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종현은 깨어났지만 그의 손은 더 이상 검을 쥘 수 없었다. 탕 의원은 고개를 저었다.“움직일 수는 있으나 무거운 것은 들지 못할 것입니다. 하물며 칼이나 검은 더더욱 안 됩니다.”아람은 잠시 멍하니 굳어 있다 곧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탕 의원이 떠난 뒤, 그녀는 뜰에 한참을 서 있었다. 표정은 고요했고, 미동도 없는 것이 마치 어떤 감정도 맺히지 않은 얼굴이었다.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었다.이미 며칠 동안 강세오와 위심을 만나지 못했다. 매일마다 누군가가 다쳤고, 심지어 죽어나갔다. 그녀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으니 그저 조용히 후방을 지킬뿐이었다.그때, 아설이 주방에서 탕약을 끓여서는 다가왔다.“언니, 약 다 됐어요. 언니?”고개를 돌려서야 눈가가 조금 쓰라린 것이 느껴졌다. 아름은 가볍게 웃으며 눈가를 문질렀다.“며칠 제대로 쉬지 못했더니 눈이 좀 건조하네.”아설 역시 모르는 척하고 말했다.“지금은 일손이 부족한걸요. 언니가 조금 더 고생해 주어야 되겠어요.”말을 하다 보니 분노가 솟구친 듯 목소리를 높였다.“정말 주부는 정현을 내버려두는 건가요? 아무리 작은 고을이라도 여긴 팔천 명이 살아요! 산적들 밥이 되게 두자는 건가요? 그러면 유 대인은 체면이 선답니까?”아람은 말없이 있었다. 위심의 말대로라면 산속에서 훈련을 하고 있던 병력만 만 명이 넘는다고 하니, 작은 고을 하나 정도 짓밟는 건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생쥐를 가지고 노는 고양이처럼 대대로 공격을 해오지도 않고, 재산을 약탈하지도 않았다. 마치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듯이 말이다. 아람은 약을 건네받으며 부드럽게 말했다.“괜한 생각은 하지 마. 다 괜찮아질거야.”주종현은 침상에 홀로 앉아 있었다. 깨어난 이틀 동안 자신의 부상이 어느 만큼 심한지 아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는 아무것도 묻지도, 말하지도 않았다. 아람이 들어오면 평소처럼 말다툼이라도 한두 마디를 했지만, 아무도 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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