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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의 아내의 모든 챕터: 챕터 491 - 챕터 500

657 챕터

제491화

심하온도 어머니의 사진을 바라보았다.사진 속 어머니는 여전히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그 모습을 보는 순간, 어머니가 살아 계시던 시절 함께 춤을 추던 장면이 자연스레 떠올랐다.‘너무 보고 싶네...’“아빠, 시간 나면 윤재 데리고 엄마한테 다녀오려고요.”심하온은 고개를 숙인 채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어머니의 묘는 강운시에 있지 않았다.고향인 경해시에 있었다.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심기찬은 그녀의 유언에 따라 경해시의 고향 땅에 모셨다.그 후로 어머니의 생일이나 기일이 되면 심하온은 늘 경해시를 찾았다.하지만 심기찬은 거의 가지 않았다.심하온은 그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강운시와 경해시가 멀어서도 아니고, 아버지가 어머니를 그리워하지 않아서도 아니었다.너무 그리워서였다.차가운 묘비 앞에 서는 순간, 사랑하던 사람이 차가운 땅속에 잠들어 있다는 사실을 더욱 또렷하게 마주하게 되니까.그 감정은 견디기 힘들 만큼 고통스러웠다.“그래.”심기찬은 심하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소 지었다.“윤재는 네 약혼자니까, 네 엄마한테 인사드리는 게 맞지.”부녀는 한동안 그리움 속에 잠겨 있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렸다.“아, 맞다. 아빠.”심하온이 입을 열었다.“아까 돌아오면 서재로 오라고 하셨잖아요. 저한테 하실 말씀 있으신 거 아니었어요?”“맞아.”심기찬의 눈빛이 살짝 가라앉았다.“오늘 저녁에 공민규가 나를 불러서 밥을 먹었어.”“공민규요?”심하온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갑자기 왜요?”“그 녀석이 말이다...”심기찬은 한숨을 내쉬었다.“심씨 가문과 정씨 가문의 혼사를 취소해 달라고 하더구나.”심하온은 미간을 찌푸렸다.가슴속에서 분노가 서서히 치밀어 올랐다.며칠 전, 말도 안 되는 전화를 걸어온 것도 모자라 이제는 아버지에게까지 연락해 혼약을 취소해 달라니.미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동안 심하온은 공민규를 신사적이고 올곧으며 원칙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다.하지만 지금 와서 보니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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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정윤재와 헤어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그가 보고 싶어졌다.휴대전화를 집어 들어 메시지를 보내려던 순간, 정윤재에게서 먼저 연락이 왔다.[집 도착했어. 지금 서류 좀 보려고.]곧이어 사진 한 장이 도착했다.책상 위에 몇 장의 서류가 놓여 있는 사진이었다.그런데 심하온은 단번에 이상한 점을 알아챘다.겉으로는 서류 사진인 척했지만 사진 하단에 너무도 우연히 드러난 복근이 눈에 띄었다.심하온은 피식 웃으며 일부러 모른 척 답장을 보냈다.[너무 무리하지 말고 이것만 보고 얼른 자.][알았어.]심하온은 더 이상 답하지 않았다.대신 사진을 다시 열어 조용히 확대해 보았다.‘괜찮네.’잠시 후, 정윤재가 결국 참지 못하고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이 사진 마음에 들어?]심하온은 웃음을 참으며 답했다.[서류 사진인데? 뭐가 마음에 든다는 거야?][서류 말고도 다른 게 있잖아.][다른 거 뭐?]잠시 후, 정윤재는 풀이 죽은 표정의 이모티콘 하나를 보냈다.그걸 보는 순간 심하온은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평소엔 늘 무뚝뚝한 사람이 이런 이모티콘을 보내는 게 묘하게 귀여웠다.처음 연락을 주고받을 때만 해도 정윤재는 이모티콘을 거의 쓰지 않았다.늘 이모티콘을 보내는 쪽은 심하온이었다.