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은 아내의 화려한 귀환: Chapter 751 - Chapter 760

970 Chapters

제751화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만 소진을 찾는 게 아니었다. 선우까지 사람 모양 키링이라도 된 듯 소진에게 딱 붙어서는, 한시도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소진과 서하는 둘이 붙어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세상 남자들은 왜 이렇게 다 여자를 귀찮게 하는지 모르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그러고는 마지막에 은혁과 선우를 두고 똑같은 평가를 내렸다. 둘 다 영락없는 연애 바보라고.연애에 목매는 남자가 아주 흔한 것도 아닌데, 하필 소진과 서하가 나란히 그런 남자를 만난 셈이었다.소진이 말했다.“모유 수유는 안 해서 그나마 다행이야. 그거 했으면 나, 네 결혼식 가는 것도 진짜 힘들었겠다.”서하는 그제야 퍼뜩 떠올랐다.“너 설마, 결혼 안 하는 이유가 내 들러리 서려고 그러는 건 아니지?”소진이 웃었다.“무슨 소리야. 우리 사이에 내가 유부녀여도 네 들러리 정도는 얼마든지 서지.”서하가 영 못 믿겠다는 얼굴을 하자, 소진이 덧붙였다.“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 네가 나한테 그렇게까지 중요하진 않아. 내가 평생을 걸고 결혼을 걸 만큼은 아니거든.”“그래도 진짜 결혼 안 할 거야?”서하가 말했다.“난 아직도 좀 아닌 것 같아.”“이것 봐라. 넌 내가 제일 친한 친구인데도 내 편 안 들어주네. 나 너무 서운하다.”소진은 서하 무릎에 머리를 베고 누운 채 그렇게 말했다. 목소리에는 웃음기가 묻어 있었다.서하가 말했다.“내가 널 응원하지 않는 건 아니야... 하아, 됐다.”소진이 피식 웃었다.“너도 참 힘들겠다. 맨날 하선우 장점 쥐어짜서 말해 주느라.”서하가 고개를 저었다.“그건 아니야. 하 변호사님은 원래 계속 괜찮은 사람이었어. 난 그냥... 나중에 하 변호사님이 다른 여자한테 마음이 가면, 너는 떳떳하게 나설 자리도 없을까 봐 그게 걱정되는 거야.”“별걱정을 다 하네.”소진이 코웃음을 쳤다.“진짜 그런 날 오면, 내가 박수까지 쳐 주면서 보낼게.”물론 서하는 알았다. 소진은 원래 저렇게 마음에도 없는 말을 세게 하는 사람이었다.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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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2화

딸을 낳는다고 해서 누구 밑으로 들어가는 것도 아니었고, 은혁에게는 아들을 더 챙기고 딸을 덜 챙기겠다는 생각도 전혀 없었다.그래도 아들과 딸 사이에서 하나를 고르라면, 은혁은 분명 딸한테 더 마음이 기울 것 같았다.아직 딸이 있지 않은데도 그랬다.왜 그런지는 은혁도 딱 잘라 설명할 수 없었다.그냥 서하와 닮은 딸이 하나 태어난다고 생각하면,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것 같았다.은혁이 서하를 데리고 돌아가고 나자, 선우가 소진에게 말했다.“정혼 얘기는 접는 게 좋겠다. 내가 보니까 서하 씨가 딸 낳으면, 배 대표는 진짜 공주님 모시듯 키울 것 같은데.”“공주님 모시듯 키우면 결혼은 못 시켜?”소진이 말했다.“우린 가까이 있으니까 먼저 점수 따면 되지. 그리고 아이 일에 배 대표의 의견이 그렇게 중요해?”선우는 잠깐 생각해 보다가 그것도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서하가 있는데, 은혁이 무슨 수로 마음대로 하겠나 싶었다.그러고 나서 선우는 다시 자기 처지를 떠올렸다가 절로 한숨이 나왔다.어쨌든 은혁은 서하와의 관계를 제대로 인정받았고, 이제 곧 결혼식도 올린다.혼인신고도 머지않았을 게 분명했다.그에 비해 선우의 처지는 어떤가?아이까지 낳았는데도 아직 이름 하나 제대로 붙일 수 없는 사이였다.딱 한마디로 정리하면, 처지가 참 딱했다.그래도 선우는 스스로 합리화하는 데 꽤 능숙한 편이었다.