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버림받은 아내의 화려한 귀환: Capítulo 851 - Capítulo 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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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1화

선우의 말투나 말하는 속도는 거의 평소처럼 돌아왔지만, 목소리는 아직 거칠고 잠겨 있었다.소진은 자기가 어떻게 달려갔는지도 모른 채 침대 곁으로 달려가 주저앉았다. 그대로 침대 가장자리에 엎드렸고, 선우의 몸에 닿을까 봐 차마 더 가까이 기대지도 못한 채, 침대 곁에 기대어 소리 내 울기 시작했다.처음 사고가 나고 며칠 동안을 빼면, 그 뒤로 소진은 누구 앞에서든 침착하고 차분했다.주변 사람 중에는 소진의 눈물을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하지만 아무도 없는 데서 소진이 몰래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아무도 몰랐다.선우가 그렇게 잠든 채 누워 있는 동안, 소진은 그제야 알게 됐다.자기가 생각보다 훨씬 약한 사람이라는 걸.선우 없이는 버틸 수 없다는 걸.“소진아...”선우는 아직 몸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았다.온몸이 굳은 듯 뻣뻣했고, 몸을 일으키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그런데 소진이 울고 있었다.곁에서 저렇게 우는 소진을 보고, 선우가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나.소진은 선우가 가장 아끼는 사람이었다.조금 전 의사들이 하는 말을 들으며, 선우는 자기가 몇 달이나 의식 없이 누워 있었다는 걸 알았다.몇 달.백 일이 훌쩍 넘는 시간을 소진은 혼자 버텨낸 셈이었다.그 시간 동안 소진의 마음이 얼마나 무너졌을지, 얼마나 두려웠을지, 얼마나 아팠을지 선우는 감히 다 헤아릴 수도 없었다.선우는 가슴이 미어질 것 같았다.선우의 손끝이 겨우 소진의 얼굴에 닿았다.손바닥에는 눈물이 가득 묻어났다.선우는 침대를 짚고 몸을 일으켜보려 했지만, 온몸 어디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소진아...”선우 목소리는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했다.“울지 마... 자기야, 울지 마...”소진은 선우 손을 붙잡아 자기 뺨에 꼭 눌렀다.“선우야, 선우야...”“나 여기 있잖아, 나 여기 있어...”선우는 힘겹게 소진 눈물을 닦아줬다.“이제 다시는 너한테서 안 떠날게. 진짜야. 내가 약속할게.”“넌 나쁜 자식이야...”소진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끝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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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2화

그래도 의사가 말했다.선우가 깨어났으니, 이제 식사도 다시 시작하고 운동도 천천히 병행하면 머지않아 예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은혁은 안쪽에 남아 선우와 이야기를 나눴다.서하는 소진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왔다가, 끝내 참지 못하고 소진을 끌어안은 채 또 울어버렸다.소진이 어떻게 이 시간을 버텨왔는지, 입으로는 무슨 말을 했는지, 속으로는 또 어떤 생각을 삼키고 있었는지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서하는 잘 알았다.서하는 소진을 너무 잘 알았다.재언을 데리고 떠나겠다느니, 재언한테 새아빠를 만들어주겠다느니 하는 말도 전부 마찬가지였다.애초에 일어날 수도 없는 일이었다.선우에게 정말 무슨 일이 생겼다면, 소진은 틀림없이 평생 선우의 곁을 지켰을 것이다.선우가 소진을 지키다가 다쳐서 일어난 일이라서가 아니었다.