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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거짓말쟁이의 참회: Chapter 141 - Chapter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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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화

갑작스러운 호통 소리에 두 사람의 대화가 뚝 끊겼다.유하늘은 멈칫했다.기억 속에서 송여준은 이렇게 큰 소리로 호통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임세빈을 힐긋 쳐다보고 병실로 들어갔다.침대에 앉아 있는 송여준의 안색이 사뭇 어두웠고,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에 질투가 가득했다.“지금 뭐 하는 거야? 어떻게 여기에서도 임세빈이랑 마주쳐? 뇌센터 의사가 허구한 날 싸돌아다녀도 돼? 아니면 네가 있는 거 알고 일부러 찾아왔어?”따발총처럼 쏟아지는 질문에 유하늘은 숨 막히는 기분이 들었고, 속으로 짜증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이내 대수롭지 않은 말투로 대답했다.“이유가 어찌 됐든 인사 나누는 게 뭐 어때서. 그게 그렇게 화낼 일이야?”“응! 둘이 같이 붙어 다니는 거 보기 싫어.”송여준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자 유하늘은 숨이 점점 가빠지기 시작했다.그녀는 속이 울렁거려 말싸움하고 싶지 않았다. 이내 시선을 피하며 차갑게 쏘아붙였다.“그냥 친구랑 얘기했을 뿐인데 여준 씨가 무슨 자격으로 우리한테 간섭해? 다쳤으면 얌전히 누워서 쉬어. 괜히 체력 낭비하게 남 일에 신경 쓰지 말고.”지금 같은 기분으로는 어떤 말도 참지 않을 기세였다.송여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너 진짜 변한 거 알아? 우리 사이 감정이 이 정도밖에 안 돼? 결혼이 장난이야?”어느새 주먹에 힘이 불끈 들어갔다. 죽을 고비를 넘긴 기쁨은 전부 유하늘에 대한 실망으로 바뀌었다.화가 난 송여준을 보고도 유하늘은 무덤덤했다.“마음대로 생각해. 너한테 설명할 의무 없으니까.”그리고 점점 더 험악해지는 송여준의 표정을 무시하고 고개를 숙인 채 휴대폰을 만지며 시간을 보냈다.송여준은 입을 꽉 다물고 한참 동안 그녀를 바라보다가 문득 물었다.“이제 나한테 관심이 전혀 없는 거야? 나랑 이혼하고 싶어?”곧이어 유하늘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그렇다고 하면?”송여준은 아무 말이 없었다. 시선은 그녀에게서 떠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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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2초간의 정적 후, 억울함이 묻어난 송우주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엄마 때문에 아빠 죽을 뻔했잖아요. 그래서 엄마가 미워요!”“그 입 다물어.”송여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했다.“널 낳아주고 키워준 분이야. 나뿐만 아니라 엄마가 위험에 처하면 너도 목숨 걸고 구해줘야 해. 알겠어? 요즘 왜 이렇게 막 나가는 거야? 대체 언제부터 이랬어?”“그만해.”입구 쪽에서 송정희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송우주를 품에 안고 큰 소리로 말했다.“우주도 네가 걱정돼서 그런 거잖아. 생각 좀 해봐. 넌 돈 벌어서 처자식도 먹여 살려야 하고 회사도 이끌어야 하는데 다치면 되겠어? 우주가 틀린 말 한 건 아니잖아?”이때, 유하늘이 천천히 눈을 뜨고 싸늘한 눈빛으로 몸을 일으켰다.“그래서 저한테 뭘 원하시는데요?”송정희는 흠칫 놀랐다. 고개를 돌려 이미 깨어난 유하늘을 보고 입을 삐쭉 내밀었다.“방금 너 들으라고 한 말이야. 네가 지금 이렇게 살아 있는 건 다 여준이 덕분이잖아. 감지덕지해도 모자랄 판에 부축할 사람이 없어서 밤에 화장실 갈 때 의사를 부르게 만들어? 간호를 이 따위로 하면 되겠니?”송정희는 거칠게 몰아붙이며 죄를 묻듯 따졌다. 눈빛에는 질책과 불만이 어려 있었다.유하늘은 어안이 벙벙했다.어젯밤 너무 피곤한데다 몸까지 불편해서 깊이 잠들어 아무것도 몰랐다.움직임이 자유롭지 않고 복부에 상처 입은 사람이 혼자서 화장실 가는 건 무리이긴 했다.이내 고개를 돌려 송여준을 바라보았다.