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버림받은 아내의 화려한 귀환: Capítulo 621 - Capítulo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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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1화

그래도 예전에는 최소한 한 획 한 획 또박또박 썼다.정돈된 글씨였다.그런데 지금 이한의 글씨는 정말로 한 번에 다 무너져 있었다.서하는 결국 참지 못했다.“다시 써. 이거 불합격이야.”서하는 목소리를 눌러 말했다.“다시 써도 안 되면, 오늘 저녁밥은 없어.”이한도 찔리는 게 있었는지 입을 삐죽 내밀었다.하지만 말대꾸는 하지 않았다.이한은 다시 엎드려서 조용히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그러다 구나린이 찾아왔다.“왜 이렇게 오래 걸려? 아직도 안 끝났어?”이한은 글씨를 쓰고, 서하는 옆에서 책을 보고 있었다.겉으로만 보면 조용하고 평온한 장면이었다.구나린은 그 모습을 보자 마음이 편해졌다.‘이렇게 붙어 있는 게 가족이지.’서하는 다시 이한의 글씨를 확인했다.아까보단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기준에는 못 미쳤다.서하가 말했다.“엄마, 이한은 매일 글씨 연습해야 해요. 요즘 며칠이나 안 했어요? 글씨가 이렇게...”“난 괜찮아 보이는데?”구나린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애가 아직 몇 살이야. 손가락도 아직 다 안 큰 애가, 펜을 그렇게 오래 잡고 있으면 손 아파.”구나린이 손을 내저었다.“됐어. 오늘은 그만해.”“엄마...”서하는 말을 고르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이한은 두 살 때부터 글씨 시작했잖아요. 지금까지 1년은 계속했고요.”서하는 이한을 한 번 보고 다시 구나린을 봤다.“여기서 끊기면, 그 1년이 그냥 없어져요. 나중에 다시 하려면 또 처음부터예요.”“서하야.”구나린은 서하를 타이르듯 말했다.“너는 너무 진지해. 애가 아직 이렇게 작은데, 그걸 그렇게 급하게 할 필요가 있어?”결국 또 처음 이야기로 돌아왔다.두 사람의 교육 방식은 완전히 달랐다.구나린은 이한에게 ‘즐거운 어린 시절’을 주고 싶었다.서하는 ‘놀게 하는 것’과 ‘하루 종일 놔두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했다.이한을 전혀 놀지 못 하게 하자는 게 아니었다.하지만 하루 스물네 시간 중, 밥 먹고 자는 시간 빼고 나머지를 전부 ‘놀기’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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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2화

엄선호는 서하에게 답장을 보냈다.[휴가가 없어. 설까지 계속 바빠.]서하는 핸드폰을 들고 한 번 더 확인한 뒤, 다시 입력했다.[진짜 많이 바쁘시네요... 그럼 엄마랑 이야기할 시간은 있으세요?]대화창 위에 상대가 글을 쓰고 있다는 표시가 나타났다.그런데 오래도록 엄선호의 답장은 오지 않았다.엄선호는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랐다.사실대로 말하면, 구나린이 더 차갑게 나올까 두려웠다.거짓말은... 엄선호 스스로가 싫었다.결국 엄선호는 그 주제를 피해 가며 물었다.[너희는 언제 돌아오니?]엄선호는 해외에 갈 수 없었다. 공적인 일정이 아니면 불가능했다.그런데도 엄선호는 문득 생각했다.‘진짜... 다 버리고라도 찾아갈까?’‘구나린은 어쩜 이렇게 매정할까?’‘우리 둘 사이를, 이 여자는 그렇게 쉽게 내려놓을 수 있나?’‘헤어지자’라는 말도... 너무 쉽게 했어!’엄선호는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그는 서하 대화창에서 나와, 구나린과의 대화창으로 들어갔다.그리고 그대로 보냈다.