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531 - チャプター 540

631 チャプター

제531화

자기 핏줄인 아들은 못나고 남의 집에서 데려온 아이는 출세에다 효심까지 깊다. 어르신은 이 선한 아이에게 진실을 말해 주고 싶었으나 말이 목까지 차오를 때마다 끝내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누가 자기 자식이 잘 되길 바라지 않겠는가? 단비성은 재목이 될 능력이 없었다. 큰 아들을 대신하는 것이 유일한 기회일 지도 모른다.“아버지, 이 약봉지는 약방에서 의원에게 처방받아 온 겁니다. 석 달 치를 사 왔으니, 제가 없더라도 매일 우려 드세요.”“어, 어… 그래, 그래…”어르신은 그의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밤이 깊었다. 귀신처럼 나타난 단 노파가 몰래 작은 약봉지를 들고 돌아왔다. 그러자 어르신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뭘 하려는 것이냐!”단 노파는 그를 흘겨보더니 약을 품에 숨겼다.“신경 쓰지 마요!”그리고 경고하듯 그를 노려보았다.“아무도 비성의 앞길을 막지 못할 겁니다! 비성은 태어날 때부터 사주에 재상이 될 팔자라고 나왔습니다! 이게 바로 그 아이의 기회예요!”다음 날 저녁. 단 노파는 손수 온갖 음식을 차려냈다. 그리고 좋은 술 한 항아리를 단비영 앞에 놓았다.“큰애야, 이번엔 엄마가 잘못했다. 이 술은 네게 사과하는 술이다.”단비영은 마음이 풀어졌다. 어머니가 마침내 자신의 마음을 알아준 줄 알았다.“어머니, 무슨 말씀이세요.”그는 술을 보며 말했다.“이런 좋은 술은 설날에나 드시죠.”“안 된다!”단 노파가 반사적으로 소리쳤다.식탁은 순간 조용해졌고 단 노파는 억지로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큰애야, 이 술을 안 마시면 엄마를 용서하지 않는 거다!”“아, 아닙니다!”단비영은 급히 술을 들이켰다.“지금 마실게요!”단 노파는 그제야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그래야 엄마 아들이지.”식탁에서 어르신과 단비성은 눈빛을 주고받고는 고개를 숙였다. 마을의 밤은 고요했다. 단 노파는 이웃 마을에서 구해 온 미약을 술에 타 두었다. 지금쯤이면 단비영은 천둥이 쳐도 깨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녀는 살며시 문을 밀었다. 침상 위에서 단비
続きを読む

제532화

단비영은 현아문 문 앞에 서서 한참이나 발을 떼지 못했다. 어르신은 매달리듯 애원했다.“네 어미는 마음이 흐려져서 그런 악심을 품은 게다. 너는 어릴 때부터 우리 집에서 자라지 않느냐? 우리가 아무리 가난하고 힘들어도 널 버리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네 어미가 공은 없어도 고생은 했다!”단비영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그를 보지 않았다. 그는 늘 어머니가 둘째를 더 아끼는 것이 그저 그 아이가 말솜씨가 좋아서라고만 여겼다. 자신은 말주변이 없으니 대신 더 많이 일하면 된다고 여겼다. 그래서 밭일의 대부분도 그가 도맡아 했다. 단낭이 그를 수군에 보내지 않았다면 지금도 그는 단 가의 늙은 소처럼 밭을 갈고 있었을 것이다.단낭은 여러 번 말했다. 고생이 싫은 게 아니라 자기들이 땀 흘려 일하는 동안 둘째네가 누워서 받아먹는 것이 견딜 수 없다고. 그러나 그는 장남이니 당연한 일이라 여겼다. 나중에는 그 당연함을 단낭에게까지 씌워 버렸다. 모든 것은 그의 잘못이었다. 단비영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단낭이 일찍 떠난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 여겨졌다. 어르신은 꿈쩍도 하지 않는 큰아들을 보고 이를 악물더니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큰 아들아, 아비가 너에게 절하마!”단비영은 깜짝 놀라 그를 부축했다.“아버지! 이게 무슨 짓이십니까!”어르신은 그의 두 손을 꼭 붙잡았다.“네 어미가 어리석어 죄를 지었으니 벌을 받아야 한다. 헌데 목숨까지는 거두지 말아 다오!”단비영은 애원하는 아버지의 눈을 바라보았다. 입술이 떨렸다. 아버지의 손이 그의 손을 한 번 더 꽉 쥐었다가 놓았다.“우리가 너를 키웠으니 네 어미의 목숨 하나만은 살려다오. 그럼 그걸로 우리는 다 갚은 셈치자꾸나.”늙은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고 마지막으로 매달리는 소리가 이어졌다.봄 햇살이 두 사람 위로 쏟아졌다. 핏줄은 아니었지만 스물다섯 해를 아버지라 부른 사이였다.단비영은 한 번도 자신의 출생을 의심한 적이 없었다.하룻밤 사이에 자신을 길러 준 부모가 그의 목숨을 노렸
続きを読む

