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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의 아내: Chapter 481 - Chapter 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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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1화

침대에서 소파로, 다시 프라이빗 온탕으로 그리고 욕실까지. 심하온은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또 얼마나 많은 황홀감을 느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그럼에도 그녀는 여전히 정윤재와 떨어지는 것이 아쉽기만 했다.심하온이 꼭 끌어안고 있는 남자 역시 그녀와 같은 마음인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심하온의 뜨거운 마음 때문에 더 들뜬 듯 보였다.정윤재가 심하온을 안고 욕실에서 나왔을 때 그녀는 이미 조금의 기력도 남아있지 않았지만 여전히 반짝이는 눈빛으로 정윤재를 쳐다보고 있었다.정윤재는 심하온의 그런 눈빛 하나에도 또다시 마음에 물결이 일었다. 결국 참지 못한 그가 다시 고개를 숙여 심하온에게 입을 맞추었다.부드러운 소파에 심하온을 내려놓고 몸을 숙인 정윤재가 두 팔로 소파를 짚고 심하온을 그사이에 가두었다.“왜 그렇게 봐?”“좋아하니까.”심하온이 당당하게 대답했다.정윤재의 숨이 순간 흐트러졌다.조심스러운 손길로 심하온의 귀 옆 머리를 뒤로 넘긴 정윤재가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한 번 더 할래?”심하온은 정윤재가 자신을 현혹하고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녀는 정윤재의 현혹에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특히... 자세 때문에 샤워 가운 아래 숨겨진 탄탄한 가슴 근육이 훤히 심하온에게 드러난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더더욱.심하온이 고개를 끄덕이려던 그때, 배에서 갑자기 꼬르륵 소리가 들려왔다.“... 배고파.”조금 전까지는 전혀 느껴지지 않던 배고픔이 소리를 듣는 순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느껴졌다.정윤재가 허탈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심하온 탓이 아니었다.이미 시간도 오래 흘렀고 체력 소모도 컸으니 허기를 느끼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음식 가져오라고 할게.”고개를 끄덕인 심하온이 침대로 옮겨달라며 정윤재에게 매달렸다. 그러고는 침대 협탁에 올려두었던 휴대폰을 확인했다.이미 저녁 9시가 넘어가고 있었다.두 사람이 만난 건 오후 2시쯤이었다...‘시간이 벌써 이렇게 지났어?’심하온은 곧 부재중전화와 문자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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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싫어.”심하온은 먹여주려는 정윤재의 손길을 거절했다.“난 윤재 씨와 같이 먹고 싶어.”정윤재는 어쩔 수 없이 젓가락을 심하온에게 건넸다.배부르게 식사를 마치자 심하온은 졸음이 쏟아졌다.원래의 방 침대에서는 잠을 잘 수가 없어 두 사람은 다른 방으로 자리를 옮겼다.침대에 누운 심하온은 힘겹게 졸음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조금 이따 자.”정윤재가 심하온을 안아 올리며 말을 이었다.“밥 먹자마자 자면 안 좋아.”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난 심하온은 나른하게 정윤재의 품에 기댔다.“하온아.”“응?”“전에 파티에서 종업원이 네 우유에 탔던 약 성분 분석 결과 나왔어.”“알아.”심하온이 정윤재의 가슴을 머리에 비비적거렸다.“나도 오늘 소식 전해 들었어.”복용하면 뇌를 천천히 망가뜨리는 약이라고 했다.정윤재의 눈빛이 시리도록 차갑게 반짝였다.‘감히 하온이에게 그런 약을 먹이려고 했다니.’만약 심하온이 정말 그 약이 든 우유를 마시기라도 했다면...강선우는 반드시 주기적으로 심하온에게 같은 약을 먹이려고 했을 것이다.설사 나중의 몇 번은 실패하게 된다 하더라도 이미 약을 복용한 이상 몸에 해로울 수밖에 없었다.