표정은 태연했고 그녀를 질책할 생각은 전혀 없어 보였다. 오히려 못마땅한 눈빛으로 송정희를 힐긋 쳐다보았다.“하늘한테 뭐라 하지 마세요. 저 돌보느라 많이 피곤해서 일부러 안 깨운 거예요. 고모는 우주 데리고 먼저 집에 가요.”송정희는 눈을 가늘게 뜨고 버럭 외쳤다.“우주가 너랑 같이 있고 싶다고 해서 온 거야. 어차피 주말이니까 마음대로 하게 놔둬!”말을 마치고는 막무가내로 송우주를 의자에 앉히고 뒤돌아섰다.송여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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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유하늘은 임세빈이 또다시 직장을 잃게 된 것이 어쩌면 자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죄책감이 밀려왔다.이내 휴대폰을 꺼내 임세빈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통화가 연결되었다.“여보세요.”가라앉은 목소리에 피곤함이 묻어났다.유하늘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녀는 재빨리 물었다.“병원은 왜 관둔 거예요? 혹시 저 때문인가요?”임세빈은 머뭇거리더니 피식 웃었다.“아니에요, 오해예요. 뇌센터는 워낙 경쟁이 심하고 업무량도 많아 더는 버틸 수 없어서 떠난 거예요.”“말도 안 돼요!”유하늘은 곧바로 그의 핑계를 간파했다.“전에 송여준 때문에 그만두려 할 때도 이 일 소중히 여겼잖아요. 게다가 지금 업무량이 많은 것도 아닐 텐데? 저 다 알고 있거든요? 솔직히 말해 봐요. 도대체 무슨 상황이죠?”임세빈은 침묵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정적이 길어질수록 유하늘은 점점 초조해졌다.이내 한숨을 푹 내쉬며 쐐기를 박았다.“지금 송여준한테 가서 물어볼게요. 대답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요. 다만 어떻게 된 일인지 반드시 알아낼 거예요.”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으려 했다.그제야 휴대폰 너머로 임세빈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잠깐만, 안 돼요!”유하늘은 휴대폰을 꽉 쥐고 다시 귀에 대며 말했다.“그럼 왜 떠났는지 알려줘요.”임세빈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머뭇거렸다.결국 한참이 지나서야 비로소 입을 열었다.“어젯밤 병원에서 당직 서고 있는데 어떤 사람들이 우리 집으로 찾아가 부모님을 둘러싸고 협박했어요. 그러고는...”유하늘의 안색이 어두워졌고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뭐라고 하던가요?”“아들한테 남의 아내 건들지 말라고, 자식 관리 잘하라고 했대요. 내일 병원을 그만두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 가족 다 편히 못 산다고...”임세빈은 극도로 지쳐 있었고 목소리도 힘이 없었다.“아버지는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셨어요. 내가 남의 결혼 생활에 끼어든 줄 알고 심장병까지 발작했대요. 하늘 씨, 이제 저한테 연락 안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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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그녀와 시선이 마주친 순간 송여준은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이내 주먹을 불끈 쥐고 어두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너한테 난 고작 그런 사람으로 보이는 거야?”“그럼 뭐야? 설마 여준 씨랑 상관없는 일이라고 하려고? 임 선생님이 병원에서 원한 맺은 것도 아닌데 누가 집까지 찾아가 협박해서 직장을 그만두게 하겠어?”유하늘은 인정사정없이 받아쳤고, 화를 주체하지 못한 나머지 온몸에 힘이 빠져 체력마저 한계에 다다랐다.그녀는 남에게 손해를 끼치는 걸 극도로 싫어했다.임세빈한테서 워낙 많은 도움을 받았고, 심지어 의사의 본분을 넘어서는 일까지 선뜻 해주었다.하지만 지금 성심껏 자신을 챙겨준 남자는 어쩔 수 없이 병원을 떠나야만 하는 신세였다.무엇보다 받아들일 수 없고 죄책감을 느끼는 건, 이 일 때문에 임세빈 아버지까지 심장병이 발작했다는 사실이었다.유하늘은 눈을 질끈 감았다.“무슨 방법을 쓰든 임 선생님이 다시 출근하게 해. 