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출산의 밤, 하 대표님이 첫사랑을 따라 죽었다: Bab 261 - Bab 270

294 Bab

제261화

가인이 말한 결혼 날짜는, 은준의 수술 날짜와 같은 날인 것처럼 들렸다.‘만약 정말 같은 날이라면...’‘은준이 수술하는 날, 하강준은 병원에 오지 않겠지.’그렇게 생각하자, 별아의 가슴속은 개미가 갉아먹는 것처럼 아려 왔다.아들을 위해서라면, 별아는 한 번쯤 자존심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시간을 맞춰서 강준에게 전화를 건 별아가 한 번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낮에는 바빠. 저녁에 보자. 집으로 와. 마침 같이 밥도 먹고, 은준이 상태도 얘기할 수 있잖아.]강준의 말투는 지나치게 담담했다.그 담담함 속에서, 별아는 어떤 다른 의도도 읽어낼 수 없었다.거절하려던 말이 턱밑까지 치밀었지만, 그저 입속에서만 맴돌다 다시 삼켜야 했다.“그래. 마침 나도... 할 말이 좀 있어.”전화를 끊은 뒤, 별아는 백화점에 들러 강준의 결혼 선물을 골랐다.2억 원 상당의 한 명품 브랜드 시계였다.강준이 예전에 좋아하던 브랜드였다.그걸로... 그날의 목숨 빚도 함께 갚을 생각이었다.은준만 무사히 회복된다면, 그 다음엔 정말로 서로 아무 빚도 없는 사람이 되는 거였다.별아가 집에 도착했을 때, 강준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상태였다.별아는 노숙현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수연 아가씨가 종종 오시긴 해요. 근데 대표님이 집에 안 계신 경우가 많아서 잠깐 있다가 그냥 가세요.”“서 교수님도 몇 번 오셨는데, 밤까지 머문 적은 없고요.”“대표님 허리가 많이 안 좋아요. 안에 금속 고정물도 많이 들어가 있어서 비 오거나 날 흐리면 특히 힘들어하시고요.”“한밤중에 고통스러워서 신음하시는 소리도 자주 들려요. 몇 번은 너무 심해서 구급차를 부른 적도 있었고요.”별아의 미간이 조금 찌푸려졌다.‘온몸의 뼈가 부러졌다는 말이... 거짓말이 아니었구나.’“사모님이 안 계신 뒤로 대표님은... 솔직히 많이 힘들게 지내셨어요.”노숙현은 조심스럽게 말했다.별아는 짧게 웃었다.‘이모님도 참... 하강준 같은 인간한테 여자가 끊길 리가 없어.’‘명분이 없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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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별아도 알고 있었다.이 요구가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는 걸.하지만 그녀는 엄마였다.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은준이 아버지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 앞에서, 별아는 결국 지나치다는 걸 알면서도 이런 부탁을 할 수밖에 없었다.강준은 별아에게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대신 노숙현을 향해 말했다.“이모님, 저녁 준비하세요.”“알겠습니다.”강준은 레드와인 한 병을 꺼낸 뒤 디켄더에 반 병을 미리 따라 두었다.강준과 별아가 이렇게 마주 앉을 기회는 많지 않았다.그래서인지, 오늘은 유난히 술이 당겼다.오늘 강준은 골수 채취를 마쳤고, 며칠 뒤에는 사람의 몸에서 중추 신경계와 감정 조절을 안정시킨다는 ‘핵심 생리 인자’도 채취할 준비를 해야 한다.강준은 사실 그 ‘핵심 생리 인자’ 가 정확히 뭔지도 몰랐다.하지만 상관없었다.은준은 자신의 아들이기에, 강준은 기꺼이 목숨으로라도 바꿀 생각이었다.“나하고 한잔 하자.”강준이 말했다.별아는 술이 내키지 않았다. 머릿속이 너무 복잡했다.게다가 강준은 아무것도 약속해 주지 않았다.“그럼 이건... 약속해 줄 수 있어?”별아의 목소리에 조급함이 묻어났다.“길일은 많잖아. 꼭 은준이 수술 날일 필요는 없잖아. 부탁이야. 내가 이렇게까지 말하잖아.”강준은 느긋했다.지나치게 느긋하게 말했다.