그 생각만 하면 정윤재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가라앉은 정윤재의 분위기를 눈치챈 심하온이 고개를 들어 정윤재의 볼에 입 맞추었다.“괜찮아. 나 멀쩡하잖아.”심하온이 웃으며 말했다.“사실 솔직히 얘기하면 강선우가 나를 해치려고 해서 나는 오히려... 오히려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이젠 전처럼 역겹지는 않아.”심하온은 사랑꾼인 척하던 강선우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고역이었다.매번 그런 강선우를 볼 때마다 속이 울렁거렸다.하지만 강선우는 이제 드디어 본성을 드러내며 심하온을 해치려고 했다.‘선전포고라도 하려는 건가?’‘잘 됐어. 이젠 최소한 사랑꾼인 척하는 모습에 속을 버릴 일은 없겠어.’심하온과 눈을 마주친 정윤재의 시린 눈빛이 빠르게 녹아내렸다. 혹여라도 심하온이 겁을 먹을까, 걱정된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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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정윤재가 피식, 비웃음을 흘렸다.“일현국으로 도망 가면 아무 걱정 없이 지낼 줄 알았나 보지?”전화를 끊은 정윤재는 다시 고개를 돌려 심하온을 쳐다보았다.심하온은 여전히 단잠을 이루고 있었다.정윤재를 감쌌던 차가운 기운이 눈 녹듯 사라지고 그는 어느새 다정한 눈빛을 짓고 있었다.또다시 휴대폰 진동이 울렸고 문자 한 통이 도착해 있었다.정윤재가 고개를 숙여 문자를 확인했다.최영서에게서 온 문자임을 확인한 정윤재는 곧바로 대화창으로 들어가 꼼꼼히 문자를 읽기 시작했다.[며칠 동안 다른 교수님 두 분과 함께 연구한 결과 우리가 손을 잡고 치료를 진행하면 하온의 다리가 완치될 가능성이 많다는 게 우리 의견이야. 하지만 수술 치료를 받아야 해. 구체적인 수술 방안은 아직도 논의 중이야.][새로운 소식 있으면 바로 알려줄게.]정윤재의 심장이 순간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최영서가 전한 소식에 정윤재는 감격스러운 마음에 곧바로 물었다.[수술하면 하온이 왼쪽 다리가 완벽히 나을 수 있는 거예요? 그럼 춤도 출 수 있는 거 맞죠?]최영서가 대답했다.[지금은 100%라고 장담할 수는 없어. 하지만 어느 정도 확신이 있는 건 맞아. 그리고 춤을 출 수 있는 정도까지 회복하려면 조급해하면 안 돼. 수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고 해도 한동안은 꾸준히 훈련받아야 할 거야.][그래야 다시 춤도 출 수 있어. 시간 나면 다시 하온이와 같이 병원에 와. 하온이와 다시 한번 얘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아.]정윤재는 심호흡하며 흥분한 마음을 가라앉혔다.최영서가 확신이 있다고 얘기했다는 건 심하온의 다리는 전처럼 회복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춤은 마음만 앞선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천천히, 인내심을 가져야 했다.하지만 심하온이 다시 춤을 출 수만 있다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었다.심하온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분명 누구보다 기뻐할 것이다.방으로 돌아온 정윤재는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심하온을 바라보았다. 그는 당장이라도 심하온에게 이 소식을 전하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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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나... 나도 너희 두 사람 설득했었잖아...”고현주가 허탈한 듯 말했다.“그래도 제대로 말리셨어야죠. 저한테 강다인과 엮이지 말라고 강하게 얘기하셨어야죠!”술에 잔뜩 취한 아들의 질책에 고현주는 화가 나기도 억울하기도 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강선우는 애초부터 모든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는 그런 인간이었다.‘지금 이 모든 게 내가 강다인을 입양한 탓이라는 거야?’‘됐어.’‘힘들어서 그러는 거야. 이렇게라도 털어버리는 게 차라리 속이 문드러지는 것보다야 낫지.’어차피 여기는 일현국이었다. 이곳에는 그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그래. 