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은 아내의 화려한 귀환》全部章節:第 831 章 - 第 840 章

970 章節

제831화

“안 해 보면 어떻게 알아?”민석이 답했다.“그럼 지금 바로 가요. 운전 연습은 다음에 해요!”아정은 속으로 계산을 끝냈다. 이번에 자기가 이기기만 하면, 앞으로 두 달 넘게 민석을 상대하지 않아도 됐다.“그래.”아정은 민석 핸드폰을 손에 들었다. 민석이 괜히 몰래 뭘 찾아보거나 속임수를 쓰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다.이기게 될 거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금세 나아졌다.민석은 이렇게 쉽게 아정을 자기 집까지 데려가게 될 줄은 몰랐다.오는 길 내내 아정은 민석에게 별로 말도 섞고 싶어 하지 않았다.민석은 아정 비위를 맞추듯 이 얘기 저 얘기를 꺼냈다. 그러다 아정이 관심있는 주제가 나오면, 아정은 자신도 모르게 말이 길어졌다.한참 신나게 말하다가도, 아정은 문득 자기가 너무 편하게 굴었다는 걸 알아차리면 콧소리를 내며 입을 다물었다. 그러고는 또 괜히 기분이 상한 사람처럼 굴었다.그런 아정의 모습을 보고 있는 민석 마음은 자꾸만 달았다.이런 기분은 민석도 처음이었다.민석 차가 집 앞에 멈췄을 때, 아정은 느닷없이 마음을 바꿨다.“유 대표님이 여기 데려온 여자들 얼마나 많았는지 제가 어떻게 알아요. 찝찝해서 싫어요. 저 안 들어갈래요.”민석은 그 말에 그나마 안도했다. 예전에 만나던 여자들과는 늘 호텔에서 시간을 보냈지, 집까지 데려온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민석은 원래 아무나 집 안으로 들이는 사람이 아니었다.어쩌면 마음 깊은 데서는 애초에 그 여자들이 자기 집까지 들어올 사람은 아니라고 여겼는지도 몰랐다.물론 그런 생각조차 민석이 누구를 평가할 자격이 있어서 한 건 아니었다.그래도 오늘만큼은 민석도 말할 수 있었다.“없어. 여기 온 사람은 너뿐이야.”“무슨 뜻인데요?”“예전에... 내가 여자들 많이 만난 건 맞아. 근데 집까지 데려온 적은 한 번도 없어. 진짜 한 번도.”“그걸 제가 어떻게 믿어요? 남자들 말은 원래 믿는 거 아니라잖아요.”아정은 그렇게 말하고 나자 문득 정신이 들었다.“아, 근데 유 대표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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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2화

아정은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진짜 할 줄 아는 거예요?”민석이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말했다.“네가 지금 직접 보고 있잖아. 그런데도 못 믿겠어?”“그냥... 좀 안 믿겨서요...”이렇게 큰 남자가 이런 걸 할 줄 안다는 게 쉽게 상상이 안 갔다.그것도 회사에서는 늘 사람들 위에 서 있는 대표가, 사적인 시간에 직접 디저트를 만든다니.묘하게 안 어울리면서도, 또 이상하게 어울렸다.의외였다.아정은 한 가지를 더 알아냈다.차 안에서도 그랬고, 평소에 마주칠 때도 그랬고, 민석은 원래 말이 많은 편이었다.그런데 디저트를 만들기 시작하자 민석은 아주 조용해졌다.셔츠만 입은 남자가 소매를 팔꿈치 아래까지 걷어 올리고 있었다. 손가락은 길고 움직임은 정제돼 있었다.허리에 묶은 앞치마가 가는 허리선을 더 또렷하게 잡아 줬고, 손을 움직일 때마다 셔츠 자락에 잡히는 잔주름마저 묘하게 단정해 보였다.흔히들 일하는 남자가 제일 멋있다고들 하지만, 꼭 그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한 가지 일에 깊이 빠져 있는 사람의 모습이 원래 제일 눈에 들어오는 법이었다.남자든 여자든 마찬가지였다.무언가를 진지하게 해내는 사람은 다 보기 좋았다.민석도 그랬다.예전에도 생각한 적이 있었다. 다른 건 다 제쳐 두고 보더라도, 민석은 확실히 보기 좋은 얼굴을 가진 남자였다.민석이 시선을 내린 채 작업을 하고 있으면 속눈썹이 진하게 드리워졌다. 조명 아래로 그림자가 눈가에 가볍게 걸렸다.콧대는 높고 반듯했다. 인터넷에서 누가 끄적인 말이 떠올랐다. ‘콧대가 높으니 그 위에서 미끄럼틀 타고 내려와도 되겠다’라는 식의 우스갯소리 말이다.얇은 입술은 살짝 다물려 있었다. 일할 때 집중하면 저런 표정을 짓는 사람인가 싶었다.턱선은 또렷하고 단단해서 얼굴 옆선이 더 깔끔해 보였다.아침 햇살이 통유리창을 가득 넘어 들어와 민석 몸 옆으로 길게 그림자를 드리웠다.아정은 처음에는 이렇게 조용한 민석이 조금 낯설었다.그래서 한동안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그러다 차츰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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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3화

