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버림받은 아내의 화려한 귀환: Capítulo 631 - Capítulo 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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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1화

서하는 차창 너머로 봤다.엄선호의 차가 멈추고, 엄선호가 내려 이쪽을 한 번 바라봤다.그리고 구나린과 함께 곧바로 차에 올라탔다.은혁은 기사에게 출발하라고 했다.그리고 서하 손을 잡으며 말했다.“이제 그만 걱정하자.”은혁은 서하를 달래듯 말했다.“어머니도 엄 시장님도 선은 아는 사람들이야.”은혁은 담담히 덧붙였다.“정말 끝내기로 마음먹으면,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어.”“알았어.”서하 목소리엔 어딘가 힘이 빠져 있었다.은혁이 서하 손가락을 살짝 주물렀다.“그냥... 흐르는 대로 두자.”서하는 창밖을 붙잡고, 멀어지는 차를 끝까지 봤다.“두분 얘기... 잘 될까?”은혁이 서하를 안쪽으로 끌어당겼다.“그러니까, 걱정하지 말라니까.”...서하가 걱정할 일은 없었다.구나린과 엄선호는 차에 타고서도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앞자리에 운전기사가 있었고, 엄선호 차에는 가림막 같은 것도 없었다.구나린은 옆으로 몸을 틀어 창밖만 봤다.창밖으로는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었다.얼마 전 눈이 내렸는지, 아직 다 녹지 않은 흰 눈의 흔적들이 군데군데 남아 있었다.그 사이사이로는 연둣빛과 누런빛이 섞인 밀 싹이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엄선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해외에서... 설은 어땠어?”구나린이 짧게 대답했다.“괜찮았어.”그리고 다시 침묵이 흘렀다.엄선호는 구나린의 옆모습을 보며 품에 끌어안고 싶었다.하지만 기사도 있었고, 엄선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엄선호가 조심스럽게 말했다.“우리 집으로 가면 안 될까?”구나린이 바로 말했다.“집으로 보내줘.”구나린은 피곤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지쳤어. 쉬고 싶어.”엄선호는 더 말하지 않았다.기사는 룸미러로 뒤를 한번 보고 나서 아무 말 없이 차를 몰았다.차는 ‘구름바다’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갔다.구나린의 집이 있는 단지였다.차가 멈추자 기사가 먼저 입을 열었다.“시장님, 제가 내려서 필요한 것 좀 사 오겠습니다.”기사는 눈치 있게 자리를 비켰다.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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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나린 씨...”구나린이 뒤돌아섰다.“내가 충분히 말한 줄 알았어. 엄선호, 당신도 바쁠 텐데 우리 좋게 끝내면 안 돼?”엄선호는 바로 자기 생각을 말했다.“당신이 헤어진다고 하면 헤어지는 거야? 내가 동의라도 했어? 이건 둘이 하는 일이야. 당신 혼자 마음대로 정할 수 없어.”구나린은 바로 반박했다.“엄선호, 당신도 결국 다른 남자들이랑 똑같이 질척거리려고?”엄선호는 말할수록 더 화가 났다.“감정 앞에서는 나도 그냥 평범한 남자야. 내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그렇게 통 큰 사람도 아니야.”이어서 셔츠 칼라를 거칠게 당기며 말했다.“당신이 끝내자면, 적어도 내가 납득할 만한 이유는 줘야지!”“이제 당신이 싫어졌어. 그걸로 충분해?”“구나린!”“왜, 엄 시장님은 그렇게 독단적이야? 사람한테 억지로 좋아하라고까지 해?”“당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야...”“어떻게 알아?” 구나린이 말했다. “같은 맛만 오래 먹으면, 다른 맛도 찾게 되는 법이잖아. 둘이 오래 붙어 있으면 결국 질리는 거고.”“구나린!”“내 말이 틀렸어?” 구나린이 웃으며 말했다. “엄 시장님도 그렇게 고지식하게 굴지 말아. 