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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의 아내: Chapter 471 - Chapter 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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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1화

하지만 박씨 가문 막내아들은 누군가 감히 심하온의 우유에 약을 탔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머리끝까지 화가 치민 그가 종업원을 발로 차며 버럭 소리쳤다.“누가 지시한 거야! 당장 말해!”“저는 정말 모르는 일이에요...”온몸을 찌르는 고통에 식은땀이 새어 나왔지만 종업원은 여전히 모르는 척 잡아뗐다.바로 그때, 종업원의 귓가로 시리도록 차가운 냉소가 들려왔다.그 웃음에 섞인 한기가 종업원의 전신을 감쌌다.마음을 굳게 먹고 고개를 든 종업원이 얼음처럼 날카로운 두 눈을 마주했을 때, 그는 목구멍이 꽉 틀어막힌 듯 숨조차 쉴 수 없었다.“얘기 안 하겠다, 이거지?”정윤재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데려가. 무슨 수를 쓰든 입 열게 해.”“네.”정윤재의 지시를 받은 경호원이 곧바로 종업원을 끌고 가기 위해 움직였다.하지만 이미 정윤재의 카리스마에 겁이 질린 종업원은 경호원이 팔을 잡자마자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때... 때리지 마요. 전부 얘기할게요.”그리고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사실을 낱낱이 털어놓았다.“대머리였어요. 그 사람이 저에게 돈다발과 유리병을 건네면서 오늘 파티에서 심하온 씨의 음식에 유리병에 담긴 물건을 섞으라고 했어요.”박씨 가문 막내아들이 심하온을 위해 따로 우유를 준비해 줬을 때가 종업원이 손을 쓸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었다.주방에는 직원은 바삐 돌아치고 있었기에 아무도 그를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종업원과 그에게 유리병을 건넨 사람이 간과한 사실이 있었다.그건 바로 심하온이 밖에 나가 있는 동안 심씨 가문의 경호원은 그녀의 음식에 특히 주의를 돌렸다.오늘 같은 파티는 평소보다 훨씬 사람이 모이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기 때문에 누군가 심하온의 음식에 손을 대려고 한다고 오늘이야말로 최적의 타이밍이었다. 그러니 경호원 역시 평소보다 더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종업원이 심하온의 우유에 약을 타던 그 순간 바로 경호원에게 현장을 잡혀버리고 말았다.대머리라는 말에 심하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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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사실 그리 대단한 싸움을 한 것도 아니었다. 물론 그 싸움 이후로 서로 적대시한 적도 없었고 오히려 여전히 괜찮은 관계를 유지했었다.하지만 심하온이 심씨 가문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박씨 가문 막내아들의 아내가 불안을 느끼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아무래도 졸업 후 연락을 자주 한 사이는 아니었기 때문이었다.심하온 본인은 고작 그런 일을 마음에 담아두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상대방은 그런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너무 오래전 일이라, 전 진작 잊고 있었어요.”“네, 네.”박씨 가문 막내아들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이때, 정윤재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번 파티를 꽤 급하게 주최하신 것 같던데요.”박씨 가문 막내아들이 곧바로 대답했다.“네, 맞아요. 사실 저희는 파티를 열 계획이 없었어요. 하지만 어제 제가 저희 부부 결혼 1주년 기념으로 인별그램을 업로드했더니 지인이 갑자기 DM을 보내더라고요. 1주년이면 파티하는게 좋을 것 같다면서요.”