대단한 사람이었지.”하도연은 모르겠지만 둘은 고등학교 때부터 같은 학교에 다녔다. 늘 일인자 자리를 노리던 하도연은 시험마다 당연하다는 듯 1등을 차지했다.똑똑하고 독립적이라 늘 손쉽게 남들이 온 힘을 다해도 도달하기 힘든 높이에 올라섰다.정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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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6화

가는 길에 하도연은 잠시 망설이다가 도 서장이 아닌 하용건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그 일이 정말 하선호와 관련이 있고 도 서장도 얽혀 있는 상황이라면 하용건에게 미리 말하는 게 당연했다.나중에 하용건이 무례를 범했다며 오해하지 않도록.하용건은 하도연의 설명을 듣고 노발대발했다.“그놈이 마약 단속 경찰 살해 사건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냐?”여기서 말하는 ‘그놈’은 당연히 하지훈이 아니었다.“현재로서는 그래요.”하도연은 사실대로 말했다. “방금 그 사람한테 연락했는데 태도가 애매했어요.”하용건이 화를 내는 건 예상한 바였다.평생 청렴결백한 명성을 지켰는데 이제 와서 다 늙은 나이에 잃게 생겼으니.정말 하선호와 관련이 있다면 하용건도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하도연은 당장이라도 하선호를 감옥에 보내고 싶었고 하용건도 아마 같은 마음이겠지만 그건 섣불리 결정할 수 없는 것이었다.하도연은 생각을 가다듬고 온채아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은 채 이렇게만 말했다.“할아버지, 저도 당장은 어떻게 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아요. 자칫 잘못하다가 할아버지 명성에 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되네요.”하용건이 물었다.“너도 확신이 서지 않을 때가 있어? 평소 너였으면 철저히 알아보고 아무리 가족이어도 하씨 가문 명성을 위해서 처리했을 텐데?”어느 정도 허를 찌르는 말이었다.하도연도 처음에는 그럴 생각이었지만 어머니가 부부의 정도 무시한 채 일을 진행하고 하용건을 속였던 나쁜 결과를 계속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다.강미진이 막 하용건의 미움을 산 상황에서 여러모로 신중하게 따져보지 않을 수 없었다.“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어요.”난감한 척 말을 하다 말았지만 사실은 책임을 떠안기 싫어서였다.“하지만 할아버지, 그래도 제 아버지잖아요. 어릴 때부터 할머니 다음으로 저를 아껴준 사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이 말 또한 반은 진실이고 반은 거짓이었다.사실 하도연은 하씨 가문 자식 중 어른들의 사랑을 가장 적게 받은 사람이었다.하용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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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대답을 마친 서진이 다소 불안한 듯 말했다. “도 서장님께서 과연 저희에게 사실대로 말해줄까요?”하선호가 정말 이 일과 관련이 있다면 분명 도 서장을 통해 일을 벌였을 것이다.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꼴인데 도 서장이 그걸 인정할 리가.하도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상황에 따라 대처해야지.”하도연이 아는 도 서장은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었다.하지만 조금 전 하선호의 태도는 확실히 의심스러웠다.도 서장은 일찌감치 아내와 떨어져 지낸 탓에 부부 사이에는 귀한 아들 하나만 있었다.아들이 경성에 자리를 잡으면서 부부도 그곳에 정착했다.도 서장은 하도연이 갑작스럽게 찾아왔어도 웃으며 환영했다.“도 서장님, 갑자기 불쑥 찾아와 쉬는 데 방해한 건 아니죠?”하도연은 마음이 무겁지만 그래도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도 서장은 웃으며 말했다.“네 할아버지처럼 굴지 마. 바쁜 네가 날 보러 온다는데 오히려 내가 기뻐해야지. 그런데 오늘같이 일하는 날 어쩌다 시간이 났어? 