[난 당신이랑 헤어질 수 없어!!]구나린은 그 메시지를 보자마자, 마지막에 붙은 느낌표가 눈에 걸렸다.마치 엄선호의 분노가 화면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 같았다.‘안 한다고? 안 한다고 뭐가 달라져.’사랑은 원래 두 사람의 일이다.한 사람 마음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다.구나린은 짧게 답했다.[그럼 나는 일방적으로 헤어질게.]엄선호는 이를 악물었다. 화가 나도 구나린을 어쩌지 못했다.[당신이 돌아오면, 우리 얘기 좀 하자.]구나린이 바로 받아쳤다.[우리 사이에 무슨 얘기가 있어? 그냥 그런 사이였지.]엄선호는 핸드폰을 던질 뻔했다. 너무 화가 났고, 너무 상처가 됐다.그래서 그런 말을 내뱉었다.그게 결국 구나린에게 약점이 됐다.‘이 여자도 예전엔 이런 말 안 했나?’엄선호는 손가락에 힘을 주고 눌러가며 타이핑했다.[내가 잘못 말했어? 그거, 예전에 당신이 우리 관계를 그렇게 규정했잖아.]구나린이 답했다.[그러니까. 끝내자고. 그냥 그런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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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화

전화를 끊고 나서 서하는 한동안 가만히 서 있었다.생각이 많아졌다.미간이 저절로 찌푸려졌다.은혁은 서하를 찾느라 저택 안을 몇 군데나 돌아다니다가, 결국 테라스 쪽에서 서하를 발견했다.“왜 그래?”은혁이 다가와 서하의 손을 잡았다.“무슨 일 있어?”“아니야...”서하가 고개를 저었다.서하는 은혁 품에 기대며 조용히 말했다.“그냥... 좀 복잡해.”“뭐가 복잡한데?”은혁은 서하를 안은 채로, 손끝으로 서하의 머리카락을 천천히 쓸어내렸다.서하는 말을 고르느라 잠깐 멈췄다.그리고 어렵게 물었다.“우리도 나중에 싸울까요?”“싸우겠지.”은혁이 너무 확신에 차서 말하자, 서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그 사이 은혁이 서하에게 입을 맞췄다.서하는 깜짝 놀라 은혁을 밀어냈다.“하지 마. 누가 보면 어떡해?”“누가 봐?”은혁이 태연하게 말했다.저택에는 가사도우미가 적지 않았다.구나린이 상주하지 않는 동안에도 저택은 늘 관리가 필요했다.유지비만 해도 적지 않은 곳이었다.서하와 은혁이 들어와 지내는 동안에 사람이 더 늘었다.“지금은 다들 바빠서 이쪽엔 없어.”은혁은 다시 서하를 품에 안았다.“그리고 나 다른 거 안 해.”“엄마가 보면 어떡해?”“어머니는 이 시간엔 보통 서재에 계셔. 잘 안 나와.”서하는 은혁 품에서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은혁이 물었다.“근데 갑자기 왜 그런 걸 물어?”서하가 되물었다.“그럼 왜 싸운다고 해?”“부부가 안 싸울 수 있나?”은혁이 담담하게 말했다.“아무리 사이좋은 부부라고 하더라도 의견 안 맞는 일은 있어.”은혁은 웃듯이 덧붙였다.“혀와 이가 그렇게 붙어 지내도 가끔 혀 씹잖아.”“그럴 수도 있겠네.”“근데 진짜 왜 물어?”서하가 숨을 한번 고르고 말했다.“엄마랑 엄 시장님이... 싸우셨어.”서하는 조심스럽게 이어갔다.“헤어진다고까지 했어.”“헤어지신다고?”은혁이 미간을 찌푸렸다.“뭐가 그렇게 심각하게 됐대?”서하가 고개를 저었다.“나도 몰라. 두 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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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4화