제533화

단낭은 그와 혼인한 지 다섯 해 동안, 단 씨 노파의 눈치를 보느라 친정에 마음 놓고 발길 한 번 들이지 못했다. 몰래 다녀오다 보니 어머니에게 무엇 하나 사 드리고 싶어도 늘 주머니가 가벼웠다. 그 집을 떠나고 난 지금이야 비로소 떳떳하게 물건을 챙겨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이만큼이나 큰 보따리가 어찌 그의 뺨을 때리는 따귀가 아니겠는가? 이것은 그를 다시 한번 정신 차리게 하는 매였다.하연은 다시 하나의 돈주머니를 꺼내 놓았다.“단낭이 그러더군요. 어머니 몸이 편찮으시니 꼭 전해 드리라고. 돈 쓰는 걸 아까워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이제는 자기가 벌어서 쓰는 몸이라면서요.”단낭은 이제 먹고 입고 쓰는 데 돈을 쓰지 않았다. 번 은전은 모조리 모아 두고 있었다.단비영은 고개를 무겁게 끄덕였다.“알겠습니다.”단가촌과 이웃한 나가촌은 그리 멀지 않았다. 좋은 소식은 문턱을 넘지 못하고 궂은 소문은 천 리를 간다고 하더니 단비영이 마을 어귀에 들어서자마자 사방에서 곱지 않은 시선들이 꽂혔다. 마치 누군가를 해치기라도 한 장본인이 그인 양, 모두가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단낭의 친정은 마을 끝자락에 있었다. 사내는 일찍 세상을 떠났고 딸은 시집을 갔으며 아들은 등주 광산에 나가 있었다. 나 씨 노모는 이제 홀로 집을 지키고 있었다. 단비영이 마당 안으로 들어서자 나 씨 노모는 곧장 대문을 닫았다. 이웃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막아내기 위함이었다.“너는 괜찮으냐? 누가 괴롭히진 않았고?”나 씨 노모는 걱정스러운 눈길로 사위를 살폈다. 이 사위의 성정을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딸에게도, 자신에게도 늘 살뜰한 아이였다. 마을에 떠도는 헛소문 따위를 그녀는 믿지 않았다. 그러다 그녀의 시선이 그의 어깨에 멘 커다란 보따리로 옮겨갔다.“이건… 먼 길이라도 떠나려는 게냐?”“단낭이 어머님께 드리라고 챙긴 것들입니다.”나 씨 노모는 아직 딸이 외손녀를 데리고 경성으로 떠났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저 지금도 정현 관아 근처에 머물고 있으리라 여겼다.
続きを読む

