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는 무슨 남자친구야. 어젯밤에 막 알게 된 키 190에 식스팩 있는 강아지 같은 연하남이지.”전화기 너머에서 임시은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 빨아들인 뒤 옅은 회색의 연기를 천천히 뿜어냈다.주다현은 미간을 구겼다. 임시은이 그런 쪽에서 개방적인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금방 알게 된 사람과 바로 밤을 보낼 줄은 몰랐다...그녀의 눈에는 걱정이 가득했다.“그러는 거 위험해. 상대가 나쁜 놈이면 어떻게 하려고.”“어젯밤엔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그래. 평소에는 안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다시는 이러는 일도 없을 거야.”“시은아, 너...”“아, 아, 알았어. 내 얘기는 그만하고 네 얘기 좀 해봐. 이렇게 아침부터 전화한 거 네 그 부자 남편 때문이지?”막 셔츠를 입던 남자는 ‘부자 남편'이라는 말에 손길을 멈추고 소파에 앉아 있는 여자를 보았다.임시은도 남자의 시선을 느낀 것인지 고개를 돌려 매혹적인 눈짓을 했다.“자기야, 나 배고파. 얼른 내려가서 아침에 먹을 것 좀 사 와. 난 아침이면 두유에 삶은 달걀, 그리고 샌드위치도 먹고 싶어. 지갑은 테이블 위에 있으니까 알아서 가져가.”임시은은 대충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가리켰다.남자는 해맑은 미소를 지었고 초승달 같은 눈으로 임시은을 보았다.“누나, 걱정하지 마세요. 아침 식사 정도는 제가 사드릴 수 있어요.”“에이, 그건 안 되지. 누나가 널 키워주겠다고 했으면 끝까지 지켜야지. 네 돈은 넣어둬. 한 푼도 쓰면 안 돼.”“누나 정말 최고예요.”남자는 더 이상 거절하지 않고 돈을 챙겨 나가면서 나가기 전 인사까지 잊지 않았다.“누나, 잘 있어.”“그래, 쪽.”임시은은 손 키스를 날리며 손을 흔들었다.“다녀와.”주다현은 전화기 너머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시은아, 그 사람 몇 살이야?”임시은은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넘기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열여덟인가, 열아홉이랬나. 그쯤이랬어. 아무튼 나보다 일곱, 여덟 살은 어리고 집에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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