“일단 마셔. 조금 있다가 말해 줄게.”별아의 마음은 딴 데 가 있었다.그래도 몇 잔만 마시면서 분위기만 맞춰 주자는 생각에 자리에 앉았다.‘어쩌면... 하강준 기분이 좀 풀리면 부탁을 들어줄지도 몰라.’강준의 술 마시는 속도는 지나치게 빨랐다.마치 술에 걸신이 들린 사람처럼 와인을 들이켰다.별아는 그의 몸 상태가 떠올랐다.“지금 네 몸으로 술 마셔도 돼? 의사는 뭐래? 허리랑 다리... 완전히 회복될 수는 있는 거야?”강준은 웃었다. 입꼬리가 묘하게 만족스러워 보였다.“언제부터 그렇게 내 걱정을 했어?”“솔직히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네 몸 이렇게 된 데에 내 책임도 있잖아. 그래도... 건강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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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강준은 별아를 똑바로, 집요할 만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마치 공기가 서서히 조여 오는 것처럼 별아는 숨이 막혔다.그러다 갑자기 강준이 손을 뻗어 별아의 손목을 움켜잡았다.힘 조절이 되지 않은 듯 지나치게 거칠었다.놀란 별아가 뒤로 물러나면서 몸을 빼려고 했다.“말로 해. 손대지 말고.”강준은 취해 있었다.그래서 자제를 잃었고 선을 넘었다.하지만 별아는 달랐다.그 선은 여전히 또렷했다.“하강준, 술김에 미치지 마.”그 순간, 강준이 갑자기 별아를 끌어안았다.흐릿하게, 그리고 서서히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내가... 만약 이 세상에서 정말 사라지면 말이야.”강준의 목소리는 거칠게 갈라졌고, 말 끝은 자꾸 끊어졌다.“그때도... 네가 내 생각을 할까? 가끔이라도... 날 떠올려 줄까?”그는 별아를 더 세게 끌어당겼다.숨이 막힐 정도로.“너 힘들게 했던 하강준 말고... 너 울게 했던 하강준 말고...”“미친 듯이 널 사랑했던 하강준. 널 위해서라면 간도 쓸개도 다 내놓던 그 하강준.”강준의 목소리는 거의 울음에 가까웠다.억눌린 흐느낌이 가슴 깊은 곳에서 새어 나왔다.별아는 남자의 품 안에서 그대로 굳어진 채, 끊어질 듯 이어지는 숨소리와 꾹 참고 억누른 울음소리를 들었다.너무 어울리지 않는 장면이었다.마치 강준이 곧 죽기라도 할 사람처럼.“야, 죽지 마.”별아가 억지로 웃으며 말했지만 씁쓸한 느낌이 묻어났다.“네가 죽어도 널 그리워할 사람 많지 않아. 기껏해야 은준이랑 네 가족 정도지.”“그 밖의 사람들은... 혈연도 아니잖아. 그냥 안 좋은 소식 하나 들었다고 생각하고 말 거야.”“다른 사람 말고, 너.”강준은 떼쓰는 아이처럼 중얼거렸다.“너는 기억해 주면 안 돼? 평생 말고... 가끔, 아주 가끔만이라도...”강준에게서 예전의 오만함은 보이지 않았다.그저 감정에 취해서 흐느적거리는 아이 같았다.별아는 속으로 생각했다.‘아마 재혼을 앞두고, 감정이 쌓인 거겠지.’그녀는 기억하고 있었다.전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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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별아의 가슴 한가운데를 세게 잡아당기는 것처럼 아팠다.이런 감각은, 정말 오랜만이었다.그래서 더 이상 강준의 눈을 마주 볼 수가 없었다.결국 강준이 먼저 손을 놓았지만, 별아는 곧바로 자리를 뜨지 않았다.자신이 참으로 쓸쓸한 사람처럼 느껴졌다.이게 고백이든, 취중의 헛소리든 상관없이 별아는 그 어떤 감정도... 이제 강준과 자신 사이에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고 느꼈다.슬프냐고 묻는다면.그렇다.별아는 분명히 슬펐다.예전에 수없이 사랑하던 밤들 속에서, 강준은 별아를 화나게 해 놓고는 이렇게 술에 취해 와 품에 안고 거리낌 없이 사랑을 고백하곤 했다.그때의 별아는 정말 마음이 약했다.강준이 몇 마디 달콤한 말을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용서해 주었다.