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세등등하게 말했다.“여긴 제가 계약한 집이에요. 그러니까 못 들어올 이유는 없죠.”하희진은 전혀 밀리지 않았고 오히려 더 당당했다.“계약하면 다니? 이미 나갔으면 다신 들어올 생각조차 하지 말아야지.”강우정은 어이가 없었다.“절 쫓아내도 상관없어요. 대신 월세를 저한테 주셔야죠. 6개월 치를 이미 냈으니까 남은 계약 기간은 3개월, 즉 180만을 주셔야 해요.”“그리고 그쪽 아들이 저한테 빚진 월세의 절반인 90만 원도 계산해 주세요. 수도, 전기 요금 같은 잡다한 비용은 계산 안 해도 돼요. 그냥 270만 원만 주시면 퉁칠게요.”지예진이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다.“우정아, 보증금도 있잖아. 잊지 마.”“아참, 보증금을 잊을 뻔했네. 제가 이 집에서 나갔으니 보증금은 당연히 돌려줘야겠죠? 보증금 200만 원도 포함해서 총 470만 원을 주시면 됩니다.”강우정은 휴대폰을 꺼내 결제 코드를 열었다.“현금으로 줄 건지, 아니면 이체해 줄 건지 결정하세요.”하희진은 마치 얼토당토않다는 얘기를 들은 듯한 표정이었다.“월세? 이 집은 우리 아들이 계약한 건데 왜 네가 돈을 받지?”“월세를 낸 적도 없으면서 무슨 배짱으로 계약했다고 말하는 거죠?”주윤호는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강우정, 너 이제 그만 좀 해.”지예진은 옆에서 빈정거렸다.“어머, 입이 있었네? 난 또 벙어리인 줄 알았잖아. 네 엄마가 사람 괴롭힐 땐 조용히 있더니 우정이가 간만에 맞는 말하니까 이때다 싶어 나서서 반박하는 게 진짜 치졸하고 비겁하다.”주윤호는 표정이 어두웠다.“이건 나랑 우정의 일이야. 쓸데없이 끼어들지 말고 넌 빠져있어.”지예진은 할 말이 많았지만 주윤호의 싸늘한 눈빛에 움찔하며 입을 닫았다.“쳇.”지예진은 별수 없이 고개를 휙 돌렸고 강우정은 차분하게 휴대폰을 꺼내 송금 내역을 보여줬다.“이건 제가 그동안 송금한 월세 내역이에요. 믿지 못하겠으면 언제든지 집주인에게 전화해서 확인해도 상관없습니다.”하희진은 강우정의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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