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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의 아내: Chapter 681 - Chapter 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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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1화

심하온은 그녀가 미간을 찌푸린 채 무슨 걱정이라도 있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정윤재는 갑자기 손을 들어 그녀의 턱을 가볍게 잡아 들어 올리며 자신과 눈을 마주치도록 했다.“오늘 밤 그렇게 매정하게 나를 버려 놓고 좀 제대로 달래줄 생각은 없는 거야?”심하온은 그가 자신의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려는 거라는 걸 알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윤재 씨 정말 억지 부리네. 나 이미 말했잖아.”“그래.”정윤재는 작게 한숨을 쉬며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그래도 난 네가 날 좀 달래줬으면 좋겠어.”이미 보지 말아야 할 것과 듣지 말아야 할 말을 피하는 데 익숙해졌다고 스스로 자부하던 운전기사였지만, 이 모습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움찔하며 재빨리 칸막이를 올렸다.‘내 실수야. 두 사람이 차에 타자마자 바로 칸막이를 올렸어야 했는데. 방금 대표님이 애교 부리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아! 너무 무서워!”“알았어. 달래줄게.”심하온은 그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입술에 살짝 입을 맞췄다.“이 정도면 됐어?”“부족해.”정윤재는 그녀를 바라보며 눈빛이 점점 뜨거워졌다.심하온은 한눈에 그가 뭘 하려는지 알아차렸다.아니나 다를까 다음 순간, 그는 몸을 기울여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심하온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그의 키스에 응하면서, 한 손으로 그의 등을 토닥이며 달랬다.한참이 지나서야 정윤재는 그녀를 놓아주었다.정윤재를 달래준다고는 했지만 이 키스가 끝난 뒤 심하온의 기분도 한결 나아졌다.그녀는 손을 들어 그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고마워.”정윤재는 어리둥절해졌다.그는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 살짝 힘을 주어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더 좁히더니 웃는 듯 아닌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요즘 네가 점점 대담해지는 것 같은데?”“왜?”심하온은 전혀 겁먹지 않았다.“내가 윤재 씨한테 고맙다고 말한 게 그렇게 싫어? 그럼 이건 어때? 윤재 씨가 나한테 한번 말해봐...”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윤재의 입술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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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2화

“무슨 일이야?”심하온이 물었다.“누구 전화인데?”“우리 사촌 누나야. 태훈이랑 태연이 엄마.”정윤재가 말했다.“오늘 태훈이랑 태연이가 가출했대.”“뭐?”심하온의 얼굴이 확 변했다.“왜 그런 거야?”그녀의 머릿속에는 지난번 가족 연회에서 만났던, 그 귀여운 쌍둥이 남매의 얼굴이 떠올랐다.연회가 끝난 뒤에도 태훈이랑 태연이는 그녀에게 몇 번이나 전화를 걸어왔었다.심하온은 그 아이들을 정말 좋아했다.‘아직 그렇게 어린데, 어떻게 갑자기 가출할 수가 있지? 혹시 나쁜 사람을 만나기라도 하면 어떡해?’심하온의 마음은 걱정으로 가득 찼다.“걱정하지 마.”정윤재가 급히 말했다.“이미 찾았어.”그제야 심하온은 한숨을 돌리고 타박하듯 말했다.“말을 왜 그렇게 끊어서 해? 사람 놀라게.”“지금은 호텔에 있어.”정윤재는 이마를 문질렀다.“그런데 둘이 무슨 고집을 부리는지 안에서 문을 잠가 버리고 누나를 안 들여보내 준대.”사실 호텔 측에서는 외부에서 문을 여는 방법이 있었다.