하지만 지금의 강준은 더 이상 젊고 무모하게 사랑을 휘두르던 청년이 아니었고, 별아 역시 조금만 달래 주면 다시 그의 곁에 머물던 여자가 아니었다.되돌릴 수 없는 일들이 있다는 걸, 두 사람 모두 잘 알고 있었다....은준의 수술을 며칠 앞두고, 별아는 오랜만에 자신의 작업실로 돌아갔다.이겸이 유이나를 위해 의뢰했던 그 보석 세트는 이미 완벽한 형태로 완성되어 있었다.별아는 수지에게 전화를 걸어서 작업실로 오라고 했다.“자, 기회를 줄게. 이거 유 변호사님한테 대신 전달해 줘. 겸사겸사 지난번에 우리 대신 계산해 준 빚도 갚도록 하고.”별아는 정성스럽게 포장된 상자를 수지에게 건넸다.수지는 눈을 크게 떴다.“중요한 일이 있다더니, 이거야?”“이게 얼마나 중요한데. 이런 명분이 아니면 언제 그 빚을 갚겠어.”수지는 상자를 받아 들며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히... 나랑 유 변호사님은 딱히 엮일 일도 없고.”“고마워. 은준이 수술 끝난 뒤에 내가 제대로 한턱 쏠게.”은준 이야기가 나오자 수지의 얼굴에도 걱정이 스쳤다.하지만 그녀가 해 줄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그럼 난 이거 전달하고 올게. 너는 네 일 잘 챙기고.”“조심히 가.”...수지가 이겸에게 약속을 잡았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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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하나씩 따로 떼어 놓고 봐도... 사람 하나쯤은 미쳐 버리게 만들기에 충분한 조건들이었다.어쩌면 유이나 정도면 예외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별아가 이겸과 결혼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건... 기껏해야 강준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 하나뿐이었다.그 외에는 아무런 실익도 없었다.장점보다 단점이 훨씬 큰 선택인데, 친구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수지는 이겸이 더 깊이 끼어들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유 변호사님은 유씨 가문에서 태어난 순간부터 연애보다 혼인을 전제로 살아야 하는 사람이잖아요. 자유로운 사랑은 애초에 어려운 구조고요.”수지는 말을 하다가 말끝을 흐렸다.“솔직히 말해서... 별아는 혼자 아이 키우는 것도 벅차요. 유씨 가문 같은 데 휘말리기엔 너무 힘든 상황이지요.”‘유씨 가문의 그 별종들...’수지는 그 말은 그저 속으로만 삼켰다. 입 밖으로 내뱉기엔 너무 무례한 표현이었지만, 이겸은 무슨 뜻인지 충분히 알아들었다.그는 잠시 고개를 숙였다. 이겸 자신도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그러다 문득 이겸의 시선이 수지에게 또렷하게 꽂혔다.“그래도... 사람은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수지는 속으로 혀를 찼다.‘아이고, 이 상황에서 무슨 양심 타령이야.’‘소 귀에 경 읽기라는 게 딱 이런 거지.’“됐어요, 됐어요.”수지는 손을 내저으며 말을 잘랐다.“제가 괜히 입을 열었네요. 보석은 잘 전달했고, 전 이만 갈게요.”...작업실에서 나와 병원으로 돌아가던 길.별아는 장대규 교수를 한 번 더 만나 수술 과정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아보고 싶었다.연구실 앞에 다다랐을 때, 안쪽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미 각오는 했습니다. 제 아들만 살릴 수 있다면... 저는 뭐든 감수하겠습니다.”강준의 목소리였다.장대규 교수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이 아버지는... 너무 많은 걸 짊어지고 있군.’‘앞에 놓인 게 온통 미지수인데도,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아.’