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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내 손에 들어온 너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381 - チャプター 390

412 チャプター

제381화

주연우가 문채아를 위해 설계한 전시회장은 국내에서 흔치 않은 반 실외형 전시회장이었다.그래서 사람들은 무대가 설치된 내부를 구경할 수 있음과 동시에 예쁘게 꾸며진 정원까지 볼 수 있었다.주연우가 빨간색 버튼을 누르자마자 정원 정중앙에 쳐진 커튼이 서서히 걷히더니 곧바로 수백 개의 따뜻한 조명과 함께 사람 키만 한 조각상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사실 사람들은 3년 만의 작품이라 기대를 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원래 기대가 크면 클수록 실망도 더 크게 다가오는 법이니까.하지만 그런 걱정과 잡념은 작품을 보자마자 바로 사라졌다. 그저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M의 실력은 여전했고 이번에도 역시 사람들의 마음을 단번에 잡아버렸다.M이 만든 조각상은 눈코입이 없었고 고개를 살짝 든 채 아주 멀리 있는 무언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런 표정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조각상의 손끝과 분위기에서 따뜻함과 모든 것을 다 품고 있는 듯한 포용을 느낄 수 있었다.실로 M 다운 작품이었다. M의 데뷔작품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치유가 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작품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때의 작품에는 따뜻함 이면에 억압된 감정도 들어있었다. 그래서 평론가들은 그 작품을 멋대로 [억압된 사랑]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그러나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감정이 담겨있지 않았다. 비슷한 분위기이기는 하지만 억압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오로지 편안함과 자유, 그리고 나른함과 즐거운 감정밖에 없었다. 절로 넋을 잃을 수밖에 없는 그런 작품이었다.그래서일까, 다른 때 같았으면 작품이 공개되자마자 뭐라 감상을 늘어놓으면서 사진을 찍었을 텐데 오늘은 장장 3분이나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아무래도 문채아가 자신이 바로 M이라고 했던 말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았다.문채아가 M일 리가 없었으니까.문채아는 그저 박씨 가문의 인정 받지 못하는 양녀여야 했으니까. 강재혁과 결혼한 후 모든 걸 다 남자에게 의존한 채로 살고 있는,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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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강지유가 나서서 목소리를 높인 건 M을 위해서였는데 이 타이밍에 사실은 문채아가 M이었다는 이상한 전개로 흘러가게 되면 강지유는 M 앞에서 M의 흉을 본 이상한 사람이 되어 버리게 된다. 나아가 전시회가 끝나면 제원시에서 꼴이 제일 우스워진 사람으로 전락하게 된다.그래서 그녀는 인정할 수 없었다.“유명세 한번 얻어보려고 정말 미치기라도 한 거야? 거짓말도 정도껏 해야지, 네가 M이라고? 증거는 있고? 증거가 없는 한 너는 거짓말한 것밖에 안 돼. 사람들을 기만한 죄로 이번에는 머리를 아예 조아린 채 사과해야 할 거야! 거짓말도 그럴듯한 걸 쳐야지. 어이가 없네.”강지유는 겉으로만 여유로웠지 속으로는 각종 신을 찾으며 문채아가 M이 아니기를 미친 듯이 기도하고 있었다.문채아는 강지유의 입꼬리가 살짝 떨리는 것을 보고는 피식 웃었다. 그녀가 초조해하고 있다는 걸 단번에 파악한 것이었다.“왜 떨고 있어. 혹시 무서워서 그래?”문채아는 말을 마친 후 사람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이해합니다. 아무런 증거도 없이 갑자기 제가 M이었다고 하면 당연히 믿기 힘들죠. 여러분들도 이 두 여성분과 마찬가지로 지금 매우 혼란스러우실 겁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제가 M이라는 증거를 보여드리려고 합니다.”