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정윤재가 하나둘 따라 쓰기 시작했다.심하온은 고양이 이모티콘 하나를 보냈다.잠시 후, 정윤재에게서 다시 사진이 왔다.이번에도 책상 위의 서류를 찍은 사진이었지만 아까보다 조금 더 아래까지 담겨 있었다.[이건 어때?]심하온은 이번엔 솔직하게 답했다.[뭐, 괜찮네.]답장을 보내자마자 심하온은 사진 두 장을 모두 저장했다.정윤재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듯 물었다.[그냥 괜찮아?]심하온은 무력하게 이마를 짚었다.‘이 남자, 왜 이렇게 집요해.’그래도 두어 마디쯤은 달래 줘야 할 것 같았다.[잘 나왔어. 마음에 들어.]사실이기도 했다.그제야 정윤재의 답장이 왔다.[다행이네.][진짜 못됐네.]심하온은 투덜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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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그 말을 보낸 뒤로 정윤재는 한동안 답이 없었다.심하온은 그가 화가 났다는 걸 알아차렸다.물론 그 분노는 그녀를 향한 것이 아니라, 공민규를 향한 것이었다.[됐어. 앞으로 그냥 신경 쓰지 말자.]심하온이 먼저 달래듯 메시지를 보냈다.잠시 후, 정윤재에게서 답장이 왔다.[괜찮아. 어차피 정씨 가문이랑 공씨 가문은 오래전부터 사이가 안 좋았어. 그런 수를 쓸 정도라면 이제 가식적으로 행동할 필요도 없지.]문자 한 줄이었지만, 심하온은 그의 음울하고 차가운 표정을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분명 방 안의 온도는 늘 일정했는데, 그 순간 갑자기 등골이 서늘해지는 기분이 들었다.정윤재 역시 자신이 그녀를 놀라게 했을지도 모른다고 느낀 듯했다.곧바로 음성 메시지가 하나 도착했다.그의 목소리는 믿기지 않을 만큼 부드러웠다.[응, 앞으로는 신경 쓰지 말자. 늦었으니까 너도 얼른 자. 나도 서류 좀 더 보고 나서 잘게.][응, 너무 무리하지 말고.][알았어.]서로 인사를 나눈 뒤 심하온은 욕실로 들어가 샤워했다.샤워를 마치고 나와 화장대 앞에 앉아 팩을 하려던 순간, 문득 무언가가 떠올라 그녀는 고개를 숙여 조심스럽게 자신의 오른쪽 다리를 어루만졌다.지난 2년 동안 혼자 조용히 앉아 오른쪽 다리를 의식하는 순간마다 심장은 찢어질 듯 아파 왔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가슴속에는 기대감이 가득 차 있었다.오른쪽 다리는 완전히 회복될 가능성이 있었고, 그녀는 다시 춤을 출 수 있었다.인생에 남을 뻔했던 커다란 상처 하나를 마침내 지울 수 있게 된 것이다.심하온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그러나 그 미소는 오래가지 않았다.곧 그녀의 눈빛에 차가운 기운이 스쳤다.다리가 회복된다고 해서, 과거의 상처와 원망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그녀를 망가뜨린 사람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했다.심하온은 휴대전화를 들어, 오늘 막 도착한 메시지를 확인했다.[추설현은 여전히 조용히 딸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증인으로 나설 날만 기다리고 있어요.]‘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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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난 오늘부터 원경 예술단 보이콧할래.”“에이, 그러지 마.... 원경 예술단에는 진짜 실력 있고 잘하는 단원들도 많아. 다들 정말 훌륭한 사람들이라고.”“하지만 상간녀이자 학교 폭력 가해자를 이렇게까지 밀어주는 건 너무 역겨워.”“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물을 흐린다더니, 원경 예술단 경영진은 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단원 중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여럿인데, 다들 앞날이 창창한데 왜 강다인 때문에 같이 욕을 먹어야 해?”아직 아침 일곱 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었다.