요즘 감정이 무슨 끝까지 한 사람만 바라본다고 그래. 차라리 마음 가는 대로 사는 게 더 낫지.”“당신...” 엄선호는 가슴이 천천히 가라앉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렇게 하고... 무섭지 않아? 무섭지 않아, 서하가 실망할까 봐?”“내가 서하 엄마야. 내가 뭘 하든, 서하한테 허락받아야 해?”구나린이 문을 밀었다.엄선호가 구나린의 팔목을 붙잡았다.“마지막으로 묻는다. 정말 끝내자는 거야? 정말...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된 거야?”“몇 번을 물어도 내 대답은 똑같아.”구나린이 엄선호의 손을 떼어냈다. 그리고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엄선호는 눈을 감았다. 속에서 시큰한 감정이 밀려 올라왔다. 바닷물이 한꺼번에 들이치듯, 엄선호를 집어삼킬 것만 같았다.두 사람이 다시 마주친 건 포럼 회의장에서였다.한 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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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들어와.”구나린은 움직이지 않았다.“할 말 있으면 여기서 해도 되잖아, 엄 시장님. 남녀가 유별한데 나도 괜히 오해 살 일은 피해야지.”오 비서는 엄선호의 얼굴을 한 번 훑어보고 나서 군말 없이 조용히 빠져나갔다.엄선호가 구나린의 손목을 잡아 그대로 안으로 끌어당겼다. 쾅!문까지 닫혔다.“뭐야, 왜 이렇게 무례하게 굴어?” 구나린이 손목을 문지르며 말했다.“엄 시장님, 점잖고 품위 있고 시민들 챙기는 이미지... 이제 유지하기 힘들 걸?”말이 끝나기도 전에 엄선호가 구나린을 한 번에 끌어안았다.엄선호는 아무 말 없이 구나린을 꽉 안고 있으며, 구나린 머리칼에서 나는 익숙한 향기를 못 참겠다는 듯 깊게 들이마셨다.구나린은 잠깐 굳었다. 정신이 돌아오자 잠시 가만히 있다가 곧바로 몸을 비틀며 벗어나려 했다.“엄선호, 뭐 하는 거야! 이거 놔!”“한 달 안 봤더니, 당신 많이 컸네. 사람 억지로 끌고 다니는 것도 배우고, 그래?”“저 남자 누구야?”구나린의 움직임이 뚝 멈췄다.“뭐?”“당신 옆에 앉아 있던 남자. 저 남자 누구냐고.”엄선호의 말투엔 질투가 그대로 묻어 있었다.구나린은 웃음이 나올 뻔했다.“우리 헤어졌잖아. 헤어진 지 한 달 됐어. 당신은 나 안으면 안 되고, 그 사람이 누군지 물을 자격도 없어.”“나도 자격 없는 거 알아.” 엄선호의 목소리가 눌린 듯 아팠다.“근데 나린 씨, 당신이랑 그 남자... 그 조합은 아니야.”“우리가 왜 아니야? 당신이 뭘 보고 우리가 아니라는 걸 알아?”“그 남자 너무 어리잖아. 주변에서 당신에게 험한 말 할 거야.”구나린은 말이 없었다.엄선호가 팔을 풀었다. 그리고 구나린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그 남자 뭐가 나보다 나아? 젊은 거 말고, 뭐가 나아. 내가 어디가 부족한데? 당신이 말해. 나 다 바꿀 수 있어...”구나린이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입을 열기도 전에 엄선호는 질투에 더 휘둘렸다.“그 남자... 당신이 말하던 그 ‘어린 남자’ 그거지? 당신은 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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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구나린은 엄선호를 말릴 수는 있었다. 하지만 현재 구나린의 몸 상태가 문제였다. 구나린은 지금도 검사받으러 가고 싶지 않았다.“나린 씨, 당신이 아직도 날 걱정한다는 건, 마음속에 아직 내가 남아 있다는 뜻 아니야? 나도 내가 답답하고 재미없는 사람인 거 알아. 일도 늘 바쁘고, 당신 곁에 함께한 시간도 너무 적었지.”“그래도 나린 씨, 난 정말 당신 없이는 안 돼. 당신이 말만 하면, 내가 뭘 어떻게 하든 난 다 할 수 있어...”“뭘 어떻게 하든, 다 할 수 있어?”“다 할 수 있어! 당신이 말만 하면!”“내가 당신한테 사표 내라고 하면?”“사, 사표?”“그거 할 수 있어?”사실 구나린은 일부러 그렇게 말한 거였다.엄선호쯤 되는 자리에 오른 사람이면, 자기 뜻만으로 그만두겠다고 해서 바로 내려올 수 있는 위치는 아니었다.엄선호가 맡은 일에는 얽혀 있는 사람이 너무도 많았다.