“그 방법은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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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별아는 오랫동안 고민했다.‘아무 이유 없이 아이를 더 갖는 건, 분명히 도덕적이지 않아.’‘하강준은 곧 결혼할 사람이고, 서가인이 그걸 용납할 리도 없지.’‘결혼도 전에 사생아가 생긴다는 걸...’하지만 목숨을 걸어야 하는 그 치료법은 별아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생각하면 할수록 그 위험을 누군가 대신 져야 한다면, 그건 결국 자신이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은준을 살릴 수만 있다면, 별아 자신이 감당하는 게 맞았다....하산그룹 대표이사 사무실.별아는 몇 년 만에 이곳에 다시 발을 들였다.강준은 자리에 없었고, 잠시 뒤 수연이 서류철 하나를 안고 들어왔다.허리를 과장되게 흔들며 걸어온 수연이, 별아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송별아 씨?”수연이 비웃듯 말했다.“여긴 어쩐 일이에요? 우리 오빠 지금 많이 바빠서 송별아 씨 만날 시간 없어요. 무슨 용건 있으면 저한테 말해도 돼요.”수연은 서류철을 책상 위에 툭 던졌다.둔탁한 소리가 울렸다.대놓고 무례한 기색과 짜증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은준의 병이 수연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스치자, 별아의 눈빛이 한층 차가워졌다.“남수연 씨랑 이야기해서 될 일인가요?”별아의 말투는 담담했지만, 시선은 냉정했다.수연은 코웃음을 쳤다.“아직도 자기가 강준 오빠 아내인 줄 아나 봐요?”그러곤 일부러 천천히 말을 이었다.“강준 오빠, 서가인 교수랑 결혼할 거예요. 대학 교수에 집안도 좋고. 그런 사람들이 또 은근히 코스프레 같은 거 잘하는 거... 송별아 씨는 모르죠?”수연은 몸을 낮춰 별아에게 가까이 다가왔다.“남자들은요, 재미있게 놀 줄 아는 여자한테 아주 쉽게 넘어가요. 그래서 오빠도 서 교수랑 얼마 안 만나고 결혼을 결심한 거고요.”별아는 미간을 눌러 내리며 냉소했다.“하강준이 그런 취향이었군요. 하긴, 겉으로 놀 줄 아는 게, 뒤에서 음흉한 짓 하는 것보단 낫겠죠.”“음흉한 짓?”수연의 눈썹이 치켜올라갔다.“지금 그게 무슨 뜻이에요?”별아는 더 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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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기회만 있다면, 강준은 자기 목숨과라도 바꿀 생각이었다.“유언장 건은... 법무팀에 말해서 최대한 빨리 진행해.”“네, 대표님.”재환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강준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기색이 몹시 지쳐 있었다.얼굴만 봐도, 더는 버티기 힘들어 보였다.“너랑 상의할 게 하나 있어.”별아는 강준의 컨디션을 살필 여유조차 없었다.“내가 말할 테니까, 넌 듣기만 해.”강준은 손을 살짝 들어 보이며 말하라는 제스처를 했다.“내가 교수님이랑 너 얘기하는 거 들었어. 난 네가 그런 위험한 선택을 하는 거, 원하지 않아.”별아는 숨을 고르고 말을 이었다.“오해하지 마. 널 걱정해서 그런 건 아니야. 난... 너한테 그렇게 큰 빚을 지고 살고 싶지 않아.”“그래서 내 생각은 이거야. 우리 다시 아이를 하나 갖는 거야. 시험관 같은 방법으로.”강준의 표정이 굳어졌지만, 별아는 멈추지 않았다.“그러면 제대혈을 쓸 수 있어. 걱정하지 마. 난 그 아이를 낳을 생각은 없어.”“넌 곧 가정을 꾸릴 사람이고, 난 네 미래 결혼 생활에 어떤 불안 요소도 남기고 싶지 않아.”“너도 내 인생에 빚진 사람으로 남지 않고, 나도 네 목숨을 짊어지고 살지 않아도 되고 은준이도 살릴 수 있어.”“이게 제일 깔끔해. 