아버님이 심장병 발작한 것도 책임지고 전문가에게 치료받게 하고. 앞으로는 절대 임세빈 씨 가족 건드리지 마!”차가운 목소리가 병실 안에 메아리쳤다.송여준은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아내가 다른 남자를 위해 나서서 신랄한 말로 변호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최대한 침착하려 애썼지만 그녀를 구하려고 목숨까지 내놓아도 돌아오는 건 이런 냉대와 질책뿐이라는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얼마나 아이러니한 상황인가.이내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비꼬았다.“네가 말한 대로는 못 해. 애초에 나랑 전혀 상관없는 일이거든.”“그러니까! 무려 하늘 씨랑 7년을 함께 한 남편인데 아직도 여준 씨 성격을 몰라요? 이런 못된 짓을 할 사람이 아니잖아요.”권아람도 맞장구를 치며 비난 섞인 눈빛으로 유하늘을 바라보았다.“누구보다 여준 씨를 잘 알 텐데 어떻게 의심할 수가 있죠?”유하늘이 싸늘하게 쏘아보며 받아쳤다.“아람 씨랑 무슨 상관이죠?”“아람이 틀린 말한 것도 아니잖아. 결혼한 지 7년인데도 나를 믿지 않고 다른 남자를 위해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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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잠깐만!”뒤에서 권아람의 목소리가 들렸다.유하늘은 여전히 앞만 보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문이 닫히려는 순간 문틈 사이로 손이 불쑥 나타났다.엘리베이터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권아람이 얼른 비집고 들어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급하긴, 아직 할 말이 남았거든요?”“전 그쪽이랑 볼 일 없어요.”유하늘은 무표정하게 눈썹을 치켜올렸다.“내 앞에 얼쩡대지 마요.”지금은 보는 사람마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송여준과 송우주, 그리고 눈앞에 나타나 존재감만 과시하는 이 여자까지.권아람이 의아한 표정을 짓더니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임세빈에 관한 얘기예요.”그제야 날이 잔뜩 선 유하늘의 태도가 한결 누그러졌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요?”“여준 씨가 사실을 털어놓고 하늘 씨랑 헤어지려 한다 해도 아내가 다른 남자와 친하게 지내는 걸 마냥 지켜볼 수는 없죠. 어찌 됐든 둘은 아직 부부잖아요.”권아람이 정색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인간이라면 무릇 자기 것, 자기 사람에게 집착하는 법이에요. 임세빈이 일을 그만두게 된 이유도 하늘 씨랑 너무 가까이 있어서 여준 씨 체면을 깎이게 했기 때문이죠. 결국 본인이 자초한 거예요, 알겠어요?”유하늘은 천천히 주먹을 쥐었고, 눈동자에 싸늘한 냉기가 감돌았다.그리고 한 글자씩 힘주어 말했다.“난 송여준의 아내도, 소유물도 아니에요. 고작 이런 이유로 무고한 사람을 해칠 수는 없어요.”“이미 엎어진 물, 다시 주워 담을 수 있겠어요?”권아람의 입가에 미묘한 미소가 번졌다.“그나저나 솔직히 말하면 결국 다 하늘 씨 잘못 아닌가요? 계속 떠나지 않고 시간을 끌면서 임세빈과 접촉했으니까 하늘 씨 때문에 이런 일에 휘말린 거잖아요.”띵!이때, 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열렸다.유하늘은 안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밖에서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하자 권아람은 그녀를 끌고 병원 로비로 걸어 나갔다.그리고 유하늘을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즉, 임세빈이 이렇게 된 건 다 하늘 씨 탓이죠. 여기 남아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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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이내 바닥에 픽 쓰러지더니 하얗게 질린 얼굴로 눈을 감았다.의식을 잃기 직전, 유하늘은 이를 악물고 외쳤다.“송여준, 우리 다시는 만나지 말자!”...