하지만 안에 있는 두 아이가 극도로 거부 반응을 보여서, 억지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히려 아이들 마음에 더 큰 상처를 줄 수도 있었다.그렇다고 아이들 둘만 계속 방안에 두는 것도 문제였다.그러다 아이들의 엄마가 태훈이랑 태연이는 심하온을 무척 좋아한다는 걸 떠올렸다.그래서 정윤재에게 전화를 걸어, 심하온에게 부탁해 보자고 한 것이다.와서 아이들을 좀 달래 달라고 말이다.심하온이라면 아이들이 어쩌면 문을 열어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좋아.”정윤재의 말을 다 듣고 난 심하온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가서 한 번 해볼게.”아이들이 순순히 문을 열어 줄지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지금으로서는 이것밖에 방법이 없었다.“그래.”마침 호텔은 그들이 있는 곳에서 멀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차는 호텔 앞에 도착했다.두 사람은 차에서 내려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그들은 서둘러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했다.하지만 그들이 들어온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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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3화

직원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그는 민망한 듯 헛기침을 하더니 돈을 챙기고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정씨 가문에 아이가 두 명 있는데요. 오늘 가출해서 우리 호텔로 왔어요. 방금 그 두 분은 그 일 때문에 오신 것 같고, 가신 층은 15층이에요.”전미혜는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제발 제가 말했다는 건...”직원이 덧붙이려 했지만 전미혜는 이미 관심도 없었다.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정윤재 생각뿐이었다.오늘 이렇게 어렵게 기회를 잡아 어떻게든 최소한 그와 접점 하나쯤은 만들어야 했다....엘리베이터가 15층에 도착했다.심하온과 정윤재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한 호텔 객실 문 앞에 사람들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태훈이와 태연이의 엄마가 서 있었고, 그 옆에는 고개를 푹 숙인 중년 여자 한 명, 그리고 호텔 직원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있었다.두 사람은 그쪽으로 걸어갔다.태훈이와 태연이의 엄마, 정예린은 심하온을 보자 마치 구세주를 본 것처럼 반응했다.“미안해요. 이렇게 늦은 시간에 불러서.”그녀의 얼굴에는 초조함과 미안함이 가득했다.“그런데 정말 방법이 없어요. 저 애들이 계속 제 말을 안 듣고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열어주질 않아요.”“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정윤재가 물었다.“왜 갑자기 이렇게 된 거지?”“사실은... 아이들 아빠 문제 때문이야.”정예린은 한숨을 내쉬었다.“며칠 전에 다른 아이들이랑 놀다가 아빠 이야기가 나왔던 모양이야. 집에 돌아와서 다른 아이들은 다 아빠가 있는데 자기들만 없다고 하더라고.”그 말을 하는 정예린은 눈가가 붉어졌다.지금 이 상황에서 울고 싶지 않은 듯, 그녀는 고개를 돌려 손으로 눈가를 한 번 훔쳤다.심하온은 예전에 태연이와 통화했던 일이 떠올랐다.그때 태연이는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었다.“외숙모, 저도 아빠가 있으면 좋겠어요.”통화를 마친 뒤, 심하온은 정윤재에게 물었다. 그제야 사정을 알게 됐다.당시 정예린은 미혼 상태에서 임신했고, 가족들이 아무리 아이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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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하지만 정예린은 그 방법이 좋지 않다고 느꼈다.그렇게 하면 아이들이 더 상처받고, 더 화가 나서 자신과의 거리감이 오히려 깊어질까 봐서였다.“그랬군요.”심하온은 고개를 끄덕였다.“부탁드릴게요. 심하온 씨.”정예린은 간절하게 말했다.