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혁 씨, 대체 언제부터 문영란을 조사하고 있었던 거예요? 왜... 나한테는 얘기 안 해줬어요?”문채아는 강재혁을 가만히 바라보다 아버지 얘기를 물었다.누구보다 변명을 잘하는 문영란이 강재혁의 말에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으니까.문영란의 말문이 막힐 정도면 적어도 두 달은 계속 조사해야 했다.강재혁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2달 전에, 문영란이 너희 아버지가 남긴 패물을 팔았을 때부터 조사하고 있었어. 주연우 씨한테 들어보니까 사건이 조금 이상하더라고. 그때 바로 너한테 얘기하지 않은 건 네가 충격을 받을 수도 있어서였어.”“그저 문영란이 의심된다는 생각 하나로 네 머릿속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일단 조사해 본 거야. 증거까지 다 잡고 난 뒤에, 그리고 네가 받아들일 수 있을 때, 그때 모든 걸 다 얘기하려고 했어. 일부러 숨긴 건 아니야.”사실 강재혁은 조금만 더 숨기려고 했었다. 그런데 문영란이 대뜸 대기실에 나타나 문채아의 목을 움켜쥐었고 하마터면 문채아를 죽일 뻔했다.그래서 더는 미루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증거는 확실하니 문영란이 꼭 벌을 받았으면 했다.문채아는 강재혁의 말을 듣고는 침묵했다. 강재혁을 바라보고 있던 시선도 지금은 아래로 내려져 있었다.강재혁은 어쩐지 문채아에게서 아주 낯선 분위기가 풍기는 듯해 몸이 바짝 긴장되고 식은땀이 흘렀다.“채아야, 내가 말 안 한 것 때문에 화났어?”문영란 일은 강재혁이 얘기하지 않은 일 중에서 제일 정도가 가벼운 일이었다.원래는 전시회가 끝나자마자 오혜정의 얘기를 해주려고 했는데 만약 문채아가 이 정도의 일도 감당하지 못하면 오혜정의 얘기는 당분간 하지 않는 게 더 좋을지도 몰랐다.강재혁은 불안한 마음에 품에 안긴 여자의 얼굴을 집요하게 바라보며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말을 건넸다.“채아야, 목소리 좀 들려줄래?”문채아는 애원하듯 부탁하는 그의 목소리에 갑자기 고개를 번쩍 들고는 그대로 강재혁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그간의 실전 겸 연습으로 문채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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