제534화

“너희 말이야, 서둘러 아들 하나 더 낳거라. 그땐 내가 가서 단낭 산후조리도 해 주마.”단비영의 입술 끝이 미세하게 떨렸다.“단낭은 선아를 낳을 때 이미 충분히 고생했습니다. 저희는 선아 하나면 족합니다.”“그게 어디 말이 되느냐? 그래도 사내아이가 있어야 바라볼 희망이 생기지 않겠니?”나 씨 노모의 말에 단비영은 굳이 맞서지 않았다. 이런 생각은 세상에 너무도 흔했으니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자식을 낳는다는 건 대를 잇기 위함이었으나 지금의 그는 누구의 종을 잇고 누구의 대를 잇고 있단 말인가? 남는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훗날의 자손이 어떤 성을 쓰고 어떤 이름으로 살아갈지 역시 알 수 없었다. 그 무렵의 그는 이미 한 줌의 먼지가 되어 있을 터이니 누가 그것을 마음에 두겠는가?단비영은 경성으로 향했다. 과정이 그를 아프게 하기는 했지만 진창에서 빠져나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쁜 일인 것은 또 아니었다. 예전에 그가 가장 멀리 가 보았던 곳은 건주였다. 그 역시 주종현의 손에 이끌려 갔던 곳이다. 하지만 이제 그는 더 먼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경성, 마치 꿈처럼 아득해, 감히 떠올려 보지도 못하던 곳이 이제는 손만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이에 있었다.경성은 넓었고 또 번잡했다. 단비영은 성문 앞에 서서, 마차 네 대가 나란히 지나갈 만큼 널찍한 대로를 바라보았다. 건물들은 높낮이를 달리하며 겹겹이 늘어서 있었다. 문을 지키던 군졸이 그의 길문서를 살폈다.“정현에서 왔습니까?”단비영은 정신을 차리고 답했다.“예. 정현에서 발급받았습니다.”군졸은 더 묻지 않고는 길문서를 돌려주고 그대로 길을 터 주었다. 군졸이 한마디 덧붙인 것은 그의 신분을 의심해서가 아니었다. 이름 없는 작은 고을이던 정현이 이제는 경성 사람들 사이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가 되었기 때문이다.진국공부의 세자가 혈통을 되찾기 전에도 그는 그저 작은 고을의 현령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작은 고을의 현령이었다. 맹 장군이 도대체 무슨 속셈을 품고 겨우 찾아낸 손자를
続きを読む

제535화

“어디서 굴러온 개 같은 놈이 감히 이 몸의 손을 붙잡는 것이냐!”단비영은 햇볕에 그을린 피부를 하고 있었지만 눈빛은 유난히 또렷했다.“나이가 몇인데 말이 그렇게 독하냐?”그는 틈을 내어 딸의 정수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불과 석 달 만에, 아이는 또 한 뼘은 자란 듯했다.“다, 단비영?”단낭은 아이 둘을 데리러 급히 달려왔지만 국자감 문 앞에서 그와 마주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진 아이는 다리를 붙잡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내 다리야! 어서 사람부터 불러 와!”다른 소년도 단비영의 손아귀에서 몸을 빼내더니 겁에 질려 멍하니 서 있는 시종을 향해 소리쳤다.“뭘 멍하니 서 있어! 당장 돌아가서 어른들 불러 와!”그제야 단낭도 상황을 파악했다.“너는 아이들 둘을 보고 있어. 나도 사람을 불러 올게!”이제 서로 사람을 부르기 시작했으니 일이 곱게 끝날 리가 없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지금 시은은 집에 없었다.“그래, 점포에 있겠구나!”요즘 시은과 아설은 가게 일로 매일같이 새벽에 나가 밤늦게 돌아왔다. 단낭은 복동이가 어머니 얼굴도 가물가물할 지경이라며 웃어넘기던 말이 떠올랐는지라 몸을 돌려 상점 쪽으로 다시 달려갔다. 국자감 쪽, 두 소년의 집안 어른들이 금세 도착했다. 계단에서 떨어진 아이는 예부상서 양가의 장손이었고 다른 한 아이는 흥양후부의 장손으로 고지안의 아들이었다. 양씨 부인은 손자의 발이 벌써 퉁퉁 부어오른 것을 보고는 급한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어쩌다 이렇게 다쳤단 말이냐? 대체 누가 그랬느냐!”흥양후부의 세자부인인 오 씨는 급히 아들을 살폈고 별다른 상처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양옥당은 연아를 가리키며 말했다.“할머니, 저 아이가 저를 밀었어요!”연아의 앳된 얼굴에는 고집이 가득 배어 있었다.“네가 우리 어머니를 욕했잖아. 그래서 밀었어!”양씨 부인은 국자감에서 가장 어린 두 여자아이가 진국공부의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경성에는 진국공도, 세
続きを読む

