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521 - チャプター 530

631 チャプター

제521화

도대체 왜 저 사람만 그런 운을 타고났단 말인가! 둘째 황자는 황위에 올라 마침내 황제가 되었고, 한때는 그저 후궁에 불과하던 여인 또한 하루아침에 맹 가의 적녀가 되었다.두 사람은 서로를 놓지 않은 채 회랑에서 팔각정으로, 팔각정에서 꽃숲으로 난타전을 벌였다. 주먹이 살을 파고들었고, 매 순간이 바람을 가르며 터져 나왔다. 그런 광경을 바라보는 시은의 마음 역시 꽤나 나쁘지 않았다. 모두 그녀가 의도한 일이었다. 주종현을 처음 마주한 순간, 그녀는 이미 계획을 바꿨다. 그더러 일부러 옥패를 줍게 했고 그 과정에서 고지안의 더러운 속셈을 들춰내게 했다. 마치 예전에 자신과 송하윤이 그랬던 것처럼, 그녀는 일부러 두 사람을 충돌시킨 것이었다. 굳이 차이를 따져본다면 그때 그녀는 억지로 휘말린 쪽이었고 지금의 주종현은 스스로 그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는 점뿐이다.왜 늘 여자만이 한 남자를 두고 피 흘리며 다투어야 한다는 말인가? 이번에는 남자들이 그 맛을 보게 할 생각이었다. 손짓 하나에, 눈짓 하나에 여자들이 앞다투어 몸을 던져야 하는 세상 따위는 끝내고 싶었다.주온청은 시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고, 그저 굳게 다문 입술만이 눈에 들어왔다. 두 사람 사이에는 오해가 많았다. 자신은 시은을 오해했고 송하윤을 잘못 믿고 있었다. 시은이 죽었다고 생각했던 그때, 주온청의 마음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단지 사과 한마디 하지 못했구나, 그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시은은 눈앞에 서 있었고, 그녀의 입은 꿰매진 듯 열리지 않았다. 시은은 두 사람이 싸우는 모습을 냉담하게 바라보다가 이내 흥미를 잃고는 아무 미련 없이 돌아서서는 주종현이 부숴버린 옥패 위를 그대로 밟고 지나갔다. 주온청은 그녀가 떠나는 것을 보고 급히 뒤따랐다.“강… 아니, 맹 아가씨!”그녀는 류영을 힐끗 바라보았다.“너는 먼저 내려가. 네 주인과 할 말이 있다.”류영은 시은을 바라보았고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 주온청은 입술을 깨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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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화

사람들이 이렇게 빠져나가 버리니 남아 있는 인원만으로는 이 많은 점포를 감당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지금 시은 곁을 떠나기도 불안했다.아설은 류영이 약을 받으러 뒷부엌으로 간 틈을 타, 속에 쌓아 두었던 불만을 한꺼번에 쏟아냈다.“도대체 왜 아직도 류영을 곁에 두는 거예요? 지금은 풍한이고 다음에는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누가 알아요? 저 사람들이 속셈을 품고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왜 굳이 그들과 연극을 맞춰 줘야 하는 거예요? 예전엔 어쩔 수 없었다 쳐도 지금은 진국공부를 등에 업고 있는데도 이렇게 숨죽이며 굴욕스럽게 살아야 합니까?”시은의 목소리는 이미 조금 쉰 상태였다.“이건 굴욕이 아니야. 기회를 기다렸다가 단번에 베어버리기 위한 거지. 진국공부의 권세는 양날의 칼이야. 우리에게 힘이 될 수도 있지만, 잘못 쓰면 우리 목숨을 베어 갈 수도 있어.”아설은 이해하지 못했다.“누가 감히 맹 장군을 거스르겠어요. 그러다가는 자기들 목숨이 먼저 날아갈 텐데.”시은은 고개를 저었다.“경성에는 귀인이 모자란 적이 없어. 그들은 이익 앞에서 오늘은 서로 죽일 듯 싸우다가도, 내일이면 공동의 이익을 위해 손을 잡지. 맹 장군은 권세가 있지만 내 오라버니는 문관에 불과해. 그들이 맹 가와 연을 맺기 위해 비열한 수단을 쓰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아설의 얼굴이 굳어졌다. 만약 누군가의 계략이 성공하고 그것이 세상에 퍼져 버린다면, 상처 입는 사람은 오직 시은뿐이었다. 온 경성의 비난이 모두 시은에게 쏟아질 것이었다.시은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도둑을 천 날, 만 날 막을 수는 없어. 류영을 곁에 두는 건 고지안에게 잘못된 안심을 주기 위한 미끼야. 흥양후부의 세자인 고지안을 단번에 꺾어 버려야 경성 전체에 또 하나의 착각을 심을 수 있어. 그래야 모두가 손을 뻗기 전에 과연 그 대가를 감당할 수 있는지 스스로 따져 보게 되지.”아설은 마침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그래도 조심해야 해요. 무엇보다 언니의 몸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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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3화