서하가 다시 물었다.“그럼 엄마랑 엄 시장님 일은... 우리가 그 문제에 안 끼는 거야?”은혁이 서하 손을 감싸 쥐며 말했다.“지금 우리는 해외에 있고, 엄 시장님은 여기로 오실 수도 없어.”은혁은 차분하게 정리했다.“어떤 일은 얼굴 보고 얘기해야 풀려. 그러니까 한국 돌아가서 그때 생각하자.”은혁이 덧붙였다.“그때 엄 시장님이 어머니 다시 잡겠다고 하면, 우리가 도와드리면 돼.”서하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말했다.“근데... 엄마가 정말로 엄 시장님이랑 안 맞아서 끝까지 헤어진다고 하시면...”서하는 분명하게 말했다.“나는 엄마 편이야.”“그건 당연하지.”은혁이 바로 말했다.“어머니 선택을 우리가 존중해야지.”서하가 작게 대답했다.“응.”은혁은 서하를 달래듯 말했다.“기분 풀어. 연애하면 싸우는 건 흔한 일이야.”은혁은 서하를 내려다보며 이어갔다.“괜히 네가 대신 걱정할 필요 없어.”은혁은 현실적인 말을 덧붙였다.“어머니도, 엄선호 시장님도 다 어른이잖아. 둘 다 성숙한 사람들이고, 막무가내로 굴 사람들도 아니고.”은혁은 숨을 고르고 말했다.“잠깐 감정이 꼬였을 수는 있어도, 지나면 정리될 때가 많아.”서하가 불안한 눈으로 물었다.“엄마... 혹시 무슨 일 생기는 거 아니겠지?”“어머니는 돈도 많고, 원래 가장 큰 마음의 구멍이 당신이었잖아.”은혁이 담담하게 말했다.“근데 그 딸을 찾았어. 그걸로도 이미 큰 게 채워진 거야.”은혁은 고개를 저었다.“그러니까 어머니께 무슨 큰일이 나겠어.”그 말을 들으니 서하는 조금 안심이 됐다.그래도 서하는 그 뒤 며칠 동안 은근히 구나린을 살폈다.밥을 대충 넘기지는 않는지, 잠은 잘 자는지.혹시라도 무너지는 티가 날까 봐.다행히 구나린은 겉으로는 달라 보이지 않았다.생활 리듬도 그대로였고, 식사도 거르지 않았다....설이 목전이었다.설 전날, 소진이 드디어 퇴원했다.사실 소진은 진작부터 퇴원하고 싶어 했다.서하가 출국 전에 병원에 들렀을 때만 해도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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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화

이제는 정말 큰 고비가 다 지나간 느낌이었다.소진은 계속 서하와 통화 중이었다.소진이 마지막으로 물었다.“근데 너희 해외에서 설 보내면, 어머니랑 엄 시장님은... 그럼 못 만나겠네?”구나린과 엄선호가 다투고 헤어진다는 얘기는 서하가 소진에게 하지 않았다.그건 구나린의 사적인 일이니, 서하가 가볍게 입에 올릴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다.서하는 그저 이렇게만 말했다.[두 분은 그런 게 익숙하신가 봐. 예전에도 2주씩 못 볼 때가 있었대.]“그럼 오히려 좋지.”소진이 말했다.“연애가 꼭 맨날 붙어 있어야 하는 건 아니잖아.”소진은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덧붙였다.“가끔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나면, 더 설레고. ‘작별이 신혼보다 달다’라는 말도 있잖아.”서하는 웃었다.그리고 진지하게 말했다.[너는 남 걱정하지 그만하고, 네 몸부터 잘 챙겨.]서하는 숨을 고르고 덧붙였다.[임신하면 입맛이 이상해지는 거 아는데, 그래도 너무 이상한 거 당기면 조금만 먹어. 괜히 먹고 나서 또 힘들어지면 어떡해.]“알았어, 알았어.”소진이 대꾸했다.“너는 하선우보다 더 잔소리야.”[하 변호사님도 네 몸 생각해서 그런 거야.]서하가 웃으며 말했다.[여기서 맛있는 거 있으면, 돌아갈 때 챙겨갈게.]“지금은 딱히 먹고 싶은 게 없어.”소진이 말했다.“그럼 이한이 새해 선물은... 못 보내겠다.”[우리 돌아가서 보자.]서하가 말했다.통화를 끊었다.선우는 소진의 다리를 조심히 들어 자기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그리고 종아리를 천천히 주물렀다.소진은 소파에 기대 누워서 길게 숨을 내쉬었다.“아... 역시 집이 제일 편하다.”선우는 소진을 자기 집으로 데려가고 싶어 했다.하지만 소진은 끝까지 본인이 살던 대형 평수의 집으로 돌아오겠다고 했다.선우는 결국 소진의 뜻대로 했다.소진이 말했다.“됐어, 너도 좀 쉬어. 그만 주물러.”“안 힘들어.”선우가 고집을 부리면서 진지하게 말했다.“의사 선생님이 그러던데, 나중엔 칼슘 부족하면 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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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6화