어쨌든 소진도, 아이도 지금은 자기 곁에 있었다.다르게 생각하면, 선우의 인생도 충분히 잘 풀린 편이었다.세상에는 바라도 손에 넣지 못하고, 사랑해도 끝내 함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선우는 그 정도면 됐다 싶었다.돌아가는 길에 은혁은 서하에게 바로 말했다.“우리 나중에 하 변호사 아들이랑 정혼 안 해.”서하가 말했다.“애초에 정혼도 못 하지. 소진이가 낳은 건 아들이잖아.”“내 말은 나중에.”은혁이 말했다.“우리한테 딸이 생기더라도 하 변호사 아들이랑은 안 시켜.”서하가 웃었다.“아직 있지도 않은 아이 얘기잖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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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3화

서하가 말했다.“누굴 탓해. 나 쉬는 날이면 당신은 아주 나한테 껌딱지처럼 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안 하잖아. 나 안고 침대까지 갈 시간은 있으면서, 이런 얘기할 시간은 없네?”은혁은 괜히 코끝을 한 번 만졌다.조금 뜨끔했다.은혁은 서하의 개인적인 시간을 전부 자기 쪽으로 끌어오고 싶었다.은혁은 누구한테도 말한 적 없었지만, 아무래도 결혼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이 생긴 것 같았다.결혼식 날이 빨리 다가왔으면 싶다가도, 막상 그날이 가까워지는 건 또 겁이 났다.지금 은혁과 서하는 분명 잘 지내고 있었다.그런데도 왜인지 은혁은 자꾸 쓸데없는 생각에 붙들렸다.서하가 어느 날 갑자기 결혼하기 싫다고 하면 어떡하지?결혼식 당일, 서하가 도망가 버릴 수도 있는 거 아닐까?심할 때는 그런 상상까지 했다.결혼식 날, 은혁은 분명 신랑 예복을 입고 서 있는데, 서하는 다른 남자의 손을 잡고 하객들 앞에 나서는 모습이었다.서하와 그 남자는 서약을 하고, 입을 맞추고, 식은 끝난다.은혁은 정말 그런 꿈까지 꿨다.꿈에서도 속이 타들어 가서 그 남자를 칼로 찔러 버리고 싶을 만큼 미칠 것 같았다.그러다 놀라서 잠에서 깼다.하지만 현실에서 서하는 은혁 품 안에서 아주 편하게 잠들어 있었다.그걸 보고 나서야 은혁은 겨우 숨을 돌렸다.그 뒤로는 그런 꿈을 다시 꾸지 않았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잠잠해지지 않았다.괜히 이런저런 쓸데없는 생각이 자꾸만 이어졌다.요즘 은혁은 결혼식을 9월로 잡은 걸 후회하고 있었다.게다가 서하는 예식부터 올린 다음에야 혼인신고를 하자고 생각하고 있었다.은혁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더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우리 먼저 혼인신고부터 하자.”“응?”서하가 눈을 깜빡였다.“전엔 결혼식 하고 나서 하기로 했잖아.”“난 그게 큰 차이 없다고 생각해서...”“차이 없으면 왜 굳이 먼저 하자는 건데?”은혁은 차를 주차한 뒤 안전벨트를 풀고, 서하를 품에 끌어안았다.“여보, 나 자꾸 마음이 불안해...”서하는 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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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그런데도 은혁은 천후를 대하는 서하의 태도가 자꾸 마음에 걸렸다.은혁은 천후가 정말 영악하다고 생각했다.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차라리 천후가 서하한테 고백하고, 대놓고 다가갔다면 은혁이 이렇게까지 괴로워하지는 않았을지도 몰랐다.그런 경우라면 은혁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서하가 분명하게 거절했을 테니까.문제는 천후가 너무 계산적이라는 점이었다.천후는 친구라는 자리에 서하 곁에 머물렀다.그래서 서하한테 불편함을 주지도 않았고, 자기 욕심도 채울 수 있었다.현재 천후는 해외에 체류중이기는 했다.