설령 그런 이유가 아니었다 해도, 소진은 선우를 저버리는 일 같은 건 절대로 하지 못할 사람이었다.소진이 선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서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더 마음이 아팠다.선우가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면, 자기 가장 친한 친구가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 서하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됐어, 울지 마.”소진이 서하 등을 토닥였다.“왜 또 울어. 바보같이. 안 깼다고 해도 뭐가 달라지겠어...”“이제 그만 말해!”서하는 소진을 밀어내고 코를 훌쩍였다.“넌 맨날 그렇게 센 척만 해.”“알았어, 알았어.”소진은 서하 코끝을 손가락으로 살짝 건드렸다.“지금은 다 잘됐잖아?”두 사람이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을 때, 문가에서 인기척이 났다.둘이 동시에 고개를 돌려 바라봤고, 서하는 그대로 굳어버렸다.소진도 놀랐다.“어떻게 왔어? 외국에 있는 거 아니었어?”천후는 먼 길을 급히 달려온 티가 났다.그래도 키 큰 체격이나 눈에 띄는 이목구비는 여전했다.천후의 시선은 처음엔 서하에게 닿았다가 곧 소진 쪽으로 옮겨갔다.“비행기 막 내리자마자 우리 엄마한테서 전화 왔었어. 선우 형이 깼다고.”“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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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3화

은혁은 속으로 생각했다.‘우리가 이렇게 인사할 사이는 아니지 않나.’오랜만이라니.평생 안 보고 살아도 아쉬울 일은 없는 사이였다.은혁은 웃었다.“그러게. 진짜 오래됐네. 지 대표는 요즘 잘 지내?”“괜찮아.” 천후가 말했다. “배 대표까지 걱정해 주니 고맙네.”두 사람이 주고받는 말은 겉으로만 들으면 멀쩡했지만, 어딘가 묘하게 날이 서 있었다.말끝마다 비꼼이 묻었고, 한마디 한마디가 곱게 들리질 않았다.서하는 은혁 곁으로 다가와 소매를 살짝 잡아당겼다.소진이 입을 열었다.“이제 다들 가. 의사도 선우 쉬게 하랬어. 이제 막 깼는데, 저 몸으로 더 버티면 안 돼.”“형이 깬 거 보니까 나도 마음이 놓인다.” 천후가 말했다. “그럼 나 먼저 갈게.”그러고는 서하를 봤다.“서하야, 나중에 밥 한번 먹자. 나 며칠은 한국에 있을 것 같아.”서하가 말했다.“그래.”“이한이도 데리고 와. 대디가 보고 싶어한다고 전해줘.”서하는 다시 대답했다.“그래.”은혁은 팔을 뻗어 서하 어깨를 감싸안았다. 그러고는 천후를 보며 말했다.“지 대표한테 아직 말 안 한 좋은 소식이 하나 있는데, 이한이 곧 동생 보게 될 것 같아.”천후 시선이 재빨리 서하 배 쪽으로 내려갔다.서하는 얼른 은혁 옆구리를 툭 쳤다. 그러고 나서 말했다.“아직 초기라서 딸인지 아들인지는 몰라.”천후가 서하를 보며 말했다.“축하해.”선우도 곧장 말을 받았다.“진짜야? 와, 그거 좋네. 딸이면 우리 사돈 맺자.”“너는 좀 조용히 해.”소진은 침대 쪽으로 다가가 선우를 한번 보고, 다시 셋을 향해 말했다.“됐고, 다들 이제 나가.”세 사람은 같이 병실을 나섰다.넓은 병실 안에는 소진과 선우만 남았다.“힘들지?”소진은 선우 등 뒤에 받쳐둔 쿠션을 다시 끌어와 자리를 잡아줬다.“얼른 자.”선우는 소진을 바라봤다.눈 한 번 감는 것도 아까운 사람처럼.“아직 안 졸려. 너무 오래 잤더니, 더는 자고 싶지 않아.”“말 안 들을 거야?”“들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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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4화