다 내 잘못이야. 그러니까 일단 엄마랑 집에 가자. 응?”“안 가요. 그 집에는 하온이가 없어요. 안 갈 거예요.”고현주는 어쩔 수 없이 사람을 고용해 억지로 강선우를 차에 집어 놓고 집으로 향했다.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강선우의 소란을 그치지 않았다. 물건을 던지며 한참 동안을 심하온의 이름을 되뇌고 나서야 겨우 쓰러져 잠이 들었다.엉망이 된 집안을 보는 고현주는 머리가 지끈거렸다.소파에 앉은 고현주는 은행 잔액를 확인했다.돈을 보내준다던 연재덕은 아직도 소식이 없었다.‘됐어. 조금만 더 기다려봐.’연재덕에게 그 정도 돈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니 연재덕은 고작 돈 때문에 자신을 속일 리는 없다고 고현주는 생각했다.강선우의 방문을 쳐다보는 고현주는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와 동시에 정윤재와 심하온을 향한 원망은 커져만 갔다.‘걔들 때문에 우리 아들이 지금 이 지경이 된 거야.’...어제 격렬한 밤을 보낸 탓에 잠에서 깬 심하온은 허리가 욱신거렸다.정윤재는 아직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심하온은 그런 정윤재를 꽉 깨물어 버리고 싶었다.조용히 몸을 일으킨 심하온은 손가락으로 슬며시 정윤재의 날카로운 턱선을 훑었다. 어젯밤 절제를 모르던 정윤재의 모습을 떠올린 심하온의 볼이 저도 모르게 달아올랐다. 또다시 정윤재를 물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야 했다.하지만 단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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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훅 느껴지는 고통에 정윤재가 숨을 들이켰다.심하온은 만족한다는 듯이 정윤재의 목덜미에 남은 잇자국을 쳐다보았다.“또 괴롭히기만 해 봐.”정윤재가 허탈하게 미소 지었다.‘괴롭히긴.’‘자기도 달라붙었으면서.’하지만 정윤재는 심하온의 투정을 받아주며 그녀를 안은 채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내가 잘못했어. 다음엔 네가 나 괴롭혀.”“꿈도 꾸지 마.”한참 장난을 치던 정윤재가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시온아, 너한테 할 얘기가 있어.”정윤재의 품에 기대 손으로 그의 복근을 만지던 심하온은 진지한 그의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긴장했다.“무슨 일인데 이렇게 엄숙해?”심하온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설마 심각한 일이 있는 건 아니겠지?’정윤재는 심하온을 소파에 앉혔다.그러고는 자신도 그녀의 곁에 앉고는 심하온의 손을 꼭 잡았다.“하온아, 사실 지난번에 우리가 최 교수님 만나러 가서 한 검사 있잖아. 그거, 네 다리에 다른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한 것뿐만은 아니었어.”정윤재가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순간 멍한 표정을 짓던 심하온은 바로 뭔가를 알아차리고 정윤재의 손을 덥석 잡았다. 호흡도 그녀의 마음을 따라 조금 거칠어졌다.“그러니까 윤재 씨 말은...”“그동안 최 교수님과 아버님께서 모셔 온 교수님 두 분이 계속 네 다리 상태에 관해 연구를 진행하셨어. 그리고 어제저녁 최 교수님께서 세 분이 함께 합동 치료를 한다면 어쩌면 네 다리를 완치할 수도 있다는 연락을 주셨어.”심하온에게 얘기를 전하는 정윤재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에도 여전히 쉽게 마음을 진정하지 못했다.“내 다리가...”멍하니 정윤재를 쳐다보는 심하온의 눈시울이 서서히 붉어졌다.잠시 후, 심하온의 눈에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그러니까 내 다리가 아직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지? 그래서 나 춤도 출 수 있는 거... 맞지?”그날의 교통사고 후 모든 의사는 심하온에게 더 이상 춤을 추는 것은 무리라고 얘기했었다. 그랬기에 심하온 역시 더는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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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우리 아빠도 의사를 두 분이나 따로 부르셨다고?”