그 뒤로 아정은 잠깐 멍해졌다.정말 어이가 없었다.베이킹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다 아는 사실이긴 했다. 의외로 한식보다 더 단순한 편이었다. 정해진 레시피대로만 정확하게 만들면, 결과가 크게 엇나갈 일이 거의 없었다.물론 전제가 있었다.재료가 좋아야 했다.예를 들면 생크림만 해도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민석이 쓰는 건 누가 봐도 최상급 제품이었다.에그타르트는 막 구워져 나온 상태라 아직 뜨거웠다. 그래서 아정은 먼저 두리안 크레이프 케이크부터 맛봤다.아정은 디저트를 워낙 좋아했다. 맛있는 디저트도 꽤 많이 먹어서 맛을 잘 안다고 생각했다.그런데도 민석이 만든 맛은 아정 예상보다 훨씬 더 강하게 들어왔다.혀끝이 놀랄 정도였다.결국 아정은 거실에 앉아서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도대체 왜 자기가 민석과 그런 내기를 했는지, 그걸 가만히 떠올리고 있었다.원래는 거의 이긴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정반대였다.자기가 졌다.‘유 대표님, 사실 셰프인가?’‘대표는 무슨, 원래 파티시에 아니야?’그런 생각까지 들었다.민석이 정리를 마치고 다가왔을 때, 아정은 이미 꽤 많이 먹은 뒤였다.생각이 잠깐 흔들리는 기분이어도 먹는 건 먹는 거였다.민석이 물었다.“어때? 맛은 마음에 들어?”아정은 테이블 가득 놓인 디저트들과 자기가 이미 먹어 치운 것들을 한번 내려다봤다. 마음 같아서는 별로라고 하고 싶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양심까지 속일 수는 없었다.그래서 결국 이렇게 말했다.“맛있긴 해요.”“그럼 우리...”아정이 얼른 말을 잘랐다.“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제가 졌으니까, 약속은 인정할게요.”민석은 웃으면서 아정에게 음료 한 잔을 건넸다.아정은 잔을 받아들며 반사적으로 말했다.“감사합니다.”한 모금 마시자마자 아정 눈이 밝아졌다.“이것도 맛있어요.”“마음에 들면 다음에도 해 줄게.”민석이 말했다.“밖에 잠깐 걸을래? 안 그러면 점심 못 먹을걸.”벌써 열 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아정은 아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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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4화

