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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내 남편의 아내: Kabanata 121 - Kabanata 130

225 Kabanata

제121화

그녀는 바로... 심하온이었다!정윤재의 팔짱을 끼고 우아하게 연회장에 들어서는 그녀, 긴 머리를 올리고, 어깨가 드러난 흰색 머메이드 드레스를 입고서 가슴팍에는 유난히 아름다운 보석 브로치를 달고 있었다.고귀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냄과 동시에 눈부신 미모가 장내의 모든 이의 시선을 확 사로잡았다.강선우는 그녀를 뚫어지라 쳐다보며 두 손이 격렬하게 떨렸다.그는 이 상황이 도통 이해가 안 됐다.이런 장소에 정윤재가 왜 여자 파트너를 심하온으로 데려온 걸까?그는 분명 심씨 가문의 딸과 정략결혼을 한다고 했는데, 오늘 그분도 오신다고 했는데, 아니 잠깐!역대급으로 충격적이고 섬뜩한 추측이 그의 뇌리에 떠올랐다.심씨 가문은 강선우의 집안에 이유 없이 공격을 해왔고, 심하온은 운정을 떠나 강운시로 왔다고 했다.또한 오늘 그녀는 정윤재와 함께 매우 친밀한 모습으로 민동준의 회갑연에 참석했다.그렇다면 심하온이 바로 그 신비주의 심씨 가문의 딸이란 말인가?같은 시각, 민동준은 정윤재와 심하온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2층 휴게실에서 내려와 환한 얼굴로 맞이했다.“왔어? 정 대표, 하온 씨.”민동준의 얼굴에 열기로 가득했다.“어서 와. 귀한 걸음 해줘서 정말 고마워.”정윤재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별말씀을요, 회장님.”옆에서 심하온이 가볍게 웃으며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회장님, 생신 축하드려요. 앞으로 하시는 일마다 만사형통하고, 대업이 길이 번창하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가문에 늘 평안과 기쁨이 가득하시기를 축원해요.”정윤재의 옆에 서서 축하의 인사를 전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강선우의 이마에 실핏줄이 튀어 올랐다.민동준은 기뻐서 입이 귀에 걸렸다.정윤재와 심하온의 참석은 그에게 엄청난 체면을 세워준 것이다.특히 심하온의 등장이 더욱 임팩트가 있었다.민동준은 전에 그녀를 만난 적이 있다. 심씨 가문의 딸 심하온의 실제 모습을 아는 몇 안 되는 사람들 중 한 명이 바로 민동준이었다.심하온은 늘 조용하게 지내는 편이다.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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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심하온이 정말 심씨 가문의 딸이었다니!강선우는 이를 악물고 강다인의 손을 뿌리치고는 심하온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강다인은 그를 막으려 했지만,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삼촌.”강선우의 부름에 민동준은 고개를 돌리고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선우 왔구나. 오늘 너무 바빠서 널 제대로 챙기지 못했네. 이해해주렴. 아참, 이쪽은 정윤재 대표랑 심하온 씨야.”민동준은 최근 생신 잔치 준비로 너무 바빠서 정윤재와 강선우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소식은 아직 듣지 못했다.“정 대표랑 심하온 씨요?”강선우는 잔뜩 잠긴 목소리로 되물으며 시선이 심하온에게 고정되었다. 그 눈빛 속에는 너무나도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다만 심하온은 그저 담담한 눈길로 그를 힐긋 쳐다볼 뿐이었다.마치 넌 내게 있어서 오늘 연회에 참석한 손님 중 한 명일 뿐, 장내의 여느 하객들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이토록 차가운 그녀의 시선을 마주하면서도 강선우는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뚫어지라 쳐다봤다. 