“전에 점을 봤었는데 결혼 1주년에는 성황하게 파티를 열어야 부부 사이가 더 좋아진다고 했다는 말에 급하게 파티를 주최하게 됐어요.”심하온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정윤재에게 말했다.“전에 들은 적이 있어. 박씨 가문 사람들은 이런 걸 잘 믿는대.”게다가 박씨 가문 막내아들은 아무 죄도 없는 사람 같기도 했다.그는 심지어 당장이라도 울 것처럼 울상을 짓고 있었다.본인이 주최한 파티에서 이런 일이 생겼으니 만약 심하온과 정윤재 쪽에서 기어코 그 책임을 물으려고 한다면 박씨 가문의 끝장을 의미했다.하지만 심하온과 정윤재는 무고한 사람에게 화풀이할 만큼 무뢰한은 아니었다. 책임은 당연히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치러야 했다. 그러니 박씨 가문이 정말 무고하다면 그들에게 화풀이하는 일은 없었다.“지인 누구요?”정윤재가 물었다.곧바로 지인의 이름을 말한 박씨 가문 막내아들은 휴대폰을 꺼내 연락처까지 정윤재에게 알려주었다.정윤재는 경호원에게 이름과 연락처를 저장하라고 지시했다.정윤재와 심하온은 더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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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화내지 마.”정윤재가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강선우는 이미 자기 무덤을 팠어.”“그게 무슨 말이야?”심하온이 되물었다.“강선우가 또 무슨 짓을 했는데?”“정진 그룹에서 내일 수출할 물건이 있었는데 조금 전 우리 쪽 사람들이 몰래 원래 물건 안에 뭔가를 섞는 사람들을 발견했어.”물론 그들도 누구보다 조심스럽게 움직였다.하지만 정씨 가문의 직원들은 그들보다 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이상한 움직임을 발견한 후 그들은 곧바로 현장을 검거하는 대신 몰래 그 사람들을 감시하며 곧바로 정윤재에게 보고했다.오늘 밤, 누군가 심하온을 해치려고 했을 뿐만 아니라 정윤재의 회사에 마저 손을 뻗었다.두 사람에게 검은 손을 뻗은 사람은 아마도 강선우일 것이다.친절하게도 직접 무덤을 파니 정윤재는 강선우의 뜻에 따라줄 생각이었다.심하온이 미간을 찌푸렸다.“만약 오늘 밤 일들이 전부 강선우 짓이라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강선우는 대체 어떻게 그런 물건들을 강운시에 가져올 수 있었던 걸까?”강선우의 사람들은 전부 운정에 있었다. 게다가 이제 막 대원 그룹 신제품 출시회의 사건에서 벗어난 상황이었다. 만약 연재덕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강선우는 강운시에 올 수조차 없었다.심하온의 우유에 넣으려던 것은 절대 좋은 약일 리가 없었다. 물론 수출 준비 중인 정진 그룹의 물건에 넣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그 두 가지는 모두 금지품일 것이라고 심하온은 판단했다.강선우 혼자의 힘으로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금지품을 강운시에 가져오는 건 무리였다.“누군가 더 있어.”정윤재가 말했다.심하온이 고개를 끄덕였다.‘할아버님일까?’‘그럴 리 없어.’만약 심하온 한 사람에게만 손을 썼다면 연재덕을 의심할 필요가 있었다.하지만 정윤재는 연재덕의 손자였다.게다가 정씨 가문과 연씨 가문은 정략결혼으로 맺어진 가족이었다.그러니 연재덕이 강선우를 돕기 위해 정씨 가문을 해치는 일을 할 리가 없었다.“괜찮아. 넌 걱정 안 해도 돼.”정윤재가 심하온의 머리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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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그 사람은 바로 정윤재의 심복인 허도영이었다.“대표님, 그쪽에서 이제 움직임을 멈췄어요.”허도영이 말했다.“아마 물건을 다 숨긴 것 같아요. 하지만 아직 저희가 감시하고 있어 도망가지는 못할 거예요.”허도영이 손에 들린 태블릿 PC를 정윤재에게 건넸다.“공장의 CCTV는 오늘 망가졌어요. 알아봤더니 인위적으로 망가뜨린 것 같아요. 하지만 대표님 분부대로 저희 쪽 사람이 몰래 물건을 넣는 모습을 촬영했어요.”태블릿 PC에서 재생되고 있는 것은 바로 그 영상이었다.영상을 잠깐 보던 정윤재는 귀찮은 듯 태블릿 PC를 다시 허도영에게 돌려주었다.“증거는 이미 충분해. 범인도 우리 손에 있고.”