“목말라?”민석이 물었다.“마실 것도 준비했는데, 따뜻한 건 아니고 그냥 미지근한 물이야.”“안 마셔요.”아정은 머리를 한 번 쓸어 넘겼다.“저 집에 가고 싶어요.”“아직 운전 연습 안 했잖아...”“안 할래요.”“그래도...”아정이 미간을 찌푸리며 민석을 봤다.“유 대표님 진짜 말 많으세요. 제가 집에 가고 싶다고 했잖아요.”“알았어.”민석은 아정을 한 번 더 보고는 물었다.“좌석 다시 올려 줄까?”“필요 없어요!”아정은 잔뜩 심통이 난 상태였다.민석은 이런 타입의 여자를 만나 본 적이 없었다.지금까지 민석 곁에 있던 여자들은 대체로 다 민석의 기분에 맞춰 주는 쪽이었다.가끔 한두 사람쯤은 민석이 잘해 주고, 웃으면서 받아 주는 걸 보고 괜히 자기가 특별한 사람이라도 된 듯 굴 때가 있었다.그럴 때마다 민석은 바로 관계를 정리했다.민석 앞에서 대놓고 성을 내는 여자도 없었고, 더군다나 마음 가는 대로 휘두르듯 구는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그런데 아정은 달랐다.아정이 화를 내면 민석은 짜증이 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부터 돌아보게 됐다.‘내가 또 뭐를 잘못 건드렸지?’“빨리 출발 안 해요?”아정이 찌푸린 얼굴로 말했다.“정 시간 없으면 제가 내려서 택시 잡을게요.”민석은 얼른 시동을 걸었다. 가는 내내 괜히 더 묻지도 못했다.집 앞까지 데려다주고 나서야 민석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아까까지만 해도 괜찮았잖아. 왜 갑자기 화가 난 거야?”“그걸 왜 유 대표님이 신경 써요.”아정은 그 말만 남기고 차 문을 열고 내리려 했다.민석이 급히 말했다.“우리 전에 약속한 거 있잖아. 매일 한 번은 보기로 한 거...”“저 그렇게 말 바꾸는 사람 아니에요.”아정은 이미 차에서 내린 뒤였다.“그건 걱정하지 마세요.”그 말을 끝으로 문을 쾅 닫아 버렸다.민석도 얼른 차에서 내렸지만, 아정은 이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마침 민준이 집에 있었다. 아정이 들어오는 걸 보고 물었다.“누가 데려다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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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5화

[언니 집에 있었어요?]“응. 오늘은 학교 안 갔어. 너는? 뭐 하고 있었어?”[저 방금 밖에 나갔다 들어왔어요. 오빠가 오늘 언니 쉰다고 해서요.]“응, 아까 전화 왔었어. 어디 불편한 데 없냐고 물어보더라.”[언니, 저 좀 우울해요.]서하는 보던 책을 내려놓았다.“왜? 무슨 일인데 그래?”[저도 잘 모르겠어요.]아정은 내기 얘기를 꺼내기가 조금 민망했다.[아, 맞다. 언니는 유 대표가 요리할 줄 아는 거 아세요?]“요리?”서하가 은혁을 한번 돌아봤다.“글쎄, 나는 유 대표를 잘 아는 편이 아니잖아. 대신 물어봐 줄까?”[네. 형부한테 한번 물어봐 주세요. 유 대표가 디저트도 만들 줄 아는지, 형부는 아는지요.]서하는 알겠다고 하고 은혁에게 물었다.“당신 유 대표가 요리할 줄 아는 거 알아? 디저트 같은 것도.”은혁이 고개를 저었다.“요리는... 조금은 할 수도 있겠지. 나도 걔가 해 준 밥 먹어 본 적은 없어. 근데 디저트는 모르겠는데. 그런 얘긴 들어 본 적 없네. 아니, 근데 걔가 디저트를 왜 해?”서하는 아까부터 핸드폰을 은혁 옆에 둔 상태였다. 그래서 은혁이 하는 말은 아정한테도 그대로 들렸다.서하가 다시 말했다.“형부도 모르네. 왜, 아정아. 유 대표가 너한테 뭐 해 줬어?”[아니에요.]아정은 힘없이 대답했다.[그냥... 유 대표가 너무 얄미워서요.]“원래 얄밉지.”서하는 아정 편을 들어주듯 말했다.“우리 아정이는 그런 사람 상대 안 하면 돼.”원래도 아정은 민석을 상대할 생각이 없었다.문제는 자기가 덜컥 내기해 버렸다는 데 있었다.심지어 민석이 디저트를 만들 줄 안다는 사실은 은혁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 정도면 민석이 너무 깊이 숨기고 있었다.결국 아정은 속아서 판을 벌였고, 마지막엔 민석의 뜻대로 돼 버렸다.아정은 자기 힘으로는 민석을 도저히 못 이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앞으로 매일 만나야 한다면, 그때마다 또 민석한테 휘말릴지도 모른다는 걱정까지 밀려왔다.그렇다고 이미 해 놓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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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6화