“우선 여러분들도 잘 알고 있다시피 M은 3년 전, 연우의 첫 번째 전시회로 데뷔한 조각가입니다. 그리고 저와 연우는 아주 오래전부터 둘도 없는 절친한 친구라 서로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죠. 그래서 저는 당시 연우가 한 조각가의 갑작스러운 캔슬로 패닉이 온 것도 제일 먼저 알게 되었습니다. 연우는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 어떻게든 빈자리를 메꿔야 했고 그렇게 그 자리에 제가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아무런 기대 없이 참가한 것이었는데 예상외로 여러분들의 큰 사랑을 받게 되었죠.”“지금 제 뒤에 있는 스크린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사진과 영상은 당시 연우가 기록한 것들로 저와 연우가 직접 작품을 들고 전시회장에 옮기고 있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문채아의 말과 함께 미리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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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화

“문채아 씨, 질문이 있습니다. 데뷔하자마자 큰 사랑을 받았는데 왜 3년이나 잠적했나요? 왜 그간 아무런 작품도 내지 않았던 거죠?”그때 정적을 뚫고 웬 여기자가 질문을 건넸다.강재혁이 전시회 홍보를 위해 부른 큰 언론사의 기자라 그런지 강지유와 문영란처럼 악의를 가득 담은 질문이 아닌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다 궁금해하고 있는 정상적인 질문을 건넸다.정체를 공개한 이상 문채아는 작품을 사랑해 준 팬들을 위해 자신의 얘기를 꼭 해야만 했다.그래서 그녀는 주연우로부터 마이크를 건네받은 후 진지한 얼굴로 답했다.“질문 감사합니다. 저도 꼭 한번 그 질문에 답하고 싶었어요. 일단 팬분들에게는 미안하고 또 고마운 마음밖에 없어요. 데뷔 작품 하나뿐인데도 여태 저를 잊지 않고 사랑해 주셨잖아요. 다음 작품은 언제 나올까 기대해 주시기도 하셨고요. 음... 그 마음에 바로 보답하지 못한 건 제 신분 때문이었습니다.”“13년 전에 박씨 가문의 양녀로 들어간 후 저는 강제로 새로운 가정에 섞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제 의지가 아니었던 만큼 쉽지 않았죠. 하지만 조각하는 건 계속 좋아했기에 틈만 나면 뭔가를 만들곤 했고 나중에 졸업한 뒤에도 조각가의 길을 걸을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제 꿈을 알게 된 저희 친어머니와 저희 양 오빠가 사람들 눈에 띄지 말라고, 그저 얌전히만 있으라고 하더군요.”“그들은 여자인 제가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걸 원치 않았어요. 제가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세상을 만드는 것도 원치 않았고요. 아직 어렸던 저는 그들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친어머니인데 내가 모르는 사랑의 방식이 있겠지 하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들이 원하는 대로 얌전하게만 굴었어요.”“그러다 어느 날 문득 깨달았죠. 그간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요.”문채아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자조하듯 웃었다.“꿈도 포기하고 본성까지 억눌렀는데 돌아온 건 비웃음과 멸시였어요. 모두 사람이 다 저를 우습게 여기고 깔보기 시작했어요. 심지어 친어머니라는 사람은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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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화

