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혁은 눈 한번 제대로 깜빡이지 못했다.그도 알고 있었다. 요즘에는 출산 과정이 예전만큼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그래도 출산 중에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었다.만약 위험한 일이 서하에게 벌어진다면, 은혁은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안 낳아.’‘앞으로는 다시는 안 낳아.’분만실 밖에서 기다리는 마음이 이런 것이었구나.초조하고, 불안하고, 겁이 났다.마침내 ‘산모와 딸 모두 건강합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은혁은 벽에 기대듯 몸이 풀려 버렸다. 기쁨에 겨워 눈물까지 흘렀다.이한이 서하의 뱃속에서 자라고 태어나는 동안, 은혁은 서하 곁에 있어 주지 못했다. 그것은 은혁에게 오래 남은 아쉬움이었다.이제 은혁은 직접 지켜보았다. 어린 생명이 서하 뱃속에서 자라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일을.그 감정은 말로 이루 다 설명하기 어려웠다.자랑스러움도 있었고, 벅찬 안도도 있었고, 마음 아픔도 있었으며, 걱정도 있었다.이제 모든 일이 무사히 끝났고, 은혁은 비로소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출산 뒤 서하는 몹시 지쳐 있었다.은혁은 아이를 한 번 들여다볼 겨를도 없었다. 그는 손을 들어 서하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고, 서하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여보, 고생했어.”은혁의 눈가에는 아직 눈물이 남아 있었다.“사랑해. 정말 잘했어. 우리한테 딸이 생겼어.”아들도 있고 딸도 있었다.은혁에게는 더 바랄 것 없는 삶이었다.딸이 백일을 맞았을 때, 은혁은 성대한 백일잔치를 열었다.막 태어났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 아기는 뽀얗고 이목구비가 오밀조밀해서 인형처럼 예뻤다.갓 태어났을 때 이한은 입 밖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조금 의아해했었다.‘동생이 왜 이렇게 못생겼지?’‘꼭 작은 원숭이 같아.’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아기는 점점 예뻐졌다.커다란 눈은 까만 포도 같았고, 작은 입술은 빨간 앵두 같았다.인형보다 더 예뻤다.백일잔치는 무척 화려했다. 은혁은 온 세상에 자신에게 딸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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