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이지. 오빠가 아기 아빠잖아. 피는 물보다 진한 법이야.”“알았으니까 푹 쉬어. 금방 갈게.”“응, 기다릴게.”전화를 끊은 강선우는 즉시 병원으로 가려 했다. 그러나 무언가에 홀린 듯 또다시 심하온과 정윤재의 사진을 보기 시작했다.사진 속에서 심하온이 정윤재를 싫어한다는 일말의 흔적이라도 찾으려 애썼지만 아무리 봐도 그녀 얼굴에 띤 미소가 너무 눈부셨다.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던 강선우는 대학 시절, 학생회 사람들과 함께 게임센터에 갔던 일을 떠올렸다.그때 심하온은 이미 그의 여자친구였기에 그들과 함께 갔었다.게임센터에서 그녀는 인형 뽑기 기계를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었다.강선우는 그녀가 무척 놀고 싶고, 인형을 뽑고 싶어 하는 걸 뻔히 알지만 이런 게임이 유치하다고 생각해 끝내 함께 놀아주지 않았다.지금 사진 속 정윤재와 심하온은 인형 뽑기 기계 앞에 서 있었다.그녀의 품에 안은 판다 인형도 아마 거기서 뽑은 거겠지?“하온아...”강선우는 사진 속 심하온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읊조렸다.갑자기 깊은 후회가 몰려왔다.애초에 심하온과 함께 인형 뽑기 하러 갔더라면, 그녀에게 인형을 뽑아주려고 노력했더라면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을까?어느덧 하늘이 어두워졌다. 강다인이 다시 전화를 걸어오고 나서야 그는 겨우 병원으로 향했다.병실에 들어서자 강다인이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오빠, 왜 이렇게 늦게 왔어?”“고객한테 갑자기 연락이 와서 얘기 좀 하느라고.”강선우가 대충 핑계를 둘러댔다.“오늘 좀 어때? 많이 나아졌어?”“응, 별일 없어. 단지 오빠가 너무 보고 싶네.”강다인이 두 팔을 벌리며 애교를 부렸다. 이에 강선우는 묵묵히 다가가 그녀를 안아주었다.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품에 닿았지만, 그의 머릿속에서는 여전히 그 사진들이 맴돌았다.‘정윤재... 네가 사랑하는 우리 하온이를 뺏어갔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잠시 후 그의 비서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는데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큰일 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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