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기는 간식 한 조각을 입에 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맛있네요.”주다현은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예전부터 당신이 이걸 좋아했잖아요. 그래서 일부러 주방에 만들어달라고 부탁했어요.”배준기는 순간 멈칫하며 기억을 더듬었으나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기억은 안 나지만 확실히 내 입맛에는 맞네요.”“좋아한다니 다행이에요. 혹시나 당신 입맛이 변했을까 봐 걱정했거든요.”배준기는 포크를 내려놓았다.“다현 씨, 사실 뭐든 나한테 맞추지 않아도 돼요. 먹는 거, 입는 거... 난 사실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월영도에서 3년 넘게 고생한 그는 예전의 사치 따위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억지로 맞추는 게 아니에요. 그냥 당신이 기뻐하는 걸 보면 나도 행복해져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렇게 하게 되는 거예요.”배준기는 그녀의 얼굴을 똑바로 보았고 눈빛 속에는 복잡한 감정이 스쳤다.“여보, 왜 그렇게 봐요? 얼굴에 뭐 묻었어요?”“아뇨.”그는 한 걸음 다가서며 말했다.“다현 씨, 그동안 쭉 궁금했던 게 있어요.”“뭔데요?”“우리... 정말로 사랑한 적 있었어요?”그 말에 주다현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지만 곧 침착함을 되찾았다.“여보, 왜 그런 걸 묻는 거예요? 혹시 내가 싫어진 거예요?”주다현의 목소리에는 서러움이 묻어나 있었고 배준기는 그런 그녀를 꿰뚫어 보듯 빤히 보았다.“싫어한 적 없어요. 당신은 아름답고 다정한 사람이니까요. 어떤 남자라도 당신을 거부하지 못할 거예요.”“그럼 당신은요?”주다현은 숨을 고르며 매혹적인 눈빛에 기대를 담아 물었다.“난 다른 남자 말고 당신의 생각이 궁금해요.”배준기는 단호하게 대답했다.“나도 예외는 아니죠.”주다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일부러 감격한 듯 말했다.“여보, 진짜예요? 정말로 날 좋아해요?”“네, 좋아해요.”“기뻐요!”주다현은 바로 남자의 품에 파고들었고 실크 가운이 어깨에서 절반쯤 흘러내렸다.“역시 그럴 줄 알았어요. 당신은 기억을 잃어도 여전히 날 좋아할 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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