병원 특유의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찔렀다.유하늘은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눈을 뜨려던 찰나 곁에서 들려오는 낮고 진지한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동생분 상태가 많이 안 좋아요. 이제 약으로는 뇌종양 치료가 어렵고, 아마 한 달 정도밖에 못 버틸 거예요. 개두 수술은 위험이 커서 살아날 확률이 50% 정도 됩니다.”“아무튼 지금은 수술할지 말지 빨리 결정하셔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환자분 몸 상태가 점점 나빠져 나중에는 수술조차 불가능해질 겁니다.”의사의 말이 끝나자 더 이상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의식을 되찾은 유하늘은 천천히 눈을 떴다.그 순간, 진회색 정장을 입은 키 큰 남자가 등을 돌린 채 의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낯익은 뒷모습을 보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이렇게 절망적인 순간에 오빠를 보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오빠...”유하늘은 떨리는 목소리로 울먹였다.이 모든 게 마치 꿈처럼 느껴졌다.남자의 몸이 움찔하더니 고개를 홱 돌렸다. 잘생긴 얼굴엔 걱정이 가득했다.“하늘아, 깼어? 많이 아파? 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그는 성큼성큼 걸어가 침대 곁으로 다가오더니 유하늘의 손을 꼭 잡았다.유하늘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유시훈을 바라봤다.“오빠... 나, 꿈꾸는 거 아니지? 오빠가 왜 여기 있어?”“네가 해외로 돌아가서 이혼하겠다고만 하고 요즘 통 소식이 없길래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유시훈은 그녀의 손을 더욱 세게 잡으며 말했다.“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 어제 일 다 마무리하고 지성한테 넘긴 다음 바로 비행기 타고 왔어. 병원에 있다고 해서 찾아왔는데, 하필 간호사가 쓰러진 너를 부축하는 걸 본 거야.”그는 말을 이어가다가 울컥한 나머지 목이 메었고, 얼굴에는 슬픔이 번졌다.언제나 냉철하고 듬직하던 오빠가 눈을 붉힌 걸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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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유하늘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송여준과 권아람의 일을 포함해 임세빈 가족이 겪은 불행까지 모두 털어놓았다.“나 더는 쓰레기 같은 사람들이랑 엮이고 싶지 않아. 에너지를 낭비하면서 싸울 생각도 없고. 내가 원하는 건 그냥 임 선생님이 일을 되찾고 가족한테 준 피해를 제대로 갚게 하는 것뿐이야.”말을 마친 뒤에도 유시훈은 여운이 남은 듯 주먹을 꽉 쥔 채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냈다.“오빠, 내 말 들었어?”유하늘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유시훈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여동생을 내려다보았다.“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고, 첼로도 능숙하게 다루고, 모두가 좋아하던 활발한 내 동생이 어쩌다 이렇게 됐지?”그는 혼란스러우면서도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공주처럼 귀하게 키운 동생이 송여준과 결혼한 지 7년 만에 결국 바람에 날아갈 듯 연약해지고 남은 시간도 얼마 없게 되다니.유시훈은 마음이 괴로웠고 기분도 점점 침울해졌다.유하늘은 씁쓸하게 웃으며 유시훈의 옷소매를 살짝 잡아당겼다.“오빠, 그만해. 엎질러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잖아. 마지막 남은 시간이라도 행복하게 같이 보내면 좋겠어.”당혹스러운 표정으로 한탄하는 유시훈을 보자 그녀는 괜히 가슴이 아팠다.결혼 전에는 집에서 항상 풍족하게 살아왔다.오빠는 회사를 경영하면서도 그녀가 몸이 불편하다고 하면 아침저녁으로 꼭 밥을 챙겨주고 병원에 가도록 신경 썼다.하지만 이곳에 시집온 뒤로 속임수에 빠지고, 송씨 가문 사람들에게 무시와 괴롭힘을 당했다.