그는 입을 다물었다.엄선호는 자기 나이가 아직 매우 젊다고 여겼다. 의욕도 남아 있었고, 지금 자리에서 더 일하고 싶었다. 아직은 공직사회에서 더 힘을 보태고, 자기 역할을 해내고 싶었다.그는 한 번도 조기 퇴직 같은 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게다가 물러나면 뭘 한단 말인가?날마다 연애만 하면서 살까?그게 정말 엄선호가 바라던 삶이었을까?“당신이 못 한다는 거, 나도 알아.” 구나린이 말했다. “나도 그냥 한번 던져 본 말이야. 다만 당신 마음속에서 내가 얼마나 큰 비중인지, 그걸 알게 해 주고 싶었어. 사실 나는 당신한테 그 정도로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중요해.” 엄선호가 구나린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린 씨, 내가 당장 그만두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그러니까 1년만... 아니, 반년만 시간을 주면 안 될까? 그 안에 내가 다 정리할게. 몸이 안 좋아서 더는 일을 못 한다고 하고, 뒤로 물러나는 식으로. 그렇게 하면 어떨까?”구나린은 크게 놀랐다. “지금 뭐라는 거야?”“내가 한발 물러나면 훨씬 여유로워질 거야. 일도 지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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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구나린은 머리가 지끈거렸다.엄선호는 청렴결백할 수 있었다. 공과 사를 분명히 가르는 사람일 수도 있었다.하지만 한 사람만을 끝까지 놓지 못하는 모습은 엄선호라는 사람과는 어울리지 않았다.정치를 하는 사람은 이미 높은 자리에 올라 아무것도 거리낄 것이 없다고 해도, 누군가 한 사람에게 평생 매여 사는 쪽과는 맞지 않았다.정치만 그런 게 아니었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지나치게 한 사람에게 깊이 빠지는 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니었다.구나린은 늘 일부러라도 이성을 붙들고, 정신을 또렷하게 유지하려고 애써 왔다.엄선호를 만난 일 자체가 이미 구나린의 인생에서는 예상 밖의 일이었다.엄선호는 잠들어 있던 구나린의 마음을 열어젖혔다. 마치 서하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억지로라도 구나린의 마음속 한자리를 차지하려고 노력했다.처음에 구나린은 그걸 받아들이지 못했다.사랑하던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뒤로, 구나린은 더는 스스로에게 약점이 생기게 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감정이라는 건, 늘 뜻대로만 흘러가지는 않았다.구나린은 알았다. 자신이 엄선호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걸.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할 수 있었다. 담담한 얼굴로 지나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속마음까지 속일 수는 없었다. 남은 속일 수 있어도 자신만은 속일 수 없었다.다만 구나린은 몰랐다. 엄선호의 마음도 구나린 못지않게 깊었다는 걸.원래 구나린은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이 헤어지자고 말하면, 이유가 무엇이든, 엄선호의 신분과 자리, 거기에 웬만한 남자라면 다 가지고 있는 자존심까지 더해져서, 두 사람은 결국 서로 가장 잘 아는 남남으로 남게 될 거라고.그런데 누가 알았겠는가. 엄선호가 정말...정말로 구나린 때문에 자기 자리를 내려놓겠다는 말까지 할 줄은...조금이라도 야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자기 현실을 제대로 보고 있는 사람이라면, 엄선호와 같은 결정을 내릴 리 없었다.반년의 시간을 달라니, 그 말이 나오자 더 기가 막혔다.구나린은 정말로 화가 났다.“엄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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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엄선호가 괜히 엉뚱한 생각을 한 건 아니었다.