민동준은 어찌 된 영문인지 알 수 없지만, 강선우의 행동이 몹시 무례하다는 걸 보아내곤 마른기침을 하며 눈치를 줬다.다만 강선우는 귀가 먹었는지 민동준의 주의를 완전히 무시했다.“강 대표.”이때 정윤재가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경고가 섞여 있었다.“또 보네요.”강선우는 마침내 정신을 차렸다.그는 간신히 목울대를 움직이며 시선은 여전히 심하온에게 쏠렸다.“심하온 씨, 혹시 따로 가서 얘기 나눌 수 있을까요?”강선우는 일부러 부드러운 말투로 물었지만, 그 속에는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절박함이 숨어있었다.심하온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강 대표님 뭔가 착각하신 모양인데 여긴 민 회장님 생신 잔치가 열리는 곳이에요. 우리 모두 회장님 회갑연을 축하하러 왔으니 할 이야기 있으시면 나중에 다시 하시죠.”그녀의 삭막함과 거리감을 두는 태도에 강선우는 심장을 쿡 찌르듯 아팠다. 또한 정윤재와 저토록 친밀하게 있으니 질투의 불씨가 활활 타올랐다.하온이가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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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지금 강운시 명문가들 사이에서는 정씨 가문과 심씨 가문이 곧 정략 결혼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오늘 심하온이 정윤재의 팔짱을 끼고 나란히 민동준의 생신 잔치에 나타난 것은 이 소문을 기정사실로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곧 있으면 정씨 가문과 심씨 가문에서 공식적으로 결혼 소식을 발표할 터였다.그리고 방금 강선우를 향한 심하온의 태도가 매우 냉담했다.두 사람은 이미 오래전에 헤어졌다는 걸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어쩐지 강선우가 이번에 강다인을 데리고 강운에 오더라니.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갔다. 전에 도준휘가 운정에 있을 때 심하온과 강선우의 사이가 매우 좋아 보였고, 그가 운정을 떠난 후에도 강선우가 애정을 과시하는 SNS를 자주 보았었다.그랬던 두 사람이 헤어졌다는 게 말이 될까?도준휘는 강선우와 강다인 사이의 사정을 전혀 몰랐기에 지금 이 상황이 생각할수록 이상했다.강선우는 음침한 얼굴로 그를 한 번 흘겨보더니, 갑자기 강다인의 손목을 낚아채고 자리를 떠났다.호텔에는 연회에 참석한 하객들을 위한 휴게실이 여러 개 마련되어 있었다.그는 아무 휴게실이나 찾아 강다인을 밀어 넣고 가차 없이 문을 닫아버렸다.쾅 하는 소리에 강다인은 깜짝 놀라 겨우 정신을 차렸다.“선우 오빠...”“왜 나한테 거짓말했어?”강다인은 그의 충혈된 두 눈을 바라보며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 쳤고, 결국 차가운 벽에 등이 닿았다. 그녀는 목이 바짝 타들어 갔다.“오빠... 그게 대체 무슨 말이야?”“너 심씨 가문 사람들이랑 사이좋다며?”강선우가 버럭 고함을 질렀다.“그 집안 어르신이 널 엄청 예뻐해 주신다고 했잖아! 대체 왜 하온이가 심씨 가문 딸이란 것조차 모르는 건데?”“그게... 전에 분명 말했잖아.”강다인이 흐느끼며 말했다.“난 해외에서 심씨 가문 사람들을 알게 됐고 그때 그 집안 따님은 함께 출국하지 않았어. 얼굴도 못 뵈었는데 대체 어떻게 심하온일 줄 알았겠냐고.”“아직도 발뺌하네?”강선우는 탁자 위의 크리스털 재떨이를 집어서 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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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강다인의 울음소리가 더욱 처절해졌다.“그래! 내가 속였어. 오빠를 너무 사랑하는데, 난 오빠밖에 없는데 오빠는 심하온 그 여자 포기하지 못하잖아. 너무 두려웠어. 오빠가 날 버릴까 봐 너무 두려워서 이런 하책을 쓰게 된 거야!”이 순간, 강다인은 심하온을 향한 증오가 불타올랐다.심하온이 만약 심씨 가문의 딸이 아니었다면 강선우는 설령 강다인에게 속은 걸 알았더라도 이렇게까지 화내진 않았을 것이다.