돌봄을 받는 입장에서 오히려 남편과 자식을 보살피느라 병원에 갈 여유조차 없었고, 결국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유하늘은 후회막급했다.자신의 선택과 송여준을 만난 것에 대한 후회보다 한 걸음 한 걸음 잘못 내디딘 탓에 오빠까지 걱정하고 슬퍼하게 만든 데 더 속상했다.“그래, 이 얘기는 그만하자.”유시훈은 애써 감정을 추스르고 위로를 건넸다.“지금 가서 임 선생님 일 해결하고 올 테니까 오빠만 믿어.”유하늘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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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그녀의 걸음이 멈칫했다. 곧장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임세빈을 보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임세빈은 가까이 와서 멈춰서더니 고개를 숙이며 살짝 웃었다.“하늘 씨, 애썼어요. 고마워요, 저 다시 돌아왔어요.”단호한 목소리에는 더 이상 신중함이나 두려움이 없었고, 오히려 당당하고 밝은 미래를 기대하는 자신감이 담겨 있었다.유하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궁금증이 들었다. 오빠가 도대체 무슨 수를 쓴 거지?이내 고개를 들어 임세빈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괜히 나 때문에 그렇게 된 거잖아요. 아버님은 괜찮으세요?”“네,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이미 좋은 의사에게 치료받도록 다 준비했어요.”임세빈의 눈빛이 반짝였고, 오늘 자신을 찾아온 남자를 떠올렸다.“병원에 다시 출근할 수 있었던 건 다 하늘 씨 오빠 덕분이에요. 도대체 뭐 하는 분이길래 권력도 막강하고 인맥도 이렇게 넓은 거죠?”유하늘은 대답하기 곤란해 잠시 고민하고 있었다.이때, 임세빈의 안색이 돌변하더니 앞으로 한걸음 나섰다.깜짝 놀란 유하늘이 고개를 빼꼼 내밀자 굳은 얼굴로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송여준을 발견했다.몸놀림이 그리 자연스럽지는 않았고, 상처가 아직도 아픈 듯했다.유하늘은 바짝 긴장하며 즉시 임세빈을 밀치고 앞을 가로막았다.싸늘한 눈빛은 경계심으로 가득 차 있었고, 마치 극악무도한 범죄자라도 마주친 것 같았다.송여준의 얼굴색이 어두워졌다.그는 유하늘을 바라보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네 남편이 누구인지, 진짜로 지켜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알긴 해?”“임 선생님이 어렵게 돌아왔으니 아무도 다시 건드릴 수 없다는 거밖에 몰라. 병원에서 내보낸 게 이번이 벌써 두 번째잖아? 세 번째도 가능할지 한 번 두고 보자고.”유하늘은 뒷짐을 쥐고 말했고, 차가운 목소리는 일말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았다.송여준은 흠칫 놀랐다.유하늘이 이런 태도를 보이리라 상상도 못 했다.더욱이 그녀가 문을 박차고 나간 뒤 자신을 나 몰라라 한 이유가 고작 임세빈이 다시 일을 시작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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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화

송여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큰손이라니?”“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임세빈이 돌아왔는데, 부원장으로 승진한 데다 의학연구원 상장까지 받았대요. 이제 내보내려면 연구원 승인을 받아야 해요.”박수담은 어깨를 으쓱하며 입을 삐쭉였다.송여준의 검은 눈동자가 싸늘하게 식어가더니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임세빈을 도와준 사람이 유하늘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녀에게 이 정도 힘은 없었고, 오빠도 해외에서 사업을 하고 있어 임세빈에게 연구원의 ‘면죄부’를 쥐여주는 일은 불가능했다.유일한 가능성은 박수담의 말처럼 임세빈이 정말로 어떤 ‘큰손’의 힘을 빌렸다는 건데...송여준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대체 누가 굳이 임세빈을 도와주면서까지 자신과 맞서려 하는지.