병실을 나선 세 사람은 밖으로 나오자 서하가 먼저 천후에게 물었다.“공항에서 바로 온 거지? 차는 안 가져왔고?”천후가 말했다.“우리집 기사님이 데리러 왔어. 지금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그럼 우리가 따로 바래다줄 일은 없겠네.” 서하가 말했다. “오늘은 들어가서 푹 쉬어. 먼저 쉬고, 다시 약속 잡아.”“그래.”세 사람은 주차장으로 내려가 각자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차에 올라타자, 은혁이 서하에게 물었다.“당신 진짜 지 대표랑 밥 먹으려고?”서하가 은혁을 봤다.“안 돼?”“나한테 물어보지도 않았잖아.”“내가 지 대표랑 밥 먹는걸, 당신 허락까지 받아야 해?”서하는 한숨을 내쉬었다.“우리 전에 이 얘기 이미 했잖아. 지 대표는 내 친구고, 이한이 대디이기도 하고...”“그럼 나도 갈래.”“안 된다고 한 적 없잖아.” 서하가 말했다. “가고 싶으면 같이 가.”은혁은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대놓고 심기가 불편하다는 기색을 얼굴에 팍팍 냈다.서하가 말했다.“당신 지금 왜 이래? 하 변호사님 깨어나서 다들 기분 좋은데, 괜히 내 기분까지 망치지 마.”“지 대표가 돌아와서 당신도 좋은 거 아니야?”“그게 무슨 말이야?”서하도 점점 짜증이 올라왔다.“지 대표는 내 친구야. 친구가 돌아왔는데 내가 좋지, 그럼 안 좋아?”“당신...”은혁은 서하를 한번 보더니, 다시 못마땅한 얼굴로 창밖만 바라봤다.앞에 앉은 기사는 당장이라도 칸막이를 올리고 싶은 심정이었다.하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기사는 숨소리도 죽인 채, 어떻게든 자기 존재감을 숨기려 애썼다.남이 있는 자리에서 은혁과 말다툼하고 싶지 않았던 서하는, 은혁이 창밖을 보는 동안 자기도 반대편으로 시선을 돌렸다.두 사람은 뒷좌석 양 끝에 나란히 앉아 있었지만, 가운데에 선이라도 그어진 것처럼 멀어 보였다.집에 도착하자, 은혁이 입을 열었다.“오늘은 들어가 보세요.”물론 기사에게 한 말이었다.기사는 그 말이 반갑기만 했다.곧바로 시동을 끄고 내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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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5화

구나린은 그렇게 말하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올라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은혁이 집 안으로 들어왔다.“시장님.”엄선호가 물었다.“서하랑 같이 들어온 거 아닌가?”“좀 일이 있었습니다.”은혁은 길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앉아 계세요. 저는 방으로 올라가 보겠습니다.”“잠깐만.”엄선호가 은혁을 불렀다.“와서 좀 앉아. 자네 장모가 서하 보러 올라갔으니, 자네는 여기서 차 한잔하고 가.”은혁은 그 자리에 선 채 몇 초쯤 머뭇거리다가, 그제야 소파 쪽으로 걸어갔다.“제가 따르겠습니다.”은혁은 엄선호 손에 들린 찻주전자를 받아 들었다.“오늘은 일찍 들어오셨네요.”엄선호가 말했다.“오늘은 드물게 좀 안 바빴어. 자네랑 서하, 별일 없는 거지? 자네 장모가 아까 서하가 좀 이상하다고 하던데, 난 잘 모르겠더라.”“별일 아닙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야, 은혁은 바로 후회했다.은혁은 엄선호 앞에 찻잔을 놓고 차를 따라 두 손으로 건넸다.“시장님, 여쭤보고 싶은 게 하나 있습니다.”“식구끼리 무슨 여쭤보고 싶다는 말까지 하나? 뭔데?”은혁은 잠시 말을 고른 뒤에야 입을 열었다.“제가 알기로는 예전에 장모님을 좋아하던 분들이 많으셨잖아요.”엄선호는 옅게 웃었다.“그건 뭐 굳이 숨길 일도 아니지. 자네 장모가 워낙 괜찮은 사람이니까.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던 건 당연한 거야.”“질투 안 나셨어요?”엄선호는 바로 답하지 않고 되물었다.“그래서 자네가 지금 그런 일을 겪고 있는 건가?”은혁도 더는 숨기지 않았다.“네. 서하를 좋아하는 남자가 하나 있는데, 외국에 있다가 이번에 돌아왔습니다. 서하가 그 사람이랑 밥을 먹기로 했고요.”엄선호가 말했다.“자네 장모도 자기를 좋아하는 남자들이랑 밥 자주 먹었어.”은혁이 다시 물었다.“그래서 여쭈는 겁니다. 그런 관계를 어떻게 받아들이셨는지요? 정말 질투나지 않으셨어요?”은혁은 같은 질문을 한 번 더 꺼냈다.엄선호가 말했다.“질투는 났지. 그런데 나는 자네 장모를 더 믿었어. 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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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화