그래도 서하의 마음 한쪽에 천후가 남아 있다는 사실은 은혁도 알고 있었다.그런데 천후는 어디까지나 친구로 남아 있었다.은혁이 괜히 질투라도 하면, 속 좁은 사람처럼 보이기 딱 좋았다.그나마 천후가 외국에 있어서 다행이었다.안 그랬으면 천후가 걸핏하면 이한을 보러 온다고 들락거리고, 대디라는 명분으로 자기 생활에 끼어들었을 텐데, 그러면 은혁은 정말 속이 뒤집혔을 것이다.서하는 은혁의 입에서 천후 얘기가 나오자, 아니나 다를까 눈을 흘겼다.“지 대표가 당신한테 뭘 어쨌는데? 나랑 지 대표는 그냥 친구야. 내가 당신이랑 결혼하면, 남사친도 있으면 안 돼?”‘봐, 이게 바로 천후가 영악한 점이잖아.’은혁은 얼른 말했다.“당연히 그런 뜻은 아니지! 당신이 누구를 만나든 그건 당신 자유야. 근데 지 대표 속셈은 누가 봐도 너무 뻔하잖아...”“그렇게 말하지 마.”서하가 말했다.“지 대표는 나한테 한 번도 모호한 말 한 적 없고, 선 넘는 행동을 한 적도 없어.”“알아.”은혁은 속이 더 답답해졌다.“그러니까 정작 당사자는 없는데 우리 둘이 이 문제로 부딪히게 되잖아.”“부딪혀?”서하가 미간을 찌푸렸다.“누가 당신이랑 부딪혔는데?”은혁은 곧장 말을 바꿨다.“내가 말 잘못했어. 이 얘긴 그만하자...”“은혁 씨!”서하는 결국 화가 났다.“우리 사이를 좀 더 믿어주면 안 돼? 나를 좀 더 믿어주면 안 되냐고. 내가 그런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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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서하의 말에는 은혁에게 따지듯 가시가 돋아 있었다.서하가 천후와 인연을 끊는 일은 있을 수 없었다.가장 힘들고, 가장 외로웠던 시절에 서하 곁을 지켜 준 사람은 천후와 소진이었다.둘은 해외에 있는 내내 서하 곁에 함께 있었다.천후가 잘못한 게 없다는 건 더 말할 나위 없었다.설령 천후에게 무슨 잘못이 있었다고 해도, 친구 사이라는 건 원래 서로 이해해 주고 도와주는 거지, 마음에 안 든다고 쉽게 연을 끊는 게 아니다.그런데 은혁은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은혁은 서하를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그럴 수 있어?”그제야 서하는 왜 사람들이 기가 막히면 웃음부터 난다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서하는 그 자리에서 웃고 말았다.은혁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알아차리고 급히 말했다.“내 말은 그게 아니라... 아니, 맞아. 난 당신이 지 대표랑 계속 엮이는 게 싫어. 당신은 지 대표를 편하게 대하겠지. 근데 그 사람도 당신을 그렇게 보나?”“지 대표는 나한테 다른 의미가 있어.”서하가 말했다.“나한테 정말 중요한 친구야.”“지 대표는 나한테 경쟁자야. 그런데 당신은 그런 지 대표를 친구라고 하고, 그것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하잖아. 그걸 듣는 내 마음이 편하겠어?”“당신 마음이 불편했다면... 미안해.”서하가 말했다.“먼저 갈게.”말도 다 끝나지 않았는데 서하가 돌아서려 하자, 은혁이 그걸 그냥 둘 리 없었다.은혁은 서하를 붙잡았다.“말 다 하고 가. 전에 약속했잖아. 문제 생기면 바로 얘기하고, 감정 안 풀린 채로 넘기지 말자고.”“좋아.”서하는 몸을 돌려 은혁을 바라봤다.“그럼 제대로 끝까지 얘기하자.”“집에 가서 하자.”은혁이 서하 손을 잡았다.“밖에서 이러는 거 보기 좋지 않아.”...서하는 결국 은혁과 함께 집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은 소파에 마주 앉았다.은혁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서하에게 주스를 따라 줬다.서하가 좋아하는 블루베리 주스였다.조금 전까지 화가 나 있기도 했고, 말을 오래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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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6화