그는 배후에 있는 사람을 꼭 밝히리라 마음먹었다.이내 가라앉은 목소리로 지시했다.“가서 알아봐. 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한 건지.”“네.”박수담은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그가 떠나고 송여준은 미간을 짚었다.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며, 유하늘이 언제부터 임세빈과 가까워지기 시작했는지 곱씹었다.권아람이 돌아오고 나서 몸이 안 좋아 검진을 받으러 갔다가 눈이 맞은 걸까?송여준은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생각하면 할수록 의심을 억누르지 못했고, 유하늘과 임세빈 사이에 정말 뭔가 있는 건 아닌지 싶었다.그때부터 유하늘은 집에 돌아오길 꺼렸고, 그와 송우주도 자연스레 뒷전이 되었다.송여준의 머릿속은 실타래처럼 엉켜 있었다. 겨우 실마리를 하나 잡아냈을 뿐인데도 단번에 확신으로 굳어져 버렸다.그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이때, 문밖에서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여준 씨, 얼른 밥 먹어.”권아람이 도시락통을 들고 환하게 웃었다.그제야 송여준은 정신이 번쩍 들면서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지난번에 나 대신 가서 하늘이 좀 설득해보라고 했잖아. 그때 무슨 얘기 했어?”권아람은 시선을 피하며 탁자 위에 도시락통을 내려놓았다.“하늘 씨를 향한 여준 씨 마음은 진심이라고, 무슨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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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그래.”송정희의 목소리는 다소 침울했다.“임세빈이 다시 병원으로 돌아와서 일한다고 하던데, 뒤에서 누가 도와줬다나 뭐라나...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우리가 임세빈 가족한테 한 짓이 들킨 건 아니겠지?”권아람은 입꼬리를 올리며 태연하게 말했다.“아니에요. 임세빈조차 송여준한테 당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거든요. 오히려 더 잘됐죠, 뭐. 유하늘과 여준 씨 사이의 오해가 더 깊어질 테니까.”송정희는 비로소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곧이어 휴대폰 너머로 코웃음 소리가 들려왔다.“처음부터 끝까지 우리 엄마든 나든, 여준이가 너랑 결혼하길 바랐는데 난데없이 유하늘이 튀어나올 줄이야. 진짜 지긋지긋하네. 이제 떠난다니까 자다가도 웃으면서 깰 것 같아.”권아람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고, 눈빛이 싸늘하게 식어갔다.예전에는 그저 유하늘의 병세를 악화시키는 데만 집중했을 뿐, 다른 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로 병세가 악화되어 여기서 죽는다면 괜히 송여준에게 잊을 수 없는 상처만 남길 터였다.나중에 송여준과 결혼해서 매일 유하늘만 그리워하는 부자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기는 싫었다.이대로 오해가 점점 더 깊어졌으면 좋겠다. 설령 죽더라도 해외에서 죽고, 송여준에게 절대 비밀로 해야만 했다.송정희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그리고 우주도 요즘 나랑 같이 지내면서 유하늘이 사모님 자리 때문에 여준이랑 결혼한 것과 얼마나 이기적인 여자인지에 대해 알게 되었거든. 이제 유하늘이라면 치를 떨어. 심지어 엄마라고 부르기도 꺼려 해.”권아람은 정신을 차리고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내 속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근데 제가 화가인 척한 일 때문에 우주가 실망한 적이 있잖아요. 혹시 저를 엄마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떡하죠?”“그럴 리가! 유하늘은 집안도 평범하고 어릴 때부터 특별한 재능도 없잖아. 노은결을 사칭하는 것도 실력이 뒷받침해야 가능한 거고. 뭐 하나 너랑 비교도 안 되는 걸 우주도 다 알고 있어.”송정희가 급하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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