정윤재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빠가...”심하오는 심기찬이 이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했다.그녀는 단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었다.심하온의 의아한 기색을 알아차린 정윤재가 조용히 말했다.“아버님께서 눈치채신 거야.”그 한마디에 심하온의 눈가가 다시 붉어졌다.가족들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서, 그녀는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사실도, 다시는 춤을 출 수 없게 됐다는 사실도 말한 적이 없었다.스스로 꽤 잘 숨겼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심기찬은 이미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다.“난... 정말 잘 숨겼다고 생각했는데.”심하온은 훌쩍이며 말했다.정윤재는 그녀의 등을 가볍게 토닥였다.“부모잖아. 네 아버지고, 네 가족인데 어떻게 모르시겠어.”잠시 후, 심하온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다행히도 지금은 오른쪽 다리가 완전히 회복될 수도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심하온은 앞으로는 진짜로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들을 더 이상 걱정시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정윤재는 계속 곁에 머물며 그녀가 어느 정도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어젯밤에 최 교수님이 그러더라. 요 며칠 시간 되면 다시 병원에 데려오라고. 한 번 더 이야기해 보고 싶다고.”“그래.”심하온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심지어 벌떡 일어서려고 하며 말했다.“그럼 지금 바로 가자!”정윤재는 웃음을 터뜨리며 서둘러 그녀를 살짝 눌러 앉혔다.“잠깐만. 그렇게 급해 할 것 없어. 원하면 오후에 가도 돼. 지금은 먼저 점심부터 먹자. 안 그러면 오후에 의사 선생님들이랑 제대로 이야기할 힘도 없을 거야.”말은 그렇게 했지만, 심하온의 마음은 이미 들떠 있었다.정윤재는 결국 체념한 듯 덧붙였다.“이 시간엔 의사 선생님들도 점심 드실 시간이잖아. 그렇지?”“그렇네.”심하온은 아쉬움을 삼키며 마음을 조금 눌렀다.하지만 머릿속에서는 이미 다시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자기 모습이 끝없이 그려지고 있었다.식사 중에도 심하온은 눈에 띄게 집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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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너, 너 울지 마.”심하온의 눈가가 다시 시큰해졌다.“네가 울면, 나도 눈물 날 것 같단 말이야.”“너무 기뻐서 그렇지.”소유영은 울먹이며 말했다.그녀는 친구가 얼마나 춤을 사랑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다시는 춤을 출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얼마나 오래 마음 아파했는지도 알고 있었다.그런데 인제 와서 오른쪽 다리가 완전히 회복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으니, 기쁘지 않을 리가 없었다.문득 전에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지만 결국 주지 못했던 그 의상도 떠올랐다.심하온의 다리가 완전히 나으면, 그때는 그 옷을 선물해 줄 수 있었다.심하온은 눈물을 훔치며 웃으며 말했다.“아직 치료도 제대로 시작 안 했는데 우리 벌써 너무 일찍 들뜨는 거 아니야?”“안 일러. 회복될 희망만 있어도 충분해!”두 사람은 잠시 더 이야기를 나눈 뒤 통화를 마쳤다.마침 정윤재도 통화를 마치고 다가왔다.“최 교수님이 그러시는데, 지금 바로 병원으로 오면 된대.”정윤재가 말했다.“다른 두 선생님도 기다리고 계셔.”“응.”심하온은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여전히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두 사람은 곧바로 온천 리조트를 떠나 병원으로 향했다.