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버림받은 아내의 화려한 귀환: Bab 821 - Bab 830

970 Bab

제821화

“왜 그래?”서하가 손을 뻗어 은혁을 끌어당기며 자기 옆에 앉혔다.은혁이 낮게 말했다.“그냥... 이안이 때는 당신이 혼자 다 이 모든 어려움을 견뎠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좀 아파.”서하는 은혁 품 안으로 파고들었다.“그럼 당신이 앞으로 나한테 엄청 잘해 줘야지.”“응.”은혁의 입맞춤이 서하의 정수리 위에 가볍게 내려앉았다.“그래도 아직 부족해.”서하가 웃으며 말했다.“그럼 나중에는 내가 당신 앞에서 진짜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도 되겠네?”“내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타도 괜찮아.”은혁이 서하의 손을 잡아 손끝에 입을 맞췄다.“당신 아직도 그걸 몰랐어?”“근데 당신... 나중에는 나한테 질리지 않을까?”“질릴 리가.”“지금이야 그렇지. 나중 일은 또 모르잖아.”서하가 말했다.“내가 더 나이 들면, 당신도 어린 여자 좋아할 수도 있지. 다들 그러잖아. 남자들은 참 한결같아서, 나이가 몇이 되든 이팔청춘 어린 여자만 좋아한다고.”은혁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내가 열여덟 살짜리 어린 여자 좋아할 사람이었으면, 왜 당신이랑 결혼했겠어.”“그건 내가 열여덟 살짜리 여자애만큼 예뻤으니까 그렇지.”서하가 태연하게 말했다.“근데 10년 뒤는 나도 모르잖아.”“10년 뒤에도 예쁘고, 그다음에도 예뻐.”은혁이 말했다.“지금 날 못 믿는 거야?”“앞일을 누가 알아.”서하가 은혁 품에 기대며 말했다.“우리가 지금 이렇게 잘 지내는 것만으로도 난 충분해.”은혁이 서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갑자기 보니까, 민석이 방식이 아주 말도 안 되는 건 아닌 거 같기도 하네.”“뭐?”“민석이는 예전 전적이 있어서 다들 못 믿는 거잖아. 근데 나는 그런 것도 없는데, 왜 당신은 나를 안 믿어?”은혁이 장난기 섞인 얼굴로 말했다.“나도 그냥 내 재산 전부 당신한테 줘 버릴까?”서하가 웃었다.“내가 언제 당신 안 믿었어? 그리고 당신은 이미 나한테 충분히 많이 줬어.”“근데도 못 믿는 거잖아.”“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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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2화

“싫진 않아.”“안 싫으면... 그건 좋아한다는 뜻이야?”서하가 발을 들어 은혁을 툭 찼다.“당신 요즘 말 너무 많아.”정곡을 찔린 탓에 서하는 괜히 민망해졌다.은혁은 웃으면서 몸을 눕히더니, 서하 쪽으로 반쯤 기대듯 내려왔다.“여보, 왜 이렇게 귀여워?”“안 귀여우면 어떻게 당신 같은 사람을 홀리겠어?”은혁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가슴이 들썩일 정도로 웃었다.서하가 콧소리를 냈다.“그렇게 웃겨?”은혁은 서하에게 가볍게 입을 맞췄다.“여보, 나 진짜 다행이야.”은혁을 다시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자신이 다행이었다.서하는 이유도 없이 기분이 풀렸다.며칠 동안 가슴을 짓누르던 답답함과 가라앉은 기분이 꼭 꿈처럼 멀게 느껴졌다.구나린도 그걸 눈치챘다. 서하가 요 며칠 내내 기분이 좋아 보였고, 은혁한테는 유독 더 편하게 막 대하는 것처럼 보였다.어느 날 은혁이 서재에 들어간 틈을 타, 구나린이 서하와 이야기를 나눴다.“배 서방이 뭘 그렇게 잘못했니? 내가 보니까 네가 배 서방한테 말할 때 은근히 짜증 내더라.”서하가 물었다.“엄마 눈에도 보이셨어요?”구나린이 고개를 끄덕였다.“보이더라. 서하야, 엄마가 한마디만 할게. 부부라는 건 같이 사는 동안 서로 존중해야 해. 네가 임신했다고 해서 사람을 함부로 부리듯 굴면 안 돼.”“저 그런 건 아니에요...”서하도 억울한 기색이 됐다.“엄마는 모르셔서 그래요. 은혁 씨가 가끔 진짜 얄밉게 군다니까요...”“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사람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면 못써.”“제가 다른 뜻으로 그런 게 아니라요...”서하는 잠깐 생각하다가 말을 골랐다.“그냥, 가끔 일부러 절 약 올린다고 해야 하나. 괜히 툭툭 건드리면서 놀려요. 무슨 말인지 아시죠?”그제야 구나린은 이해했다.결국 두 사람만의 장난이자 부부 사이의 재미였다.구나린은 더 말하지 않았다. 어쨌든 서하의 기분이 좋아졌으면 그걸로 됐다.밤이 되어 안방에 들어간 뒤, 서하는 은혁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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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3화