중요한 일이라도 생긴 거야?”도 서장은 그녀가 말을 꺼내기 어려워할까 봐 먼저 화제를 꺼냈다.하도연은 무기력하게 웃으며 말했다. “역시 서장님 눈은 속일 수가 없네요. 옛날 사건에 대해 여쭤보려고 왔어요.”민감한 부분은 빼놓고 말했다.“2001년에 마약 단속 경찰 부부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건 기억하세요?”“물론이지.”도 서장은 아주 잠깐 생각에 잠겼다.“엄청난 사건이었어. 당시 온광호 부부가 마약 밀수 사건을 해결하고 범인들을 모두 검거한 직후였는데 바로 잇따른 교통사고로 사망했지. 우리 쪽에선 밀수 조직의 고의적인 보복으로 의심해 할 수 있는 조사는 다 했지만...”“하지만 결국 사고로 결론 났죠?” 하도연이 대신 말을 이었다.작년에 온채아가 하씨 가문에게 관련 자료를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었기에 그 사건에 대해 어느 정도 기억이 있었다.궁금한 게 있다면 사건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 도 서장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그래, 사실 당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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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그 말을 들은 도 서장은 경악하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뭐라고?”도 서장과 하용건은 친분이 두터운 사이였다. 과거 막내가 실종되었을 때도 도 서장에게 부탁해 사방으로 수색했으니까.그렇게도 찾아 헤맨 아이가 바로 눈앞에 있었다니.하도연도 참 기구한 운명이라고 생각했다.“네, 온 형사님 부부가 도남에서 데려온 그 여자아이, 걔가 우리 집에서 줄곧 찾던 막내예요.”도 서장은 허벅지를 치며 한탄했다.“다 내 탓이야. 그쪽으로는 생각도 못 했어. 아니면 그 아이를 한 번쯤은 봤을 텐데.”도 서장은 막내의 사진을 본 적이 있었기에 실제로 마주쳤다면 분명 알아봤을 것이다.하지만 당시 상황이 급박했고 무엇보다 도남에서 데려온 아이였기에 안전을 보장하는 데만 신경 썼을 뿐, 아무도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하도연은 침묵하며 그 주제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온채아가 나중에 입양되어 수년간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은 차마 말할 수 없었다.탓하려면... 처음부터 악의적으로 죄를 지은 사람들을 탓해야 했다.위에서 모든 걸 내려다보는 하느님도 아니고 경찰 측에서도 당시로서는 최선의 해결책을 택했으니까.노골적인 공격은 피하기 쉬워도 은밀한 공격은 막기 힘들다. 설령 그때 대대적으로 온채아 가족을 찾아 나섰어도 그게 꼭 좋은 선택일 거란 보장은 없었다.이제라도 무사히 막내를 되찾은 것에 감사할 따름이었다.도 서장 또한 하도연이 마지막으로 던진 질문을 잊지 않고 후회에 찬 기색으로 말했다.“네가 물었던 것도 그해 이미 조사하고 관련 인물까지 알아내 처리했어.”의외였다.“알아냈어요?”그저 대충 넘긴 사건이라고 여겼다.“그래.”도 서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탄했다.“내 부하 중 한 명이었어. 교통사고는 우연한 사고라고 결론이 났지만 내부에서는 누군가 일부러 광호 부부의 행적을 누설한 거라고 의심해 깊게 조사해 봤지.”이쯤에서 하도연은 핵심을 짚어냈다.“행적을 누설한 사람은 찾았지만 그 두 사건을 직접적으로 연결할 증거는 없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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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도 서장의 말이 끝나서야 하도연은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던 심장이 제자리로 돌아갔다.도 서장 말처럼 하선호가 아무리 멍청해도 도 서장에게 밉보여 하용건의 귀에까지 들어가는 건 두려웠을 것이다.하도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도 서장에게 고개를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도 서장님, 감사합니다.”그 이상 말하지 않아도 도 서장은 마음속으로 다 알고 있었다.