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 가의 아가씨는 반평생을 고단하게 살아왔다. 이제야 겨우 편안한 날을 맞았고 주 대인의 변함없는 마음도 곁에 있었다. 머지않아 당당히 영국공부로 시집갈 수 있으리라 여겼건만 하필 이때 이런 일이 터지고 말았다.“폐하, 맹 아가씨는 이제 아들과 딸이 있습니다. 맹 장군께서 그녀의 든든한 버팀목이고, 폐하 또한 그러하십니다. 여인이 혼인을 통해 바라는 것은 결국 한 줄기 기댈 곳일 뿐입니다. 설령 주 대인이 아니더라도, 맹 아가씨에게는 이미 부족함이 없습니다.”“기댈 곳이라…”황제는 이미 잘 보이지도 않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짐이… 무엇을 기댈 곳이라 할 수 있겠느냐?”그의 음성은 낮고 가늘었다. 전생에서 진 황후는 죽지 않았고 장 황후는 그저 장비에 머물러 있었다. 황지영은 낮은 위분의 영 미인이었으나 끝내 그의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들어왔다.그가 얻은 두 아이는 모두 황지영의 소생이었다. 진 황후가 두 아이를 해치려 했을 때, 장비가 나서 막아 주었으나 그 대가로 평생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되었다.그는 지키지 못했다. 사랑하는 여인도, 어린 자식도. 망국의 순간, 어린 아들마저 끝내 지켜내지 못했다.그러나 이번 생은 다르다.진 황후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마음이 곧은 장비는 황후가 되었다. 황지영처럼 눈부신 사람은 궁궐에 갇힐 이가 아니다. 하늘도 넓고 땅도 넓으니 그곳이야말로 그녀의 자리였다.“가자.”황제는 시선을 거두고 곧장 어장으로 향했다.밤이 내려앉자, 사냥터 한가운데 커다란 모닥불이 피어올랐다. 누군가는 불가에 고구마와 땅콩을 묻어 두었고 달궈진 모래가 익혀 주기를 기다렸다. 아직 정식 사냥은 시작되지 않았으나 이미 토끼와 사슴을 잡은 이들도 있었다. 배를 가르고 씻어 불 위에 올려놓은 고기 냄새가 사방으로 퍼졌다.“주연아! 이건 본왕이 잡은 토끼다!”어린아이 둘이 서로 우기며 다투고 있었다. 소림은 모닥불 곁에서 고기가 잔뜩 구워지는 걸 보며 자신 몫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소년다운 승부욕이 치밀어 올랐다. 열몇 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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