모녀는 역시 통하는 데가 있었다.서하가 들어오자마자, 구나린은 바로 이상함을 알아챘다.역시 방에 들어오자 서하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한 채 먼저 구나린을 끌어안았다.구나린은 침대에 걸터앉아 있었고, 서하는 그런 구나린을 꼭 안은 채 그대로 얼굴을 품에 묻었다.구나린은 서하 등을 천천히 쓸어내리며 물었다.“배 서방이랑 다퉜어?”서하는 고개를 저었다.“싸운 것까진 아니에요...”“무슨 일인데. 엄마한테 말해볼래?”“엄마, 지천후 대표 기억하시죠?”“기억하지.”딸과 관련된 일은 구나린이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특히 서하를 도와줬던 사람들은 더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지 대표가 이번에 귀국했어요. 병원에서 마주쳤고, 다음에 밥 한번 먹기로 했거든요. 지 대표가 이한이 대디이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그 얘기 듣고 은혁 씨가 질투했어요.”“질투하는 건 당연하지. 안 그러면 그게 더 걱정할 일이지.”“그렇긴 한데...”구나린은 서하를 품에서 떼어내고, 서하 옆에 바짝 붙어 앉았다.“서하야, 엄마도 네 마음 이해해. 예전에 나도 엄 시장이랑 이 문제로 부딪힌 적 있었어.”서하는 엄마한테 좋아한다고 다가왔던 사람들이 많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엄마의 능력이나 분위기에 끌린 사람도 있었고, 그 돈과 배경을 보고 접근한 사람도 분명 있었다.그중에는 괜찮은 집안에 외모까지 좋은 남자들도 적지 않았다.엄선호도 당연히 신경이 쓰였을 것이다.서하가 물었다.“그럼 엄마랑 엄 시장님은 어떻게 푸셨어요?”구나린은 작게 웃었다.엄선호는 원래 말수가 적었다.감정을 겉으로 드러내는 법도 거의 없었다.젊을 때부터 정계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서른을 조금 넘긴 나이에 이미 높은 자리에 올라선 사람이었다.남들이 보기엔 늘 태연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었다.그런 엄선호가 유독 구나린에게만은 강한 소유욕을 보였다.그런데 두 사람이 처음 함께했을 때, 구나린은 엄선호한테 제대로 된 이름조차 붙여주고 싶지 않았다.공식적으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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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7화

두 사람이 알고 지낸 지도 오래됐지만, 구나린은 그제야 알았다. 엄선호가 마음만 먹으면 저렇게 많은 말을 할 수도 있다는 걸.구나린은 감정이 틀어졌다고 해서 바로 연락처를 지우고 차단해 버리는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호가 보내는 메시지는 꼭 답장하지는 않아도, 읽기는 다 읽었다.솔직히 말하면, 구나린은 엄선호에게 마음이 이미 상당히 기울었다.굳이 정식 남자친구라는 이름을 붙여 주지는 않았어도, 이미 엄선호와 잠자리까지 한 사이였다. 그 정도였으면 구나린도 마음을 준 거나 다름없었다.그런데 엄선호는 쓸데없이 질투했고, 그런 말까지 내뱉었다.구나린은 그런 피곤한 일을 하나하나 감당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라리 엄선호와 떨어져 지내는 쪽을 택했다.혼자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혼자 있는 게 더 편할 수도 있지.’하지만 엄선호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았다.쉬는 시간이 생기기만 하면 엄선호는 구나린을 찾아갔다.그렇게 두 사람은 계속 부딪치고, 말하고, 풀어 가는 시간을 가졌다. 엄선호도 자기 잘못이 뭔지 조금씩 깨달았다. 