어리석은 하선호가 큰 사건에 휘말리는 것을 막아준 것에 대해서, 동생에게 당당하게 설명할 수 있게 해준 것에 대해서 고마워하는 것이었다.하씨 가문은 그 일에 관여하지 않았다.밖에서 기다리던 서진이 나오는 하도연의 표정을 살피고는 덩달아 안도했다.“선생님께서 연루된 건 아니죠?”“본인은 원했지.”긴장이 풀린 뒤 밀려오는 건 피로감이었다. 서진이 차 문을 열어주자 하도연은 차에 올라탔지만 쉴 수가 없었다.“서장님께서 그럴 기회를 주지 않았던 거야.”분노가 타올랐다.하선호와 관련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어리석은 그의 행동에 증오가 치밀었다.여자 하나 때문에 본인은 물론 집안 전체를 망칠 뻔했다!서진은 하선호에 대해서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그럼 이제 어디로 갈까요?”“일단 그린 빌라로 돌아가.”당장 월강 레지던스로 가고 싶었지만 이런 일은 말로만 설명해선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이따가 서장님께서 사람을 보내 해성 쪽 사건 기록을 가져다줄 거야.”사건의 경위가 모두 밝혀졌다.아무런 증거도 없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도 모를 말 몇 마디로 자신에 대한 온채아의 신뢰를 시험하고 싶지는 않았다.사소한 일이라면 모를까, 큰 사건인데 그런 식으로 행동한다면 온채아를 곤란하게 만드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서진이 귀띔했다.“직접 일터로 보내면 되지 않나요?”오늘 하도연의 일정만 봐도 지금 그린 빌라로 돌아갈 시간이 없었다.하도연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가서 할 일이 있어.”멍청한 하선호는 2년 후 귀국해도 여전히 골칫거리일 테니 차라리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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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원래도 불안해하는데 이 시점에서 과거의 일이 하씨 가문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는다면 기분이 더 나빠질 것이다.차라리 모든 일이 정리될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나았다.하씨 가문 측에서는 하지훈이 재촉 중이고 하도연도 시간을 오래 끌 사람이 아니었기에 늦어도 오늘 밤이면 결과가 나올 것이다.온채아는 내막을 알지 못한 채 성유준이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을 짓고 있자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알겠어.”시선을 내려 책상 위에 아직 처리해야 할 서류가 꽤 남아 있는 것을 보고 남자의 힘을 빌려 일어섰다. “얼른 일해. 나는 코코랑 놀면서 햇볕 좀 쬘 거야.”얼마 전 우연히 그녀가 임신했다는 걸 알고 함께 놀 때 코코가 유난히 조심스러워한다는 걸 깨달았다.당시 유경애가 배를 만지려고 하자 코코는 고개를 치켜들고 유경애의 손을 밀어내며 경고하듯 짖어댔다.그래서 평소 먹여주고 돌봐준 유경애에게 배은망덕하다는 욕까지 들었지만 코코는 성유준과 온채아를 제외한 사람에겐 관심이 없었다.그런데 성유준도 덩달아 자리에서 일어났다.“나도 바람 좀 쐬어야겠어.”누구보다 일이 우선인 남자라는 걸 잘 알았던 온채아가 못 말린다는 듯 말했다.“난 정말 괜찮아.”마음이 조금 불안하긴 해도 크게 기분이 가라앉지는 않았다.무엇이 더 중요한지 잘 알고 있으니까.게다가 이미 최악의 상황도 각오하고 있었다. 만약 최종 조사 결과 정말 하씨 가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기껏해야 조금 실망할 뿐이었다.지금 이 순간에도 하씨 가문이 그런 일을 저지를 리 없다고 생각하지만.나라를 생각하면서도 사람 목숨은 하찮게 여기는 건 너무 모순된 일이었다.성유준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네가 괜찮다고 하면 난 너랑 같이 있을 수 없어?”“...”온채아가 그를 흘겨보았다. “나 때문에 중요한 일에 방해될까 봐 그러지. 일이 우선이잖아.”성유준이 인정하듯 고개를 끄덕였다.“가족은 아니야?”그 말에 온채아는 멈칫했다.가족이라니.뒤늦게 성유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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