공지 가 올라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반대 의견이 쏟아지고 있었다.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면 반대 여론은 더욱 커질 게 분명했다.그런데도 원경 예술단은 이런 반발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듯했다.잠시 뒤, 원경 예술단 공식 계정에 또 하나의 게시물이 올라왔다.강다인이 춤추는 영상이었다.20초 남짓한 짧은 영상으로, 강다인의 공연 예고 영상이라고 적혀 있었다.순식간에 다시 논쟁이 불붙었다.“솔직히 말하면, 춤은 꽤 잘 추긴 하네.”“이 영상만 보면 그럴 수도 있는데, 심하온 같은 최정상급 무용수 영상 보고 나면 이 상간녀가 잘 춘다는 말은 못 하지.”“심하온? 예전에 라이브 방송에 나왔던 그 예쁜 언니? 강다인한테 남자 빼앗긴 피해자?”“맞아! 다들 잘 모르나 본데 심하온은 예전에 논란 하나 없이 인정받던 여왕이었어. 안 믿기면 예전 무대 영상 찾아봐. 아직 인터넷에 남아 있을 거야.”“나 방금 보고 왔는데, 진짜 대박이야. 강다인이랑은 비교가 안 되네.”“솔직히 전문가는 아닌데, 심하온이 보기 훨씬 편하네.”“그야 그렇지. 상간녀를 좋게 볼 사람이 어디 있어? 아, 강선우 그 쓰레기 말고는.”“인제 그만 떠들고 다 같이 강다인 공연 보이콧하자. 원경 예술단에 이번 공연 취소하고 강다인한테는 퇴출하라고 압박해야 해. 다른 단원들까지 피해 보면 안 되잖아.”“효과 없을 것 같아.... 이미 여러 번 강하게 반대했는데도 원경 예술단은 아무 반응도 없고, 오히려 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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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맞아.”강다인이 원경 예술단의 노골적인 보호를 받으며 개인 무대까지 배정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분명 뒤에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다.그 정도의 뒷배가 있다면 큰돈을 쥐고 어디로 떠나든 충분히 잘살 수 있었을 것이다.그런데도 강다인은 굳이 강운시에 남아 이렇게까지 욕을 먹고 보이콧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원경 예술단을 통해 단독 무용 공연을 열었다.의도는 너무나도 분명했다.바로 심하온을 자극하기 위해서였다.솔직히 말해, 그 수법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심하온의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다행인 건 이제 그녀가 자신의 오른쪽 다리가 완전히 회복될 수 있고 다시 춤을 출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이었다.그렇지 않았다면 강다인이 무대 위에서 춤추는 모습을 보는 순간 훨씬 더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소유영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전화를 걸어온 것이었지만 그런데도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아, 진짜 저 미친년! 내가 지금 당장 가서 머리채라도 잡아 뜯어버릴까?”“유영아, 일단 진정해.”심하온은 웃으며 말했다.“내가 설마 강다인이 원하는 대로 움직일 것 같아?”불쾌하긴 했지만 심하온은 오히려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강다인이 가장 의기양양해졌을 때, 그때를 노려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뜨릴 생각이었다.“그렇네.”소유영도 이내 차분해졌다.심하온은 서강 그룹의 외동딸이었고 약혼자는 정씨 가문의 황태자였다.마음만 먹는다면 강다인의 뒤에 어떤 대단한 배경이 있든 그녀를 원경 예술단에서 내쫓는 건 어렵지 않았다.그런데도 지금까지 강다인을 그대로 두고 있었다는 건 분명 그녀 나름의 계산이 있다는 뜻이었다.그 사실을 깨닫자 소유영도 안심이 됐다.“근데 말이야...”소유영이 곰곰이 생각하다가 말했다.“강다인 뒤에 있는 그 뒷배가 도대체 누구지? 강선우는 이미 해외로 도망갔잖아. 그럼 지금 누가 도와주는 거지... 