문채아의 말이 끝나자마자 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사람들은 문채아가 막 등장했을 때 제대로 환영해 주지 못했던 만큼 더 크게 박수를 쳐주었다.그 누구도 문채아가 M이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았다. 증거가 이렇게 차고도 넘치니까.게다가 문채아의 얘기도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문채아처럼 어릴 때 비슷한 상황을 겪은 여성들은 심지어 몰래 눈물을 훔치기까지 했다.다들 성인이 되고서야 비로소 깨달았으니까. 사랑받길 원해서 자기 자신을 억누르는 건 너무나도 바보 같은 짓이라는 것을 말이다.오히려 누군가에게 사랑받으려면 먼저 자기 자신부터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문채아 씨, 영원히 응원할게요. 힘내세요!”“맞아요. 전에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M 조각가의 유명세에서 올라타려는 사람으로 몰아가서 미안해요. 깊이 사과드릴게요. 그리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문채아 씨의 팬으로서 활동할게요.”“저도 팬이에요! 다시 돌아오신 거 정말 축하드려요. 쓰레기 같은 환경에서 벗어나 멋진 남편을 만난 것도 너무너무 축하드려요!”사람들은 두 손 모아 문채아에게 힘찬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보낸 뒤에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강지유와 문영란에게 경멸의 눈빛을 보냈다.강지유와 문영란은 사람들을 등에 업으면 문채아를 손쉽게 끌어내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어버렸다.문영란의 얼굴은 이미 하얗게 질려있었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주룩주룩 흐르고 있었다.자기 배로 낳은 딸에게 이런 대단한 능력이 있었을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으니까. 또 현장이 혼잡한 틈을 이용해 문채아를 납치해 죽여버리려 했던 계획이 완전히 틀어져 버렸으니까.강재혁이 아직 전시회에 얼굴을 비추지 않고 있는 걸 보면 오혜정은 자기 맡은 바를 다 완수한 게 분명했다. 하지만 문영란은 사람들에게서 비난과 질책을 끌어내지도 못했고 문채아의 곁으로 다가가지조차 못했다.사람들의 시선이 전부 문채아에게 집중된 이상 허튼짓했다가는 바로 이상한 사람으로 찍혀 전시회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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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문채아는 강지유의 말에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강지유가 막 나가는 사람인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가 점점 더 심해질 줄은 몰랐으니까.강지유는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한 채 전시회장을 완전히 망가트리려고 하고 있었다.이에 문채아는 얼른 다시 마이크를 집어 들었다. 강지유가 고용한 양아치들 때문에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가면 안 되니까.그래서 얼른 전시회장에서 일단 나가라고 외치려는데 흉흉한 얼굴을 한 양아치 몇 명이 무대 위로 올라오려는 듯 손을 쭉 뻗었다.그걸 본 문채아는 드레스 밑단을 잡아든 후 있는 힘껏 그들의 어깨를 밟아 위로 올라오지 못하게 막았다.정성과 사랑을 가득 담아 완성한 작품을 고작 강지유 따위가 망가트리도록 내버려둘 수가 없었다.문채아는 전투태세를 갖추며 언제든지 그들을 상대할 수 있다는 눈빛을 보냈다. 그런데 그때, 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여기저기서 모습을 드러내더니 양아치들의 목을 억세게 잡아 무릎을 꿇렸다. 양아치들을 고용한 강지유도 봐주는 것 없이 그대로 바닥에 제압했다.문채아는 어딘가 낯이 익은 경호원들의 얼굴을 보다가 고개를 홱 돌려 무대 뒤편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기다리고 또 기다렸던 남자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며 무대 쪽으로 걸어 나왔다.강재혁이었다.강재혁은 오늘도 어김없이 너무나도 잘생겼다. 오뚝한 코와 짙은 눈매는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선물이 따로 없었다.그리고 눈동자는 심해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고요하고 또 깊었다.