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장, 또 죄다 땅속으로 기어들어 두더지가 됐네!”산적들이 약초밭 근처까지 들이닥쳤을 때는 이미 사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다.“도 형님, 여긴 낯설어서 모르시겠지만 이 동네 촌놈들은 아주 영악해서 조금만 움직임이 있어도 전부 지하로 숨어버립니다! 곡식이나 좀 긁고 가는 게 고작이지, 동전 한 닢도 못 찾는다니까요!”이 일대 산적들과 산 아래 마을 사람들은 이미 호흡척척이었다. 산적들은 사람도, 돈도 찾을 수 없으니 이쪽 일대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떠들어대는 사이, 마을 사람들 역시 지하 통로를 통해서 산적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찰나의 시간이 흘렀을까? 온 마을은 사람 한 명 없는 마을처럼 고요해졌다.“큰일 났다. 우리 딸내미네 부부가 오늘 돌아온단 말이다!”한 아주머니가 얼굴이 새하얘져서 말했다. 그녀의 딸은 이웃 고을로 시집간 뒤로는 삼년은 족히 돌아오지 않았다. 이쪽 일대는 산적이 많았기에 겨우 자라나 시집까지 간 딸이 다시 돌아오는 것은 못마땅했지만 아버지가 다리를 다쳤다는 말을 들은 딸이 기어코 돌아오겠다고 한 것이었다. 그런데 하필 산적과 맞닥뜨리게 되다니, 참 운도 없었다.촌장의 얼굴도 어두워졌다.“언제 도착한다고 했나?”아주머니는 입을 틀어막고 고개를 저었다.“저도 모릅니다.”다른 이가 급히 말했다.“만약에 보미가 우릴 배신하면 어떡하나?”아주머니가 발끈해 소리쳤다.“우리 보미는 그런 애 아니네!”“왜 아니겠어! 보미는 이미 이 마을 사람이 아니네! 지 애도 있는데, 우릴 팔아넘길 수도 있지 않겠어!”“우리가 보미가 바깥으로 시집가는 것을 반대했던 게 바로 이런 날이 올까 봐 그런 게 아닌가!”주변 사람들까지 들고일어났다. 마을에는 불문율이 있었다. 산적에게 잡히면 죽는 일이 있더라도 지하 통로 비밀을 지키는 것이었다. 설령 진짜 죽게 된다면 그 집의 아이와 노인은 마을 전체가 함께 책임을 지고 맡아야 했다.그때, 위심이 일어나서 말했다.“제가 가서 그들을 데려오겠습니다.”“왜?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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