아, 잠깐! 나 생각났어!”심하온은 차분하게 말했다.“응, 아마 나랑 네 생각이 같을 거야.”“공재범!”예전에 공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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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그 가수가 SNS를 올린 뒤, 이 사건은 또 수면 위로 올라왔다.그녀의 팬 중 어떤 사람들은 가수의 노래만 좋아할 뿐이라 원경 예술단이나 강다인의 사건에 대해 아예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가수가 SNS를 올리자 모든 사람들이 이 사건을 알아보러 갔고 모두 강다인을 질책하기 시작했다.“언니 멋있어! 이런 곳에서 당장 나가!”“강다인 같은 사람을 보호해 주는 예술단은 필요 없어!”“그러니까 말이야. 우리 언니는 실력파라서 원경 예술단이 아니어도 승승장구할 수 있어! 나가는 게 다행이야! 불륜녀랑 같은 예술단에 있는 것이야말로 창피한 거지! 불륜만 한 것도 아니라 왕따도 시켰다며?”“강다인 하나를 위해서 오래된 멤버를 잃다니. 원경 예술단 임원들은 일을 어떻게 하는 거야?”“우리 언니가 원경 예술단에서 보낸 세월이 얼마인데... 떠나려니 미련이 남는 건 당연한 거야.”“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다 흐려놨어. 강다인, 쪽팔린 줄 알면 네가 알아서 원경 예술단에서 나가버려!”“쪽팔린 줄 알면 불륜부터 하지 않았겠지.”그 시각.강다인은 원경 예술단에서 준비해 준 아파트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인터넷 여론을 살피고 있었다.핸드폰을 쥔 강다인의 손이 덜덜 떨렸다.모든 사람이 다 강다인을 욕하고 있었지만 강다인은 괜찮다고 생각했다.어차피 강다인의 평판은 원래부터 좋지 않았으니까 말이다.심하온을 고통스럽게 만들 수만 있다면 뭐든 좋았다.게다가 이 사건이 이렇게 커졌으니 심하온도 모를 리 없었다.더 이상 춤을 추지 못하는 절름발이가 되었으니 여전히 무대 위에서 춤추는 그녀를 보면 무조건 부러워할 것이다.“하하하...”강다인은 갑자기 소리 내 웃고 중얼거렸다.“심하온, 네가 아무리 많이 이겼다고 해도 뭐 어때? 넌 이제 영원히 춤을 출 수 없는 절름발이야. 이젠 영원히 나보다 못하다고!”그러던 와중, 갑자기 아파트 아래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창가에 다가선 강다인이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떴다.강다인이 사는 곳까지 이미 털린 것이다.많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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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공재범은 무표정으로 포도 한 알을 입에 머금었다.원경 예술단이 어떻게 되든지 공재범은 관심이 없었다.“이러다가는 원경 예술단이 끝장날 겁니다.”공재범은 포도 껍질을 뱉은 뒤 짜증스레 얘기했다.“뭐 그렇게 쉽게 끝장나겠어요. 60억을 드렸잖아요. 부족하면 얘기해요. 돈은 많으니까.”“이건 돈 문제가 아니라...”“알아요. 강다인의 평판이 바닥이라는 거.”공재범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을 이었다.“하지만 내가 언제 강다인을 예술단의 센터로 밀어달라고 했어요? 이번 개인 무대만 끝나면 한동안 수납해 둬요. 이 사건이 잊힐 때쯤 다시 기어 나오게 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사장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이번 무대가 끝나면 방치해도 된다는 뜻인가요? 확실합니까? 또 다른 요구를 제출하지 않을까요?”“걱정하지 마세요. 다른 요구를 제출하면 난 무시해 버릴 테니까. 당신도 마찬가지로 무시하면 되고.”그 말을 들은 사장은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원경이 영원히 강다인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 할까 봐 겁이 났었다.하지만 지금 공재범의 태도를 보니 이번 개인 무대만 끝나면 공재범은 더 이상 강다인을 도와주지 않을 것 같았다.