다들 강재혁의 외모에 넋을 잃고 있던 그때, 문영란은 조금 다른 의미로 놀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도 그럴 것이, 원래 했던 계획대로라면 강재혁은 지금쯤 이곳이 아닌 오혜정 곁에 있어야 했으니까.문채아도 상당히 놀란 얼굴이었다. 그래서 드레스 밑단을 내려놓는 것도 잊어버린 채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재, 재혁 씨? 계속 무대 뒤에 숨어있었던 거예요?”“응, 아까 네가 어디냐고 물었을 때부터 이미 이곳에 있었어. 전에 약속했잖아. 처음부터 끝까지 네 곁에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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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강지유가 고용한 양아치들과 강재혁의 경호원들은 애초부터 같은 레벨이 아니었다.그래서 경호원들이 등장하는 순간 양아치들은 반항 한번 하지 못 해보고 금세 제압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강지유는 두 남자에게 제압당한 채 머리는 산발이 되고 메이크업은 싹 다 번져버렸다.강지유는 씩씩거리며 화를 내다 갑자기 뭔가를 깨달은 듯 입을 열었다.“강재혁 너, 문채아가 M 조각가라는 거 이미 알고 있었지? 그래서 내가 양아치들을 고용하고 삼류 언론사들과 컨택했을 때 가만히 있었던 거지! 내가 개망신당하는 걸 지켜보려고! 나를 짓밟고 문채아를 더 돋보이게 만들어 주려고! 그치!”강지유는 상황이 이렇게 된 뒤에야 촉이 안 좋다고 했던 양현주의 말이 떠올랐다. 너무나도 완벽했던 그 상황은 역시 함정이 맞았다.강지유는 강재혁과 문채아 때문에 한순간에 웃음거리가 되었다는 것이 너무나도 분해 견딜 수가 없었다.한편 문채아는 생각지도 못한 얘기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강재혁을 바라보았다.“내가 M인 걸 알고 있었어요? 혹시 그래서 안심하고 계속 무대 뒤편에 있었던 거예요? 하지만... 어떻게 알았어요? 아니, 언제부터 알고 있었어요?”“처음부터.”강재혁은 문채아의 볼을 매만지고는 그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내가 전에 말했지. 나는 너를 13년간 짝사랑했다고.”사실 모르는 게 더 이상했다. 강재혁은 문채아를 얻기 위해 치밀한 계략까지 세운 계략남이었으니까.강재혁은 문채아가 아주 우연한 기회로 주연우의 전시회를 통해 데뷔하게 된 것도, 그 데뷔작으로 단숨에 유명인이 되어버린 것도 다 알고 있었다.그때의 문채아는 아직 박도윤을 좋아하고 있었고 강재혁에게는 시선도 주지 않았지만 강재혁은 그럼에도 진심으로 기뻐했다.유명한 조각가가 되는 게 문채아의 꿈이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그런데 데뷔작 이후로 승승장구할 줄 알았건만 박도윤과 문영란 때문에 문채아는 강제로 3년이나 숨을 죽이고 있어야 했다.그 일로 강재혁은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았고 조금이라도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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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강재혁과 문채아는 강지유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해주지 않았다.말을 건네기도 전에 강지유가 경호원들의 손에 의해 입이 막힌 채 끌려 나가고 있었으니까. 잔뜩 긴장한 채로 굳어있던 양아치들과 삼류 매체 기자들도 싹 다 쫓겨나 버렸다.분위기를 흐리면서 방해하는 사람들이 사라지니 내부 공기가 순식간에 정화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팬들은 드디어 갖게 된 문채아와의 대화 타임에 눈을 반짝였다. 데뷔 작품과 이번 작품에 관해 할 얘기가 아주 많았으니까.전시회 얘기는 SNS를 통해 그새 널리 퍼졌고 그 덕에 남은 전시회 티켓은 완판되었다.그리고 문채아의 이름은 곧바로 각종 언론매체에 뿌려지게 되었으며 인기 검색어에도 올랐다.주연우는 그걸 보더니 잔뜩 흥분해서는 전시회장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직원들과 함께 현장 질서를 유지했다.전시회가 열리는 날 이무현에게 이혼합의서를 던지겠다고 했던 건 까맣게 잊어버린 건지, 아니면 이무현과 함께 병원에 있으면서 마음이 조금 약해진 건지,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이에 문채아도 굳이 물어보지 않은 채 사람들을 상대했다. 