선우는 전화를 걸고 나서도, 미덥지 않은 듯 다시 물었다.“또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과일? 해산물? 고기?”“싫어, 싫어.”소진이 고개를 저었다.“그냥 누룽지만 먹고 싶어.”선우는 한숨이 나왔다.“대체 언제쯤 제대로 된 밥을 먹을 수 있는 거야?”“나도 모르지.”소진이 웃으며 말했다.“근데 먹고 싶은 게 생긴다는 거 자체가 너무 좋아.”소진은 솔직하게 덧붙였다.“나 몇 달 동안, 뭘 먹고 싶다는 생각 자체가 없었잖아.”선우도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선우는 과장 섞인 말투로 말했다.“네가 지금 하늘에 별이 먹고 싶다고 해도 내가 따다 줄게.”“또 허풍.”소진이 코웃음을 쳤다.선우가 웃었다.“허풍 아니거든.”선우는 소진 손을 잡고 말했다.“의사 선생님도 그랬어. 뭐든 먹기만 하면, 영양은 흡수된대.”선우는 소진을 바라보며 덧붙였다.“지금은 뭐가 됐든, 먹을 수 있는 게 제일이야.”두 사람은 서로를 보고 웃었다.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드디어 지나간 것 같았다....서하와 은혁 일행은 설 연휴가 끝날 무렵, 설날 다음 주의 초반쯤 귀국했다.정확히는 설날 이후 여섯째 날이었다.서하는 해외에서 설을 보내는 게 처음은 아니었다.다만 예전 몇 년은 대부분 실험실에 갇혀 지냈다.곁에는 가족도 친구도 없고, 동료들만 있었다.국내의 명절은 해외에선 분위기가 잘 나지 않았다.그때는 소진과 천후가 가끔 비행기를 타고 와서 서하의 곁을 지키기도 했지만, 설 무렵에는 둘도 바빴다.그래서 서하는 결국 혼자 아이를 데리고 설을 보냈다.그런데 올해는 달랐다.같은 해외여도 친엄마가 옆에 있었다.은혁도 있었고, 아들도 있었다.서하가 뭘 더 바랄 게 있을지 싶었다.저택이 있는 곳은 땅이 넓고, 주변엔 사람 사는 집도 거의 없었다.그런데 저택 안은 ‘명절’로 가득했다.붉은 등이 걸려 있고, 곳곳에 설을 맞아 장식이 꾸며져 있었다.문마다 새해 인사를 적은 문구들이 길게 붙어 있었다.서하는 그걸 볼 때마다 웃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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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7화

은혁이 서하를 바라봤다.“당신 거.”“왜 줘? 난 애도 아니잖아.”“예전부터 주고 싶었어.”은혁이 서하를 끌어안았다.“매년 주고 싶었고.”서하는 그 말에 속이 찡했다.둘은 오해 때문에 너무 많은 걸 놓쳤다.그 시간이 괜히 아까웠다.서하는 웃으며 은혁 허리를 안았다.“안 줘도 돼. 나도 진짜 애 아니야.”은혁이 낮게 말했다.“내 마음속에선 당신이 내 보물이지.”은혁은 서하를 꼭 안고 덧붙였다.“다른 애들이 받는 건, 당신도 받아야 해.”서하가 물었다.“집에는 전화했어?”“했어.”은혁은 더 얘기하기 싫다는 듯 말을 잘랐다.“그건 그만하고, 우리 의미 있는 일 좀 하자.”“무슨 의미 있는 일?”은혁은 대답 대신 서하에게 키스했다.자정이 딱 되자 은혁의 핸드폰이 울렸다.은혁이 맞춰둔 알람이었다.서하는 은혁에게 안긴 채로 정신이 몽롱했다.몸이 붕 뜬 것 같았다.은혁이 서하 귀에 숨을 섞어 말했다.“내가 말한 의미 있는 일이...”은혁은 웃듯이 속삭였다.“자기야, 새해 복 많이 받아. 이 순간, 우리는 함께야.”말만 ‘함께’가 아니었다.둘은 정말로 붙어 있었다.떨어질 수 없을 만큼.어쨌든 그 설은 서하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았다.귀국 전날, 서하는 구나린을 찾아가 엄선호 얘기를 꺼냈다.그 며칠 동안 엄선호는 서하에게 따로 연락하지 않았다.설날 당일에 짧은 인사만 한 번 보냈을 뿐이었다.서하는 일부러 구나린에게 두 사람이 요즘 어떤지 묻지 않았다.하지만 귀국이 가까워지자 서하는 결국 얘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서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엄마... 