요즘 세상에는 돈만 있으면, 예순이나 일흔이 된 여자가 이삼십 대 나이의 어린 남자를 곁에 두는 일쯤은 너무도 흔했다.여든 살 노인이 스무 살 꽃다운 여자와 결혼하는 일도 있는데, 그보다 못할 게 뭐가 있겠는가?하지만 구나린의 설명을 듣고 나자, 엄선호는 몹시 기뻐했다.“내가 당신을 오해했어. 미안해.”“그럼 내 전화 기다려.”“얼마나?”“한... 3일쯤?” 구나린도 확신할 수는 없었다. “걱정 마. 난 한 말은 지켜.”엄선호는 그제야 구나린을 놓아주었다.구나린은 오래 망설인 끝에 결국 병원에 들렀다.이번에는 구나린이 잘 아는 지인에게 먼저 연락했다.그 지인은 구나린의 지난 검사 결과를 보자마자, 다짜고짜 구나린부터 심하게 나무랐다.원래는 별일 아니었을 수도 있는데, 거의 두 달 가까이 시간을 허비해 버렸으니, 정말 문제가 있다면 오히려 늦었을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그 지인은 곧장 구나린을 데리고 가서 추가 검사를 받게 했다.검사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채혈 결과까지 함께 봐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했다.다만 채혈 수치는 바로 나오지 않았다.구나린이 집에 돌아왔을 때, 집에는 가사도우미만 있었다.서하는 이한을 데리고 어린이집을 보러 갔고, 은혁도 당연히 함께 따라갔다.이한의 나이는 이제 세 돌을 훌쩍 넘겼다. 연초가 지나면 딱 어린이집에 보낼 시기였다.비용은 문제가 아니었다. 어린이집을 고르는 일도 생각만큼 어렵지는 않았다.거리상 괜찮은 곳 몇 군데를 추려 두고, 직접 찾아가 살펴본 뒤, 원장과도 이야기를 나눠 보고 금세 결정을 내렸다.서하가 이한을 데리고 돌아왔을 때, 구나린은 소파에 앉아 있었다.“엄마, 웬일로 TV를 보고 있어요? 뭘 보는데요? 경제 뉴스?”“아니.” 구나린은 손을 뻗어 이한을 품에 안았다. “애니메이션.”“무슨 애니메이션이길래 우리 엄마가 관심을 다 가지지...” 서하는 시선을 돌려 화면을 보다가 살짝 웃었다. “이거네. 저도 진짜 오랜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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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구나린은 혼자 소파에 앉아 계속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었다.핸드폰이 울렸다. 구나린은 손을 뻗어 핸드폰을 집어 들고 화면을 한 번 내려다봤다.엄선호에게서 온 메시지였다.엄선호가 물었다. 사흘 뒤에 보기로 한 약속, 그 중간에는 만날 수 없냐고.구나린은 답했다. 안 된다고.조금 시간이 흐른 뒤에야 엄선호의 답장이 왔다. 그러면 자기는 매일 한 번씩 물어보겠다는 말이었다.구나린이 다시 말했다. 몇 번을 물어도 소용없다고.엄선호가 다시 보냈다. 구나린이 잊어버릴까 봐, 자기는 그저 상기시켜 주는 거라고.구나린이 답했다. 자기가 늙긴 했어도 아직 치매까지 온 건 아니라고.엄선호는 곧장 말을 이었다. 구나린이 어디가 늙었냐고. 지금이 딱 한창일 때라고.구나린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더는 상대하지 않았다.나이 든 남자가 하는 다정한 말은... 젊은 남자 못지않았다.더는 받아 주면 안 됐다. 늦게 붙은 불일수록 더 걷잡을 수 없는 법이었다....서하가 그 약속 자리에 나가게 된 건, 은혁이 오래 고민한 끝에 꺼낸 말 때문이었다.지난 결혼 생활에서 은혁이 서하를 자기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싶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다만 은혁은 친구들이 알게 되는 걸 원하지 않았다. 자기가 그저 초라한 짝사랑을 붙들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자기 아내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고, 마음속에 다른 남자를 품고 있다는 사실은... 늘 자존심이 높았던 은혁에게 견디기 몹시 힘든 일이었다.그런데도 은혁은 그걸 3년이나 견뎠다.두 사람이 클럽으로 가는 차 안에서 서하는 한 손을 동그랗게 말아 쥔 채 마치 마이크처럼 은혁의 입가에 들이밀었다.