“자리라는 게 그런 뜻은 아니잖아.”서하는 설명하면서도 힘이 빠졌다.“난 지 대표한테 남녀 사이 감정 같은 거 없어.”그 말을 듣고 나서야 은혁은 속이 한결 나아졌다.“알겠어.”은혁은 서하를 끌어안았다.“내가 잘못했어. 앞으로는 안 그럴게. 서하야, 가지 말고 오늘은 내 옆에 있어.”“내가 아까 말했잖아. 나 생리 중이라고...”“생리 중이면 어때?”은혁이 서하를 바라봤다.“당신은 내가 머릿속에 그 생각밖에 없는 사람으로 보여?”서하가 은혁을 그렇게 생각한 것도 아주 틀린 건 아니었다.은혁은 욕구가 워낙 강했다.서하가 피할 정도였으니, 은혁이 얼마나 집요한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결국 서하는 가지 않았다.두 사람은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은혁은 서하를 품에 안고, 볼을 맞대고 가볍게 입술을 스치며 가만히 함께 있었다.조용하고 다정한 온기가 방 안에 오래 머물렀다.서하는 생각했다.‘이 사람이 저런 쪽으로만 조금 덜하고.’‘괜한 질투만 안 하면...’‘내 생활은 정말 더 바랄 게 없을 텐데.’은혁은 서하 머리카락을 천천히 쓸어내리다가 입을 열었다.“여보, 나중에 우리 싸우더라도... 아무리 크게 싸워도 헤어지진 말자.”서하가 말했다.“계속 싸우기만 하면, 같이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서로 다른 두 사람이 같이 살게 되면 맞춰 가는 시간이 필요한 거잖아.”은혁이 말했다.“당신 말대로면 싸우기만 하면 끝내야 해? 결혼한 사람들도 싸우면 다 이혼해야 하고?”서하가 말했다.“왜 싸우는지 봐야지. 만약 그게 원칙에 관한 문제라면...”“그럼 아까 우리 일은...”은혁은 묻는 목소리조차 조심스러웠다.“원칙에 걸리는 거야?”서하는 한숨을 쉬었다.“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데, 그게 안 느껴져? 왜 자꾸 내 진심을 의심해? 내 마음만 의심하는 게 아니고, 결국은 내 사람 됨됨이까지 의심한 거잖아.”“난 당신을 의심한 게 아니라...”“그런 말을 하고도, 그게 의심이 아니면 뭐야?”“내가 잘못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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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그날 밤, 은혁은 그렇게 서하를 품에 안은 채 잠들었다.두 사람은 몸을 맞댄 채 누워 있었고, 맞닿은 자리에서 뛰는 심장 소리마저 서서히 하나로 포개지는 것 같았다.다음 날 아침, 서하는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오늘은 학교로 출근해야 했다.이한이 다니는 어린이집은 여름방학에 들어갔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한가한 건 아니었다.여러 수업 일정이 계속 잡혀 있었다.구나린은 이제 거의 반쯤 은퇴한 상태라, 이한의 수업에 함께 다니며 곁에서 돌봐주고 있었다.점심때가 가까워졌을 무렵, 서하는 은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오후에 할 말이 있으니 어디로 와 달라는 얘기였다.은혁은 서하를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바로 물었다.“몇 시? 지금 가면 안 돼?”“오후 2시.”서하가 말했다.“나 지금은 아직 바빠. 있다가 내가 위치 보낼 테니까, 시간 맞춰서 와.”은혁은 더 캐묻지 못하고 얌전히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알겠어.”오후가 되자 은혁은 도무지 일에 집중이 안 됐다.계속 손목시계만 들여다보게 됐고, 시간은 유난히 더디게 흘렀다.1시 반쯤 되자 은혁은 아예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 차 안에서 서하의 연락을 기다렸다.괜히 늦을까 봐 조바심이 나고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서하가 어디로 오라고 할지, 거기서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은혁은 전혀 몰랐다.