정윤재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걸렸다.“다음 단계 진행해.”허도영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늦은 새벽이었지만 강선우는 도무지 잠이 들 수 없었다.술 한 잔을 따라 벌컥 들이켰지만 마음속의 초조함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오늘 밤 동시에 진행한 두 가지 일을 모두 성공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강선우는 아직 그 어떤 소식도 전해 듣지 못했다.하나라도 성공해야 했다.만약 하나밖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강선우는 차라리 정진 그룹 쪽 일이 잘 마무리되었기를 바랐다.정윤재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다면 통쾌할 것 같았다.“대표님, 대표님!”이때 갑자기 누군가 문을 세차게 두드렸다.자신만의 환상에 잠겨 있던 강선우는 갑작스러운 소리에 깜짝 놀라 인상을 찌푸렸다.술잔을 내려놓은 강선우가 몸을 일으켜 문을 열었다.문을 두드린 사람은 수염이 덥수룩한 남자였다.그는 잔뜩 당황한 듯 말을 더듬었다.“대, 대표님... 큰일 났어요!”강선우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조금 전의 상상으로 들떴던 마음에 차가운 물이 팍 끼얹은 것 같았다.덥석, 상대방의 멱살을 잡아 안으로 끌어들인 강선우가 거칠게 문을 닫았다. 그의 목소리는 숨길 수 없는 다급함이 묻어났다.“뭔데 그래? 똑바로 얘기해. 대체 무슨 일이야. 정진 그룹에서 눈치챈 거야, 아니면 심하온 쪽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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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지금 강선우의 최선은 최대한 빨리 강운시를 벗어나 해외로 도망을 가는 것이었다. 그래야만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잡을 수 있었다.비록 이대로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 마음이 걸렸지만 이 상황에 더 이상 정진 그룹을 건드리는 건 무리였다.조금의 여지를 남겨둔다면 언젠가는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대표님, 얼른 결정을 내리셔야 해요. 더 지체하시면 늦어요.”이를 악문 강선우는 곧바로 방을 나서 고현주의 방문을 두드렸다.잠이 들었던 고현주는 졸음이 가득한 눈으로 일어나 문을 열었다. 강선우의 얘기를 들은 고현주는 놀란 마음에 넋을 잃었다.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강선우의 가슴을 내리쳤다.“너 미쳤어? 어떻게 그런 물건에 손을 대? 너 죽으려고 작정이라도 한 거야?”“제가 손댄 거 아니에요. 저는 그저 그걸 이용해 정윤재를 무너뜨리려고 그런 거라고요.”강선우의 이마에 힘줄이 불뚝 튀어 올렸다.“엄마, 이제 와서 저를 탓하셔도 소용없어요. 제가 죽기를 바라시는 게 아니면 얼른 강운시를 떠나 해외에 갈 수 있게 해달라고 연재덕에게 부탁해요.”“그래, 그래. 재덕 씨...”고현주가 몸을 떨며 방으로 돌아가 연재덕에게 전화했다.곧 차 한 대가 두 사람이 지내고 있는 별장 앞에 도착했다.차에 탄 강선우가 수염이 덥수룩한 남자에게 말했다.“그 인간들도 아직 너의 존재는 모를 거야. 그러니까 넌 강운에 남아서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알려줘. 그리고 종업원은 연락 왔어?”“아직요.”강선우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아마 그쪽도 실패했을 거야.”“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남자가 말했다.“그 사람을 만날 땐 지금 이 모습이 아니었어요. 절 눈앞에서 마주친다고 해도 알아보지 못할 거예요.”“그래. 그리고 임건우라는 사람, 최대한 빨리 처리해.”남자의 어깨를 툭툭 두드린 강선우는 고현주의 재촉에 차에 탔다.강운시를 떠나는 고현주는 길에서 잡히기라도 할까 초조하기만 했다.하지만 고현주의 걱정과는 달리 두 사람은 순조롭게 강운을 벗어나 작은 도시에 도착해서 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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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이미 비행기에 탑승했다고 해요.”