반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에야 두 사람은 다시 마음을 돌릴 수 있었다.제대로 한번 터놓고 이야기한 날, 구나린은 자기 뜻을 아주 분명하게 말했다.구나린이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생기면, 그때는 엄선호와 깔끔하게 끝내면 되는 일이었다.구나린은 두 사람 사이를 애매하게 걸쳐 두는 짓은 절대 하지 않을 사람이었다.애초에 정말 누군가에게 여지를 줄 생각이었다면, 그렇게 오랜 시간 혼자 지낼 이유도 없었다.솔직히 말해서, 구나린이 정말 다른 사람과 잘해 볼 마음이 있었다면 애초에 엄선호 차례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구나린이 스스로 조건이 좋다고 떠벌리는 게 아니었다. 다만 엄선호는 일이 늘 바빴고, 구나린 곁에 오래 있어 줄 시간도 많지 않았다. 구나린이 그런 부분까지 하나하나 따졌다면, 정말 엄선호를 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그날 두 사람이 다 털어놓고 이야기를 나눈 뒤, 엄선호는 자기 잘못을 깔끔하게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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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8화

서하는 손을 들어 은혁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내가 잘못했어. 당신 마음을 제대로 못 살폈어. 이따 지 대표한테 전화할게. 지 대표가 이한이 보고 싶어 하면, 우리가 이한이 데리고 가도 되고.”“그럴 필요 없어.” 은혁이 말했다. “여보, 나는 당신 믿어. 천후랑 밥 먹어도 돼. 당신도 친구를 만날 권리는 있으니까. 물론... 물론 나도 아직 마음 한쪽이 좀 쓰리긴 해. 그래도 알아. 당신은 절대 나를 저버리지 않을 거라는 거.”“당신 마음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았어.”은혁은 몸을 일으켜 서하를 끌어안았다.“여보, 알아. 나 괜찮아. 진짜야. 생각해 보니까 내가 너무 속이 좁았어.”병원에서 천후를 봤을 때, 은혁은 너무 뜻밖이라 마음이 확 흔들렸다.그때는 잠깐, 천후가 갑자기 나타난 게 혹시 서하와 미리 얘기가 된 일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하지만 지금은 차분해졌다.그러고 나니 자기가 괜히 의심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어쨌든 서하는 믿을 만한 사람이었다.서하는 절대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괜히 은혁 혼자 속으로 나쁜 쪽으로만 상상을 키워간 셈이었다.“나도 당신 마음을 충분히 생각하지 못 했어요. 미안해.”은혁은 그 사과의 말을 듣는 내내 마음이 놓이면서도 아렸다.자기가 서하한테 미안하다는 말을 들어야 할 입장이 맞나 싶었다.은혁은 서하 뺨에 입을 맞췄다.“내가 잘못했어, 여보. 앞으로는 안 그럴게.”서하는 가만히 은혁을 바라봤다.은혁이 다시 말했다.“우리 셋이... 아니, 이제 넷이지. 우리가 다 같이 가서 천후한테 밥 사자. 어때?”“좋아.”은혁은 문득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천후 앞에서 자기 삶이 얼마나 안정적이고 행복한지 보여주고 싶었고, 천후 마음을 확실히 접게 만들고 싶어서 서하가 둘째를 가졌다는 말까지 덜컥 꺼내버렸다.지금 생각하면 후회가 됐다.자기가 언제부터 이렇게 속도 좁고 옹졸해졌나 싶었다.그런 태도는 당당하지도 않았고, 여유도 없었다.서하와 은혁은 그렇게 많은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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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9화

