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다현이 지금껏 살면서 받은 선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고, 게다가 이렇게 편을 들어주며 지켜주는 사람은 더욱 없었다.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웠기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푹 숙였다.서경희는 그 말을 듣고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내가 그 말을 믿을 것 같니?”“믿든 말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사실이니까.”주다현을 더 이상 비난할 수 없음을 깨달은 서경희는 정색하며 분노의 화살을 요트 선원들에게 돌렸다.“배에 같이 타고 있던 사람들은 뭐 하고 있었어? 위험한 상황에서는 제일 먼저 구하러 가야지.”“다들 선실에 있었어요. 와주는 데 시간이 좀 걸렸고요.”배준기의 답은 짧고 굵었다.“어디에 있든지 간에, 제때 구하지 못한 건 직무 유기야.”“흐음.”배지원이 마른기침을 두어 번 하며 부자간의 언쟁을 끊었다.“그만해. 이쯤 하면 됐어.”“준기가 갖고 있는 요트야. 그러니까 직원 관리도 준기가 직접 하는 거고. 우리가 간섭할 필요는 없어. 그리고 지금 이렇게 아무 일 없으면 됐잖아.”서경희는 불만 있는 듯 한숨을 쉬었지만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뒤를 돌아선 배지원은 다친 아들을 바라봤는데, 그 얼굴에는 일말의 동정조차 없었다.“준기야, 넌 회사의 대표야. 위험에 빠지지 않게 좀 더 신중히 행동했어야지. 앞으로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사고당한 소식이 퍼지면 그룹 주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봤어?”“지원 씨.”서경희가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아들이 심하게 다쳤으면 걱정부터 해야지, 이런 상황에 혼을 내고 싶어요? 당신 정말 준기한테 관심이 있긴 해요?”배지원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관심 없다고? 정말 관심이 없었으면 한밤중에 병원까지 달려왔겠어?”“참나, 그것도 말이라고 해요?”분노를 참지 못한 서경희는 어이가 없는 듯 헛웃음만 나왔다.“설마 안 올 생각도 했어요? 아들이 다쳤으면 아빠라는 인간이 당연히 와야죠. 한밤중? 아니, 어느 여우 년이랑 침대에서 붙어먹은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