다만 지금... 밀려오는 후회가 그의 분노에 불을 더 지폈다.별안간 강다인이 헛구역질하며 창백한 손으로 벽 모서리의 몰딩을 꽉 움켜쥐었다.한편 강선우는 즉시 그녀에게 달려와 걱정해준 게 아니라 방안을 맴돌며 초조한 기색을 드러냈다.“하온아, 넌 딴 남자랑 결혼하면 안 돼. 나야말로 네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잖아...”강선우는 계속 빙빙 돌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강렬한 구토감이 가라앉자, 강다인이 갑자기 광적으로 웃어댔는데 그 웃음소리에 흐느낌이 섞여 있었다.“그래! 내가 널 속였어! 그러는 심하온은 또 뭐가 그렇게 잘났는데? 그 여자가 널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 같아? 이제 곧 딴 남자랑 결혼할 거라며? 오늘도 봐봐. 널 제대로 쳐다본 적 있어? 어쩌면 일찌감치 정윤재랑 엮였을지도 몰라!”강선우는 대뜸 걸음을 멈추고 충혈된 두 눈으로 강다인을 노려봤다.“닥쳐! 하온이 그런 애 아니야. 걔는 오직 나만 사랑한다고.”지난 5년간 심하온은 강선우를 뼛속 깊이 사랑했다. 이 남자를 위해 수많은 희생을 했고 그를 향한 사랑은 모두가 지켜봐 왔었다.그런 심하온이 변심할 리 있을까?“분명 날 화나게 하려고 이러는 걸 거야.”강선우도 이제 강다인을 설득하는 것인지 아니면 본인을 설득하는 것인지 구분이 안 갔다.“오빠 제발 정신 차려!”강다인이 그에게 와락 안기며 눈물을 쏟았다.“우리 운정으로 돌아가자, 응? 심하온 이제 잊어. 걔는 오빠가 계속 그리워할 가치도 없는 여자야. 우리 운정 가서 아이도 낳고 셋이서 행복하게 살자, 오빠.”“뭐? 셋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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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강선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이 상황을 보고도 짐작이 안 간다면 그게 더 이상한 법이다.“다인이 네 동생이잖아. 두 사람... 친남매가 아니었어?”“응.”강선우의 목소리가 심하게 갈라졌다.“다인이는 우리 집에서 입양한 아이야. 나랑은 혈연관계가 없어.”“하지만, 그래도 넌... 하온이랑, 아니, 심하온 씨랑...”도준휘는 말을 더듬으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그러니까 강선우가 강다인과 그렇고 그런 사이라서 심하온이 그와 헤어졌다는 말인가?아니, 강다인은 지금 임신까지 했으니 단순히 그렇고 그런 사이에서 끝날 일이 아니다.강선우는 관자놀이를 문질렀다.만약 그때 심하온과 함께하면서부터 강다인과 완전히 관계를 끊었더라면 지금 상황도 달라지지 않았을까?자신을 향한 심하온의 사랑을 의심해본 적은 없다. 그녀가 심씨 가문의 딸이란 정체를 숨겼어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을 거로 믿었다.왜냐하면 심하온이 이 사랑에서 얼마나 헌신했는지는 강선우와 그의 주변 모든 사람들이 지켜봐 왔으니까.그랬던 그녀가 지금은 왜 다른 남자 옆에 서 있는 걸까?“선우 넌 그럼 이제 어떡할 셈이야?”도준휘도 머리가 지끈거렸다.“차라리 얼른 운정으로 돌아가는 게 어때?”“아니.”강선우는 열 손가락을 꽉 움켜쥐었다.“무슨 수를 써서든 하온이와 만나야겠어.”만나서 또 뭘 어쩌려고? 도준휘가 속으로 불평했다.‘강다인이 아이까지 임신했다는데 아직도 심하온이랑 화해할 생각이야?’“그... 그럼 힘내.”도준휘가 억지웃음을 지었다.“난 볼일 있어서 먼저 가볼게.”말을 마친 후 강선우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재빨리 몸을 돌려 떠났다.그는 이미 강선우에게 할 만큼 다 했다.앞으로는 교류를 줄어야 할 듯싶다. 안 그러면 정씨 가문과 심씨 가문에 등지는 꼴이 될 테니까.병실에는 강선우와 강다인, 두 사람만 남았다.그는 침대에 누워있는 강다인을 바라보며 입술을 앙다물고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 떠나려고 했다.그러나 바로 그때, 강다인이 불쑥 눈을 떴다.