부하의 보고를 들은 연재덕이 찻잔을 내려놓으며 미간을 찌푸렸다.그런 연재덕을 보며 부하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원하시는 대로 됐는데 여전히 언짢으신 거예요?”두 사람을 해외에 보내라고 한 것은 분명 연재덕이었다.하지만 이미 일현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연재덕은 왜 인상을 찌푸리는 걸까?“일이 너무 순조롭게 흘러가는 것 같아서 그래.”연재덕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잘된 일이지. 하지만 어쩐지 이상해.”‘나도 이미 알고 있는 일을 걔가 모를 수 있어?’하루만 지나면 얼마든지 주범을 찾을 수 있었다.강선우의 짓이라는 걸 알았다면 정윤재는 왜 이렇게 쉽게 강선우가 강운시를 벗어나는 비행기에 탑승하도록 놔두는 걸까?‘최소한 막기라도 해야 할 텐데.’하지만 지금까지 정윤재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그러니 이상한 일이었다.정윤재는 분명 강선우를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했었다.‘하지만 왜 이번에는 이렇게 조용한 거야?’“아버지, 무슨 얘기 중이셨어요?”고개를 돌린 연재덕은 뒤에 서 있는 연미정을 볼 수 있었다.언제 들어온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연미정은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부하에게 가보라고 손짓한 연재덕이 다시 찻잔을 들었다.“왜 왔니?”“당연히 아버지와 얘기 좀 나누려고 왔죠.”연재덕 맞은편에 앉은 연미정이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방금 비행기 탑승이 어쩌고, 너무 순조롭고 어쩌고 하는 것 같던데 또 뭘 하신 거예요?”연재덕은 차 한 모금을 마시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너와는 상관없는 일이야.”“그래요? 그럼 윤재와 관련된 일이에요?”연미정이 캐물었다.멈칫, 행동을 굳힌 연재덕은 곧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행동하며 말이 없었다.“아버지...”“그만해.”연재덕이 연미정의 말을 잘랐다.“걱정하지 마. 앞으로 윤재를 상대하는 일은 없을 거야.”강선우는 이미 해외로 도망갔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그동안의 부탁을 들어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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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도착하셨다고요? 며칠 뒤에 오신다고 하셨잖아요.”“...”“네, 알겠어요.”연재덕을 힐끔 쳐다보던 연미정이 전화를 끊었다.“왜 그래?”연재덕이 물었다.긴장하던 연미정은 연재덕을 보고는 곧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아버님이 돌아오셨어요.”“그래?”연재덕이 고개를 끄덕였다.“얼른 들어가 봐.”“갈 거예요. 하지만 아버지도 같이 가셔야 해요.”연미정이 말을 이었다.“아버님께서 아버지를 만나고 싶다고 하시네요. 오늘요.”연미정의 말에 연재덕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오늘?”“네. 저랑 같이 가요.”연재덕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사실 그 역시 정창호를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다른 사람 앞에서는 어른이었기에 아무리 연재덕에게 화가 났어도 예의를 지키기 마련이었다.하지만 정창호는 달랐다.물론 사돈 사이였기에 정창호 역시 연재덕과는 선을 지켰었다.하지만 그동안의 일로 정창호가 태도가 어떻게 변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예전의 연재덕은 정창호 핑계를 대며 연미정에게 겁을 주기도 했었다.하지만 정창호가 돌아온 지금은 오히려 자신이 정창호의 눈치를 봐야 했다.“아버지, 빨리 가요.”연미정이 연재덕을 재촉했다.“아버님이 기다리시겠어요.”연미정이 재촉에 연재덕은 거절할 새도 없이 그녀를 따라 정윤재의 본가로 향해야 했다.두 사람은 나란히 차에 앉아 본가로 출발했다. 