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유는 박도윤을 제외하고는 다 하등 쓸모없고 하찮은 존재로 보이는 사람이었기에 오혜정이 강재혁의 주변에서 얼쩡거리던 여자인 걸 다 알고 있으면서도, 오혜정이 보낸 의도 가득한 문자 내용을 다 읽었으면서도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특히 전시회 전까지는 문채아를 상대하는 데만 모든 신경을 쏟아붓고 있었기에 오혜정 같은 여자를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하지만 양현주는 강지유와 생각이 완전히 달랐다.양현주는 할 수만 있다면 딸의 머리를 반으로 쪼개 대체 그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보고 싶었다.그야 오혜정을 잘만 이용하면 문채아를 망가트리는 건 물론이고 강재혁까지 망가트릴 수도 있었으니까.오혜정은 5년이나 잠들어있었기에 그녀가 모르는 정보들을 하나하나 채워주면서 유도하면 완전히 자기 수족처럼 부려 먹을 수 있었다.“오혜정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너는 신경 쓰지 마. 그리고 도윤이 일로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 전화를 안 받는데 뭐 어쩌겠어. 그냥 먼저 연락이 올 때까지 푹 쉬면서 기다리고 있어. 엄마는 이따 저녁에 다시 올게.”양현주는 아주 간만에 활짝 웃으며 부드러운 엄마처럼 얘기했다. 그리고 말을 마친 뒤에는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침실을 나가며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냈다....그 시각, 문채아는 두 번째 날도 여전히 사람들이 많이 몰린 탓에 전시회장에 도착하자마자 주연우와 인사를 나눌 겨를도 없이 그녀를 도와 이리저리 바삐 돌아쳐야만 했다.그러다 점심시간이 되고서야 비로소 마주 앉아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주연우는 사실 문채아를 보자마자 어제 있었던 일을 묻고 싶었다. 그녀에게도 문영란이 살인했다는 소식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었으니까.그런데 뭐라 질문하기도 전에 문채아가 태연한 얼굴로 문영란이 살인한 것보다 더 충격적인 소식을 입 밖으로 꺼냈다.“뭐, 뭐라고? 우리가 한탕 크게 챙기려고 하는 공갈범이라고 생각했던 오혜정이라는 여자가 강재혁 씨가 말한 식물인간 동생이었다고? 강재혁 씨가 너한테 동생이 여자라는 걸 처음부터 속였단 말이야?!”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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