태훈이와 태연이가 심하온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지난번 가족 모임에서 심하온을 만난 이후로, 아이들은 거의 매일 ‘외숙모’를 입에 달고 살았고, 틈만 나면 전화를 걸곤 했다.“알겠어요. 제가 한번 해볼게요. 다만...”심하온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일단 다들 여기서 조금 떨어져 주세요. 그리고 나중에 아이들이 저한테 문을 열어주더라도 바로 몰려 들어오지 마시고요. 제가 먼저 들어가서 아이들이랑 이야기 좀 할게요.”“네, 네.”정예린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정말 고마워요, 심하린 씨. 정말로요.”“별말씀을요.”심하온은 웃으며 답했다.다른 사람들은 모두 옆으로 물러났고 방 앞에는 심하온만 남았다.그녀는 손을 들어 문을 두드렸다.안에서 앳된 아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열 거예요! 우리 여기서 잘 거예요! 다들 가세요! 집에 안 갈 거예요. 영원히 안 가요!”심하온은 방금 말한 아이가 태훈이라는 걸 알아차리고 부드럽게 말했다.“태훈아, 태연아. 나야.”방 안이 갑자기 조용해졌다.잠시 후, 조심스러운 태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외숙모... 맞아요?”“응, 맞아. 내가 지금 문 앞에 있어. 나 혼자야.”심하온이 말했다.“너희랑 놀러 왔는데 문 좀 열어줄래?”다시 한동안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아마 아이들끼리 속닥속닥 상의하고 있는 듯했다.잠시 후 태훈이 다시 물었다.“외숙모, 진짜 외숙모 혼자예요?”“그럼. 난 너희한테 거짓말 안 해. 진짜 나 혼자고, 너희랑 놀러 온 거야. 억지로 데려가려고 하지도 않을게.”“그럼... 믿을게요!”곧 방문이 열렸다.태훈이와 태연이는 나란히 서서 작은 얼굴을 들고 심하온을 올려다보고 있었다.“외숙모, 진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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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화

방 안에서, 심하온은 거실 테이블 위에 놓인 게임기와 잔뜩 쌓인 과자, 음료수를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영리하네.’가출하면서도 자기들 먹을 건 다 챙겨 놨다.“외숙모, 여기 앉아요.”태연이는 그녀의 손을 잡고 소파로 데려가 앉히더니 자신도 옆에 올라앉아 까만 눈을 깜빡이며 계속 그녀를 바라봤다.어딘가 조금 찔리는 듯한 눈빛이었는데 혼날까 봐 걱정하는 것 같았다.태훈은 반대편에 앉았다.아이는 양팔을 끼고 어른 흉내를 내며, 입술을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심하온은 웃음을 참으며 두 손으로 아이들 머리를 쓰다듬었다.“오늘 종일 과자만 먹은 거야?”“네.”태연이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과자만 먹으면 안 되지. 내가 저녁 시켜줄까?”그 말에 태연이는 갑자기 그녀의 팔을 붙잡고 다급하게 고개를 저었다.“안 돼요, 안 돼요! 그러면 엄마가 틈타서 들어와 우리 데려갈 거예요!”“우린 집에 안 가요.”태훈은 냉정한 얼굴로 말했다.“그럴 일 없어.”심하온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약속할게. 아무도 너희를 억지로 데려가지 않아. 엄마도 마찬가지야. 엄마는 너희를 정말 사랑해서 너희가 상처받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아 하셔.”“진짜요?”태연이는 태훈을 한 번 바라보며 망설였다.“그럼. 뭐 먹고 싶어? 내가 시켜줄게.”태훈과 태연이가 말이 없자 심하온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메뉴를 하나씩 읊기 시작했다.“음, 콜라, 치킨, 옥수수 전, 튀김 새우, 아니면 파인애플 볶음밥?”아이들은 결국 아이들이었다.유혹을 버틸 수 있을 리 없었던 그들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음식 주문에 동의하고 몇 가지 메뉴를 더 추가했다.심하온이 메시지를 하나 보내자 호텔 직원 두 명이 식사 박스를 들고 왔다.아이들이 긴장한 얼굴을 하는 걸 보고, 심하온은 직원들을 들이지 않고 문 앞에서 식사를 받아 문을 다시 닫았다.“저녁 왔어. 얼른 와서 먹자.”태훈과 태연이는 곧장 식탁으로 달려가 심하온과 함께 음식을 하나하나 꺼내 놓으며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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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6화