서로에게 가장 덜 잔인한 방법이야.”별아는 이 말을 수없이 머릿속에서 되뇌었다.그래서인지, 말은 놀랄 만큼 매끄럽게 흘러나왔다.말을 끝낸 뒤, 별아는 강준을 똑바로 바라봤다.강준도 당연히 동의할 거라고 생각했다.‘혹시라도 하강준이 내가 아이를 낳을까 봐 걱정한다면... 계약서를 써도 돼.’“할 말 더 있어?”강준의 눈매는 차갑게 내려앉은 채 턱 근육은 잔뜩 굳어 있었다.‘설마... 반대야? 임신 자체를 싫어하는 건가?’‘하지만 이게... 하강준이 희생되지 않고 은준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데...’별아는 다시 덧붙였다.“정말 시험관만 하면 돼. 교수님이랑 상의해 봐. 난 절대 아이를 낳지 않을 거야.”“네 인생에도,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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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그럼 그 생각부터 접어.”강준은 더 이상 별아를 보지 않았다. 고개를 숙인 채 손에 들린 서류를 처리하기 시작했다.별아는 그 태도에 완전히 화가 났다. 강준이 ‘재결합’이라는 선택지를 포기하게 만들기 위해 일부러 가장 아픈 말을 골라 쏟아냈다.“하강준, 나랑 재결합해서 네가 나한테 뭘 줄 수 있는데?”별아의 목소리는 차갑고 날이 서 있었다.“지금 네 몸 상태 좀 봐. 허리도 제대로 못 굽히잖아. 솔직히 말해서... 그쪽 일도 제대로 안 될 것 같고.”강준의 손이 멈췄다.“그리고 다리도 저렇게 절뚝거리는데, 난 그런 거 싫어해. 시력 안 좋은 것도 싫고.”별아는 숨도 고르지 않고 말을 이어 갔다.“넌 지금 어디 하나 멀쩡한 데가 없어. 이런 상태인데 내가 왜 너랑 재혼을 해?”천천히 펜을 내려놓은 강준이 고개를 들고 눈을 가늘게 떴다.차가운 기운이 주변 공기까지 얼어붙게 만들었다.별아는 순간 목을 움츠렸지만, 물러서지 않고 그 시선을 그대로 받아냈다.“내 말 틀렸어? 지금 네 모습... 서 교수님 같은 사람이나 받아 주지. 난 절대 못 봐.”별아는 알고 있었다.강준이라는 사람은 자존심이 무엇보다 강한 남자라는 걸.사람이 가장 견디기 힘든 건... 자기 자신의 결함을 마주하는 순간이다.특히 강준 같은 남자라면 더더욱.별아는 그걸 알았기에 정확하게 그 부분을 찔렀다.자리에서 일어난 강준이 단숨에 별아 앞까지 다가왔다.그리고 큰 손으로 별아의 목을 움켜쥔 뒤 가볍게 끌어당겼다.별아는 순식간에 강준의 바로 앞에 서게 됐다.“허리는 안 좋아도...”나지막한 남자의 목소리는 거칠었다.“네가 위에 있으면 전혀 문제없어.”고개를 숙인 강준이 별아의 귓가에 입술을 가져갔다.“눈은 수술하면 되고, 다리는... 시간이 걸리겠지.”말소리 사이로 이를 악문 숨소리가 섞였다.“이런 말로 날 깎아내린다고 내가 원칙을 버릴 줄 알아?”강준의 숨결이 별아의 귓가를 스쳤다.“다시 혼인신고 하든가, 아니면... 나가.”그는 별아를 거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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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별아에게 강준과의 재결합은 아주 길고도 험한 길이었다.강준은 더이상 그녀를 몰아붙이지 않았다.당장 법적으로 묶이지 않아도 괜찮았다.그녀가 다시 자기 곁으로 돌아오기만 한다면...조금 늦어도, 조금 돌아가도, 무슨 상관이겠는가?강준은 한 걸음 다가와 별아를 조심스럽게 품에 안았다.“그럼, 조건 하나만 들어줘.”“말해.”별아의 목소리는 이미 울음에 잠겨 있었다.“너랑 은준이, 다시 집으로 들어와.”숨을 고른 강준이 말을 이었다.“시험관은 안 해. 자연 임신으로 가자.”“우리 아직 젊잖아. 임신은... 금방 될 거야.”강준은 말을 낮췄다.“은준이를 위해서야.”그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이 요구가 얼마나 비열한지.하지만 별아를 곁에 두고 싶은 마음이 잘못일까?별아는 떨리는 입술을 깨물다가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배란기만 맞춰서 하고, 평소에는... 안 하면 안 될까?”