“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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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강선우는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의 제스처는 마냥 부드러웠다.그 모습을 보자 강다인의 마음은 조금이나마 안심되었다.어쨌거나 강선우는 뱃속 아이를 신경 쓰고 있었고 그렇다면 자신에게도 희망이 있다는 뜻이다.그녀를 안심시킨 후, 강선우는 자리를 떠났다. 그는 직접 운전해서 급히 연회장 호텔 입구로 향했다.어느덧 연회가 다 끝나고 많은 하객이 자리를 떠났다.강선우가 심하온이 아직 있는지 보려고 안으로 들어가려 할 때, 민동준이 마침 두 사람을 배웅하고 있었다.민동준은 줄곧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 두 사람에게 무언가 이야기하고 있었다.밤바람이 불어왔다. 심하온은 살짝 추운 듯 맨살이 드러난 팔을 쓸어내렸다.이때 정윤재가 즉시 자신의 양복 재킷을 벗어 그녀에게 걸쳐주었다.심하온은 고개를 돌려 그에게 웃어 보였다.그 미소에...강선우는 심장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그녀가 어떻게 다른 남자에게 저런 미소를 보인단 말인가?전에는 분명 강선우에게만 허락된 것인데!민동준은 그 모습을 보고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세 사람이 몇 마디 더 이야기를 나눈 후, 정윤재와 심하온이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한편 민동준은 강선우를 보지 못하고 호텔 안으로 돌아갔다.정윤재와 심하온은 호텔 입구 계단을 몇 걸음 내려온 후, 그곳에 서 있는 강선우를 발견했다.심하온은 여기서 강선우를 마주친 것이 전혀 놀랍지 않았다.다만 그를 거들떠볼 생각도 없어서 고개를 돌리고 정윤재에게 말했다.“오늘 밤 좀 춥네. 빨리 돌아가자.”“그래.”정윤재는 그녀를 바라보며 애정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나중에 네가 좋아하는 따뜻한 차 한 잔 사줄게.”두 사람은 강선우를 완전히 무시한 채, 차를 향해 걸어갔다.이때 강선우가 갑자기 그들 앞을 막아섰다.“강 대표.”정윤재의 표정이 순식간에 차갑게 변했다.“비켜주시죠.”강선우는 그를 거들떠보지 않고 충혈된 두 눈으로 심하온만 쳐다봤다.“하온아.”떨리는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강선우, 마치 버림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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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정윤재도 곧장 그녀의 손을 맞잡았다.두 사람은 깍지 낀 손으로 애틋한 분위기를 자아냈다.그 순간 강선우의 두 눈이 시뻘겋게 충혈됐다. 이제 질투에 눈이 멀어 미쳐버리기 일보 직전이었다. 내 여자가 감히 내 앞에서 이토록 당당하게 딴 남자랑 깍지를 끼고 있다니!“시간이 늦었네. 이제 그만 우릴 방해하지 말아 줄래, 선우야?”심하온이 말을 마치고 정윤재와 함께 떠나려 했다.다만 강선우가 갑자기 그녀의 다른 손을 잡으려 했다.애석하게도 그가 움직이는 순간, 정윤재가 재빨리 심하온을 자신의 몸 뒤로 잡아끌며 보호했다.“강선우 씨!”정윤재는 차가운 말투로 쏘아붙였다.“내 약혼녀한테서 멀리 떨어져요!”“뭐라고요? 약혼녀?”강선우가 광기 어린 미소를 날렸다.“장난도 정도껏 해야지. 잘 들어요 정윤재 씨, 하온이는 내 와이프에요. 우린 혼인신고를 마친 합법적인 부부라고요.”그는 고개를 기울여 정윤재 뒤에 있는 심하온을 쳐다보았다.“하온아, 잊었니? 우리 혼인신고 마치고 너 엄청 들떠있었잖아...”“그만해.”심하온이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강선우의 입에서 혼인신고에 관한 얘기만 나오면 심하온은 속이 울렁거리고 토할 것만 같았다.하지만 강선우는 그녀의 마음을 알지 못한 채 더 의기양양하게 웃었다.“그러니까 하온아, 넌 아직 내 아내야. 우린 이혼하지도 않았는데 딴 남자의 약혼녀가 된다는 게 말이 돼? 착하지 하온이, 얼른 나랑 함께 집에 가자.”“다 말했어?”심하온은 분노와 혐오감에 손이 가늘게 떨렸다.이때, 정윤재가 엄지손가락으로 그녀의 손등을 부드럽게 문질렀다.