“안 가요.”태훈은 결심이나 한 듯 고개를 홱 돌렸다.“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여기서 잘 거예요. 영원히 집에 안 돌아갈 거예요.”태연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심하온은 일부러 놀란 척했다.“왜?”“엄마가 계속 아빠 어디 있는지 안 알려 주잖아요!”태연은 그렇게 말하며 눈물이 금세 눈가에 고였다.“다른 애들은 다 아빠가 있는데 우리만 없어요. 애들이 오빠랑 나한테 아빠 없는 애들이라고 놀려요.”태훈은 울지는 않았지만 눈가가 붉어져 있었다.그 모습을 보니 심하온도 마음이 아파왔다.그녀는 손을 뻗어 두 아이를 모두 품에 안았다.“그래도 너희한테는 엄마가 있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도 있잖아. 다들 너희를 정말 사랑해 줘. 다른 가족들도 너희한테 잘해 주고. 맞지?”태훈이와 태연이는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곧 태훈이 다시 입을 열었다.“엄마가 우리를 사랑하는 건 알아요. 그런데 왜 한 번도 아빠 이야기를 안 해줘요? 왜 아빠가 어디 있는지도 안 알려 주는 거예요?”“사람마다 비밀이 있는 거야.”심하온은 그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너도 생각해 봐. 엄마한테 말하고 싶지 않은 너만의 비밀, 그런 게 없어?”태훈은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요. 저 알아요!”태연이 신이 나서 손을 번쩍 들었다.“오빠가 몇 달 전에 이불에 오줌 쌌는데 몰래 이모한테 바지랑 이불 갈아 달라고 하고, 엄마한테는 말하지 말라고 했어요!”“너, 너 좀 조용히 해! 네가 뭘 안다고!”태훈의 얼굴은 순식간에 새빨개졌다.그의 생각에 자신은 이미 큰아이이니 이불에 오줌을 싸는 일 같은 건 당연히 엄마한테 들키면 안 되는 거였다.그런데 지금 그걸 외숙모한테까지 들켜 버리다니 너무 창피했다.심하온은 그를 놀리지 않고 그저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봐, 너도 엄마한테 말하고 싶지 않은 비밀이 있잖아. 엄마도 너희한테 말하지 못하는 비밀이 있을 수 있어. 물론 아빠가 누군지 알고 싶어 하는 건 당연한 권리야. 하지만 몰래 집을 나가는 게 아니라 엄마랑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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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네!”두 아이는 동시에 대답했다....심하온이 아이들과 방 안에서 함께 저녁을 먹고 있던 그 시간, 전미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15층에 도착했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그녀의 눈에 들어온 건 키가 크고 반듯하며, 분위기부터 남다른 한 남자였다.그녀는 심장이 절로 두근거리기 시작했다.정윤재는 그녀가 지금까지 봐 온 어떤 남자보다도 단연 돋보였다.부잣집 도련님들을 본 적이 없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런 남자들은 정윤재와 비교할 자격조차 없다고 느꼈다.‘이렇게 뛰어난 남자를 왜 하필 그 여우 같은 계집의 딸이 차지해야 한단 말이지?’전미혜는 생각할수록 결심을 굳혔다.그녀는 스스로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는 미소를 입가에 띠우고, 정윤재에게 다가갔다.발소리를 들은 정예린은 고개를 돌렸다.모르는 젊은 여자가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는데 그 시선은 줄곧 정윤재에게 꽂혀 있었다.누가 봐도 그를 보고 온 것이 분명했다.‘정윤재가 아는 사람인가? 아니면 작업을 걸러 온 걸까?’영문을 알 수 없었기에 정예린도 섣불리 나설 수 없었다.전미혜는 정윤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멈춰 섰다.“정 대표님.”그녀는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그제야 정윤재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한 번 바라봤다.“이렇게 여기서 뵙다니 정말 우연이네요. 아까 저쪽에서 보면서도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정 대표님이셨네요.”