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은 역시 대단해. 좋아하는 여자가 약혼했는데도 이렇게 침착하다니.”공재범이 씁쓸하게 웃었다.“이건 내가 형을 못 따라가겠다.”“입 닥쳐.”공재범은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회사에 도착한 뒤에야, 공민규는 묶여 있던 밧줄을 풀어주게 했다.공재범도 더는 저항하지 않고 얌전히 회사로 들어갔다.공석훈은 이미 집에 가서 쉬고 있었기 때문에, 공재범은 일단 한바탕 꾸중을 피할 수 있었다.곧 그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어젯밤 공민규 역시 사라졌었고 아무도 찾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공재범은 사무실에 앉아 한참 멍하니 있다가, 아까 공민규가 자신을 찼던 그 거친 발길질을 떠올리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형도 결국 별거 아니네.’...심하온과 정윤재는 며칠 더 섬에 머문 뒤에야 섬을 떠났다.그사이 섬에 있던 손님들도 하나둘씩 떠났다.강운시로 돌아온 후, 심하온은 먼저 심씨 가문에 들르기로 했다.할머니와 아버지가 이틀 전에 이미 강운시로 돌아와 함께 식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정윤재도 함께 가려 했지만 마침 회사에 일이 생겨 심하온이 먼저 혼자 집으로 가라고 했다.차가 심씨 가문 대문 앞에 도착했을 때, 앞자리 운전 기사가 말했다.“아가씨, 문 앞에 누군가 있어요.”심하온이 고개를 들어 보니 아버지에게 계속 집착하던 그 여자, 양서윤이었다.섬에 있을 때, 한 번 잡담하다가 송서준이 양서윤이 신세율에게 했던 일들을 이야기해 준 적이 있었다.그래서 지금 심하온은 이 여자를 더욱 혐오하고 있었다.“신경 쓰지 마세요.”그녀가 차갑게 말했다.“이따가 사람 시켜서 쫓아내세요.”“네.”하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차가 다가오는 것을 보자, 양서윤이 갑자기 달려들어 차 앞을 가로막을 줄은.다행히 운전 기사가 재빨리 브레이크를 밟아 사고를 면했다.운전 기사는 욕이 튀어나올 뻔했지만 심하온이 타고 있는 것을 의식해 겨우 참으며 미간을 찌푸렸다.“이 여자, 일부러 사고 유도하는 건가...”양서윤은 차 안에 누가 있는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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