“잠깐 인터뷰 좀 할게. 배 대표님은 그 3년 결혼 생활 동안, 제일 하고 싶었는데 결국 못 한 일이 뭐였어?”은혁은 눈을 내려 서하의 손목을 바라보았다.서하의 손목은 가늘었다. 힘을 잘못 주면 쉽게 부러질 것처럼 보였다.손가락도 길고 가늘었다. 주먹을 쥐고 있어도 작고 오밀조밀해서 은혁의 손바닥 안에 금방 들어왔다.은혁은 서하의 손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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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말은 그렇게 했어도 다 홧김에 입에서 나온 소리였다.막상 은혁의 친구들을 직접 만나고 나자, 서하는 아주 자연스럽고 단정하게 자리를 지켰다.서하는 말수가 많은 편은 아니었다. 조용히 은혁 곁에 앉아 있다가 가끔 은혁의 팔을 살짝 감쌌다.그러다 그렇게 있기 어려운 때가 오면 서하는 손을 거두었다. 그런데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은혁이 먼저 다가와 서하의 손을 잡았다.두 사람 사이에 지나치게 가까운 몸짓은 없었다. 그런데도 묘하게 달콤하고 편안한 기운이 감돌았다.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다른 사람들은 저마다 속이 달았다.그중에서도 특히 민석이 그랬다.민석은 성인이 된 뒤부터 줄곧 여자친구를 사귀었다. 이제 서른이 되었고, 10년이 넘는 시간을 그렇게 여자와 어울리며 살아왔다. 그러다 갑자기 벼랑 끝에서 발을 거둔 사람처럼, 뒤늦게 멈춰 섰다.사실 민석도 이렇게까지 빠져들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은혁이 누군가를 깊이 사랑한 끝에 어떤 꼴이 되었는지, 민석은 바로 옆에서 똑똑히 봐 왔다.민석은 한두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생각했다. 자기는 이렇게 가볍고 자유롭게 사는 편이 훨씬 즐겁다고.그런데 아정을 좋아하게 된 뒤로 민석은 영혼까지 흔들리는 듯한 감각이 어떤 건지 비로소 알게 됐다.그건 몸으로 느끼는 쾌락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물론 민석에게는 아정과 가까워질 기회 같은 건 없었다. 그래도 몇 번인가 잠든 사이에 민석은 제 마음대로 그런 꿈을 꾸고 말았다. 그 꿈의 주인공은 늘 아정이었다.그 감각은 너무 아찔해서 민석은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 거칠게 숨을 몰아쉬곤 했다. 숨이 막힐 듯하면서도 아찔하게 달아오르는 기분이 온몸을 휘감았다.민석은 깨달았다. 자기가 완전히 아정에게 빠졌다는 걸.다른 여자들은 민석에게 그런 걸 느끼게 해 준 적이 없었다.하지만 민석은 자기 과거가 어땠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때는 별생각이 없었다.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즐기며 사는 게 좋다고 여겼다.게다가 민석과 만났던 여자들 역시 다들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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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오늘 밤이 안 되면, 내일 밤은...”“내일 밤도 안 돼.” 서하가 말했다. “적당히 떨어져 있어야 더 좋은 거야. 난 우리가 예전처럼 지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해.”‘예전처럼? 그건 안 돼.’하지만 서하의 눈을 마주한 은혁은 괜히 마음에 찔림이 있었다.그렇다. 은혁이 욕심이 많은 건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그걸 전부 은혁의 탓으로만 돌릴 수도 없었다. 서하가 품 안에 들어오기만 하면, 은혁은 꼭 철없는 젊은애처럼 피가 끓었다. 자꾸만 서하를 더 자기 쪽으로 끌어안고 싶어졌다.서하가 자기와 함께 가지 않겠다고 하면, 은혁도 억지로 붙잡을 수는 없었다.그래도 헤어지기 전에 이자 정도는 받아야 했다.서하의 입술은 은혁에게 오래 붙들린 탓에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살짝 부은 기색까지 있었다.