그렇다면 사장도 너무 깊이 생각할 필요 없었다.수납이 아니라 아예 원경 예술단에서 내쫓을 생각이었다.그런 사람을 예술단에 두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맞다, 듣자 하니 귀국했다면서요?”사장의 목소리가 아까보다 많이 유순해졌다.“강운시로 돌아오셨어요? 시간 되면 제가 식사를 대접하도록 하죠.”“돌아왔어요.”공재범은 본인의 방에 누워있었다.“식사는 필요 없어요. 그럴 기분이 아니라.”“왜 그럴 기분이 아니에요? 나와서 술 좀 마시면 기분이 좋아질 거예요.”공재범이 가볍게 코웃음 쳤다.“상처가 아직 안 나아서 술은 못 마십니다.”“어디 다쳤어요?”“별일은 아니에요. 다른 일 없으면 이만 끊을게요.”전화를 끊은 뒤, 공재범은 포도 한 알을 손에 쥐었다. 하지만 더 먹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다시 내려놓았다.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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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공재범이 또 문자를 보냈다.[전화하고 싶은데 그럴 엄두가 안 나네. 앞으로 쭉 날 무시할 거야?]심하온은 입가가 바르르 떨렸다. 답장하지 않으면 공재범이 계속 문자 폭탄을 퍼부을 것만 같았다.심하온은 결국 짧게 답장했다.[바빠. 중요한 일만 얘기해.]차갑고 짧은 문자였지만 공재범은 그 답장에서 기뻐했다.공재범은 시간을 확인하더니 심하온이 회사에서 바삐 돌아 챌 거라고 생각하고 점심 시간이 되었을 때 다시 심하온에게 문자를 보냈다.[요즘 바빠? 내가 밥 사줄게.]심하온은 ‘바빠’라고 보낼 시간도 없어서 한 글자만 보내버렸다.[바.][그럼 언제 시간 있어? 기다릴게. 아무리 그래도 네가 날 살려줬는데, 내가 밥 한 끼 정도는 대접해야 하지 않겠어?]심하온은 또 문자를 무시해 버렸다.그녀는 이미 핸드폰을 내려놓은 채 식사에 열중하고 있었다.하지만 그걸 알 리 없는 공재범은 좌불안석이 되었다.도우미가 점심을 가져다주었지만 공재범은 음식에 손도 대지 않고 핸드폰만 들여다보며 심하온의 답장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한참 동안 기다려도 답장은 돌아오지 않았다.“도련님, 먼저 식사라도 하시는 게... 상처가...”“신경 꺼.”공재범은 짜증이 치밀어올랐다.도우미는 몰래 눈을 흘기고 상관하기 귀찮다는 듯 자리를 떴다.고민하던 공재범이 또 문자를 보냈다.[설마 강다인 사건으로 나한테 화 난 거야?]심하온은 강다인이 원경 예술단에 들어가 솔로 무대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공재범은 전에 심하온 앞에서 강다인의 얘기를 했었다.그래서 심하온은 강다인이 원경 예술단에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가 공재범 때문이라는 것을 눈치챘다.[화내지 마. 나도 어쩔 수 없었어. 강다인과 엮이지 않으려고 했는데 전에 일이 좀 있었어서... 도와주기로 약속할 수밖에 없었어. 앞으로 절대 도와주지 않을게.]식사를 마친 심하온은 공재범이 장문의 문자를 보낸 것을 힐긋 보고 차갑게 웃음을 흘렸다.연재덕은 고현주를 도와주고, 공재범은 강다인을 도와주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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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재범 씨, 드디어 연결됐네. 나 좀 살려줘!”전화기 너머에서 강다인의 울먹이는 소리가 들려왔다.강다인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공재범은 깜짝 놀라 핸드폰을 귀에서 떼버렸다.공재범이 대답하지 않자 강다인은 더욱 조급해져서 목소리를 높였다.“재범 씨? 재범 씨?”“목소리 좀 낮춰!”공재범이 핸드폰을 귀에 다시 가져가면서 짜증스레 얘기했다.“미안해, 재범 씨. 그런데 지금 사람들이 내가 사는 아파트까지 찾아와서 현수막을 걸고 나를 욕하고 있어. 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저 사람들이 쳐들어와서 날 때릴까 봐 걱정이야.”강다인이 울먹이면서 얘기했다.그나마 다행인 것이 있다면 사람들은 강다인이 이 아파트에 산다는 것만 알 뿐, 구체적인 주소를 모른다는 것이다.그렇지 않았다면 진작 강다인의 집으로 찾아갔을 것이다.