연미정은 연재덕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연재덕은 어쩔 수 없이 먼저 말을 걸었다.“심씨 가문과의 정력 결혼 때문에 일부러 온 거야?”“그럼요. 윤재는 아버님이 제일 아끼는 손자잖아요. 그러니 당연히 윤재 혼사에 신경을 쓰시겠죠.”보통의 대화처럼 내뱉은 연미정의 말이 연재덕에게는 무겁게 다가왔다.정윤재는 정창호가 제일 아끼는 손자이자 그가 점찍은 그룹의 후계자였다.하지만 연대적은 그동안 정윤재의 외할아버지라는 탈을 쓰고 줄곧 정윤재의 적을 도와주며 정윤재에게 등을 돌렸었다.그러니 정창호가 그 소식을 듣게 된다면 화를 낼 것이 뻔했다.연재덕은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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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물론 정윤재도 연미정의 눈빛을 눈치챘지만 그는 모른 척 찻잔을 들어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효자네, 아주.’연재덕이 자리에 앉자 정창호는 평소처럼 안부를 물은 후 잠깐의 대화를 이어갔다.그러다 문득 정창호가 정윤재에게 물었다.“하온이 댁에 갈 준비는 다 됐어?”“네. 준비는 다 했어요.”정윤재가 대답하자 정창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조금 이따 준비한 선물 리스트 가져와.”정윤재를 못 믿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누구보다 정윤재를 아끼기 때문에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내일 가는 곳은 미래의 처가댁이었다.그런 정창호의 뜻을 잘 알고 있는 정윤재가 대답했다.“네.”“어제 공장 물건은 어떻게 처리했어?”정창호의 물음에 연재덕이 움찔 손을 떨었다.“이제는 우리 회사와는 관련 없는 일이에요.”정윤재가 미소 지었다.“그 세 사람이 일부러 회사를 모함하기 위해 벌인 짓이라는 충분한 증거가 있어요. 누가 지시했는지도 전부 실토했고요.”정윤재의 말에 정창호는 더는 묻지 않았다.“너희들은 먼저 나가봐.”정윤재가 손에 들린 염주를 돌리며 말을 이었다.“사돈과 따로 할 얘기가 있어.”그 말에 안심했던 연재덕의 마음이 또 불안하게 떨리기 시작했다.하지만 딸과 손자 앞에서 겁먹은 티를 낼 수는 없어 일부러 아무렇지 않은 척 태연하게 차를 마셨다.연미정과 정윤재 역시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자리에서 일어나 다도실을 나섰다.다도실을 나선 정윤재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톡톡 두드렸다.“얼씨구, 이 시간에 하온에게 문자 보내는는 거야?”연미정이 빙그레 미소 지으며 물었다. 귀엽다는 표정이었다.“네.”정윤재가 당당하게 인정하며 말을 이었다.“벌써 한 시간이나 문자 안 했어요.”“...”‘한 시간이 그렇게 긴 시간이야?’정윤재가 연애하면 이렇게 살가운 사람이 되는지 연미정은 미처 알지 못했다.하지만 아들과 미래 며느리의 사이가 좋은 건 좋은 일이었다.‘다정하면 차라리 좋지, 뭐. 그래야 남들이 내 며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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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짧은 대화였지만 연재덕의 등은 이미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아무도 집안 어른인 연재덕에게 감히 이런 얘기를 할 수가 없었다.정창호가 돌아옴으로써 드디어 연재덕을 혼낼 사람이 생긴 것이다.젊은 시절의 정창호가 얼마나 결단력 있고 지독한 사람이었는지, 연재덕은 직접 두 눈으로 봐왔었다.이젠 나이가 들어 마음을 내려놓고 절에 들어가 많은 일에서 손을 떼기는 했지만 만약 정말 정창호를 화나게 한다면 그는 사돈이라는 관계 따위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을 것이다.정창호는 더는 할 말이 없는 것 같았고 연재덕은 가시방석처럼 앉아 있다 결국 먼저 일이 있다는 핑계로 자리에서 일어났다.다행히도 정창호는 그런 연재덕을 잡지 않았다.연미정과 정윤재는 다도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연재덕이 다도실을 나서자 두 사람은 함께 고개를 돌렸다.어쩌다 조금은 풀이 죽은 연재덕의 모습을 본 연미정과 정윤재가 눈을 마주쳤다.