“사람마다 생각은 다 다를 수도 있겠지.”서하가 말했다.“그리고 많은 사람은 당신처럼 여유가 있는 형편이 아니잖아. 먹고사는 일에 치여서 사는 것만으로도 이미 벅찰 수도 있고.”“그 말은 좀 그렇다.”은혁이 말했다.“나라고 안 힘든 줄 알아? 내가 돈이 많은 건 맞지만, 그렇다고 쉽게 여기까지 온 건 아니야. 내가 들인 노력만큼 결과를 얻은 거지.”“집에 원래 사업이 있었다고 해서 내 노력이 없었다고 하면 안 돼. 솔직히 말해서, 우리 아버지가 계속 회사 붙들고 있었으면 지금쯤 우리 집 사업은 이미 무너졌을지도 몰라.”그건 사실이었다.은혁이 회사를 넘겨받을 때만 해도 집안 사업은 그리 안정적이지 않았다.배진국 회장 쪽은 후반으로 갈수록 건강이 크게 흔들렸고, 회사 안팎으로 틈을 노리는 사람들도 하나둘 고개를 들고 있었다.은혁이 자리에 오른 뒤부터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과감하게 사업의 각 부문에 손을 댔고, 회사 사업 규모는 갈수록 커졌다.은혁이 아니었다면 배씨 집안 회사는 정말 은혁의 말대로 시대 흐름에 밀려 금세 자취를 감췄을지도 몰랐다. 치열한 재계에서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다른 기업이 삼켜서 사라졌을 가능성도 컸다.그동안 은혁이 겪어 온 일과 감당해 낸 무게는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그러니까 우리 남편이 대단한 거지.”서하가 말했다.“사업도 잘하고, 남편으로도 최고고, 아빠로서도 최고고.”“내가 최고가 아니면, 어떻게 내 아내한테 어울리겠어.”서하가 웃었다.“우리 둘 지금 좀 자기 칭찬 너무 하는 거 같지 않아? 남이 안 해 주니까 우리가 서로 해 주는 거네.”“우리가 하는 말은 다 사실이야.”은혁이 말했다.“당신은 혼자서 이한이도 이렇게 잘 키웠고, 일도 놓치지 않았고, 나라 이름까지 알렸잖아.”“당신에 비하면 내가 이룬 건 별거 아니야. 내가 더 괜찮은 사람이 되지 않으면, 진짜 당신한테 못 미쳐.”좋은 사람끼리 만나면 함께 성장하고, 함께 서로의 버팀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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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4화