그러다 너무 오래 서 있었던 탓에 피로감이 확 몰려와 양해를 구하고는 대기실로 향했다.강재혁은 문채아를 대기실까지 데려다준 뒤 그녀의 피로를 풀어주듯 부드럽게 어깨를 마사지 해주었다.“경호원들은 지금 주연우 씨를 도와 사람들의 안전을 체크하고 있으니까 물은 내가 가져다줄게. 차에 있으니까 조금만 기다려.”“네, 여기서 기다릴게요.”문채아는 강재혁을 바라보며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그 모습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귀여웠는지, 강재혁은 바로 나가는 것이 아닌 문채아에게 찐한 입맞춤을 한 뒤에야 발걸음을 옮겼다.문채아는 강재혁을 보낸 후 금방 말랑해진 입술을 매만지며 피식 웃었다. 그러고는 휴대폰을 꺼내 들어 전시회와 관련된 기사를 확인했다.그런데 그때 갑자기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안으로 들어왔다.문채아는 당연히 강재혁인 줄 알고 미소를 지었다가 그가 아닌 것을 확인하고는 바로 표정을 굳혔다.대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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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당신은 내가 하늘을 날고 있을 동안 아무것도 못 한 채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겠지.”“아, 조만간 당신에 관해 하나부터 열까지 싹 다 조사할 거니까 그렇게 알아.”문채아는 드디어 결심을 내린 듯 문영란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이에 문영란은 화를 내려다가 저도 모르게 멈칫했다.“조, 조사라니? 뭘 조사하겠다는 건데?”“뭔지는 당신이 제일 잘 알겠지.”문채아는 숨을 깊게 들이켠 후 다시 입을 열었다.“당신과 함께 살았을 때 나는 내 의지로 과거의 일을 기억 저편에 묻었어. 그렇게 몇 년을 흐릿한 기억으로만 간직하고 있다가 당신이 아빠가 남긴 패물을 팔아버리고 난 뒤에 나도 모르게 그때의 기억을 다시 떠올렸어.”“내 기억 속 아빠는 한 번도 아파본 적이 없던 사람이었어. 시간을 내서라도 꼭 운동하는 매우 건강한 사람이었어. 등산도 자주 해서 거의 준프로나 다름없었고. 그런데 그런 사람이 발을 헛디뎌서 절벽에서 떨어졌다고? 누가 봐도 이상한 상황인데 왜 당신은 아내가 돼서 경찰들이 부검하자고 했을 때 거절했지? 왜 사건이 빨리 종결되기를 바랐지?”“내가 대신 대답해 볼까? 혹시라도 들켜버릴까 봐 두려웠겠지. 당신이 한 게 있으니까.”문채아는 기억이 돌아온 뒤에도 처음에는 망설였다. 그래도 친엄마였으니까. 아무리 문영란이 싫어도 그녀가 아빠를 그렇게 만들었다는 건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았다.하지만 모든 일에는 한계점이라는 것이 존재했다.백화점 앞에서 김대용을 만난 그날, 문채아는 그 한계점에 도달해 버렸고 문영란이 아까 사람들 틈에 섞여 히스테릭한 말을 내뱉었을 때 더 이상 참지 않기로 결심했다.문채아는 오늘에서야 비로소 문영란을 자기 손으로 직접 감옥에 넣어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문영란은 강재혁이 아닌 문채아의 입에서 그때의 일을 듣게 될 줄 몰랐는지 몇 초간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갑자기 눈을 번뜩이며 거리를 좁혀왔다.“무슨 헛소리야? 지금 여기서 너희 아빠 얘기가 왜 나와? 몇 년 전에 죽은 사람인데. 그리고 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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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문영란은 원래 혼란한 틈을 타 문채아를 조용히 납치한 후 산으로 데려가 전남편을 죽였을 때처럼 문채아도 사고사로 위장해 죽여버릴 생각이었다.그런데 강재혁이 무대 뒤에서 나타난 순간 계획이 싹 다 틀어져 버렸다. 그래서 문채아를 죽일 계획을 다시 짜거나 다시 좋은 타이밍을 노릴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문채아와의 대화로 더는 기다릴 수 없게 되었다.계속 타이밍만 보다가는 어느 날 도리어 자기가 당해버릴 수도 있으니까.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감옥에 보내져 버릴 수도 있으니까.그래서 문영란은 강재혁이 아직 돌아오지 않은 이때가 바로 문채아를 죽일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며 바로 그녀 쪽으로 손을 뻗었다.