아정이 보낸 답장 끝에 붙은 느낌표만 봐도, 민석은 알 수 있었다.아정은 아직도 단단히 화가 나 있었다.그래서 더 답답했다.도대체 뭘 두고 그렇게 화를 내는 건지 민석은 알 수가 없었다.민석은 결국 은혁에게 전화했다....은혁은 민석에서 온 전화를 받자마자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또 왜?”[별일 없을 때 전화하면 안 되냐?]민석도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우리 아직 친구 맞냐?]“지금 몇 시인지는 보고 말해.”은혁이 말했다.“딱 퇴근하고 집에서 가족이랑 밥 먹고 얘기할 시간에 전화해서 뭐 하자는 건데.”[내가 무슨 너 자는 시간에라도 전화했냐? 이 시간에 잠깐 몇 마디 하는 게 그렇게 힘들어?]“그래서 무슨 일인데?”은혁이 물었다.“이한이가 아빠 기다리고 있어. 같이 블록 맞추기로 했거든.”[잠깐만 물어보면 된다니까!]민석은 정말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었다.[내가 묻고 싶은 건, 여자는 왜 갑자기 이유 없이 화를 내냐는 거야.]“나한테 그걸 물어?”은혁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아정이 화났어? 아니면 다른 사람 얘기야?”[다른 사람이 누가 있어. 아정이지.]민석이 한숨을 쉬었다.[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갑자기 화를 내. 말할 때도 계속 가시가 돋혀 있어.]은혁이 말했다.“이상하네. 원래 아정이는 너 싫어하잖아. 너한테 말투 안 좋은 게 그렇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 않냐?”[그런 게 아니야.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괜찮았어. 제수씨도 가끔 이유 없이 화낼 때 있어?]은혁은 단호하게 말했다.“없어.”[너는 복 받았네.]은혁이 말했다.“너랑 아정이 일은 누가 대신 풀어줄 수가 없어. 나한테 물어봐도 소용없어. 우리 서하랑 아정이는 또 다르고, 아정이 마음을 내가 어떻게 알겠냐.”[너 같은 친구가 무슨 소용이냐.]민석이 머리를 짚었다.[도움이 하나도 안 돼.]“내가 너 방해만 안 해도 다행이지. 처음에 너희 둘 만나게 해 준 것도 내가 얼마나 조심했는지 알아?”민석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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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7화

서하가 웃었다.“아무거나 괜찮아요. 저 원래 가리는 거 없잖아요. 디저트 종류는 다 좋아해요.”은혁은 그대로 휴대폰에 대고 말했다.“알아서 해.”민석이 말했다.[그럼 아정이는 꼭 부르라고 해.]“내일?”은혁이 물었다.“몇 시쯤?”[오후가 좋겠어.]민석이 말했다.[저녁은 너희 집에서 같이 먹고.]“너는 진짜 사양이라는 걸 모르는구나.”민석이 웃었다.[내가 제대로 보답할게.]전화를 끊은 뒤 은혁은 방금 얘기한 내용을 서하한테 전했다.서하가 바로 미간을 좁혔다.“아정이를 부르라고요? 그건 너무한 거 아니에요? 당신도 알잖아요, 아정이가 유 대표 얼마나 싫어하는지.”은혁이 말했다.“그럼 이렇게 하자. 당신이 아정이한테 한번 말만 해 봐. 오겠다고 하면 오는 거고, 싫으면 안 와도 어쩔 수 없는 거고.”서하가 은혁을 흘겨봤다.“앞으로 쓸데없는 일에 끼어들지 마.”“알았어!”서하는 어쩔 수 없이 아정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방금 있었던 일도 그대로 전했다.그런데 뜻밖이었다.아정이 답장을 보냈다.[네, 언니. 내일 오후에 갈게요.]서하도 아정의 반응이 의외라서 다시 물었다.[아정아, 진짜 괜찮아? 무리해서 안 와도 돼.]아정은 어차피 민석을 만나야 했다. 차라리 서하 집처럼 사람이 많은 곳이 더 나았다. 민석과 단둘이 있어야 할 이유도 없었다.그래서 아정은 그렇게 답한 거였다.아정이 다시 보냈다.[괜찮아요. 저 갈 수 있어요.]서하는 거기서 더 묻지 않았다....다음 날 서하는 학교에 갔다가 평소보다 일찍 집에 들어왔다. 집에 도착했을 때도 아직 4시를 조금 넘긴 정도였다.집에 들어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민석이 왔다.민석 손에는 상자가 몇 개나 들려 있었다. 상자들이 불투명해서 안에 뭐가 들었는지는 보이지 않았다.민석이 이 집에 오는 게 처음은 아니었다. 다만 서하와 썩 편한 사이는 아니어서, 예전에는 올 때마다 은혁에게 할 말만 하고 바로 돌아가곤 했다.밥 한 끼 함께 먹고 간 적도 없었다.오늘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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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8화