“저는 못 봤어요.”아정이 말했다.“그때 유 대표 옆에 있던 사람들은 다 남자였어요. 근데 제가 좀 일찍 간 편이었거든요. 아직 여자 부르기 전이었을 수도 있죠. 아무튼 유 대표 같은 사람은 그런 데 단골 아니겠어요? 여자도 당연히 안 끊길 거고요.”그러고는 잠깐 생각하더니 한마디를 덧붙였다.“언니도 형부 잘 살피셔야 해요. 그런 데는 음악도 자극적이고 조명도 묘하잖아요. 괜히 분위기에 휩쓸려서 하룻밤 실수 같은 거 생기기 쉽다니까요.”서하가 말했다.“그런 곳이야 워낙 별사람 다 모이긴 하지. 근데 그렇다고 남자라고 다 그런 건 아니야. 싸잡아서 볼 건 아니지.”“그건 맞죠. 근데 유 대표는 억울할 일 없잖아요.”“그렇게만 볼 수도 없어.”서하가 말했다.“유 대표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고 하잖아.”“사람 본성은 쉽게 안 바뀌어요.”아정이 단호하게 말했다.“아무튼 저는 못 믿겠어요.”“아정아, 유 대표가 자기 재산까지 다 너한테 주겠다고 했는데도 못 믿겠어?”“언니, 유 대표한테는 돈 버는 게 제일 쉬운 일이잖아요.”아정이 말했다.“돈은 없어져도 다시 벌면 돼요. 그리고 유 대표가 저 쫓아다니는 것도 결국 다 속셈이 있는 거죠. 일종의 투자라고 생각하면 되는 거예요. 실패해도 괜찮아요. 집안도 있고, 다시 일어서면 되니까. 근데 성공하면요? 유 대표가 얻는 건 훨씬 크잖아요.”서하는 적잖이 놀랐다.“아정아, 너 이렇게 냉정하게 보고 있었어?”평소의 아정답지 않아서 더 의외였다.아정이 멋쩍게 웃었다.“그런 얘기는 다 오빠가 해 준 거예요.”“역시 그렇구나.”서하가 그제야 알겠다는 듯 말했다.“네가 아니라 네 오빠가 정확히 보는 거였네.”아정이 한숨을 쉬었다.“진짜 3개월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안 그러면 유 대표가 맨날 계약서에 서명하라고 할 거잖아요. 그것도 진짜 귀찮아요.”“근데 그렇게 보면, 유 대표가 말한 3개월도 별 의미가 없는 거 같은데?”서하가 말했다.“3개월 지나고 나서 정말 깔끔하게 물러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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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5화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아정은 이상한 걸 느꼈다.어딜 가도 민석과 마주치는 것 같았다.한 번은 아정이 혼자 밥을 먹으러 갔는데, 민석이 불쑥 나타나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아정 맞은편에 앉았다.아정은 민석만 보면 짜증부터 났다. 이유를 딱 잘라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그냥 민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아정이 말했다.“제 앞에 앉는 거, 제 허락은 받았어요?”민석이 웃으며 아정을 봤다.“빈자리가 없네. 나도 예약 못 했고. 나 좀 불쌍하게 봐 주라. 나 아직 아침도 못 먹었어.”아정이 미간을 찌푸렸다.“유 대표님께서 아침을 못 먹었든 말든 저랑 무슨 상관인데요? 그렇게 실실 웃는다고 달라지는 거 없어요. 다른 여자들 상대하듯 저한테 그런 수법 쓰지 마세요. 짜증 나니까.”민석 얼굴에 걸려 있던 웃음이 서서히 지워졌다.아정은 원래 마음이 여린 편이었다. 곱게 자라서, 세상의 험한 면을 많이 보고 산 사람도 아니었다.민석 표정이 바뀌는 걸 보자, 아정은 또 괜히 속으로 돌아봤다.‘내 말이 너무 심했나?’그런데 민석은 금세 다시 눈을 들어 아정을 바라봤다.“그럼 나 여기 앉아 있어도 돼?”아정은 원래 안 된다고 하려다가, 자기도 거의 다 먹어 가는 중이라는 걸 떠올렸다. 그냥 오늘 하루 선행 하나 한다고 치기로 했다.“마음대로 하세요.”집안에서 배운 습관 때문인지, 풍족하게 자랐어도 아정은 음식을 함부로 남기지 않았다.자기 그릇에 있는 건 끝까지 다 먹으려고 했다.민석은 틈틈이 아정을 바라봤다. 오물오물 천천히 먹는 모습에 볼이 살짝 부풀어 오를 때마다 꼭 다람쥐 같아서, 민석 눈에는 한없이 사랑스러워 보였다.아정은 입안의 음식을 삼키고 나서 발끈했다.“자꾸 저를 왜 보세요?!”민석이 옅게 웃었다.“미안. 나도 모르게.”아정이 콧방귀를 뀌었다.“아까도 말했죠. 여자 꼬실 때 쓰던 버릇 저한테 하지 마세요. 하나도 안 통하니까.”조금 전 그 말을 들었을 때는 민석도 참았다.그런데 또 그렇게 말하자, 이번에는 끝내 참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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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6화