정말 작고 사소한 제스처이지만 기적같이 그녀의 마음을 점차 안정시켰다.“내가 한 말 사실이잖아. 넌...”“야, 강선우.”심하온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방금 우리가 이혼 안 했다고 했니?”“그래.”강선우는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난 너랑 이혼 안 해, 하온아.”“이혼의 전제는 우리가 정식으로 결혼을 했어야 돼.”심하온이 비꼬면서 말했다.강선우는 표정이 얼어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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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강선우는 머리가 윙윙거리고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들었다.혼인신고서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아주 쉬운 일이라는 걸 그도 당연히 알고 있다.하지만 심하온이 그걸 확인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허구한 날 그녀가 왜 뜬금없이 혼인신고서의 진위를 확인해볼 생각을 했을까?혹시...강선우는 옆에 있는 정윤재를 날카롭게 째려봤다.이 자식이 꾸민 걸까?정윤재는 아마도 진작 그의 곁에서 심하온을 뺏어갈 계획이었나 보다.“우린 애초에 결혼한 적 없고 나도 분명 말해뒀잖아. 우린 헤어졌어, 선우야.”심하온이 내뱉는 글자마다 더 이상 반박의 여지가 없는 단호함이 담겨 있었다.“언제까지 본인만의 환상 속에 갇혀 살래, 강선우?”강선우는 그녀의 말을 못 들은 척 정윤재만 뚫어지라 쳐다봤다. 눈빛만으로 상대를 삼켜버릴 것 같은 기세였다.“너지? 네가 하온이 부추긴 거잖아. 정윤재, 이 비겁한 새끼야!”두어 걸음 앞으로 돌진했으나 정윤재의 차가운 눈빛에 또다시 얼어붙었다.“말 가려서 해!”심하온이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강선우가 뭔데 이딴 식으로 정윤재에게 말을 하는 걸까?“괜찮아, 하온아.”정윤재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안심시키는 뉘앙스가 담겨 있었다.하지만 강선우를 향할 땐 두 눈에 서늘한 한기만 내뿜었다.“내가 부추겼다고? 이봐, 강선우 씨, 스스로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니야? 그리고 하온이 얕잡아보는 버릇 고쳐. 우리 하온이는 혼자서도 충분히 판단할 줄 아는 사람이야. 누구에게 쉽게 끌려다니는 애가 아니라고.”“너 때문에 하온이가 이렇게 변한 거잖아. 내 말 틀렸어?”강선우가 절규하듯 외쳤다. 그의 감정은 어느덧 통제 불능의 상태에 도달했다.“심하온 예전에 나밖에 몰랐는데 지금은...”“그래, 너도 말했듯이 그건 예전 일이야.”정윤재가 말을 잘랐다. 그의 말투에는 감히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이 담겨 있었다.“하온이는 너의 진짜 모습을 보고 떠나기로 선택했어. 이 또한 하온의 자유고. 여기서 엉뚱한 사람 탓할 바엔 차라리 내가 과거에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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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정윤재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언제든 환영해.”한편 심하온은 그에게 기대서 차분한 발걸음 소리를 듣고, 손바닥에서 전해지는 온기를 느끼며, 과거 때문에 생긴 마음속의 모든 트라우마가 점차 사라지는 것 같았다.두 사람이 차에 탄 후 차가 곧장 밤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홀로 남은 강선우는 갇혀버린 짐승처럼 음침한 눈빛에 광적인 증오가 가득 찼다.사실 그는 지금 악담을 퍼붓는 것이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안다.하지만 분노와 질투에 눈이 멀어 완전히 이성을 잃게 만들었다.그래서 방금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고 정윤재에게 그런 모진 말을 내뱉었다.