그래도 서하가 부르면 어디든 갈 수 있었다.아무리 멀고 험한 곳이라도, 서하가 오라고 하면 은혁은 갈 생각이었다.곧 서하가 위치를 보내왔다.은혁은 얼른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장소는 한 카페였다.차로 가면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은혁은 바로 답장을 보냈다.[지금 출발할게.]막 출발해서 가는 동안만 해도 은혁 생각은 비교적 단순했다.서하가 아마 데이트하자고 부른 거겠지 싶었다.둘이 커피 마시고, 이야기도 좀 하고, 저녁엔 어디 가서 밥도 같이 먹고.오랜만에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조금 지나자 은혁의 생각은 금세 바뀌었다.이건 서하답지 않았다.서하는 늘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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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8화

통화를 끊은 뒤, 서하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그러고는 셔츠 깃을 한 번 매만졌다.조금 뒤 사진을 찍어야 해서, 서하는 일부러 흰 셔츠로 갈아입고 왔다.긴 머리는 신애가 손봐준 덕분에 굵은 웨이브가 자연스럽게 흘러내렸다.평소에는 화장을 거의 하지 않는 서하였지만, 오늘은 눈썹을 정리하고 립스틱도 발랐다.그 정도만 했는데도 충분했다.이미 아주 예뻤다.은혁은 카페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바로 서하를 발견했다.은혁은 첫눈에 생각했다.오늘 서하는 유난히 더 예뻤다.원래 서하는 화장을 잘 하지 않았다.그래서 이렇게 조금만 꾸며도 차이가 더 또렷했다.차갑고 또렷한 인상의 얼굴은 손길이 더해지자 한층 화사하고 눈에 띄었다.은혁은 무심코 주위를 둘러봤다.주변에 있던 남자들 시선이 적지 않게 서하 쪽을 향해 있었다.은혁은 큰 걸음으로 서하에게 다가갔다.당장이라도 서하를 품 안에 숨겨서,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여보!”하지만 은혁은 몰랐다.자기가 다가오자마자 서하 옆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것만으로도, 이미 누가 봐도 티가 났다는 걸.저렇게 예쁜 여자가 이미 누군가의 사람이라는 사실에, 게다가 그 상대가 은혁처럼 외모나 분위기 모두 빠질 데 없는 남자라는 걸 보고 나자, 주변 남자들은 알아서 시선을 거둬들였다.남자라는 존재는 가끔 이럴 때 이상하게 현실 감각이 또렷했다.“빨리 왔네.”서하는 손목시계를 한번 보더니 말했다.“회사에서 바로 온 거야?”은혁은 서하 옆에 앉아 몸을 기울였다.그리고 서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무슨 얘길 여기까지 와서 해? 여기 커피가 그렇게 맛있어?”“그냥 괜찮은 정도.”서하가 물었다.“당신도 마실래?”“안 마셔.”은혁은 원래 커피를 즐기지 않았다.“당신 거 한 모금만 마셔볼게.”은혁은 서하 앞에 놓인 커피잔을 들어 한 모금만 가볍게 마셨다.딱히 특별한 점은 느껴지지 않았다.그러다 다시 서하를 봤고, 그 뒤로는 시선을 떼지 못했다.“학교에서 바로 온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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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9화