서하는 은혁을 한 번 흘겨보고, 손가방을 집어 든 뒤 차 문을 밀고 내렸다.은혁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고, 서하를 안까지 데려다주었다.집에 돌아왔을 때, 이한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 구나린은 소파에 앉아 서하를 기다리고 있었다.“서하야, 이리 와.”서하는 구나린 옆에 앉았다. 구나린의 팔을 끼고 붙었지만, 부어오른 입술을 들키는 건 조금 민망했다.구나린은 서하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렸다.“오늘 즐거웠어? 그 사람 친구들은 어땠고?”“괜찮았어요. 사실 예전에 다 본 사람들이긴 해요.” 서하가 물었다. “엄마, 저한테 무슨 말씀하시려고 했어요?”“서하야, 엄마가 말해도 화내면 안 된다.”서하는 구나린에게 기대고 있던 몸을 떼고,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무슨 일인데요? 제가 왜 화를 내요?”“엄마 몸이 말이야...”서하는 갑자기 눈을 크게 떴다.“너무 겁먹지는 마.” 구나린은 애써 웃으며 입을 열었다. “별일은 아니고, 전에 엄마가 검사 하나를 받았는데...”구나린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서하의 눈에서는 눈물이 멈추지 않고 쏟아졌다.구나린은 얼른 휴지를 집어 들었다.“아이고, 너는 정말... 엄마 멀쩡한데 뭘 그렇게 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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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그 말을 하고 나서야 서하는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 뒤늦게 깨달았다. 눈이 번쩍 뜨였다.구나린이 말했다.“엄 시장은 몰라. 맞아, 내가 전에 엄 시장이랑 헤어지려고 했던 것도 이 일 때문이었어.”서하의 눈에서는 또다시 눈물이 흘러내렸고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서하는 구나린의 몸에 이상이 생긴 것도 알아채지 못했다. 구나린이 홀로 마음속에 무거운 짐을 안고 있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몸 때문에 엄선호에게 이별을 말해야 했다면, 구나린의 마음이 얼마나 괴로웠겠는가?그런데 서하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구나린은 그제야 이 일을 서하에게 차근차근 더 자세히 털어놓았다.이야기를 다 들은 서하는 속이 타들어 갔다.“엄마, 이런 일이 있었는데 어떻게 엄 시장님한테 숨기고, 거기다 헤어지자고까지 해요...”“나도...” 구나린은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라도 내가 몸이 안 좋아서 엄선호 곁에 오래 못 있어 주게 되면, 차라리 짧게 아프고 끝내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엄마, 그런 생각은 잘못된 거예요!” 서하는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다. 화가 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엄마가 오늘 저한테 말 안 했으면, 나중에 제가 알고 나서 정말 많이 화났을 거예요! 가족은 무슨 일이든 같이 겪어야죠. 엄마는 제 엄마고, 저는 엄마 딸이에요. 아무 말도 안 해 주면, 저를 가족으로 안 보는 거예요?”“알았어, 알았어. 엄마가 잘못했어.” 구나린이 말했다. “그러니까 울지 마. 어쩌면 결과가 아주 괜찮을 수도 있잖아.”“그럼 엄 시장님께는...”“결과 나오고, 괜찮으면 그때 말할게. 그런데 만약 안 좋으면...” 구나린은 옅게 웃었다. “서하야, 내가 정말 말기라서 시간이 얼마 안 남은 상태라면, 너는 내가 엄 시장한테 말해야 한다고 생각해?”서하가 되물었다.“엄마는 엄 시장님이 엄마한테 어떤 마음인지 모르세요?”구나린이 말했다.“어쩌면... 내가 잘못 생각했던 걸지도 모르겠다.”서하가 말했다.“은혁 씨가 무슨 일을 저한테 숨기고 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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