제536화

“보아하니, 집안의 기풍이 한결같이 이어져 온 모양이로군.”소림은 곧장 윗자리에 털썩 앉으며 스승인 문 대인을 그대로 밀어냈다. 양씨 부인의 얼굴빛이 달라지더니 이내 몸을 일으켜 예를 올렸다.“신첩이 일곱 째 전하께 문안 올립니다.”세자부인도 뒤따라 예를 갖췄다. 연아는 조심스레 단비영의 소매를 잡아당겼다.“절 올려요. 이분은 폐하의 친 동생이신 일곱 째 전하예요.”단비영은 즉시 앞으로 나와 예를 올렸다.“하관 건주 수군 우지휘령 단비영, 일곱 째 전하께 문안드립니다.”소림은 경성에서 처세에 능한 관원들을 숱하게 보아 왔지만 단비영처럼 곧은 이는 처음이었다.“꽤 흥미롭군. 다들 일어나거라.”그는 이어 두 어린 소녀를 가리켰다.“안타깝게도 오늘, 본왕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았다. 본왕이 본 것은 어리석고 미련하며 책임감 하나 없는 작은 귀뚜라미 둘뿐이었다. 쯧, 훗날 저 둘이 조정에 나와 벼슬을 한다 생각하니 황형의 강산이 걱정되는구나.”양씨 부인은 다리에 힘이 풀려 겨우 일어났다가 다시 쿵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었다. 소림의 말이 만약 폐하의 귀에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손자의 앞날은 그 자리에서 끝장이었다. 양씨 부인은 억지로 웃음을 끌어올렸다.“전하,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아이들끼리의 다툼일 뿐입니다. 먼저 시비를 건 쪽은 옥당이었고 밀려 떨어진 것도 자업자득이옵니다.”앞뒤가 바뀌는 속도가 실로 빨랐는지라 단비영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다. 소림은 코웃음을 쳤다.“그럼 어서 꺼져라! 본왕이 맹 가에 가서 구이를 먹는 시간을 방해하지 말고!”소림은 요즘 한가하면 국자감에 들러 아이들을 놀리기를 즐겼다. 정작 본인은 수업에 들어갈 생각이 없었고 문 대인도 속수무책인지라 두손두발을 다 들수밖에 없었다. 오늘 소림이 일찍 온 것도, 맹부로 함께 가 구이를 먹기 위해서였다.며칠 전 한 번 먹어 본 뒤로 다른 곳보다 훨씬 맛있다며 계속 마음에 두었고 오늘도 일부러 서둘러 왔기에 마침 국자감에서 벌어진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게 된 것이다.
続きを読む

제537화

“돌아왔어?”시은은 돌아온 단낭의 얼굴이 발그레한 것을 보고 짐짓 웃으며 한 번 훑어보았다. 단비영은 경성에서 모녀와 함께 얼마간 머문 뒤 오늘 건주로 부임하러 떠났다. 단낭은 제 볼을 짚어 보며 말했다.“저를 놀리실 것까지야 있나요? 요 며칠 사이에 중매쟁이들이 하나둘씩 찾아오고 있어요.”시은은 눈꼬리를 흘기듯 들어 올렸다.“재물을 노리든가, 권세를 노리든가. 집에 나 혼자 있을 때만 골라 찾아오는 걸 보니, 다들 만만하게 보는 게지.”단낭이 웃으며 맞받았다.“그래도 주 대인은 참 괜찮지 않나요? 아이의 친부이기도 하고 생김새나 관직이나 저 시든 오이 같은 사람들하고는 비교가 안 되잖아요.”말을 마치며 그녀도 시은이 하던 대로 슬쩍 되받아 놀렸다.“보아하니 두 분은 타고난 인연이에요. 그렇게 돌아 돌아도 결국은 같은 사람이잖아요.”시은은 붓을 내려놓고 장부를 한쪽으로 정리했다.“그 말은 맞아. 아무리 돌아도 귀신처럼 따라붙는 인연이니까.”마침 그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바깥에서 주종현과 연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정말요?” 연아의 목소리는 한껏 들떠 있었다.“그럼. 아버지가 너를 속인 적이 있더냐.”“그럼 어머니한테 말하러 갈래요!”다음 순간, 바람처럼 씩씩대는 아이가 안으로 뛰어들어 왔다. 그러나 어머니를 보자, 연아는 움찔하며 한걸음 물러섰다. 지난번 마차 안에서 어머니는 아버지에게는 더 이상 자신이 필요 없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아버지가 국자감으로 직접 마중을 나왔고 탕후루도 사 주었으며 종이연을 날리러 가자고까지 했다. 아버지는 자신을 버리지 않았다. 아직은 어린 나이였지만 연아는 문득 깨달았다. 아버지를 버린 사람은 어머니라는 것을.“왜 그러니?”시은은 딸을 앞으로 끌어안았다.연아의 눈에는 더 이상 정현에 있을 때의 해맑음이 남아 있지 않았다. 웃고 싶으면 웃고, 울고 싶으면 울던 그 자유로움은 온데간데 없었다.시은은 아이의 뺨을 어루만졌다.“어머니한테 말해 준다더니. 무슨 일이야?”연아는 입술을 살짝 깨
続きを読む