맞은편 찻집 위층에서 두 명의 관리가 찻잔을 들고 아래의 소란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저 난장판이 바로 그들이 기다리던 장면이었다. 저 아설이라는 계집아이가 자신들이 구멍을 메우느라 전 재산을 털어 넣게 만든 장본인이었다. 갓 세상에 나와 두어 해 떠돌아다닌 것을 가지고 스스로 대단한 인물이라 여기는 꼴이 가소로웠다. 이번에 제대로 넘어뜨려 속 시원하게 갚아 주지 않으면 차라리 그녀 앞에 무릎 꿇고 어미라 부르겠다며 이를 갈았다.“원 장객, 저들이 혹시 이 계약서가 가짜라는 걸 알아채지는 않겠습니까?”원 장객이 가볍게 웃었다.“인감이 진짜면 계약도 진짜인거지.”당시 맹 노부인은 점포를 팔아 돈을 마련해 맹 장군의 군량을 대려 하면서 빈 인장을 몇 장 더 찍어 둔 적이 있었다. 이 죽일 놈의 계집아이 때문에 집안 재산을 다시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 물건을 찾아낼 일도 없을 것이었다.내용만 자신이 적어 넣었을 뿐, 종이도, 인장도 모두 진짜였다. 돈을 받아내면 점원들이 그 절반을 자신에게 나눠 줄 것이고 돈을 못 받아도 신의를 잃은 가게는 머지않아 문을 닫게 된다. 어디로 흘러가든, 자신이 손해 볼 일은 없었다.가게 앞의 소란은 점점 커져 갔고 구경꾼도 갈수록 늘어났다. 주온청의 마차가 지나던 중, 창문 너머로 그 광경이 들어왔다.“멈춰.”그녀가 마차 벽을 두드렸다. 지난번 일은 이미 정리된 게 아니었나? 가까이 다가가자 점원들이 돈을 내놓으라며 고함치는 소리가 들렸다. 주변 사람들도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저 가게 상단 주인이 누구길래 저렇게 인색한 겐가?”“쉿, 여긴 진국공부의 가게네.”“진국공부라고 해서 점원들 품삯을 가로챌 수 있나?”“이 가게는 여기서 십 년 넘게 장사했는데 그런 말은 처음 듣네.”“그건 자네가 몰라서 그러네. 진국공부에서 잃어버렸던 아가씨가 돌아왔잖아. 지금 가게도 그 아가씨가 맡고 있다더군. 새로 부임하자마자 불을 지르듯 칼부터 휘둘렀지. 기존 관리들도 다 쫓아내고 말일세.”주온청은 미간을 찌푸렸다.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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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화