두 사람은 곧 다도실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을지 추측할 수 있었다.“아버지.”연미정이 연재덕을 불렀다.그러자 연재덕이 두 사람에게로 시선을 올렸다.더는 자식들 앞에서 주눅이 든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던 연재덕이 허리를 곧게 펴며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나는 이만 갈게.”“아버지, 아버님께서 어쩌다 오셨는데 식사라도 하고 가세요.”연미정의 요청이 가식이든 진심이든 연재덕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옅은 기침을 내뱉은 연재덕은 고민도 없이 식사 제안을 거절했다.정윤재의 집을 나서 차에 탄 연재덕은 그제야 피곤한 기색을 내비쳤다.휴대폰을 꺼내 고현주의 모든 연락처를 차단하고 나서야 연재덕은 부하에게 전화했다.“만약 고현주에게서 또 연락이 오면 받지 마.”“네.”부하가 곧바로 대답했다.정창호 앞에 선 연재덕은 위압감에 사로잡히고 말았다.앞으로 무슨 일이 있든 더는 강선우를 감싸줄 수가 없었다....바쁜 나날 속에서 드디어 시간을 낸 소유영은 심하온과 온천에서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교외에 위치한 온천 리조트는 사생활 보호가 잘 되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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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온천을 즐긴 후 소유영은 스파를 받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소유영을 따라 온탕을 나온 후 이제 막 샤워가운의 끈을 묶은 심하온의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한 여자 직원이 손에 심하온의 휴대폰을 들고 공손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손님, 전화 왔어요.”“고마워요.”인사를 전한 심하온이 전화를 받자 직원이 눈치껏 자리를 비켰다.전화를 건 사람은 심하온의 비서인 엄유화였다.“대표님, 조금 전 임건우 씨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달받았어요.”“사망이라고요?”심하온이 미간을 찌푸렸다.“어떻게 된 거예요?”물론 심하온은 임건우의 생사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심지어 임건우 같은 쓰레기는 이 세상을 살아갈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의구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게다가 심하온은 얼마 전 임건우의 통장에 뜬금없이 출처조차 알 수 없는 대량의 자금이 유입됐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게다가 갑자기 본가로 돌아온 것도 분명 누군가의 지시를 받은 것 같았다.‘하지만 갑자기 사망이라니...’엄유화가 말했다.“다량의 수면제를 먹고 여인숙에서 숨졌다고 해요. 일단은 자살로 보이긴 하지만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어서 지금이 경찰이 조사 중에 있다고 해요.”“알았어요.”심하온이 무표정한 얼굴로 전화를 끊었다.임건우의 죽음은 심하온의 마음에 아무런 파장도 일으키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임건우의 죽음이 조금 의심이 드는 것뿐이었다.자고로 악한 사람이 오히려 명이 길다는 말이 있다. 그 수많은 세월을 창피한 줄도 모르고 살아온 임건우 같은 인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리가 없었다.바로 그때, 뒤에서 또다시 발소리가 들렸다.조금 전의 직원이 주스와 디저트를 가져온 것이라 생각한 심하온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하지만 발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졌다. 심하온이 막 고개를 돌리려던 그때, 그녀는 누군가의 크고 따뜻한 품으로 쏙 들어갔다.익숙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마음속에 순간 피어올랐던 충격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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