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온이 갑자기 이 사실을 알아챌 줄은 몰랐고, 더욱이 자신을 떠나 다른 남자와 결혼하려 할 줄은 꿈에도 예상치 못했다!강선우는 별안간 무언가를 깨달은 듯 심각한 목소리로 물었다.“하온아, 너 이러고 어디 가게? 설마... 정윤재 만나러 가는 거니?”“그럼 또 뭐?”심하온은 그의 질문을 전혀 피하지 않고 오히려 잔인할 정도로 솔직하게 대답했다.“내가 누굴 만나든, 누구랑 데이트하든, 네가 알 바 아니야.”“넌 정윤재 진심으로 좋아하는 게 아니잖아! 아닐 거야... 아니라고.”강선우가 미친 듯이 포효했다.“하온이 넌 오직 나만 좋아해야 해. 우린 무려 5년을 만났다고, 심하온!”“그래, 5년을 만났지. 하지만 네가 강다인이랑 혼인 신고한 사실을 알게 된 순간, 5년간의 감정을 말끔히 지웠어 난.”심하온이 더할 나위 없이 단호하게 대답했다.“그리고 내가 누굴 좋아하고 누굴 싫어하건 다 나한테 달렸어. 전에는 눈이 멀어서 널 좋아했지만 이제 정신 차렸고 윤재 씨 좋아하는 것도 사실이야. 너 따위가 이래라저래라할 자격은 없어!”강선우는 눈동자가 파르르 떨리고 걸음을 휘청거리며 뒤로 물러서다가 가로등 기둥에 등을 세게 부딪히며 둔탁한 소리를 냈다.그는 곧 멘탈이 무너질 것 같았다.심하온이 이별을 고할 때부터 단순히 투정을 부리는 거로 여겼고 그녀가 뭘 하든 전부 홧김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는 여전히 자신이라고 굳게 믿었다.하지만 지금 심하온은 그의 눈앞에서 친히 자신이 정윤재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있다.이제 정말 그녀를 잃게 되는 걸까?이런 순간일수록 과거의 기억들이 그의 머릿속에서 플래시백처럼 마구마구 스쳐 지나갔다.대학 도서관의 불빛, 생일 케이크 위의 흔들리는 촛불, 비 오는 날 함께 우산을 받쳐 썼던 순간... 기억들이 파도처럼 밀려와 강선우를 잠식시킬 것만 같았다.심하온은 그의 학생회장 자리를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녔고, 회사의 프로젝트를 위해 눈이 충혈되도록 밤을 새웠다. 또한 그를 위해 술자리에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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