제538화

기억 속에 흩어져 있던 장면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주종현은 미소를 띠고 말했다.“네가 오디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기억이 나는구나. 배가 그렇게 불렀는데도 청매림까지 달려가 오디를 따 먹었잖느냐.”멀지 않은 곳에 있는 청매림은 예전 그대로였으나 그 말을 듣는 순간, 시은의 얼굴이 잠시 굳으며 이내 담담하게 말했다.“그래요? 전 기억나지 않네요.”주종현은 그녀를 돌아보았다.“연아도 오디가 먹고 싶어서 그렇게 서둘러 뛰쳐나온 모양이구나. 나중에 오디가 익으면 다시 오마. 장두가 말하길, 요즘 숲에 오디나무가 몇 그루 더 크게 자랐다더라. 그땐 너희가 실컷 먹을 만큼은 될 거야.”연아는 달도 채우지 못하고 태어났다. 아이를 낳기 직전까지도 그녀는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오디를 먹으러 갔었다. 그 말에 시은의 얼굴빛은 오히려 더 가라앉았다. 그가 굳이 옛일을 들추는 것이 못마땅해 그녀는 냉소를 흘렸다.“연아가 왜 달도 채우지 못하고 태어났는지, 알고 있어요?”주종현은 그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청매림에 다녀온 그날 밤, 바로 연아를 낳았지. 하인들이 제대로 살피지 못해 네가 조산을 하게 된 것이지 않느냐.”시은은 이를 악물고 그를 노려보았다.“정말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거예요?”주종현은 그때의 세세한 정황이 좀처럼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눈동자 깊숙이 일렁이는 분노는 분명 거짓이 아니었다. 정말로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기억날 만 한 거 뭐라도 좀 알려주거라...”살아남으려는 본능이 그에게 속삭였다. 지금 이 대답을 잘못하면, 그녀를 다시 만나는 것은커녕 진국공부의 문턱조차 밟지 못할 것 같았다. 시은은 생각할수록 분이 치밀었다. 그는 그녀의 목숨을 위태롭게 했던 그날의 상처를 전혀 떠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소매를 홱 휘두르며 장자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장자 안의 하인들은 오가며 많이도 바뀌어 있었다. 그중에서 그녀를 알아보는 이는 장두와 주방을 맡은 부인, 단 두 사람뿐이었다. 두 사람은 놀란
続きを読む