문채아는 질식해 버릴 것 같은 고통에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면서도 있는 힘껏 손을 옆으로 뻗어 테이블 위에 있던 작은 피규어를 그대로 문영란에게 던져버렸다.그러고는 문영란의 두 손이 살짝 풀린 틈을 타 휘청거리며 옆으로 도망갔다.“역시 켕기는 게 있던 모양이지?”문채아는 세게 고통스러운지 연신 기침을 내뱉었다. 매끈하고 하얬던 목이 지금은 문영란 때문에 군데군데 시퍼런 멍이 들어버렸다.“아빠 사건이 재조사될까 봐 무섭긴 하나 보네. 내가 먼저 당신을 감옥에 보내버릴까 봐 나한테 손댄 거지? 진실이 드러나기 전에 나를 죽여버리려고.”“안 닥쳐? 네가 두 번 다시 그 입 놀리지 못하게 내가 오늘 확실하게 죽여줄게!”문영란은 피규어에 맞은 것 때문에 분명 어깨가 아플 텐데도 마치 아무런 통증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눈을 번뜩였다.“너희 아빠 죽음이 그렇게도 궁금하면 저승에 있는 너희 아빠 만나서 직접 물어봐! 그때의 진실이 뭐였는지!”문영란도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문채아가 자꾸 옛날 일을 들쑤셔와 어쩔 수 없이 그녀도 죽여버릴 수밖에 없었다.문영란은 주머니에서 주사기 하나를 꺼낸 후 다시 문채아 쪽으로 달려들었다.문채아는 문영란이 주사기를 꺼낼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던 터라 눈을 커다랗게 떴다.“죽어!”문채아는 문영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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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채아야, 너 괜찮아? 내 말 들려?!”강재혁은 초조한 눈빛으로 문채아를 바라보며 잔뜩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문채아를 끌어안은 손은 조금도 떨지 않았다. 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사람을 품에 안고 있었으니까.문채아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잠시 숨을 돌렸다. 그러다 천천히 입을 열며 강재혁을 바라보았다.“나... 괜찮아요. 걱정하지... 말아요.”강재혁은 문채아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본 순간부터 이미 눈가가 완전히 빨개 있었다. 그러다 문채아가 안심하라며 애써 미소를 지어줬을 때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문채아 앞에서 운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강재혁은 들고 온 생수병을 내려놓은 후 문채아가 괜찮다는 걸 확인하려는 듯 그녀의 몸을 세게 끌어안았다.그러자 살벌했던 대기실 공기가 드디어 조금은 풀렸다.그런데 그때, 고통에 젖은 문영란의 목소리가 들여왔다.“가, 강 대표! 이 사람들 좀 물려봐!”문영란은 벽에 제압당한 채 연신 강재혁의 이름만 불렀다.5분 전, 강재혁은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광경에 이성을 잃고 그대로 문영란의 복부를 세게 차버렸다.이에 문영란은 통증 때문에 바닥을 기다가 한참이나 지난 뒤에야 다시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일으키자마자 경호원들이 달려와 그녀의 손을 뒤로 꺾으며 그대로 벽에 제압해 버렸다.힘이 얼마나 센지 손목이 다 부러질 것만 같았다.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는 하나 문영란도 근 십여 년간 줄곧 박씩 가문의 안주인으로서 지내면서 온실 속 화초 같은 생활을 누렸다. 그래서 거칠게 다뤄지자마자 곧바로 꼬리를 내리며 빌었다.“강 대표, 그래도 내가 강 대표 장모인데 이러면 안 되지. 내가 강 대표 소문을 안 좋게 떠들고 다니면 어쩌려고 그래?”강지유가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어 준 덕에 강재혁과 문채아는 지금 네티즌들에게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그런데 만약 이 타이밍에 문영란이 강재혁에게 폭행당했다는 얘기를 떠벌리게 되면 여론은 바로 뒤집힐 것이고 호감도 급격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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