거실에 아무도 없으니까, 엄선호는 그제야 구나린한테 저렇게 바짝 붙을 수 있었다.아무래도 집에 아랫사람들이 같이 있다 보니, 불편한 게 한둘이 아니었다.구나린도 누가 보기라도 하면 너무 민망할 것 같았다.괜히 들키기라도 하면 창피해서 얼굴을 못 들 것 같았다.구나린이 먼저 안방 쪽으로 걸음을 옮기자, 엄선호도 뒤에서 얼른 따라붙었다.문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엄선호는 바로 구나린에게 입을 맞추려 했다.구나린이 손으로 막았다.“가만 좀 있어. 너무 이르잖아. 이따가 서하가 나 찾으면 어떡해.”“서하가 그렇게 눈치 없는 애는 아니잖아. 우리가 이미 방에 들어왔는데, 굳이 당신 찾으러 오겠어?”“그래도 혹시 모르지.” 구나린이 말했다. “당신 먼저 씻어. 10시 넘으면 그때 얘기해.”“그럼 지금 나는 어떡하라고?”엄선호는 구나린 손을 붙잡아 제 몸쪽으로 끌어왔다.구나린이 말했다.“당신도 참. 이 나이에 아직도 어떻게 이렇게 기운이 넘쳐? 좀 조절이 안 돼?”“당신 앞에 있는데 뭘 어떻게 조절해.” 엄선호가 말했다. “나 그 오랜 공백 다 메워야 해.”“당신 정말...”“여보.”엄선호는 구나린 귀 가까이에 입을 대고 낮게 불렀다.“며칠 뒤에 나랑 지방에 좀 같이 내려가 줄래?”“또 출장 가?”“응. 회의가 있어.”“당신 회의하러 가는데 내가 따라가서 뭐 해. 재미도 없는데.”“당신은 호텔에 있으면 되잖아.” 엄선호가 말했다. “나 회의하는 시간 빼고는 다 당신이랑 있을게.”“싫어.” 구나린이 말했다. “가면 뻔하잖아. 다른 일도 없이 하루 종일 당신한테 시달릴 텐데.”“밤에는 내가 당신 아껴줄 거고, 낮에는 당신 푹 자면 되니까 괜찮잖아.”“엄선호, 좀 적당히 해.”구나린이 눈을 흘겼다.“당신도 체면이 있지.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까지 못 참고 그러면 어떡해.”“내가 내 아내랑 같이 있는데, 내 아내한테 마음이 가고 욕심이 나는 게 뭐가 문제야?”“진작 알았으면 내가...”“진작 알았으면 뭐?”“진작 알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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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0화

엄선호가 씻고 나오자, 구나린이 그를 보고 말했다.“내 친구 하나가 외국에서 들어왔는데, 같이 밥 한번 먹자고 하더라.”엄선호는 한 손으로 머리를 대충 털어 말리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그래. 다녀와.”“우리 같이 가는 거야.”그제야 엄선호가 고개를 들고 구나린을 봤다.“나도 가야 해?”결혼하고 나서 구나린의 중요한 지인 몇몇은 이미 엄선호와 인사를 나눴다.하지만 구나린의 주변 사람은 워낙 많았다.그중 절반 이상은 아직 엄선호도 얼굴을 모르는 사람들이었다.엄선호가 물었다.“아주 친한 친구야?”구나린이 말했다.“젊었을 때는 꽤 친했지. 그 사람이 외국으로 나간 뒤로 그동안 한 번도 못 봤어.”엄선호는 핸드폰을 집어 들어 일정을 한번 확인했다.“그럼 나는... 아마 모레 저녁은 돼야 시간 될 것 같은데.”구나린이 고개를 끄덕였다.“괜찮아. 내가 그렇게 전할게.”그제야 엄선호가 다시 물었다.“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그 사람, 한 번도 안 들어왔어? 연락도 전혀 없었고?”구나린은 굳이 숨길 생각이 없었다.바로 말했다.“예전에 그 사람이 날 좋아했어. 나도 거의 마음이 움직일 뻔했는데, 일이 있었어. 그 일 터지고 그 뒤로 외국 나갔지.”그 말을 듣자, 엄선호 자세가 바로 달라졌다.“마음이 움직일 뻔했다고?”젊을 때 구나린 마음을 흔들었던 남자라는 말에, 엄선호는 곧바로 불편해졌다.구나린이 말했다.“어떻게 말해야 할까? 그 사람 조건도 꽤 괜찮았고, 나한테도 엄청 적극적이었어. 그래서 그때는 한번 만나봐도 되겠다고 생각한 적은 있어. 꼭 마음이 갔다기보다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꼈던 거지.”엄선호는 구나린의 안목이 얼마나 높은지 누구보다 잘 알았다.그런 구나린이 조건이 좋다느니, 괜찮다느니 하는 말을 할 정도면, 상대가 만만한 남자일 리 없었다.그제야 엄선호도 은혁이 말했던 그 불안감이 뭔지 알 것 같았다.“그런데 왜 다시 연락이 닿은 거야?”엄선호가 물었다.“그동안 한 번도 연락 안 했다면서. 번호는 계속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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