경사아문은 주종현의 세력권이었다. 주온청은 그래도 사심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점원들은 고개를 저었다.“대리사로 가겠습니다!”주온청은 잠시 망설였다. 그녀는 오라버니가 대리사와 친분이 있는지를 알지 못했다. 그때 아설이 앞으로 나섰다.“좋아요. 내일 대리사로 가죠.”아설은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큰 함 하나를 끌어냈다. 그녀는 계약서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가짜라고 느꼈다. 맹 가에는 똑같은 양식의 문서가 있었기 때문이다. 점포와 장원을 팔 때 쓰던 계약서였다. 점포 매매 계약서에는 보통 두세 줄만 적으면 되었고 인장은 가운데에 찍혔다. 그런데 점원들이 들고 온 문서는 글이 많아 인장이 가운데 찍힌 탓에 세 줄 안에 글씨를 작고 빽빽하게 욱여넣은 모양새였다. 인장은 진짜일지 몰라도 내용은 반드시 나중에 덧붙여 쓴 것임이 분명했다.다음 날.시은은 쉰 목소리로 아설과 함께 대리사로 향했다. 아설은 이제 두려움이 없었다. 그녀는 조목조목 근거를 들어 모든 증거를 제시했다. 또한 칠 백부에게 증언을 부탁했다. 십 년 전, 맹 가가 수많은 점포와 장원을 팔아 군량을 마련했다는 사실이었다. 그해에는 황충이 대성조 전역을 휩쓸었고 조정의 국고는 바닥을 드러냈다. 그래서 맹 장군은 가산을 팔아 군사들의 급료와 군량을 대주었던 것이다. 이 일은 노신이라면 누구나 기억하고 있었다. 그 탐욕스러운 점원은 바로 그때의 빈 인장을 이용해 위조를 저지른 것이었다. 아설은 분노에 찬 얼굴로 외쳤다.“맹 장군께서는 가산을 팔면서까지 군사들에게 군량을 주셨던 분입니다. 헌데 어찌 몇몇 점원들의 품삯을 떼어먹겠습니까! 저자들은 맹 장군께서 경성에 계시지 않은 틈을 타 수년간 재물을 빼돌렸고 지금 맹 아가씨가 정산을 시작하자 그걸 토해 내야 하니, 이런 파렴치한 짓을 벌인 겁니다!”점원은 할 말을 잃었다. 원 장객은 이 일에는 허점이 없고 자신이 오백 냥을 공짜로 손에 넣을 수 있다고 했는데 하룻밤 사이에 모든 일이 들통나 버린 것이다.“대인! 저희도 사주받은 겁니다!”아설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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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5화

아설은 마차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셋째 아가씨는 송하윤과 같은 사람일 줄 알았는데요.”시은이 고개를 저었다.“셋째 아가씨는 성정이 단순해. 국공부인도 돌보지 않았으니 무엇이 옳고 그른지 가르쳐 줄 사람도 없었지. 그래서 송하윤과 지낼 때는 송하윤이 기뻐하면 같이 기뻐하고 송하윤이 미워하면 함께 미워했어. 애증은 분명하지만 사람을 잘못 사귀는 타입이지.”두 사람은 나란히 마차 쪽으로 걸어가며 이야기를 나누었다.“헌데 방금 셋째 아가씨가 말한 제안은 뭐였어?”아설의 눈이 반짝였다.“셋째 아가씨의 혼수로 들어온 점포는 우리가 가진 점포들과 딱 붙어 있어요. 셋째 아가씨 말로는 옥보루가 봉쇄된 뒤로 경성에 예전 옥보루를 대신할 만한 점포가 하나도 없대요. 우리가 가진 다섯 채 점포를 하나로 트고 뒤뜰까지 모두 고쳐서 옥보루보다 더 큰 점포로 만드는 거예요!”시은의 눈에 흥미가 스쳤다.“해볼 만하겠네.”아설이 놀란 듯 그녀를 보았다.“정말요?”확정된다면 들어갈 돈이 적지 않을 터였다.“물론이지. 마음껏 해.”그녀의 머릿속에는 자림원, 아니 이제는 예장산장이라 불리는 곳이 떠올랐다. 그곳의 귀부인들은 옷을 장보듯 사들였다. 옷은 낡지만 보석은 달랐다. 값나가는 것은 언제나 가치가 있었다. 옥보루와 같은 보석상이 제대로 자리 잡는다면 옛 옥보루의 명성조차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벌어들이는 돈도 예장산장에 뒤지지 않을 터.“아설, 네가 가야 할 곳이 있다.”“어딘데요?”시은이 웃었다.“장사를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곳.”“극한이요?”예장산장은 넓었고 마차를 세울 자리와 마부들이 따로 있었다.초봄이 되자 경성의 부인들과 아가씨들은 하나같이 봄옷을 맞추러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사람이 적지 않았다. 시은이 첫발을 들이는 순간, 이미 하녀 하나가 허둥지둥 달려가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지난번 일로 하찮은 하녀 하나가 돈을 받고 누명을 씌운 탓에, 장객은 차방의 관사 어멈까지 함께 내쫓을 뻔했다. 맹 가의 아가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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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화