아정은 콧소리를 한 번 내더니 자기 차에 올라탔다.차가 멀어지는 걸 바라보던 민석은 핸드폰을 꺼내 들고 곧바로 메시지를 쳤다.아정은 금세 민석에게서 온 메시지를 확인했다.[아정 아가씨, 기사 한 명 더 필요해?]아정은 운전을 못 했다. 그래서 밖에 나갈 때는 늘 전담 기사님이 따라붙었다.운전을 배워 보긴 했었다.그런데 그 과정이 워낙 엉망진창이라, 그 얘기만 떠올려도 짜증이 났다.아정은 곧장 사납게 답장을 쳤다.[필요 없거든요!!]느낌표까지 붙은 답장이었다.화면 너머로도 아정의 기분이 그대로 전해질 정도였다.민석이 다시 보냈다.[공짜 기사인데. 짐도 들어주고, 네가 뭐 하고 싶다고 하면 다 도와줄 수 있어.]아정이 바로 답했다.[한 번만 더 보내면 차단해요!][날 차단하지 않기로 했잖아.][요정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돼요!]민석은 그 답장을 보고 피식 웃었다. 그러고는 다시 문자를 쳤다.[내가 잘못했어. 미안. 사과할게.]아정은 그 메시지를 확인하자마자 핸드폰을 그대로 가방 안에 쑤셔 넣었다.아정은 앞에 앉은 기사에게 말했다.“기사님, 저 지난번에 갔던 바에 잠깐 들르고 싶어요.”운전대를 잡고 있던 기사는 쉰이 넘은 사람이었다. 차분하고 묵직한 인상이었다.기사는 난처한 듯 미간을 좁혔다.“아가씨, 제가 안 모셔 드리고 싶은 게 아니라요. 구 대표님이랑 도련님이 따로 말씀하셨어요. 그런 데로는 모시고 가지 말라고요.”아정은 작게 아, 하고는 힘이 빠진 채 다시 시트에 몸을 기대었다.기사는 고개를 한 번 저은 뒤 그대로 방향을 틀어 집으로 향했다.기사가 감히 아정을 그런 복잡한 곳에 데려갔다가는 자기 일자리가 무사할 리 없었다.혹여 아정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그건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다.아정은 잔뜩 시무룩한 얼굴로 집에 돌아왔다.기운 없이 들어오는 아정을 보고 집안사람들은 다 눈치를 챘다.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금이야 옥이야 키운 집안의 막내딸이었으니, 당연히 다들 조심스럽게 살폈다.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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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7화

민준이 말했다.“아정아, 다 네 안전 생각해서 그러는 거야. 어떤 곳은 네가 가기에 맞지 않는 데도 있어.”“나도 이제 다 컸거든.”아정이 입을 삐죽였다.“맨날 날 애 취급만 해.”“용돈 더 필요 없어?”민준이 핸드폰을 꺼내 들며 말했다.“좀 더 보내 줄까?”“안 필요해.”아정은 소파에 폭 기대앉았다.“그냥 나 혼자 다니게 해 줘. 이제 기사님도 없어도 돼.”“그게 되겠냐?”민준은 아정 쪽으로 다가가 머리를 한 번 쓰다듬었다.“이제 그만 자. 나도 방으로 돌아갈게.”민준이 나가고 나자 아정은 콧소리를 한 번 냈다. 기분이 조금 상했지만, 금세 스스로 마음을 달랬다.‘뭐, 별수 있나? 나중에 결혼하면 되지.’그래서 지금 가장 급한 건, 빨리 남자친구를 만드는 일이었다.아정은 믿고 있었다. 진짜 남자친구가 생기면, 집에서도 지금처럼 뭐든 다 간섭하지는 못할 거라고.물론 전제가 있었다.그 남자친구가 제대로 된 사람이어야 했다.거기까지 생각하자 아정은 또 머리가 아파졌다.‘내가 어디 가야 제대로 된 남자친구를 찾지?’문득 다른 생각도 들었다.‘차라리 운전부터 배울까?’운전만 할 줄 알게 되면 혼자 차 몰고 다닐 수 있으니, 집에서도 하루 종일 붙잡고 지켜볼 수는 없을 것 같았다.그런데 문제는, 아정이 운전석에만 앉으면 몸이 뜻대로 안 움직인다는 점이었다.손발이 따로 노는 것 같고, 괜히 겁부터 났다.생각할수록 어이없는 일이었다.그때 핸드폰이 울렸다.아정이 들어 확인해 보니 민석에게서 온 메시지였다.민석이 물었다.[내일 시간 있어? 같이 밥 먹을래?]아정은 바로 답했다.[없어요. 안 먹어요!]민석이 다시 물었다.[내일 안 나가?]아정이 답했다.[그걸 왜 유 대표님이 신경 써요?!]민석이 또 보냈다.[아니면 어디 가고 싶은 데 있어? 내가 기사 해줄게.]마침 운전 생각 때문에 머리가 복잡하던 아정은 그 말을 보자 더 짜증이 났다. 정말 안 좋은 타이밍에 딱 안 좋은 말만 골라서 하는 사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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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8화

