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하는 깨달았다.구나린은 생각보다 훨씬 고집이 세고, 주관이 뚜렷했다.구나린이 결심한 건,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바뀌지 않을 것 같았다.서하는 답답했지만, 더 밀어붙일 수도 없었다.‘국내 돌아가면 엄 시장님은 다시 엄마를 붙잡겠다고 했지...’서하는 현실적으로 생각했다.‘엄마가 이렇게 마음이 확고하면,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서하는 조용히 엄선호에게 귀국 날짜를 메시지로 보냈다.서하는 엄선호가 마중을 나올 거라고 기대하진 않았다.엄선호는 늘 바빴다.그래도... 만약에 정말 나온다면?일이 산더미인 사람이 공항까지 나온다는 건, 최소한 구나린을 가볍게 보지 않는다는 뜻일 테니까.그게 구나린 마음을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을까?서하는 솔직히 확신이 없었다.구나린은 가진 것도 많고, 부족한 것도 없는 사람이었다.무얼 하면 구나린이 기뻐할지, 서하도 아직 잘 몰랐다.귀국 당일, 날씨는 좋았다.하늘은 맑고, 구름도 거의 없었다.대신 추웠다.칼 같은 건조한 추위였다.기온은 2도 정도였다.서하는 이한에게 미리 패딩을 챙겨 입혔다.검은색 패딩이었다.서하 것도 커플처럼 맞춘 제품이었는데, 서하 것은 흰색이었다.서하는 옷을 구입할 때부터 생각했다.‘이한이랑 같이 입어야지.’그런데 매장에서 고르는 동안, 구나린과 은혁이 기대하는 표정을 했다.결국 ‘모자 커플’이 아니라 ‘가족 단체복’ 맞춤처럼 돼버렸다.서하와 구나린은 흰색.은혁과 이한은 검은색.이번에도 은혁이 미리 항로를 신청해 뒀고, 네 사람은 은혁의 전용기로 들어왔다.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찬 공기가 확 들이쳤다.숨이 순간적으로 막힐 정도였다.특별 통로로 빠져나와 도착장 쪽으로 나오자, 서하는 저도 모르게 주변을 두리번거렸다.구나린이 이한의 옷깃을 정리해 주다가 서하를 봤다.“뭐 찾니?”구나린이 고개를 기울였다.“누가 마중 나오기로 했어?”“아니요.”서하가 얼른 부정했고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사람을 못 본 게 아예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었다.그녀는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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