제539화

주종현은 그녀의 잔에 다시 오디주를 따라 주었다.“이건 네가 좋아할 거다. 연아를 낳던 그날도 네가 청매림에 가서 오디를 먹었지. 산파가 말하길 밤이라 빛이 어두워서 네 입가가 새까맣게 보여 깜짝 놀랐다고 하더군.”시은은 말이 없었다.“범인은 당신이에요. 당신만 아니었어도 연아가 그렇게 일찍 태어날 일은 없었어요.”그녀는 힘없이 그를 힐끗 보았다. 주종현은 문득 하나가 떠올랐다.“하인들이 일을 그르쳤지. 본래는 명옥을 내쫓아 팔아버리려 했는데 네가 살려 두라고 했잖아.”시은은 잔을 몇 번이나 비웠다. 아직 쓰러질 만큼 취하진 않았지만 술기운이 올라오며 지난 기억들이 밀려왔다. 그녀는 탁자를 치며 벌떡 일어섰다.“당신이 바로 범인이에요! 당신이 청매림에서 저를 모른 체하지 않았더라면 제가 배를 부여잡고 혼자 돌아올 일은 없었어요!”“내가… 모른 체했다고?”주종현은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그가 언제 그런 짓을 했단 말인가. 분명 그날 밤, 장자로 돌아와 그녀의 이상함을 알아차린 것도 자신이었고 장자 사람들을 깨워 불러일으킨 사람도 자신이 아니었던가?시은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봐요. 이게 바로 남자들의 민낯이에요.”주종현은 할 말을 잃었다.“대리시의 관리들조차 사형을 선고할 땐 죄목을 밝힌다. 이렇게 앞뒤 없이 나를 죄인이라 몰아붙이면, 난 인정할 수가 없구나.”시은은 코웃음을 쳤다.“그날, 청매림에서 분명 저를 만났잖아요. 헌데 왜 저를 데리고 돌아오지 않았죠? 무거운 몸을 이끌고 결국은 제가 혼자 걸어 돌아왔어요. 돌아와서는 배가 쑤셔 내려앉았는데, 오디를 너무 먹어서 그런 줄 알고 말도 못 했고요. 한밤중엔 아파서 거의 정신을 잃을 뻔했습니다. 그날, 전 죽는 줄 알았어요.”말을 할수록 서러움이 쌓이며 눈물이 툭툭 떨어졌다.“전 원래 동산에 오고 싶지 않았어요. 당신이 기어이 데려왔고 그 탓에 연아는 조산했고 전 귀문턱까지 갔다 왔습니다. 헌데 당신은 지금, 아무것도 기억 못하면서 오히려 저를 탓하죠. 제가 먹을 걸 탐해 멀리 갔
続きを読む

제540화

곁에 누운 아이는 아직도 잠꼬대를 하고 있었다. 연아가 경성에 들어온 뒤로 오늘이 가장 즐겁게 논 날이었다. 꿈속에서도 말을 하고 있었다. 이즈음이 되니 시은도 머리끝에 맴돌던 술기운이 완전히 가셨다. 그녀는 주종현에게 했던 말들이 조금은 후회되었다. 이미 지난 일이었다. 연아도 이미 자랐고 오래된 일을 붙들고 늘어져 봐야 의미가 없었다. 그녀가 다시 태어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주종현은 아버지로서는 제 역할을 해 왔다. 그래서 연아는 그를 좋아했다. 시은은 연아 곁에 비스듬히 누워 딸의 손을 제 손안에 쥐었다. 아이의 손은 어느새 커져 이제는 그녀의 손바닥에 다 담기지 않았다. 그녀는 손을 들어 가볍게 제 이마를 쳤다. 마치 자신이 아직도 미련을 두고 놓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그때 창밖에서 새소리가 몇 번 울렸다. 시은이 몸을 일으키자 창가에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그녀는 모른 척하려 했으나 막 다시 누웠을 때 또다시 소리가 났다. 마침 연아가 몸을 뒤척이자 시은은 아이가 깨지 않도록 팔을 가볍게 두드린 뒤에야 일어섰다.문을 여니 주종현이 입을 삐죽 내민 채 세 번째로 소리를 내려고 하고 있었다. 시은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아이를 꼭 깨워야겠어요?”주종현은 손에 들고 있던 아직 따뜻한 통닭을 들어 보였다. “저녁에 거의 먹질 않았기에 주방에 부탁해 구워왔다.”덕흥루의 요리사는 통닭이 특히 뛰어났다. 들리는 말로는 견습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일이 닭털 손질이라고 했다. 장자의 서쪽에는 시원한 누대가 하나 있었다. 여름이면 더위를 식히기에 좋고 밤에는 별을 보기에도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시은은 누대에 다리를 접고 앉아 두 손으로 따끈한 통닭을 받았다.겉은 바삭하고 매콤한 향이 코끝으로 치고 올라왔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곧장 한 입 베어 물었다. 껍질의 고소한 바삭함과 살코기의 부드러움, 덕흥루 특유의 향신료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텅 비었던 속이 단숨에 달래졌다.“맛있느냐? 연아를 가졌을 때도 이걸 좋아하지 않았느냐? 덕흥
続きを読む
前へ
1
...
5253545556
...
64
コードをスキャンしてアプリで読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