“언니!”아정이 다가오자 서하가 아정의 손을 잡았다.“기사님이 데려다주셨어?”“네.”“뭐 좀 먹을래? 유 대표가 다 만들어왔어.”“뭘 만들었어요?”서하는 아정을 데리고 앉았다.“이것 좀 봐. 엄청 많지? 케이크도 있어. 너 오기 전에는 자르면 안 된다더라.”오늘 저녁은 구나린이 이한이를 데리고 엄선호가 예전에 지내던 집으로 가 있었다.집을 비워 둔 건, 이쪽에서 편하게 만나라고 자리를 비켜 준 것이었다.나중에 아이가 먹을 디저트도 따로 덜어 냉장고에 넣어 둔 상태였다.서하가 그렇게 말해도 아정은 딱히 감동한 기색은 없었다.“그럼 자르세요. 이한이 먹을 건 꼭 남겨 두시고요.”크게 관심이 없는 척해도, 맛있는 건 맛있는 거였다.아정은 오자마자 서하 손을 붙들고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민석은 자연스럽게 한쪽으로 밀려났다.은혁도 옆에 있었는데, 민석은 몇 번이나 은혁 쪽을 보며 눈치를 줬다. 그런데 은혁은 끝내 그 뜻을 알아채지 못했다.할 수 없이 민석은 은혁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그런데 핸드폰이 한 번 울렸는데도 은혁은 아예 손도 대지 않았다.민석이 발로 은혁을 툭 찼다.“핸드폰.”은혁이 말했다.“괜찮아. 난 집에서는 회사 일 안 봐.”“좀 봐.”민석이 직접 은혁 손에 핸드폰을 쥐여 줬다.그제야 은혁이 잠금을 풀고 화면을 확인했다. 민석이 보낸 메시지인 걸 보고 바로 인상을 찌푸렸다.“너 미쳤냐? 바로 앞에 앉아 있으면서 뭐 하러...”“그냥 봐.”민석은 당장이라도 은혁 입을 막고 싶었다.은혁은 메시지를 다 읽고는 고개를 들어 서하와 아정을 한 번 봤다. 그러고는 답장 메시지를 타이핑했다.민석이 확인해 보니, 딱 두 글자였다.[안 돼.]민석은 속이 탔다. 서하를 좀 데리고 나가 달라는 뜻이었다.민석은 오늘 아정을 보려고 온 건데, 정작 얼굴은 봤어도 말 한마디 제대로 나눌 틈이 없었다.답답해서 미칠 지경이었다.은혁은 그제야 민석 눈빛을 제대로 읽었다. 더 놀릴 생각은 접었는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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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9화