민석은 평소에도 몸 관리를 잘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몸선이 잘 잡혀 있었고, 이목구비도 또렷했다. 거기에 돈도 있고 힘도 있었다. 그러니 여자들 시선을 끄는 건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아정은 어려서부터 주변에 괜찮은 남자가 너무 많았다.남 얘기할 것도 없었다. 아버지나 오빠만 봐도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사람들이었다.그래서 아정 눈에는 외모나 키, 집안이나 권세처럼 타고난 조건들이 그리 특별하게 보이지 않았다.다른 사람들한테는 매력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아정한테는 그냥 기본적인 조건이었다.“아정아!”민석은 아정을 보자 손을 들어 불렀다.아정이 걸어와 물었다.“어디로 가는데요?”민석은 바로 답하지 않고 먼저 물었다.“아침은 먹었어?”“그걸 왜 유 대표님이 신경 써요.”아정이 쏘아붙였다.“운전 연습이면 운전 연습만 하지, 다른 건 신경 쓰지 마세요. 말 진짜 많으시네.”아정은 원래 가정교육을 잘 받은 사람답게 누구에게나 예의 바르게 대하는 편이었다.그런데 민석 앞에만 서면 달랐다. 아정은 속으로 민석이 정말 싫었다.거기다 민석이 자꾸만 눈앞에 나타나니 더 짜증이 났다.그래서 민석한테는 말도 거침없이 나갔고, 하나도 봐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어차피 둘밖에 없었다. 누가 듣고 아정이 무례하다거나 제멋대로라고 할 사람도 없었다.“그럼, 일단 타.”결국 차에 올라탄 아정은 안에 들어서자마자 향긋한 냄새를 맡았다.“무슨 냄새예요?”민석이 시동을 걸며 말했다.“내가 디저트도 좀 사고, 아침 먹을 것도 몇 가지 샀어. 네가 아침을 먹었는지 몰라서 그냥 이것저것 사 왔지.”조금 전까지 신경 쓰지 말라고 해 놓고, 이제 와서 먼저 먹겠다고 하기도 좀 애매했다.아정은 원래 집에 있으면 가족들이 아침 챙겨 먹으라고 했지만, 늦잠 자는 날은 그냥 건너뛰는 때도 많았다.학교에 있을 때도 가끔 기숙사에서 지내면 아침은 거의 안 먹었다.귀찮아서 움직이기 싫었기 때문이다.아까까지만 해도 배가 안 고팠는데, 차 안에 퍼진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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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9화