강준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짧게 답했다.“그래.”그날로 수술 계획은 취소됐다.자연 임신이든, 시험관이든... 어쨌든 시간은 없었다.모든 건 최대한 빠르게 진행돼야 했다.장대규 교수는 말했다.약물로 은준의 상태를 안정시킬 수 있으니까,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편이 아이에게는 오히려 더 좋을 거라고.결국 별아는 은준을 데리고 강준의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은준은 눈에 띄게 들떠 있었다.자기 물건을 하나씩 챙기느라 혼자서도 바빴다.반면, 남선애의 얼굴은 내내 무거웠다.딸이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희생할 필요는 없는데...아픈 건... 별아의 아이였지만, 남선애도 손수 키운 딸이 아프지 않을 리 없었다.“정말... 다른 방법은 없는 거니?”남선애의 물음에 별아는 고개를 저었다.“엄마, 없어요.”남선애는 깊게 한숨을 내쉬며 은준의 장난감을 하나씩 캐리어에 담아 주었다....한편, 아침 일찍, 노숙현에게서 전화가 왔다.안방 침구를 전부 새것으로 바꿔 두었다며, 들뜬 목소리로 별아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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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남훈은 작은 약병 하나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저에게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진 팀이 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난치병은, 솔직히 말해서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남훈의 목소리는 지나치게 차분했다.“송별아 씨 아드님의 병도요. 쉽게 말하면 ‘해독’입니다. 어렵지 않습니다.”그는 약병을 가볍게 두드렸다.“이 약 한 병이면 됩니다. 30일이면 완전히 회복됩니다.”“임신할 필요도 없고, 굳이 어떤 생리 인자니 뭐니 할 것도 없습니다. 모든 위험 요소를 전부 제거할 수 있습니다.”너무도 가볍게 내뱉는 말투였다.별아는 본능적으로 경계심이 들었다.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지는 호의는 대개 위험했다.특히 하씨 가문 사람들.그 집안 사람들은 하나같이 속을 알 수 없었다.남훈이 사생아라고 해도 다를 리가 없었다.“저를 돕고 싶은 건가요? 아니면... 본인을 돕고 싶은 건가요?”별아가 커피를 들고 한 모금 마시면서 물었다.“고남훈 씨, 우린 서로 모르는 사이잖아요. 저는 당신이 아무 이유 없이 이런 일을 할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그녀의 시선이 남훈을 곧게 꿰뚫었다.“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당신의 목적이 뭔지...”남훈은 잠시 숨을 고른 뒤, 담담하게 말했다.“사생아로 태어난 사람이 가장 바라는 건, 결국 하나입니다.”그리고 눈빛이 잠시 깊어졌다.“인정받는 것... 하씨 가문의 일원이 되는 것... 하강준과 동등한 기회... 그걸 원합니다. 그래서 송별아 씨께 부탁드리고 싶은 겁니다.”별아는 말없이 그를 바라봤다.‘나를 너무 대단하게 보는 거 아닌가? 그저... 강준의 전처일 뿐인데.’‘하씨 가문 사람도 아니고 내 말 한마디에 누가 귀를 기울이겠어?’“사람을 잘못 찾으신 것 같네요.”별아는 단호하게 말했다.고개를 저은 남훈이 약병을 그녀 쪽으로 밀었다.“이 약 하나로 송별아 씨가 하태산 어르신 앞에서 제 얘기 몇 마디만 해 주시면 됩니다.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죠.”그는 말을 이었다.“물론, 먼저 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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