“강다인, 선 넘지 마.”공재범이 굳은 표정으로 얘기했다.“난 네가 해달라는 걸 다 해줬어. 그런데 뭔 요구가 그렇게 많아.”“알아, 하지만 난...”“됐어.”공재범이 차갑게 강다인의 말을 끊었다.“너도 알겠지만 난 인내심이 많은 편이 아니야. 이렇게 자꾸 내 인내심을 건드린다면, 솔로 무대든, 원경 예술단에 남을 자격이든 다 포기하는 게 좋을 거야.”“제발!”강다인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미안해... 일부러 귀찮게 한 건 아니야.”“그럼 앞으로 나한테 전화하지 마.”말을 마친 공재범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가뜩이나 심란해 죽겠는데.’공재범은 심하온이 강다인 사건에 대해 신경 쓰는지는 잘 몰랐다.심하온은 공재범의 은인인데, 결국 이렇게 되다니.공재범은 짜증스레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그리고 심하온과 문자를 나눈 기록을 다시 확인했다.문자를 더 보내고 싶었지만 차단한다고 얘기하던 심하온이 떠올라 결국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차단당한다면 다른 번호로 또 연락하면 되었지만 공재범은 심하온이 공재범을 귀찮아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그래서 직접 만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다른 한편. 강다인은 공재범한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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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나한테 무슨 방법이 있겠어요! 이제 전화하지 말아요!”소리를 지른 강다인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린 뒤 침대에 엎드려 울음을 터뜨렸다.이미 충분히 힘든데 아파트 관리소장까지 강다인을 괴롭힌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한참 지난 뒤 강다인은 겨우 정신을 차리고 핸드폰을 들더니 본인이 춤추는 영상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재생했다.지금 강다인에게 있어서 아직 춤을 출 수 있고 솔로 무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위안이었다.‘심하온이 잘 살고 있다고 해도 뭐 어때? 영원히 춤을 출 수 없다는 건 심하온이 평생 부정할 수 없는 일이 됐는데.’이번 솔로 무대가 끝난 후 다른 곳에 한동안 숨어 살다가 보면 사람들은 이 사건을 잊을 것이고 잠잠해질 것이다. 그러면 그때 다시 돌아가면 된다.어쩌면 이번 무대가 끝난 뒤 강다인을 지지해 주는 팬들이 생길지도 모른다. 강다인이 춤을 잘 추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니까.강다인은 그렇게 자신을 위로했다....정씨 가문에서 공식적으로 심씨 가문을 찾아가는 날이 되었다.선물이 끊임없이 심씨 가문에 쌓여갔다. 줄지어 들어오는 선물에 모든 사람의 눈이 휘둥그레졌다.게다가 모든 선물은 그냥 비싸기만 한 게 아니라 다 성심성의껏 고른 선물이었다. 윤보경과 심기찬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선물을 많이 받아서 기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정씨 가문의 호의에 기분이 좋아진 것이다.게다가 오늘 정씨 가문의 정창호까지 직접 찾아오지 않았나.심기찬은 정윤재라는 사윗감에 아주 만족하고 있었다.지금도 정윤재를 사위로 선택한 것에 대해 아주 흡족해하고 있었다.점심 식사를 마친 뒤, 집안 어르신들은 한데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정윤재와 심하온에게 걱정하지 말고 둘이서 나가 있으라고 했다.심하온은 공경하게 차를 따른 뒤 나왔지만 정윤재를 찾을 수가 없었다.이때 한 도우미가 낮은 소리로 얘기했다.“정 대표님은 뒷마당에 있습니다.”뒷마당으로 찾아가자 곧은 자세로 서서 전화를 받는 정윤재의 모습이 보였다.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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