전미혜는 반가운 기색을 드러냈다.정윤재의 고요한 눈빛은 아무런 감정도 담겨 있지 않은 듯했다.전미혜도 알고 있었다.지금의 정윤재가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는 걸.두 사람은 고작 두 번째 만남이었고, 정윤재가 그렇게 쉽게 넘어오는 사람이었다면 그녀가 이렇게 애를 태울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그래서 그녀는 정윤재의 냉담한 반응을 각오하고 있었다.그런데 정윤재의 그 한마디에 전미혜가 애써 준비한 미소가 순식간에 무너졌다.“누구시죠?”‘분명 한 번 만난 적이 있는데!’그때 그녀는 심하온에게 인사를 했다. 정윤재는 바로 옆에 앉아 있었는데 어떻게 기억을 못 한단 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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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그래요?”정예린은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럼 15층 투숙객이신가요?”“그럼요!”전미혜는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거짓말을 했다.사실 그녀가 묵는 층은 7층이었다.“그런데 오늘 밤 제가 15층 전체를 전부 예약했는데요.”정예린은 냉소하며 말했다.“제가 모르는 투숙객이 15층에 계실 리가 있나요?”15층은 객실 요금이 유독 비쌌고, 호텔 위치도 아주 좋은 편은 아니라 평소에도 투숙객이 많지 않았다.전미혜가 도착했을 당시, 15층에는 태훈이와 태연이를 제외하고는 다른 투숙객이 없었다.괜한 문제를 만들지 않기 위해 정예린은 아예 15층 전체를 통째로 예약해 버린 것이다.그러니 전미혜가 15층 투숙객일 리가 없었다.“아... 그게...”전미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멍해진 채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달아올랐다.이때, 옆에서 계속 전미혜와 함께 대기하고 있던 호텔 직원 한 명이 입을 열었다.“손님, 7층에 투숙 중이신 전미혜 씨 아니신가요?”전미혜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녀는 속으로 정말 쓸데없이 입이 가볍다고 그 직원을 욕했다.“아... 7층이랑 15층도 구분 못 하는 분이 전미혜 씨셨군요.”정예린이 비웃듯 말했다.그 순간 전미혜는 정말로 땅속에라도 숨고 싶었다.그녀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정윤재를 바라보며 도움을 청하려 했다.하지만 정윤재는 아예 그녀 쪽을 보지도 않았다.“어디를 보는 거죠?”정예린이 호통쳤다.“아까도 말했지만, 오늘 밤 이 층은 전부 제가 빌렸으니 당장 나가 주세요!”정윤재는 여전히 전미혜를 감싸 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그녀 마음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희망도 완전히 꺼졌다.너무나 창피했던 전미혜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급히 돌아서서 떠날 수밖에 없었다.엘리베이터에 들어선 순간, 그녀의 얼굴에는 억울함과 분노가 한꺼번에 떠올랐다.“왜 하필...”그녀는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왜 심하온은 정윤재의 약혼자가 될 수 있는데 나는 정윤재의 눈길 한 번조차 받을 수 없는 걸까?’게다가 오늘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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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어느 심하온이겠어요!”전미혜는 짜증을 냈다.“전에 우리 같이 만났던 그 사람! 강운시 심씨 가문의 딸 말이에요!”전성민은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혹시 오해가 있는 건 아닐까?”“하.”전미혜는 냉소했다.“아빠, 아까는 누가 괴롭히면 대신 나서 준다더니, 심하온 이름이 나오니까 태도가 확 바뀌네요?”“나는 그냥, 그 애가 그런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서...”전성민은 머리가 아팠다.“그래서 혹시 오해가 있지 않을까 한 거야.”“아빠가 걔를 얼마나 안다고 그래요?”전미혜는 쏘아붙였다.“친해요? 잘 알아요? 그래서 지금은 제 말을 못 믿고 걔 편을 드는 거예요? 아빠한테는 그 여자가 친딸보다 더 중요해요?”