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연은 별아의 시선을 피한 채, 얌전히 남정의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말 한마디 없이, 마치 공기처럼 존재를 지우고 있었다.남정은 남선애의 헌신에 깊이 감사했다.“정말 고생 많았어. 별아랑 은준이 둘 다 회복되면, 사부인께 제대로 인사를 드려야겠어.”은준은 할머니와 이야기가 잘 통하는지, 건강을 되찾자마자 금세 장난기 많은 아이로 돌아와 있었다.“별아야, 그런데 은준이 병은 도대체 왜 생긴 거야?”별아는 얼버무리지 않고 사실 그대로 말하는 편을 택했다.“교수님 말로는... 방사선 때문이라고 하셨어요.”“방사선?”남정의 얼굴에 당혹감이 스쳤다.“어떻게 방사선에 노출될 수가 있지? 집에 그런 물건은 없잖아.”이내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별아를 바라봤다.“도대체 어디서 방사선을 맞았다는 거야?”별아는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금목걸이 때문이라고 말하는 순간, 남정이 자책할 게 분명했다.남정 자신도 환자였다.이 일로 마음의 병이 깊어져서 다시 쓰러지기라도 한다면, 강준은 분명 별아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그래서 별아는 지금은 그 모든 억울함을 그저 삼킬 수밖에 없었다.물론 절대 그냥 넘어갈 생각은 없었다.다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어머님, 은준이는 약 먹고 나서 지금은 거의 다 좋아졌어요. 조금 더 정리되면, 그때 천천히 말씀드릴게요.”“그래, 그래.”남정은 고개를 끄덕였다.“지금은 다들 얼른 회복하는 게 제일이야. 사람 걱정 안 시키는 게 최고지.”남정은 은준과 잠시 놀아주다가, 마침 식사를 가져온 남선애와 함께 병실 밖으로 나가 따로 이야기를 나눴다.은준은 곧 잠이 들었고, 별아도 극심한 피로가 몰려왔다.그런데 수연은 여전히 병실에 남아 있었다.말도 하지 않은 채, 눈을 떼지 않고 은준만을 바라보고 있었다.그 시선이 너무 집요해서, 별아의 등골이 서늘해졌다.“무슨 나쁜 생각이라도 하는 거예요?”수연은 그제야 시선을 거두더니, 피식 웃었다.“제가 은준이 고모인데요. 무슨 나쁜 생각을 하겠어요?”그리고는 능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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