주다언은 이곳에서 다시 시은을 마주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요즈음 온 경성을 뒤흔드는 그 인물이, 한때 영국공부에서 거의 존재감조차 없던 사람이었다니. 세상일이란 정말 알 수 없는 법이었다. 시은이 먼저 고개를 끄덕였다.“목씨 부인.”주다언의 시가(媤家)는 목 씨였다. 시은의 목소리는 여자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잠겨 있었다. 그러자 주다언은 깜짝 놀라 물었다.“감기에 걸렸군요.”풍한에 걸렸다면 집에서 몸을 돌보아야 할 텐데, 이런 곳에 옷을 보러 오다니.“네. 백마사에서 바람을 좀 맞았습니다.”주다언은 문득 떠올렸다. 그날 백마사에서, 이른 봄인데도 벌써 봄옷을 입고 있던 한 여인이 있었다. 화사한 차림이었기에 행동거지가 가벼운, 좋지 않은 마음을 먹고 나온 사람이라 생각했었다. 누구인지 궁금하던 차에 얼굴을 보고는 흠칫 놀랐던 기억이 있다.그래서였을까? 이후 그녀는 그 일을 까맣게 잊어버렸었다. 한때는 자신의 동생의 첩이었던 여자, 여기까지 생각하다 보니 주다언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이제 신분이 달라졌다고 해서 그 얼굴 하나 믿고 더 높은 가문으로 다시 들어갈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인가?경성의 훈작가들에겐 문벌만 중요한 게 아니었다. 가문의 안주인 노릇을 해낼 수 있는지도 보아야 했다. 시은은 그녀의 표정을 모를 리 없었다. 그녀가 국공부에 들어왔을 때, 큰 아가씨는 이미 시집을 가 있었기에 시은이 기억하는 주다언은 늘 친정에 들락거리던 모습뿐이었다. 하지만 본래부터 인연도 없었기에 그녀를 마주한 횟수는 둘째 아가씨인 주단월보다 훨씬 적었다.더구나 주다언은 언제나 시선을 아래로 내려 사람을 보았다. 그때의 시은은 국공부의 하찮은 하녀에 불과했으니 눈을 마주할 자격조차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주인과 하인이 아니다. 그럼에도 주다언은 여전히, 옛 하인 신분인 시은과 나란히 서는 것을 못마땅해하는 듯했다. 시은은 그녀의 재단하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목씨 부인, 천천히 둘러보세요.”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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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7화

작은 네모꼴로 곱게 접어 두니 가지런하면서도 보기 좋았다.“우리는 가공하지 않은 보석을 이렇게 하나하나 진열장에 올려두어요. 장식으로도 보기 좋고 손님들이 직접 마음에 드는 보석을 고를 수도 있잖아요.”시은이 고개를 끄덕였다.“좋은 생각이네.”그녀는 덧붙였다.“이것 말고도 이런 큰 점포에서는 손님을 어떻게 대하는지도 잘 살펴둬.”다섯 채의 점포는 예장산장만큼 크지는 않지만 뒤뜰까지 합쳐 개조할 예정이었는지라 옛 옥보루보다 훨씬 넓어질 것이다. 그때 찾아오는 사람들은 모두 권세가와 귀인들이니 곡물 장사를 하던 때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일 터. 그런 점포를 제대로 굴리려면 배울 것이 아직도 많았다. 시은은 옆에 놓인 옷감을 집어 들고 근처에 있던 하녀에게 손짓했다.“이걸로 이 아이에게 옷을 하나 지어 주렴.”하녀가 옷감을 받아 들며 말했다.“아가씨의 안목이 정말 좋으십니다. 이건 올해 새로 들인 원단이에요. 아가씨는 얼굴빛이 환하니 호수빛이 더 어울릴 것 같네요.”그녀는 두 가지 색의 천을 펼쳐 아설의 몸에 대보았다. 확실히 호수빛이 더 잘 어울렸다. 시은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교차깃 치마옷으로 하나 만들어 줘.”하녀는 다시 말했다.“요즘은 교차깃 치마가 유행이지만 아가씨는 얼굴이 복스럽고 둥글어 보여서 사실은 가슴선이 높은 치마 차림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아요.”아설은 눈을 반짝이며 웃었다.“좋아요. 그럼 그걸로 해 주세요.”하녀는 천을 들고 서둘러 자수장인에게 갔다. 그녀가 떠나자 아설이 시은에게 바짝 다가왔다.“저 하녀 정말 괜찮죠. 데려오면 좋을 텐데.”시은이 흘끗 보았다.“한 사람 데려와서 뭐 하게. 무리를 키워야지.”아설의 눈꼬리가 번쩍 올라갔다.“맞아요. 무리를 키울 거예요. 자기네들이 없으면 점포를 못 굴린다던 점주들이랑 점원들한테 보여 줄 거예요. 제가 여자들만 데리고도 가게를 열 수 있다는걸!”마지막으로 그녀는 한마디 더 얹었다.“아니, 더 잘 열 거예요!”맹서강의 배가 우주 항구에 닿자 소휘가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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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8화