전성민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무슨 말을 그렇게 해? 미혜야, 너 왜 그래?”“아무것도 아니에요.”전미혜의 분노는 점점 커졌다.“그냥 아빠가 심하온 얘기만 나오면 친딸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아서요.”사실 그녀는 전성민의 반응을 보고 싶어서 일부러 그렇게 말해 본 것이었다.그런데 그 반응이 그녀를 완전히 실망하게 했다.‘그 여자가 그 사람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렇게까지 감싸다니. 내가 친딸인데!’“미혜야,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전성민은 충격을 받았다.“내가 언제 너를 외면했어? 나는 네 아빠야! 너랑 심하온 씨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전미혜는 대답하지 않았다.그러자 전성민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 말했다.“설마, 누가 너한테 무슨 말을 한 거야?”“왜요? 아빠?”전미혜는 비꼬듯 말했다.“찔리는 게 있어요? 누가 무슨 말 할까 봐 무서워요? 아빠, 혹시 떳떳하지 못한 일이라도 했어요?”전성민의 관자놀이가 지끈거렸다.“누가 무슨 말을 했든 너는 괜히 오해하지도 말고, 충동적으로 행동하지도 마. 강운시에 더 있지 말고 얼른 집으로 돌아와.”“전 안 돌아가요! 계속 강운시에 있을 거예요!”“전미혜!”“왜 소리쳐요?”전미혜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아빠는 심하온만 감싸잖아요. 분명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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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전미혜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전화를 끊더니 전성민의 모든 연락처를 차단했다.그 뒤로는, 아까보다 더 크게 울었다.‘왜 나만 이런 걸까? 엄마의 사랑과 결혼도 망가졌고, 내 가정도 산산이 조각났는데 아빠는 아직도 그 여자를 잊지 못하고 있다니.’반면 그 여자의 딸은 심씨 가문의 아가씨에, 그렇게 훌륭하고 자신을 사랑해 주는 약혼자까지 두고 있다.자존심까지 다 버리고 그런 짓까지 했는데 결국 자신은 완벽한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그녀는 도저히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강운시를 떠나지 않을 거야. 언젠가 반드시,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정윤재를 내 곁에 두고 말 거야...”...심하온이 태훈이와 태연이를 데리고 방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자, 정예린은 눈가가 순식간에 붉어졌다.그녀는 곧바로 달려갔다.태훈이와 태연이도 더는 참지 못하고 그대로 그녀의 품에 안기며 동시에 외쳤다.“엄마!”“너희 정말 엄마 심장 멎게 할 뻔한 거 알아?”정예린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아이를 돌보는 이모에게서 아이들이 호텔에 있다는 말을 듣기 전까지, 그녀는 혼이 빠져나갈 정도로 놀라 있었다.사람들을 동원해 찾으면서도 머릿속은 새하얗기만 했다.‘아이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면...’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다행히도 아이들은 무사했고, 호텔에 숨어 있었을 뿐이었다.“엄마...”태훈이와 태연이도 울었다.태연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미안해요.”“엄마, 울지 말아요. 우리 이제 다시는 엄마 마음 아프게 안 할게요.”태훈은 자기 눈물도 닦지 못한 채, 정예린의 눈물을 손으로 닦아 주었다.아까까지만 해도 엄마에게 화가 나 있었지만 지금 이 순간, 엄마를 보자 모든 서운함과 분노는 감쪽같이 사라졌다.자신의 엄마이니 말이다.“다시는 이렇게 엄마 놀라게 하면 안 돼. 알겠지?”두 아이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세 사람은 한동안 서로를 꼭 끌어안고 울었다.정예린은 먼저 자신의 눈물을 닦고, 아이들 얼굴의 눈물도 닦아 주며 웃었다.“오늘은 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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