심하온과 정윤재가 떠난 지 한참 되었지만, 강선우는 여전히 제 자리에 서 있었다.오랜 시간 밤바람을 맞은 뒤에야 겨우 이성을 되찾았다.이제부터 정윤재는 전력을 다해 그를 공격할 것이다. 이점은 강선우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그는 서둘러 계획을 세워야 했다.절대 이대론 쓰러질 수 없다. 안 그러면 정윤재가 정말 그의 하온이를 빼앗아갈 테니까.강선우는 이를 악물고 자신의 머리를 두 번 치고는 몸을 돌려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민동준은 한창 정씨 가문과 심씨 가문에서 보내온 축하 선물을 감상하고 있었다.아마 그가 골동품 수집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지 두 집안 모두 귀중하고 수집 가치가 높은 골동품으로 보내왔다. 이는 돈이 있어도 사기 어려운 것들이었다.민동준은 매우 기뻐하며 눈을 떼지 못했다. 등 뒤에서 누군가가 잠긴 목소리로 ‘삼촌’이라고 부른 후에야 고개를 돌렸다.강선우를 본 그는 안색이 살짝 변했지만, 곧바로 미소 짓는 얼굴로 맞이했다.“그래, 선우야. 오늘 밤엔 어디 갔었던 거야? 줄곧 안 보이던데.”“죄송해요, 삼촌.”강선우가 말했다.“갑자기 일이 좀 생겨서 잠깐 자리를 비웠어요. 생신 잔치에 폐 끼쳐드려서 정말 죄송해요. 이건 어디까지나 제 잘못이에요.”“아이고, 괜찮아.”민동준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네가 일부러 운정에서 와서 내 생신을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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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삼촌, 잊지 마세요.”강선우는 주먹을 꽉 쥐었다.“그해 삼촌과 저희 아빠가 의형제를 맺으셨고 십여 년 전, 삼촌 회사가 큰 위기에 닥쳤을 때도 아빠가 나서서 도와주지 않았다면 이 가업? 진작 망했을 겁니다.”그 말을 들은 민동준은 가슴이 찔려서 가볍게 웃고는 뭐라 더 말하려 했는데 강선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우리 아빠가 돌아가실 때, 삼촌은 뭐라고 약속하셨죠? 저를 돌봐주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나서주시겠다고 해놓고선... 겨우 몇 년이 지났다고 다 잊으신 거예요?”고인이 된 오랜 친구를 떠올리며 민동준은 한숨을 쉬었다.“네 아버지께 죄짓고 싶지는 않지만, 나도 가족이 있어. 우리 가족들에게 미안한 짓을 할 순 없잖니. 지금 우리 민씨 가문이 쌓아 올린 모든 게 사라진다면 난 대체 가족들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하겠니?”“그러니까 우리 아빠랑 한 약속 정말 안 지키겠단 말씀이세요?”강선우가 차갑게 물었다.민동준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지다가 한참 후에야 간신히 입을 열었다.“미안하구나, 선우야.”“하! 아빠가 완전히 사람 잘못 보셨네요.”그가 막 떠나려 할 때 민동준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직접 도울 순 없어도 너한테 또 다른 길을 제시해 줄 순 있는데... 어쩌면 너한테 도움이 될지도 몰라.”“뭔데요?”강선우가 곧바로 물었다.“공씨 가문.”말을 마친 민동준은 테이블 위의 찻잔을 집어 단숨에 삼켰다.“공씨 가문이요?”강선우가 눈을 가늘게 떴다.“강운시 4대 명문가 중 하나인 공씨 가문 말씀이세요?”“그래. 그 가문 말고 또 누가 감히 정씨 가문에 대항할 힘이 있겠어?”“하지만 그 두 가문은 수년간 아무 문제 없이 지냈는데, 왜 저를 도와주겠어요?”그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말투에는 경계심이 잔뜩 묻어 있었다.공씨 가문은 항상 신중하게 행동하지만, 수단이 날카롭고 예측 불가능했다.“아무 문제 없이 지낸다고? 그건 단지 겉모습일 뿐이야.”민동준이 냉소를 터트렸다.“사실상 이 두 집안은 수년간 사이가 안 좋았고 암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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