엄 시장님 일 말이에요.”구나린은 서하를 보며 웃었다.“나랑 엄선호?”구나린은 담담하게 덧붙였다.“전에 말했잖아. 걱정하지 말라고.”“엄마, 저를 애 취급하지 마세요.”서하가 차분하게 말했다.“엄마랑 엄 시장님 사이가 어떤지... 제가 어떻게 안 걱정해요.”서하는 눈을 피하지 않았다.“엄마가 말 안 해도 알아요. 안 즐거웠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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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8화

구나린이 먼저 입을 열었다.“서하야, 엄마 말했지. 엄마는 엄선호랑... 끝내기로 결정했어.”구나린은 숨을 한번 고르고, 말을 고쳐 말했다.“‘할 거야’가 아니라 이미 결심했어.”서하가 급해졌다.“엄마, 두 분 사이에 오해가 있는 거면... 저는 그래도 한 번은 제대로 얘기해 보시면 좋겠어요.”서하는 목이 잠깐 메었다.“저랑 은혁 씨도 예전에 오해 때문에 끝났잖아요. 그래서 엄마... 나중에 후회 남는 일은 안 했으면 해서요.”구나린이 웃었다.“우리 사이엔 오해 없어.”구나린은 말끝을 가볍게 흐렸다.“그냥... 엄마가 질린 거야.”서하가 눈을 크게 떴다.구나린이 웃으며 말했다.“왜, 엄마가 좀 별로지?”구나린은 장난처럼 덧붙였다.“엄마가 나쁜 여자일 줄 몰랐어?”서하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저었다.“엄마는 그런 분 아니에요.”“왜 아니야.”구나린이 태연하게 말했다.“사람은 다 그래.”구나린은 차분하게 나열했다.“새로운 거 좋아하고, 금방 싫증 내고, 욕심도 많고.”구나린은 서하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그게 인간 본성이고, 나도 그런 면 있어.”서하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엄마가 엄 시장님과 끝내는 이유가... 그냥 싫증 나서?’서하 마음이 어딘가 툭 꺼졌다.서하가 힘겹게 불렀다.“엄마...”“서하야, 그만 말려.”구나린이 단호하게 말했다.“엄마는 엄선호를 너무 잘 알아.”구나린은 조금 느리게 덧붙였다.“엄선호가 엄마한테 감정 있는 거 알아. 근데 엄선호한테는 일이 우선이야.”구나린은 웃음기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진짜로... 일에 사는 사람이야. 사람들 위해 사는 공직자, 그 자체야.”서하가 답답하게 말했다.“엄마, 그런 사람일수록... 더 마음 아프게 하면 안 되잖아요.”구나린이 짧게 말했다.“그래서 더 빨리 끝내는 거야.”구나린은 손을 모으고 천천히 말을 이었다.“질질 끌면 더 힘들어.”구나린은 결론을 내렸다.“시간이 길어질수록 끊기 어려워.”서하가 고개를 저었다.“엄마,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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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9화

서하는 깨달았다.구나린은 생각보다 훨씬 고집이 세고, 주관이 뚜렷했다.구나린이 결심한 건,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바뀌지 않을 것 같았다.서하는 답답했지만, 더 밀어붙일 수도 없었다.‘국내 돌아가면 엄 시장님은 다시 엄마를 붙잡겠다고 했지...’서하는 현실적으로 생각했다.‘엄마가 이렇게 마음이 확고하면,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서하는 조용히 엄선호에게 귀국 날짜를 메시지로 보냈다.서하는 엄선호가 마중을 나올 거라고 기대하진 않았다.엄선호는 늘 바빴다.그래도... 만약에 정말 나온다면?일이 산더미인 사람이 공항까지 나온다는 건, 최소한 구나린을 가볍게 보지 않는다는 뜻일 테니까.그게 구나린 마음을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을까?서하는 솔직히 확신이 없었다.구나린은 가진 것도 많고, 부족한 것도 없는 사람이었다.