이번에 간 곳은 지난번 병원이 아니라 정진 그룹 산하의 한 사립병원이었다.앞으로 심하온이 수술받게 될 곳도 바로 이 병원이었다.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들뜬 마음뿐이었지만 막상 병원에 도착해 세 명의 의사를 마주하자 심하온은 갑자기 조금 긴장됐다.최영서는 그녀의 상태를 알아차리고 자리에 앉게 한 뒤, 부드럽게 말했다.“하온아, 너무 긴장하지 마. 오늘은 그냥 편하게 이야기 나누는 자리야.”정윤재는 내내 그녀의 곁에 앉아 손을 꼭 잡아 주었다.“네.”심하온은 고개를 끄덕인 뒤 최영서를 바라보며 기대가 가득 담긴 눈빛으로 물었다.“최 교수님, 제 다리... 정말 완전히 나을 수 있을까요? 저, 다시 춤출 수 있을까요?”최영서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의사로서 확답을 드릴 수는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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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공민서는 원래 친구를 만나러 가던 길이었다.그러다 근처를 지나던 중 정윤재를 발견했고 즉시 운전기사에게 차를 세우라고 했다.하지만 그 직후 정윤재와 심하온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조용히 해.”공민서는 차갑게 내뱉었다.정윤재와 심하온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 볼수록 그 둘을 망가뜨리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다만 한 가지 아쉬운 건 강선우라는 인간이었다.그를 위해 그렇게 공을 들여 각종 수단을 마련해 줬건만 결국 단 하나도 제대로 해낸 일이 없었다.지금은 마치 쫓겨난 개처럼 해외로 도망쳐 버린 상태였다.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쓸모없는 인간이었다.공민서는 강선우와 손을 잡았던 과거를 떠올리며 깊이 후회했다.시간 낭비였고 쓸데없는 에너지 소모였을 뿐이었다.하지만 괜찮았다.최근 들은 소문에 따르면 공민규의 맞선이 연달아 불발되고 있다고 했다.그 말은 곧 공민규의 마음속에 여전히 심하온이 남아 있다는 뜻이었다.공민서는 음흉하게 웃으며 정윤재와 심하온의 다정한 모습을 바라보며 낮게 중얼거렸다.“오빠, 제발 이번엔 날 실망하게 하지 말아 줘...”...해 질 무렵, 한 대의 차량이 서강 그룹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왔다.뒷좌석에 앉은 심기찬은 태블릿을 들여다보고 있었다.“심 회장님, 바로 댁으로 모실까요, 아니면 다른 곳으로 모실까요?”운전기사가 물었다.“담연으로 가지.”“알겠습니다.”담연은 강운시에서 손꼽히는 고급 음식점으로 재계와 정계 인사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다.심기찬이 담연에 가는 이유는 간단했다.상대가 워낙 극진하게 초대해 거절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담연에 도착해 룸으로 들어서자 그를 초대한 사람은 이미 도착해 있었다.그는 심기찬을 보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건넸다.“심 회장님.”심기찬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공 대표님.”룸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인물은 다름 아닌 공민규였다.두 사람은 가볍게 악수한 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았다.공민규는 예의 바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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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심기찬은 웃으며 말했다.“무슨 일인가? 편하게 말해 보게.”공민규는 옆에 놓아두었던 서류 한 부를 집어 두 손으로 정중히 내밀었다.“아버님께서 한 번 봐주셨으면 합니다.”심기찬은 서류를 받아 펼쳐 보았고 그제야 얼굴빛에 미세한 변화가 스쳤다.하지만 곧 평정을 되찾고 공민규를 바라보았다.“이건 무슨 뜻이지?”“제 나름의 성의입니다.”공민규는 미소를 지었다.윤조 그룹은 최근 대형 프로젝트 하나를 따냈다.해당 프로젝트는 원래 서강 그룹도 눈여겨보고 있던 건이었지만 최종적으로는 윤조 그룹이 가져갔다.