맹서강이 한 걸음 내디뎠지만 앞을 가로막고 있던 성왕부의 호위병들이 비켜서지 않았다. 그 순간, 그의 뒤에 서 있던 하연이 채찍을 휘둘렀고 채찍 끝이 호위병의 얼굴을 후려쳐 살이 찢어지고 피가 터졌다. 그러자 소휘의 입가가 미세하게 떨렸다. 그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분노가 꿈틀거렸다.“화살 한 방에 목숨을 잃을 뻔한 대가로 이 정도면 싸게 친 거지!”경 총관이 소휘의 귀에 몸을 낮췄다.“전하, 맞은편에 서 있는 이십여 명은 모두 한 명 당 백 명을 상대할 수 있는 고수들입니다. 우리 쪽은 이길 수 없습니다.”소휘는 이를 악물었다. 홀로 경성을 떠나 단 두 해 만에 이만한 세력을 키웠지만 정작 곁에는 최상급 고수가 없었다. 맹 가의 그 늙은이는 참으로 대담했다. 최정예 호위병 스무 명을 이렇게 내줄 줄이야!그가 천천히 손을 들어 올리자 맹서강 앞을 막고 있던 자들이 마침내 길을 열었다. 맹서강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걸었다.“성왕 전하께 감사드립니다.”그는 사람들을 이끌고 유유히 떠났다. 번왕이 친히 부두로 나와 맞이했으면서도 이렇게까지 체면을 깎아 놓은 이는 아마 그가 유일할 것이다. 부두를 벗어나자 하연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책벌레, 방금 봤어? 성왕 얼굴이 똥통보다 더 썩었더라고!”맹서강은 실소를 흘렸다. 번왕을 그런 말로 부를 수 있는 사람도 그녀밖에 없을 것이다.정현은 경성보다 훨씬 따뜻했다. 사람들은 두꺼운 겨울옷을 벗고 가벼운 봄옷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예전에 머물던 저택은 엉망으로 뒤집혀 있었다. 그때 도망치듯 떠나야 했던 혼란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지금은 거의 사람이 살지 않았는지라 맹서강은 그 집을 반납하고 다시 현아문으로 돌아왔다. 이번에 데려온 사람들 가운데에는 광산 탐사 인원도 포함되어 있었다. 정비를 마치는 대로 본격적인 탐사가 시작될 터였다.맹서강은 며칠 내내 현의 일을 처리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수군의 단비영은 현령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현아문으로 달려왔다.“대인…”단비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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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9화

