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매우 공손했지만, 온채아는 그의 말투에 숨겨진 날카로움을 단번에 알아차렸다.성유준은 서강진의 말을 단 한 글자도 믿지 않았다.온채아 역시 완전히 믿지는 않았다.너무 절묘했다.어젯밤 하씨 가문에서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결론을 낸 직후, 오늘 아침 서강진이 전화를 걸어와 스스로 어제의 단정적인 발언을 뒤집었다.하지만 하도연이든 하지훈이든, 이 일에 있어 타인을 쉽게 끌어들이지 않을 사람들이었다. 많아야 최측근 정도일 뿐.어제 자신이 하씨 가문과 접촉한 사실을 서강진이 알 방법은 없어 보였다.의문을 품은 채 서강진을 바라보자, 그는 지팡이를 짚고 일어나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성 대표님, 온 선생님, 이건... 정말 죄송합니다. 어쩌면 제 친구가 착각했을 수도 있어요. 오랜 친구라 괜히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행동과 말투 모두 자연스러웠다.온채아는 뭔가를 파악해보려 했지만 단서를 잡을 수 없었다.성유준은 가볍게 웃으며 더는 캐묻지 않고, 대신 온채아를 보며 말했다.“시간도 늦었으니 일단 치료부터 해.”“알았어.”지금 서강진의 상태로는 어제 처방을 그대로 쓸 수 없었다.온채아는 먼저 침 치료로 현재의 증상을 완화한 뒤, 처방을 새로 바꾸었다.그녀는 처방전을 집사에게 건네고 나서, 서강진을 보며 말했다.“앞으로는 제가 직접 방문 치료를 할 시간이 없을 거예요. 강태무 씨에게 연락해서 매주 외래 예약을 잡으세요.”말투는 담담했지만 협의의 여지는 없었다.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성유준과 함께 돌아섰다.집사가 배웅하려 하자 온채아가 막았다.“괜찮아요. 서 회장님을 부축해서 좀 걷게 하고, 담백한 죽 같은 걸 드시게 하세요.”검은 벤틀리가 마당을 빠져나간 뒤에야, 집사는 서강진을 부축해 일으키며 물었다.“회장님, 저들이 믿은 것 같아요?”그 말을 듣고 서강진은 눈을 가늘게 떴다. 눈 밑에 깔린 서늘함은 숨겨지지 않았다.“어떻게 생각하나? 오늘 성유준 같은 바쁜 사람이 직접 따라올 줄은 몰랐군.”온채아는 상대하기 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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