심기찬은 이 일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사업이라는 게 원래 얻는 쪽이 있으면 놓치는 쪽도 있는 법이니까.다만 그가 예상하지 못했던 건 공민규가 지금 이 프로젝트의 일부를 서강 그룹과 나누겠다고 나섰다는 점이었다.그만큼 수익이 상당한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이렇게까지 큰 성의를?”심기찬은 웃고 있었지만 눈빛에는 분명한 의문과 탐색이 담겨 있었다.“그래서 나와 상의하고 싶다는 일이 정확히 뭔가?”“여기까지 온 이상, 돌려 말하지 않겠습니다.”공민규는 손가락을 살짝 움켜쥐었다.“아버님, 정씨 가문과 심씨 가문 두 집안의 혼인을 취소해 주셨으면 합니다.”심기찬의 눈빛이 가라앉았다.그는 서류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은 뒤 다시 공민규 쪽으로 밀어냈다.“그건 불가능하네.”이런 반응은 예상했던 듯 공민규는 크게 놀라지 않고 다시 입을 열었다.“아버님, 이번 프로젝트 협력은 제 첫 번째 성의에 불과합니다. 만약 두 집안의 혼인을 취소해 주신다면 그에 걸맞은 더 큰 성의로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아무리 큰 성의를 내놓는다 해도 이 일은 논의 대상이 아니네.”심기찬의 말투는 여전히 부드러웠지만, 한 치의 여지도 없었다.“정씨 가문과 심씨 가문 두 집안의 혼인은 이미 결정된 일일세.”심하온은 이미 정윤재를 많이 좋아하고 있었다.그리고 정윤재 역시 그녀에게 진심이었다.이 시점에 혼사를 취소할 수는 없었다.심기찬에게도 정윤재는 이미 사위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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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심기찬은 공민규의 얼굴이 희미하게 창백해진 것을 알아챘다.하지만 그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백번 양보해서, 설령 정씨 가문과 심씨 가문 두 집안의 혼사가 정말로 취소된다고 해도 말이야. 하온이는 공씨 가문과의 혼사는 받아들이지 않을 걸세.”공민규는 고개를 들어 심기찬을 바라봤다.눈동자 깊은 곳에서 억울함과 쓰라림이 뒤엉켜 일렁였고, 목소리에는 미세한 떨림이 섞여 있었다.“어째서 그렇게 단정하십니까. 하온이가 저를 선택하지 않을 거라고요? 하온이를 향한 제 마음은 정윤재에게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제 진심을 알아봐 주고, 저를 선택해 줄 때까지요.”그 모습을 바라보며, 심기찬의 마음에도 잠시 연민이 스쳤다.그러나 그는 결국 마음을 굳혔다.“공 대표, 이제 그만 집착하는 게 좋겠네. 아무 의미도 없네.”“아버님...”공민규는 손바닥에 손톱이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하지만 손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가슴을 짓누르는 답답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심기찬은 더 이상 이 문제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도, 공민규에게 단 한 줌의 희망이라도 남겨주고 싶지도 않았다.그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이야기는 여기까지 하세. 이 일은 더 이상 논의할 여지가 없네.”그 말을 끝으로 심기찬은 그대로 발걸음을 옮겼다.공민규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 자리에 굳어 서 있었다.그는 지금껏 지켜 온 자신의 원칙까지 버리며 이런 꼼수까지 써서 목적을 이루려 했다.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심하온과 정윤재를 쉽게 갈라놓을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하지만 적어도, 심기찬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흔들 수는 있을 거라 생각했다.그조차 되지 않았다.‘그럼 이제 포기해야 하는 걸까...’머릿속은 온통 혼란스러웠다.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른다.공민규의 눈에서 망설임은 사라지고, 대신 음울하고 거의 광기에 가까운 결의가 자리 잡았다.어차피 이미 심하온과 정윤재를 갈라놓겠다는 생각을 품었고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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