무얼 하면 구나린이 기뻐할지, 서하도 아직 잘 몰랐다.귀국 당일, 날씨는 좋았다.하늘은 맑고, 구름도 거의 없었다.대신 추웠다.칼 같은 건조한 추위였다.기온은 2도 정도였다.서하는 이한에게 미리 패딩을 챙겨 입혔다.검은색 패딩이었다.서하 것도 커플처럼 맞춘 제품이었는데, 서하 것은 흰색이었다.서하는 옷을 구입할 때부터 생각했다.‘이한이랑 같이 입어야지.’그런데 매장에서 고르는 동안, 구나린과 은혁이 기대하는 표정을 했다.결국 ‘모자 커플’이 아니라 ‘가족 단체복’ 맞춤처럼 돼버렸다.서하와 구나린은 흰색.은혁과 이한은 검은색.이번에도 은혁이 미리 항로를 신청해 뒀고, 네 사람은 은혁의 전용기로 들어왔다.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찬 공기가 확 들이쳤다.숨이 순간적으로 막힐 정도였다.특별 통로로 빠져나와 도착장 쪽으로 나오자, 서하는 저도 모르게 주변을 두리번거렸다.구나린이 이한의 옷깃을 정리해 주다가 서하를 봤다.“뭐 찾니?”구나린이 고개를 기울였다.“누가 마중 나오기로 했어?”“아니요.”서하가 얼른 부정했고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사람을 못 본 게 아예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었다.그녀는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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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0화

밖으로 나와 차에 올라탄 뒤에도, 서하는 엄선호를 보지 못했다.서하는 속으로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그때 핸드폰이 짧게 울렸다.서하는 반사적으로 화면을 열었다.엄선호였다.서하는 그대로 외쳤다.“차 세워요!”기사가 막 출발하려던 참이라, 갑자기 들린 서하 목소리에 놀라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차 안 사람들은 관성 때문에 몸이 앞으로 확 쏠렸다.“왜 그래?”구나린이 이상하다는 듯 서하를 봤다.서하는 핸드폰을 구나린에게 보여줬다.“엄마, 엄 시장님이 마중 나오신대요. 곧 도착한대요!”구나린이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얘기한 거야?”구나린은 바로 따졌다.“왜 그런 걸 말해. 엄선호는 일이 얼마나 바쁜데, 왔다 갔다 하면 한두 시간은 그냥 날아가.”구나린이 고개를 저었다.“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왜 의미가 없어요.”서하가 급하게 말했다.“엄마, 잠깐만 기다려요. 부탁이에요.”엄선호가 ‘곧 도착’이라고 보낸 이상 지금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서하는 엄선호에게 위치를 보냈다.그리고 기사에게 눈에 잘 띄는 곳으로 차를 옮겨 달라고 했다.구나린이 서하를 봤다.“다음부터는 이러지 마.”구나린은 단호하게 말했다.“나랑 엄선호 일은 네가 끼지 마. 알겠지?”서하는 눈을 내리깔았다.“네...”구나린이 말을 이었다.“엄선호는 업무도 특수하고, 평소에도 바쁜 사람이야.”서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엄마, 그럼 엄마는 엄 시장님 걱정되는 거예요?”구나린이 서하 볼을 살짝 꼬집었다.“걱정이 아니라 존중하는 거야.”서하는 더 말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구나린이 먼저 엄선호의 차를 발견했다.구나린이 말했다.“온다. 너희는 가.”구나린이 덧붙였다.“나는 엄선호 차 타고 갈게.”“엄마, 저도 내려서 인사만...”“필요 없어.”구나린은 바로 잘랐다. 혼자 차에서 내렸다.“너희는 가.”구나린은 문을 닫고, 그대로 엄선호의 차 쪽으로 걸어갔다.서하는 따라 내리려 했지만, 은혁이 서하를 붙잡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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