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이 끝나자마자, 할머니의 눈빛이 달라졌다. “아빠 엄마랑 같이?”노인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눈앞에는 그토록 그리워하던 손자가 서 있었다.“준기야... 네가 정말 돌아온 것이냐?”노인의 목소리가 떨려왔다.배준기는 꼼짝도 하지 않고 서서 노인을 복잡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주다현은 그의 손을 살짝 잡으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준기 씨, 이분이 할머님이세요.”배준기는 숨을 깊이 들이쉬며 말했다.“할머니, 저 돌아왔습니다.”진미경은 주름투성이의 손을 뻗어 배준기의 뺨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글썽거렸다.“지난 3년 동안, 나는 단 한 번도 너를 포기하지 않았어. 마침내 돌아왔구나...”배준기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죄송합니다, 할머니. 제가 걱정을 끼쳐드렸습니다.”그는 비행기 사고로 바다에 추락했다가 구조되었으며 기억을 잃었던 일을 간략하게 설명했다.진미경은 안쓰러운 듯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괜찮다, 돌아왔으면 된 게야.”그러고는 그의 손을 잡고 차 탁자 옆으로 이끌어 앉혔다.“어디 좀 보자.”주다현은 배형주를 안아 들고 묵묵히 옆으로 비켜서서 두 사람에게 공간을 내주었다.“준기야, 살이 빠졌구나. 얼굴도 까맣게 탔고.”진미경은 자세히 살펴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며 물었다.“지난 3년 동안, 잘 지냈니?”배준기는 따뜻한 목소리로 위로했다.“할머니, 저는 잘 지냈어요.”“다행이구나.”진미경은 그의 손을 잡고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그녀는 손자가 그 3년의 경험에 대해 자세히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채고 더 깊이 캐묻지 않았다.그러고 나서 집사에게 사진첩을 가져오라고 시켰다.“이것들이 네가 과거를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사진첩이 펼쳐지자, 배준기의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의 사진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주다현은 배형주를 안고 옆으로 다가갔다.배형주는 작은 손을 뻗어 사진 속 어린아이를 가리키며 물었다.“이거 아빠 어릴 때예요?”진미경은 어린 증손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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