민석의 말이 끝나자 아정이 물었다.“거짓말 아니죠?”민석은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너는 내가 입만 열면 거짓말하는 사람으로 보여?”“적어도 말은 엄청 번지르르하시죠.”아정이 말했다.“유 대표님 말은 믿음이 안 가요.”“이 정도 가지고 거짓말까지 하진 않아.”“그럼 큰일에는 하시겠네요?”“큰일에는 더 안 하지.”민석은 여전히 이해가 안 됐다.“그러니까 차 때문에 화난 거였어?”그제야 민석은 제대로 알아차렸다.“내가 다른 여자 때문에 산 차라고 생각한 거야?”진짜 억울했다.기껏해야 민석은 비서 시켜서 여자들 차를 대신 알아봐 준 적은 있었다. 몇천만 원짜리 차쯤이야 민석한테 큰돈은 아니었다.그렇다고 돈이 많다고 해서 그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건 아니었다. 몇억씩 하는 차를 아무한테나 덥석 사 줄 만큼 민석이 생각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하물며 정말 다른 여자한테 주려고 샀던 차라면, 지금 자기가 왜 그걸 직접 몰고 다니겠는가?민석은 서둘러 말했다.“그 차 진짜 산 지 얼마 안 됐어. 지금 내 주변에 여자는 너 하나뿐이야. 원하면 차 출고 서류도 보여줄 수 있어.”그 말을 듣고 아정은 사실 민석의 말을 믿었다.그래도 입으로는 이렇게 말했다.“여자 비위 맞추는 건 진짜 잘하시네요. 근데 저한테는 그런 거 안 통하거든요.”민석이 물었다.“그럼 네가 좋아하는 건 뭔데? 말해 주면 다음에는 안 틀릴게.”아정은 좋은 차를 모르는 사람이 아니었다. 다만 차 자체에 그다지 흥미가 없었다. 집에 차도 많았고, 타고 다닐 차도 부족하지 않았다.무엇보다 아직 운전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그러니 자기가 좋아하는 차가 뭔지 아정 자신도 몰랐다.나중에 운전할 줄 알게 되면, 그때는 자기가 직접 사면 그만이었다.민석이 사 주는 건 조금도 바라지 않았다.“유 대표님이 뭘 사든 저랑 무슨 상관이에요?”아정이 말했다.“할 말 끝났으면 저 먼저 나갈게요.”“아정아.”민석이 아정 팔을 살짝 붙들었다.“두 사람 밖에 나가서 걷고 있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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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0화

민석은 잠깐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그럼 이렇게 하자. 나중에 네가 친구들 만날 때, 나도 같이 가면 안 돼?”“유 대표님이 따라와서 뭐 하게요?”“나 아무것도 안 해.”민석이 말했다.“옆에만 있을게. 말도 안 하고, 그냥 네가 친구들이랑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듣고만 있을게.”아정이 눈을 흘겼다.“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친구들이랑 얘기할 때 옆에서 누가 듣고 있는 거 진짜 싫거든요.”“엿듣겠다는 게 아니라...”민석은 정말 답이 없다는 듯 말을 잇다가, 결국 한숨 비슷한 숨을 내쉬었다.“아정아, 사실 3개월 금방 가. 그러니까 나한테 기회 좀 더 줘. 그렇게 나를 밀어내지만 말고. 안 그러면 너도 힘들잖아.”“저는 안 힘들어요.”아정이 딱 잘라 말했다.“사람 받아치는 것도 제 일상이거든요.”“그럼 나름대로 쓸모는 있네.”민석이 말했다.“네가 기분만 풀리면, 마음대로 뭐라고 해도 돼.”“저도 아무한테나 그러지는 않아요.”아정이 말했다.“유 대표님이 하라고 한다고 제가 다 해요?”“네가 편하면 그걸로 됐어.”“유 대표님 보면 안 편한데요.”아정이 말했다.“우리 그냥 안 보면 안 돼요?”“그건 좀 어렵겠다.”민석이 말했다.“내가 너를 약속 안 지키는 사람으로 만들 수는 없잖아. 그러면 내가 잘못하는 건데.”아정은 할 말이 없어졌다. 결국 자기 혼자 속만 끓일 수밖에 없었다.어쨌든 내기를 하자고 먼저 꺼낸 사람도 자기였다.결국 다 제 손으로 판 무덤이었다....밖에서는 은혁이 서하의 손을 잡고 말했다.“여보, 제발. 두 사람끼리 얘기 좀 하게 놔둬.”서하가 말했다.“아정이는 내 동생이야. 당신이 친구 편 들어주는 건 내가 막을 생각 없어. 근데 나도 내 동생 입장 생각하게는 해 줘야지.”“여기가 우리 집인데, 설마 민석이가 무슨 일이라도 하겠어?”“걔가 감히?”“그러니까.”은혁이 말했다.“못 하지. 그리고 진짜 무슨 일 생겨도, 아정이 성격에 절대 그냥 안 넘어가. 둘이 그냥 얘기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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