아정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그럼 다른 여자들은 뭐라고 불렀는데요?”아정이 보기에는 연인 사이란 원래 아주 가까운 관계였다. 그러니 둘만 아는 특별한 애칭 하나쯤은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민석이 말했다.“이름으로.”“어? 그렇게 평범하게요?”민석은 정말 말해 주고 싶었다.‘예전 여자들은 나한테 몸이 필요할 때 만나는 상대일 뿐이었어.’‘게다가 늘 먼저 비위를 맞추고, 잘 보이려고 애쓴 건 그쪽이었지.’‘내가 언제 그 사람들한테 마음을 쓴 적이 있었나.’‘내가 해준 거라고는 돈 쓴 것밖에 없어.’‘가방이든 옷이든 액세서리든, 사달라는 대로 사 줬지.’‘나한테는 딱 거기까지였어.’하지만 그런 말을 지금 아정한테 할 수는 없었다.“응, 그냥 이름.”민석이 태연하게 말했다.“그럼 뭐라고 불러. 다른 게 더 있어?”민석은 말하면서 하나씩 포장을 뜯기 시작했다.센터 콘솔이 넓어서 그 위에 음식을 올려두기에 딱 좋았다.아정은 괜히 코끝만 한번 씰룩였다. 고개를 돌려 외면했다. 여기서 자꾸 쳐다보면 괜히 자기가 엄청 먹고 싶은 사람처럼 보일 것 같았다.“뭐 먹고 싶어?”민석이 물었다.그제야 아정이 슬쩍 시선을 돌렸다.디저트만 해도 몇 가지가 있었고, 전부 자기가 평소 좋아하는 것들이었다.음식은 유명한 브런치 가게에서 사 온 것 같았다. 하나같이 작고 정갈했고, 공교롭게도 전부 아정이 좋아하는 메뉴들이었다. 그 집에 가면 늘 고르게 되는 것들만 있었다.아정이 콧소리를 내며 말했다.“말해 보세요. 제 취향은 어디서 알아낸 거예요? 사실대로 다 말해요.”민석은 숨기지 않고 바로 말했다.“은혁이한테 부탁해서 네 언니한테 물어봤어.”“언니가 그걸 그냥 말해 줬어요?”민석이 말했다.“슬쩍 떠본 거야. 서하 씨는 내가 물어서 그런 줄은 몰라. 은혁이가 듣고 와서 나한테 알려준 거지.”“그래도 솔직하게 말해서 봐드리는 거예요.”아정이 말했다.“언니가 그렇게 유 대표님 편 들어줄 사람은 아니잖아요.”“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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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0화

보통 사람들은 한가한 시간이 생기면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곤 했다.그런데 민석의 취미는 집에서 베이킹을 하는 것이었다.이것은 은혁도 모르는 일이었다.민석은 늘 집에서 혼자 이것저것 만들었고, 완성한 뒤에는 집안사람끼리 나눠 먹는 정도였기 때문이다.그래서 아정이 그렇게 묻자, 민석은 괜히 조금 머쓱해졌다. 그래서 집 아주머니와 같이 만들었다고 둘러댄 것이었다.그 말을 들은 아정이 말했다.“역시 그럴 줄 알았어요. 유 대표님이 이런 걸 만들었을 리가 없잖아요.”“내가 진짜 할 줄 알면?”“할 줄 알아도 초보 수준이겠죠.”아정이 말했다.“오늘 먹은 건 딱 봐도 오래 해 본 사람이 만든 거예요. 맛이 진짜 좋았거든요. 제가 전에 가게에서 먹었던 것보다 더 맛있었어요. 분명 자주 만들어 본 솜씨예요.”“그럼 그 말은 칭찬으로 들을게.”“누가 유 대표님 칭찬했어요? 유 대표님 댁 아주머니 칭찬한 거죠.”“그게 정말 내가 만든 거면?”“저는 안 믿어요!”“그럼 어떻게 해야 믿을래?”민석이 천천히 물었다.“우리 집에 가서 내가 네 앞에서 직접 만들어 주면 믿을 거야?”아정은 정말 믿지 않았다.아정은 눈동자를 굴리다가 말했다.“좋아요! 대신 제가 가는 데는 조건이 있어요.”“말해.”민석이 말했다.“무슨 조건이든 다 들어줄게.”“진짜요? 나중에 딴말하면 안 돼요!”민석이 옅게 웃었다.“안 바꿔. 너한테는 내가 한 말 꼭 지켜. 너한테 약속한 건 절대 어기지 않아.”“좋아요!”아정은 바로 신이 났다.“그럼 지금 바로 유 대표님 집 가요! 유 대표님이 방금 그 케이크를 진짜 만들 수 있으면, 그것도 꼭 혼자서 만들어야 해요...”“내가 만들면 그다음은?”“만들면 그다음 얘기는 나중에 하고요. 근데 못 만들면, 우리가 전에 한 3개월 약속은 없던 걸로 해요.”“그리고 유 대표님은 앞으로 저 다시는 따라다니면 안 돼요! 대신 조건이 있어요. 휴대폰 보면 안 되고, 누구 도움도 받으면 안 돼요. 진짜 혼자 해야 해요!”“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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