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하가 말했다.“누굴 탓해. 나 쉬는 날이면 당신은 아주 나한테 껌딱지처럼 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안 하잖아. 나 안고 침대까지 갈 시간은 있으면서, 이런 얘기할 시간은 없네?”은혁은 괜히 코끝을 한 번 만졌다.조금 뜨끔했다.은혁은 서하의 개인적인 시간을 전부 자기 쪽으로 끌어오고 싶었다.은혁은 누구한테도 말한 적 없었지만, 아무래도 결혼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이 생긴 것 같았다.결혼식 날이 빨리 다가왔으면 싶다가도, 막상 그날이 가까워지는 건 또 겁이 났다.지금 은혁과 서하는 분명 잘 지내고 있었다.그런데도 왜인지 은혁은 자꾸 쓸데없는 생각에 붙들렸다.서하가 어느 날 갑자기 결혼하기 싫다고 하면 어떡하지?결혼식 당일, 서하가 도망가 버릴 수도 있는 거 아닐까?심할 때는 그런 상상까지 했다.결혼식 날, 은혁은 분명 신랑 예복을 입고 서 있는데, 서하는 다른 남자의 손을 잡고 하객들 앞에 나서는 모습이었다.서하와 그 남자는 서약을 하고, 입을 맞추고, 식은 끝난다.은혁은 정말 그런 꿈까지 꿨다.꿈에서도 속이 타들어 가서 그 남자를 칼로 찔러 버리고 싶을 만큼 미칠 것 같았다.그러다 놀라서 잠에서 깼다.하지만 현실에서 서하는 은혁 품 안에서 아주 편하게 잠들어 있었다.그걸 보고 나서야 은혁은 겨우 숨을 돌렸다.그 뒤로는 그런 꿈을 다시 꾸지 않았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잠잠해지지 않았다.괜히 이런저런 쓸데없는 생각이 자꾸만 이어졌다.요즘 은혁은 결혼식을 9월로 잡은 걸 후회하고 있었다.게다가 서하는 예식부터 올린 다음에야 혼인신고를 하자고 생각하고 있었다.은혁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더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우리 먼저 혼인신고부터 하자.”“응?”서하가 눈을 깜빡였다.“전엔 결혼식 하고 나서 하기로 했잖아.”“난 그게 큰 차이 없다고 생각해서...”“차이 없으면 왜 굳이 먼저 하자는 건데?”은혁은 차를 주차한 뒤 안전벨트를 풀고, 서하를 품에 끌어안았다.“여보, 나 자꾸 마음이 불안해...”서하는 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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