단비영의 안색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어머니가 현아문까지 쳐들어올 줄은 몰랐다.“대인, 송구합니다. 지금 당장 어머니를 모시고 돌아가겠습니다.”그가 아직 문밖으로 나가지도 못했을 때, 단 노파가 안으로 들이닥쳤다. 그녀는 들어오자마자 그를 밀치며 소리쳤다.“이 불효 자식아! 네 아비가 넘어져 다쳤는데 집에도 안 들어오다니! 효를 먼저 하라 했거늘, 네가 어디 효자냐!”늘 하던 수법대로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을 시작했다. 단비영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어머니가 계속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그는 정말로 옥에 갇힐 수도 있었다.“어머니! 제가 언제 집에 안 들어갔습니까!”단 노파는 손을 덜덜 떨며 그를 가리켰다.“열흘이나 집에 안 들어왔지 않느냐! 게다가 지난달 녹봉은 왜 안 가져다주느냐!”단비영이 이를 악물었다.“그건 어머니가 막내아들에게 물어보셔야 합니다. 그놈이 도박장에 가서 은 다섯 냥을 날렸습니다! 손가락을 자르겠다고 난리였어요!”단 노파는 문가에 숨어 있는 그림자를 노려보았다. 저 망할 자식이 또 도박을 했다니! 그러나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그녀는 다시 큰아들을 바라보았다.“그래서 네 손에 남은 다섯 냥은 어디 있느냐!”단비영은 이를 꽉 물었다.“집에 기와집 짓느라 남은 벽돌값 삼 냥은 제가 치렀습니다.”“그리고…”“어머니! 제가 다리 밑에서 사는 줄 아십니까? 아니면 남들이 공짜로 집을 내주는 줄 아십니까!”갑자기 높아진 그의 목소리에 단 노파는 움찔했다. 감히 다시 소리치지는 못했지만 투덜거림은 멈추지 않았다.“집에 방이 있는데, 쓸데없이 돈을 들여서…”단비영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어머니, 돌아가십시오. 전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습니다.”단 노파가 벌떡 일어났다.“네 아비가 다쳤다는데 네가 장남으로서 돌보지 않을 셈이냐!”단비영은 문을 가리켰다.“둘째 부부는 집에서 뭐 하고 있습니까!”단 노파는 말끝을 흐렸다.“그 애가 어떻게 사람을 돌보겠니?”현아문 안에서 구경하던 아전들도 혀를 찰 지경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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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화

그해 그녀는 혼인한 지 몇 해가 지나도록 아이를 갖지 못했다. 마을에서는 아이를 부르려면 인연이 될 아이를 먼저 들여야 한다고들 했다. 그래서 그녀는 왕 과부에게서 단비영을 데려와 품에 안았다. 단비영이 세 살이 되던 해, 그녀는 마침내 제 몸으로 아이를 낳았다. 그것도 아들이었다.맹서강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앞으로 몇 년은 돌아오지 못 할테니 이번 기회에 다녀오는 것이 옳다.”단비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예, 신이 곧 가겠습니다.”“이제 우리는 같은 품계라니깐.”“그렇다 해도 대인과 주 대인이 아니었다면 저는 아직 밭을 갈아먹고 사는 농부에 불과했을 겁니다.”흥분에 휩싸인 단비영은 어머니를 부축해 일으켰다.“어머니, 갑시다. 집으로 돌아갑시다.”“어, 어… 그래.”단 노파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오르지 않았다. 벼슬아치와 수십 명을 거느린 소대장의 차이는 그녀도 알고 있었기에 이번에는 단비영이 관직에 올랐다는 사실을 함부로 떠벌리지 않았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오히려 문을 단단히 걸어 잠갔다.“어머니?”단비영과 단비성은 영문을 몰랐다.단 노파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아직 큰애가 떠나지도 않았잖니. 괜히 남들 시기 살까 봐 그러는 거다. 일단 입 다물고 있자.”단비영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단비성은 입술을 비틀었다. 남들뿐 아니라, 그 자신부터 이미 질투에 미쳐 가고 있었다. 같은 부모 밑에서 자랐는데 어째서 저놈만 이런 운을 타고났단 말인가? 자식농사를 빼고는 단비영의 모든 것이 다 그보다 앞서가고 있었다. 이제는 현령과도 동급이라니, 내년이면 지부에, 후년이면 주목과 어깨를 나란히 할 판이 아닌가! 그렇다면 훗날 단비영이 집에 돌아올 때, 자신은 그에게 머리를 조아려야 한단 말인가? 분노에 찬 단비성은 휙 몸을 돌려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어르신은 고지식하고 순박한 시골 노인이었다. 큰아들이 벼슬을 얻었다는 말에 다친 다리도 잊고 벌떡 일어났다.“조상님들이 보우하셨다! 우리 단 가의 묘에서 연기가 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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