“알겠어.”은혁이 물었다.“근데 왜 갑자기 또 이런 걸 묻는 거야?”“분명하게 짚고 넘어가는 게 좋으니까.”서하는 다시 물었다.“내가 임신해서 이번에도 아들을 낳으면, 당신은 또 딸 갖고 싶다고 할 거야?”은혁 머릿속이 웅웅 울렸다.“설마... 임신했어?”“아니야!”서하는 얼른 해명했다.“나 지금 생리 중인 거 벌써 잊었어?”“아, 맞다. 맞아.”그제야 은혁은 떠올렸다.“근데 왜 그런 걸 묻는데?”“일단 대답부터 해.”“안 그래.”은혁이 말했다.“난 둘째도 사실 당신 힘들까 봐 안 낳았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커. 하물며 셋째는 무슨. 이번 아이가 아들이든 딸이든, 둘째 낳고 나면 끝이야. 더는 안 낳아.”“아직 하나 더 있어...”은혁은 점점 더 어리둥절해졌다.“왜 이래? 얘기할 거면 카페 안에 앉아서 해도 되잖아. 왜 굳이 여기 서서 이런 걸 물어?”“왜, 벌써 귀찮아?”“안 귀찮아. 당신 더울까 봐 그러지.”은혁은 서하 셔츠 깃을 살짝 만졌다.“근데 오늘은 웬일로 셔츠까지 입었어? 진짜 예쁘다.”“예쁘면 됐어.”서하는 은혁을 바라봤다.“마지막 질문이야.”은혁 눈길이 한없이 부드러워졌다.“응, 물어봐.”서하가 물었다.“나랑 평생 함께할래? 무슨 일이 있어도 떠나지 않고, 끝까지 사랑하면서 서로 기대고 살 수 있어?”은혁 가슴이 크게 흔들렸다.그 말은 꼭 결혼식에서 하는 서약 같았다.은혁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서하를 바라봤다.“여보...”서하는 은혁의 손을 잡은 채 반대편을 가리켰다.“저기 봐.”은혁은 서하의 손끝이 가리키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그러자 눈이 커졌다.맞은편에는 구청이 있었다.예전에 은혁과 서하가 혼인신고 때문에 왔던 곳도 여기였고, 이혼신고 관련 서류를 처리하러 왔던 곳도 여기였다.다만 평소엔 이 길로 다닐 일이 거의 없었다.게다가 그때는 마음이 엉망이라 위치를 또렷하게 기억할 겨를도 없었다.무엇보다 오늘 서하가 보낸 위치는 카페였다.차에서 내릴 때도 은혁은 아무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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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화

서하가 말했다.“지금 안 들어가면 구청 문 닫을 시간이야.”그 말을 듣자마자 은혁은 다른 건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은혁은 서하 손을 꽉 잡고, 서하를 자기 몸 안쪽으로 감싸듯 세운 채 조심조심 횡단보도를 건넜다.구청 안으로 들어가고 나서야, 사람이 거의 없다는 걸 알았다.게다가 혼인신고를 하러 오는 부부는 보통 오전에 오는 신혼부부가 대부분이었다.오후에는 어쩐지 이혼 관련 서류를 처리하러 오는 사람들이 더 눈에 띄는 편이었다.오늘은 무슨 기념일 같은 날도 아니었다.그래서 더 한산했다.은혁과 서하의 재혼 절차는 뜻밖일 만큼 빨리 끝났다.그리고 7년 만에 다시 손에 들어온 혼인관계증명서를 보는 순간, 은혁은 이상한 기분에 휩싸였다.아득했다.마치 은혁과 서하가 단 한 번도 헤어진 적 없었던 것 같았다.예전에 3년 동안 이어졌던 차가운 결혼생활도, 그 뒤로 다시 3년이 넘도록 떨어져 지낸 시간도, 전부 자기 혼자 꾼 긴 악몽 같았다.은혁은 처음부터 끝까지 늘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 곁에 있었던 것만 같았다.눈앞에 놓인 서류 한 장은, 은혁의 눈에 그 어떤 보석보다 귀하게 보였다.서하가 물었다.“잘 확인했어?”이미 두 사람은 차에 올라탄 뒤였는데도, 은혁 시선은 여전히 혼인관계증명서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아직 멀었어.”은혁은 입꼬리를 올린 채 웃었다.얼굴 가득 웃음이 번져 있었다.“진짜 꿈꾸는 것 같아. 너무 좋아.”그때 서하의 핸드폰이 울렸다.서하는 혼자 실실 웃고 있는 은혁을 한번 보고는 전화받았다.“엄마.”[서하야, 잘 끝났어?]구나린의 목소리에는 웃음이 묻어 있었다.“네, 다 했어요.”서하가 말했다.“저희 이제 집에 들어가려고요.”구나린이 웃으며 말했다.[오늘이 어떤 날인데 무슨 집이야. 둘이 따로 시간 보내고 와.]“아니, 딱히 그럴 건...”서하가 말을 다 잇기도 전에, 은혁이 옆에서 바짝 붙어 말했다.“그럼 저희 오늘 바로 안 들어갈게요. 장모님, 감사합니다!”서하는 눈을 크게 뜨고 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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